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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재단사가 강해지는 법-6화 (6/201)

◈ 6화. 동기화를 올리는 법

쉬이이이!!!

쉬이이!!

등 뒤에서 괴로움에 비명을 지르는 오크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한 마리씩이라면 투마리스의 가죽갑옷을 입고 손쉽게 사냥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좀 더 빠르게 안 뛰면 따라잡힐 거야 아셀!”

절벽을 말 그대로 달려나가며 소리치는 투마리스의 모습에 그녀의 몸놀림이 얼마나 축복받았는지 아셀은 발견할 수 있었다.

‘동기화가 올랐다.’

거리가 조금 벌어진 거 같았기에.

뒤돌아 화살을 쏘아낸 아셀은 자신의 화살이 오크 한 마리의 허벅지에 맞은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한 번에 오크의 목에 화살을 꽂아 넣는 투마리스의 경지보다 한없이 낮은 모습.

그러나 점점 달려가며 오크들에게 아셀이 활을 쏘아내는 모습은 투마리스의 그것과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동기화가 올랐습니다.]

“하하....”

아직 뒤에 세 마리 정도의 오크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고 있었지만, 아셀의 입가에 미소가 나타났다.

그동안 어떻게 동기화를 올려야 할지 몰랐는데 해결된 것.

게다가 2%의 동기화가 올라간 것뿐이지만 아셀의 코어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주위의 자연의 마나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반절.’

오크 7마리를 투마리스와 사냥하고 주위의 마나를 흡수하면서 코어에 쌓인 마나가 반절이었다.

만약 좀 더 사냥을 한다면 금세 한 개의 코어가 각성할 게 분명했다.

‘2코어. 2성급 무인.’

15살의 2성급 무인이라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당장에 필드가의 다른 형제들만 해도 4성급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들이 십수 년 노력해서 얻은 경지에 반해 아셀은 그림자 재단사로 전직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2성급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성장의 속도가.’

“아셀 집중해!”

생각에 잠겨 있었기에 발걸음이 느려진 것 같은 아셀에게 투마리스가 소리쳤다.

“남들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데?”

기분이 좋아지는 것에 맞춰 몸 안의 고양감이 미친 듯이 샘솟았다.

오크 두 마리.

무리해서라면 지금 상태로 사냥할 수 있는 존재들.

아셀의 코어가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자리에 멈춰 달려오는 오크 한 마리의 목덜미에 정확히 화살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아셀!”

왜 자리에 멈췄냐고 뭐라고 하려던 투마리스는 아셀의 화살에 담긴 마나의 기운에 자신도 모르게 흠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저건. 분명.’

자신의 기술이 분명했다.

활에 마나를 부여해 관통력을 높이는 것.

그것은 투마리스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배운 기술이었기에.

“설마.. 너?”

아셀의 코어가 투마리스보다 적었기에.

투마리스가 오크의 목덜미를 꿰뚫는 것 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아셀의 화살은 오크 한 마리를 절명시키기에 충분했다.

“단 한 번에 내 기술을?”

재능.

그것이 투마리스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자신도 이 기술을 아버지에게 배웠을 때 1주일 걸린 상황.

그때 부족의 자랑이라고 칭찬해주던 투마리스의 아버지의 미소가 무색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어?! 저 바보가?!”

활을 내리고 남아있는 오크 한 마리에게 단검을 들고 달려가는 아셀을 바라보며 투마리스의 눈이 크게 떠졌다.

몹시 흥분한듯한 표정.

사냥꾼으로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투마리스!”

“으응?”

갑자기 아셀이 소리치자 투마리스는 쏘아내려고 하던 활을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냥하게 해줘!”

발산되는 투기들.

기사들이나 경지가 높은 무인들처럼 유형화되지는 않았지만, 오크들을 향해 달려가는 아셀의 모습에서 투마리스는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뻐하고 있었다.

오크의 몽둥이를 투마리스의 민첩한 움직임처럼 피해낸 아셀은 자신의 몸이 기뻐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무래도...’

