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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스킬 자판기-72화 (7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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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스킬 자판기 072화

자커스 도적단 퀘스트보다 더 높은 등급, 당연히 경험치부터 훨씬 높았다.

현재 용후의 레벨은 58, 그럼에도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5~6레벨업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경험치 보상 밑에는 암흑 저항력 스탯 +100과 신성력 스탯 개방 보상이 적혀 있었다.

게다가 신성력 스탯은 개방과 동시에 +300을 얻을 수 있었다.

웬만한 하급 사제의 신성력에 버금가는 수치!

신성력 스탯을 갖게 된다 해서 신성술을 쓸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힐이나 버프 권능을 받았을 때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암흑이나 마 속성을 가진 상대에게 더 큰 공격력을 입힐 수 있고, 받게 된 공격에는 데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었다.

기본 보상란의 맨 하단엔 스탯을 올려주는 보상도 있었다.

자커스 도적단 퀘스트 때와 달리 전 신체 스탯 상승이 아닌, 생명력 스탯만 오르지만, 그 수치가 상당했다.

생명력 +50.

거의 17레벨업을 해 스탯 포인트를 전부 생명력 스탯에 넣어야 얻을 수 있는 수치였다.

'과연 S등급!'

+가 뒤에 더 붙었을 뿐인데도, S등급 퀘스트 때의 보상과 확실히 달랐다.

용후가 추가 보상란으로 시선을 옮겼다.

1급 성물, 성스러운 숨결 반지.

1급 성물, 신성한 천년 팔찌.

1급 성물, 성검 벨도렌.

백금화 100닢.

대성수 100개.

1급 성물 세 개를 다 주겠다는 건 아니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셋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세 개 다 특히나 신성력과 행운 스탯을 크게 올려주는 효과가 붙어 있을 것이었다.

백금화는 한마디로 교회가 만든 돈이었다.

세히브교가 만든 백금화는 '발란트'라 불렀다. 교회의 물건은 오직 이 백금화 발란트로만 살 수 있었다.

1발란트는 통상적으로 100골드의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돈이 아무리 많아도 발란트는 아무나, 그리고 사고 싶은 만큼 막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 만큼 부르는 게 값이라 해도 되었다.

그런 발란트가 100닢!

10,000골드 이상을 받게 되는 거나 다름없었다.

"어떻습니까, 형제님."

용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의 내용도 요구한 그대로였다.

벨베른을 잡기 위해 동원될 비리마 성 교회의 병력을 용후가 총지휘할 수 있었다.

아무리 결계의 열쇠가 꼭 필요해도 용후에게 전례가 없었다면 총지휘관까지 주진 않으려 했겠지만, 자커스 도적단 소탕을 총지휘하진 않았지만, 용병 부대를 지휘해 본부대보다 더 큰 활약을 해 소탕한 만큼 충분히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절 대우해 주신 만큼 그에 맞게 보답하겠습니다. 흑마법사 벨베른을 반드시 잡아낼 것입니다. 또한, 퀘스트가 클리어되어 보상으로 교회의 성물을 받게 된다면, 그 성물이 허투루 쓰일 일도 없을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용후 형제님의 활약상과 함께, 여신님의 신실한 신도임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해내리라 믿습니다."

이단 심문관 발렌티의 용후를 보는 눈빛부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말투도 상당히 나긋나긋했다.

총지휘관직과 추가 보상까지 넣은 퀘스트까지 준 상대, 한배를 탔으니 발렌티는 용후를 이용해 흑마법사 벨베른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완전히 소탕할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또, 방금 오른 호감도 100이 용후에게 더욱 호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마법사가 필요합니다."

발렌티가 화제를 바꿨다. 그러나 딱 그렇게만 말했다.

흑마법사 벨베른의 결계가 있는 곳의 위치는 알아냈다. 헨슬런 백작령에 있는 바트리칸 산맥이었다.

게다가 그 산맥의 어디쯤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가도 결계를 찾아낼 순 없다.

마법사가 마법으로 찾아내야만 했다. 그걸 할 수 있는 마법사를 직접 구하란 말이었다.

교회는 마탑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영주와도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이단 심문관은 더욱 그랬다.

구하려면 물론 구할 수야 있지만, 고서클 마법사를 구하는 데는 꽤 시일이 걸릴 것이었다.

