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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17화 (17/201)

◈ 17화. 1차 몬스터 웨이브 (2)

나무.

아셀은 허공을 가르며 자신에게 쏘아지는 집채만 한 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벌써?’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자신에게 덤벼온 저건에 아셀이 미간을 찌푸리는 것과 동시에.

녀석이 달린 나무를 다급하게 피한 아셀은 마을의 담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으.으악!”

“이게 뭐야!”

“놈들이 몰려온다!”

구멍이 난 곳으로 고블린들이 밀려들어 올 수밖에 없었다.

숲속에서 쿵쿵거리며 무언가 나타나려고 하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투마리스.’

투마리스의 가죽 갑옷을 입고 구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고블린들을 향해 아셀은 기온을 쏘아냈다.

끼에에에에!

끼에에에에에!

아셀의 화살에 맞고 괴로워하는 고블린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그가 화살을 쏘아내면 쏘아낼수록 죽어가는 고블린들의 숫자는 많아지기 마련이었으니까.

“아셀 화살 받게!”

화살이 끝을 보이면 어디선가 마을 주민들이 가져온 화살들이 채워졌기에.

쉴 새 없이 화살을 쏘아내던 아셀의 눈가가 점점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후우..’

투마리스의 가죽 갑옷을 넣어 두며 아셀은 군림보의 튜닉을 입었다.

몸안에서 터져 나올 것 같은 용기들. 그것을 한몸으로 느끼며 아셀은 고블린들 무리를 향해 영월을 뽑아들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많아.’

뒤에서 화살만 쏘아내기에는 구멍으로 달려드는 고블린들의 숫자가 많았다.

그렇다고 샤이닝 에로우를 사용하기에는 유지 시간의 한계가 올 수밖에 없는 상황.

비록 기사 군림보의 튜닉이 유지 시간이 1시간뿐이라지만 아셀은 최대한 이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검?!”

“저 친구 검도 다룰 수 있는 건가?”

아셀의 영월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고블린들이 베어져 나갔다.

동기화는 최저점.

그렇기에 이전처럼 초인적인 모습은 보여줄 수 없었지만, 한스와 함께 만든 영월이 부족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매꿔주었기에.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고블린 수십 마리를 아셀은 베어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어!?”

“위에 아셀 위를 봐!”

“?!”

눈앞에 고블린을 상대하던 것도 잠시.

아셀은 자신을 향해 담장에서 뛰어내리기 시작한 고블린들을 발견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담장이.’

어느새 담장 위에 고블린들이 올라서기 시작했다.

거대한 구멍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있었기에. 빈 공간을 파고들어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크흡.”

“아셀!!”

“뒤로 물러나게 뒤로!”

미처 피하지 못한 고블린의 녹슨칼에 아셀이 조금 베이자 화끈한 통증이 몸 안을 가득 채웠다.

“피할 수 없다면.”

사방에서 덮쳐오는 고블린들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황급히 군림보의 튜닉을 벗은 아셀은 빙글빙글 돌며 한스의 바지를 착용했다.

“맞으면서 사냥할 뿐.”

달려드는 고블린들에게 검은 오러로 뒤덮인 아셀의 망치가 휘둘러지기 시작했다.

끼에..?

아셀의 허벅지를 찌르려고 했던 고블린이 믿기지 못하겠다는 듯 허벅지에 제대로 박히지 않는 단검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

경악하는 고블린의 머리를 망치로 터트리며 아셀이 점점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쓰읍. 따끔하네.”

한스의 재능.

가만히 있엇도 붙는 근육. 그것을 고블린들의 조잡한 무기들이 뚫어낼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동기화가 100% 달성되지 못했기에.

아셀은 고블린들에게 베일 때마다 화끈거리는 통증에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저 친구는 대체..”

“혹시 북방의 바바리안들의 후손이 아닐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잘생겼는데?”

고블린들에 의해 상처를 입었지만 앞으로 전진하며 고블린들을 몰아내기 시작한 아셀의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눈을 껌뻑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대장장이가 아닌 북방의 바바리안 전사들 같은 모습들이었으니까.

“후읍!”

어느새 담장에 나있던 커다란 구멍밖으로 고블린들을 모두 몰아낸 아셀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온다.’

그와 동시에 언덕밑을 가득 채우고 있던 고블린들 무리가 스르륵 열리며 2m는 될 것 같은 크기의 고블린이 쿵쿵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하울링. 녀석이 내지르는 거대한 함성 소리와 고블린답지 않은 거대한 크기.

심지어 들고 있는 망치가 녀석이 정말로 고블린이 맞나 하는 의구심을 주었다.

“저게 뭐야..”

눈앞에 있는 몬스터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마을 주민이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아셀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자이언트 고블린.’

일반적인 고블린이 아니었다.

애초에 태어날 수도 만들어질 수도 없던 고블린.

그러나 몬스터 웨이브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1성급 몬스터에 비해 녀석들은 통상적으로 4성의 경지를 지니고 있었다.

크아아! 크아아!!

마치 아셀에게 대결을 청하려고 하듯 소리치는 녀석을 바라보며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망치를 들어 올렸다.

“미물 주제에 거슬리게 하네.”

아셀을 말을 들었던 것일까. 녀석이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망치를 크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파공음을 내며 아셀을 향해 망치를 들어 올리는 것도 잠시.

그보다 빠르게 아셀의 손 망치가 녀석의 머리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크어?

‘부족했다.’

자이언트 고블린의 머리가 믿어지지 못할 만큼 뒤로 크게 돌아갔다.

심상에는 박살 나는 상상을 굳게 했지만 아직 경지가 부족했기에 단숨에 터트리지는 못한 상황.