본래의 아셀의 몸에 담겨있던 기억이 기뻐하는 것이 분명했다.

필드 가문의 둔재.

용사의 후예라고는 믿기지 못할 재능.

그런 자괴감을 평생 떠안고 있던 녀석이 투마리스 같은 미친듯한 재능을 품고 있는 존재처럼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쉬이쉬이!

아셀의 움직임을 오크가 쫓지 못하자 녀석은 아무렇게나 몽둥이를 휘둘렀다.

거친 파공음이 들려오는 것도 잠시.

털보의 손에서 빼앗은 단검은 오크의 몸 곳곳에 정확히 찔러 들어갔다.

[그림자 재단의 효과가 3분 남았습니다.]

‘충분하다.’

아무리 재생력이 좋은 오크라고 하지만 3분이면 충분했기에.

얼굴에 오크의 피가 튀는 와중에도 아셀은 씨익 웃으며 녀석의 목덜미에 단검을 꽂아 넣는 데 성공했다.

쉬이...

녀석의 원망스러운 눈빛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던 아셀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동기화가 올랐습니다.]

[그림자 재단의 효과가 끝났습니다.]

풀썩.

다리에 힘이 풀린 아셀이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자 깜짝 놀란 투마리스가 황급히 아셀의 곁으로 다가왔다.

“어디 다쳤어?!”

“아. 아니.”

덜덜 떨고 있는 손.

투마리스는 아셀이 지금 겁을 먹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아셀을 바라보았다.

‘어째서?’

자신을 따라 오크들을 사냥할 때는 사냥꾼으로서 엄청난 재능을 보여주었던 녀석이 지금은 그저 겁에 질린 모습이었기에.

투마리스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모습으로 바라보자 아셀은 씁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체력이 약해...”

“아..”

“마을에서도 그래서 바느질한 거야.”

“이 바보야! 그러면 체력 배분을 잘해야 할 거 아니야! 이거 사냥꾼으로서 재능이 완전 꽝이네 꽝!”

그림자 재단사의 효과를 아직 밝힐 생각이 없었기에.

아셀은 이 모든 현상을 체력적인 문제로 얼버무리기로 결정했다.

“30분. 30분만 쉬면 괜찮을 거야.”

“30분?! 너무 길어! 앞으로 나랑 체력운동도 같이 해야겠어!”

“그래. 부탁할게 투마리스. 너처럼 좋은 선생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미소 지으며 말하는 아셀의 모습을 보며 투마리스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귀가 붉게 물들었다.

“흐.흐음 알면 됐어. 일단 쉬고 있어 오크들 채집은 내가 할 테니까.”

“아니 투마리스.”

‘동기화를 높일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오크들을 사냥하며 아셀은 동기화가 오르는 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눈치챘다.

옷을 만든 대상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

대상의 모습을 점점 자신에게 투영시키는 것으로 동기화가 올라가는 것을 깨달았기에.

투마리스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라 할 때마다 분명 동기화가 올라갈 게 분명했다.

“조금 있다가 나도 같이해.”

큰 숨을 들이쉬던 아셀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떨리는 손. 터질 것 같은 심장.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투마리스에게 애써 미소 지으며 아셀은 다시 한 번 이런 재능을 부여한 자신을 원망스럽게 저주했다.

30분.

호흡을 고르고 있던 아셀은 다시금 그림자 재단사의 효과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허어..’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들.

30분 후 말 그대로 완벽하게 멀쩡해진 아셀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던 투마리스는 오크 가죽을 벗기다 말고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셀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니야.”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는데.’

애써 고개를 숙이며 아셀은 입가에 나타난 미소를 지워냈다.

동기화가 올라가면서 변한 것은 투마리스의 재능을 점점 흡수하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제한시간 1시간 30분.]

본래 투마리스의 가죽갑옷을 입으면 그림자 재단의 효과가 1시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다른 가임의 망토 군림보의 튜닉들 모두 1시간이었던 상황.