그럼에도 거대한 기세를 풍기고 있던 녀석은 아셀이 던진 망치에 뒤로 나자빠질 수밖에 없었다.

“대장장이 맞아?”

“아니.. 아무리 우리가 망치질을 했다고는 하지만 저런 건..”

“도대체 한스 영감이 무엇을 알려준겐가?”

자이언트 고블린이 정신을 차릴 시간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녀석이 머리에 망치를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녀석의 몸 위로 올라선 아셀의 몸에는 투마리스의 새하얀 가죽 갑옷이 입혀져 있었다.

“이 거리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자이언트 고블린의 머리 위로 기온을 겨누는 아셀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걸렸다.

“절대로 못 피하겠지?”

크어?

의구심 가득한 녀석의 목소리. 마치 지금 그거 쏠 거냐는 듯한 표정.

그것에 화답하듯 아세의 기온에서 황금빛 오러로 만들어진 샤이닝 에로우가 연달아 쏘아지기 시작했다.

쾅! 쾅!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연달아 쏘아진 샤이닝 에로우가 자이언트 고블린의 머리를 박살 내는 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셀보다 높은 경지에 있다고 하지만 움직이지도 못하는 녀석을 죽이지 못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이거로도 부족하단 말인가.’

4성급 몬스터를 잡았는데도 3개의 코어는 전혀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자.”

그래도 3개의 코어 안에는 마나가 가득 채워져 있었기에. 아셀은 전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눈앞에 몬스터들은 아직 많았고 저 숲 안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녀석들도 많았으니까.

“녀석들이 물러간다!”

“아셀이 해냈어!”

“와아아아!”

자이언트 고블린의 죽음으로 고블린들이 겁먹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뒤돌아 도망치는 녀석들의 뒤통수에 화살들을 쏘아내며 아셀은 자신의 몸이 점점 지치기 시작함을 눈치챌 수 있었다.

“무리했네.”

순식간에 3개의 옷을 갈아입고 스킬까지 사용했으니 그림자 재단 유지 시간이 남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피곤함이 몰려드는 것도 잠시. 그림자 재단의 효과가 끝이 나자 아셀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참 불편하구만.’

손은 벌벌 떨리고 다리는 겁에 질리고 무리해 움직여지지 않았지만. 아셀은 겁먹은 표정과 다르게 생각 이상으로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4성급 몬스터까지 사냥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것도 아직 3성급의 경지로.

이것은 아셀의 다른 형제들도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고 있는 아셀이었기에. 그는 속으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

구멍 난 담장은 대장장이들의 뛰어난 상상력으로 단숨에 막을 수 있었다.

“그냥 저거로 막는 게 어떤가?”

“그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저걸로 잠시 막아두고 뒤에 흙을 뿌리면 될 거 같구만.”

아셀이 쓰러트린 자이언트 고블린. 그것의 시체를 이용해 담장의 구멍을 막고 위에 흙을 뿌리는 것.

조금 조잡하지만 그래도 단시간에 구멍을 막을 수 있다.

“오.오빠?”

상처입은 아셀을 발견하고 로니의 눈빛이 흔들렸지만 그는 그저 멀쩡함을 과시하듯 방긋 웃어 보였다.

“괜찮아 이 정도는.”

실제로도 괜찮았다. 아셀의 형편없는 몸이 아닌 지금은 한스의 축복받은 몸이었기에.

고블린들이 새겨넣은 작은 상처들 따위는 지혈제만 바르니 모두 나은 상태였다.

“잇다가 붕대나 갈아주는 거 도와줘.”

“알겠어! 아유.. 우리집 남자들은 왜 이리 미련한지 몰라.. 영감도 지금 이상한 일이나 벌이고 있고 말이야.”

“이상한 일?”

아셀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잠시. 그는 대장간 안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기운에 눈을 점점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신검!?’

잊을 수 없었다.

현실에서 신검을 직접 목격했기에. 지금 대장간 안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기운이 어떤 것인지 아셀은 단숨에 눈치챌 수 있었다.

쿵 쿵 심장이 뛰는 소리가 아셀의 귀에 들려왔다.

신검 그 사기적인 무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셀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이럴 수가.”

대장간 안에서 한스의 작업을 바라보며 아셀은 믿기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망치질에서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

마치 밀가루를 반죽하듯 검게 뭉쳐있는 어떠한 것을 두드리는 모습들.

‘살아있는 것 같다.’

한스의 망치질 한 번 한 번에 그것은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렸다.

잠시 살아있다는 착각이 들었던 아셀은 검은색 덩어리가 한스의 마나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쪽으로.

한번도 들은 적 없던 어떠한 목소리가 아셀을 한스의 곁으로 이끌었다.

“스승님..”

지쳐있었다. 한스의 온몸에서는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그는 망치질 한 번 한 번에 힘겨워 하는 모습이 아셀의 눈에 들어왔다.

‘할 수 있을까?’

한스의 바로 옆. 그곳에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망치가 하나 걸려 있었다.

투박한 검정색 망치. 하지만 그곳에 양각되어 있는 화려한 무늬들.

분명 한스가 아셀을 위해 준비한 망치가 맞았고 또한 자신을 이곳으로 불러들인 것은 한스가 보인 의지에서 나온 목소리가 분명했다.

“후읍!”

숨을 크게 들이쉬고 각오를 다진 아셀이 망치를 들어 올리자 망치질을 하고 있던 한스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걸렸다.

그의 제자가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한스가 했던 것처럼 비슷하게 망치를 검은색 덩어리로 만들어진 한스의 마나에 가져다 되는 순간 아셀의 눈앞에 놀라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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