그러나 방금 전 사냥에서 총 3%의 동기화가 오른 결과 아셀은 지속시간이 30분이 연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적인 동기화의 증가에 따라 올라가는 거구나.’

처음 동기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 앞으로 투마리스를 따라 다니면서 높아질 동기화에 따라 지속시간이 높아지는 것.

게다가 1%에 10분이라는 만족스러운 수치가 아셀의 입가에 더더욱 미소를 새겨주기 충분했다.

‘원단을 제외한 동기화가 12%에서 시작했다.’

원단이 주는 10%의 효과를 제외하면 12%에서 시작한 동기화.

88%. 즉, 880분이라는 추가적인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좋네.”

“뭐가 좋아?”

“투마리스 너에게 사냥을 배워서 좋다고.”

“어.. 어?”

들고 있던 단검을 떨어트릴 뻔한 투마리스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 보인 아셀은 주위를 둘러보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투마리스를 따라 오크의 가죽을 벗겨내자 얻어진 동기화 1%.

게다가 글라스트 마운틴에 서식하는 몬스터들.

그것들 모두가 동기화 그리고 아셀의 코어에 마나로 쌓여나갈 게 분명했으니까.

“다음 사냥지도 가볼까 투마리스?”

***

투마리스는 확실히 좋은 스승이었다.

10년 후에도 유저들에게 사냥을 쉽게 전수했던 그녀의 가르침에 대한 재능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녀는 체계적으로 아셀에게 몬스터에 대한 사냥법을 전수해주었다.

“코볼트를 사냥하다가 갑자기 포위될 수도 있으니 몸을 숨기고 사냥하는 게 좋아.”

[동기화가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그녀의 지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동기화가 올라가는 상황.

1주일째 그녀를 따라 몬스터를 사냥한 아셀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는 비교도 하지 못할 만큼 강해져 있었다.

물론 투마리스의 가죽갑옷을 입고 나서야 강해졌다고 주장할 수 있었지만.

[동기화 42%]

‘코어는 2코어에서 슬슬 3코어로 꿈틀대고 있군.’

1주일간 쉬지 않고 투마리스와 글라스트 마운틴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했던 결과물들.

동기화는 42%까지 증가했으며 코어는 2코어를 넘어 3코어에 근접하게 되고 있었다.

“체력이 확실히 좋아졌네.”

투마리스를 따라 동기화가 올라갔기에 이제 5시간 정도 유지가 가능한 아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아셀이 체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야.. 확실히.’

하지만 아셀은 자신이 투마리스의 옷을 입지 않고서도 매일 지쳐오던 자신의 몸이 어느새 지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리 재능이 없더라도.’

몸치라는 지옥 같은 특성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고산지대에서 계속해서 뛰어다녔더니 어느새 체력이 조금은 붙은 것이 분명했다.

“계속 때려 넣으면 어떻게 되는구나.”

“응? 뭐라고?”

“고맙다고 투마리스.”

“흐.흐음. 너무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너도 참.”

무언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그녀에게 씨익 웃어 보인 것도 잠시.

투마리스는 오늘은 어째서인지 사냥터가 아닌 자신의 오두막 뒤에 있는 작은 공터로 아셀을 데리고 왔다.

“원래 이거는 안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이왕 배우는 거 제대로 배우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어떤 걸?”

“잘 봐 아셀. 지금 너라면 한 번에 보고 알아차릴 수 있을 거야.”

뭘 하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잠시.

아셀은 투마리스의 활에 걸려 있는 화살에 어린아이 주먹만 한 황금빛 오러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건?!’

잘 알고 있다.

[샤인 에로우.]

투마리스의 주특기이자 그녀의 전매 스킬.

저것으로 쏘아 하늘에서 떨어진 마족군단장들의 숫자들까지.

쾅!

아셀과 투마리스가 서 있는 곳에 거대한 소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활에 얼마나 거대한 기운이 담겨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잠시 놀라워 눈을 껌뻑이고 있는 아셀의 눈앞에 믿기 힘든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라. 이게 이렇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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