그러나 발렌티는 용후가 영주로부터 호감을 받고 있고, 영주의 마법사들, 특히 3서클 마법사 일레그와 자주 왕래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제들을 시켜 잠깐 알아보게 했을 뿐인데도 금방 그걸 알 수 있었다. 용후가 비리마 성에 들려 가장 먼저 한 일이 영주를 만나고, 일레그의 연구실로 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알고 있는 마법사가 있습니다. 영주님의 마법사인 일레그 님입니다."

"잘 됐군요. 결계를 찾아내는 정도라면, 3서클 마법사면 충분합니다."

용후가 속으로 웃었다.

애초에 비리마 남작도 벨베른을 잡는 일에 끌어들일 생각이었기에. 절대 이 퀘스트에 실패하지 않도록.

그리고, 하급 악마까지 소환해내는 흑마법사라 해도 교회가 병력을 꾸려 토벌을 간다면 교회의 힘만으로도 잡아낼 수 있을 테지만, 용후는 비리마 남작에게 악마를 소환하는 극악무도한 흑마법사를 잡는데 한 발을 걸치도록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럼 비리마 남작을 통해서도 떨어지는 게 있을 테니까. 하다못해 호감도만 올려도 그것만으로도 큰 보상이었다.

"지금 바로 영주님을 만나 뵙겠습니다. 내일 오전 중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과 이단 심문관 발렌티, 마법사 일레그, 그리고 영주와 이야기가 잘 되면 기사도 몇 달고서 바트리칸 산맥으로 갈 수 있을 것이었다.

일단은 강영재에게 빼앗은 결계의 열쇠로, 벨베른의 결계를 열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물론 확신이 있지만, 확인은 필요했다.

결계를 버리고 도망갈 순 없을 것이다.

분명 그 결계 안에 더 고위 악마를 소환하는 제단이 있을 터. 그 제단으로, 오랜 시간 막대한 돈을 들여 악마 소환식을 하고 있을 테니, 결계가 발각되고 자신이 결계의 열쇠를 갖고 있단 걸 안다 해도 벨베른은 그 결계를 버리고 도망가지 못한다.

혹 결계를 버리고 도망간다 해도, 악마 소환을 막은 것만으로도 큰 공이 된다.

또 하나.

자신에겐 벨베른이 구하고자 하는 물건이 있다.

마룡의 등뼈 말이다.

지하 감옥에서 올라온 용후와 발렌티가 헤어졌다. 발렌티는 교회의 본관으로 갔고, 용후는 내성으로 향했다.

* * *

"돕겠네."

비리마 남작이 웃었다.

동시에 용후의 눈앞에 비리마 남작의 호감도가 200 올랐다는 알림창이 떴다.

"교회가 빨리 잡아내고자 부단히 애를 쓰고 있고, 비리마의 영웅인 용후 자네의 부탁인데 거절할 수 있겠나. 그리고 극악무도한 흑마법사를 잡는다면 내 영지에도 좋은 일이니. 기사 10명과 병사 200명, 마법사 일레그를 벨베른 소탕에 지원해 주겠네."

1급 이단 심문관 발렌티로부터 총지휘관직을 넘겨받아 퀘스트를 하게 됐단 이야기를 하자마자, 비리마 남작은 큰 흥미를 보였고 대화는 일사천리로 끝이 났다.

그리고 다음 날.

해가 밝자 용후와 이단 심문관 발렌티, 성기사 둘, 마법사 일레그, 기사 파빈으로 이루어진 원정대가 비리마 성을 출발했다.

바트리칸 산맥은 헨슬런 백작령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 만큼 잠을 자는 시간을 빼곤 쉬지 않고 달렸음에도 나흘이 지나서야 바트리칸 산맥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인 유저가 발렌티에게 털어놓은 벨베른의 결계는 초입에서 그리 먼 곳에 있진 않았다.

그래도 초입이라 해도 산맥인 만큼 길이 험난했고, 몬스터들과 계속 마주쳤다. 하나같이 100레벨이 넘는 몬스터들이었다.

"……이상하군요. 공격을 해오는 몬스터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파빈의 말에 일레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100레벨이 넘는 몬스터들은 상대의 기운을 느낄 수 있고, 그런 만큼 강한 상대에겐 함부로 공격해오지 않습니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는 그저 신체 능력이 강한 것만이 아니라, 영리했다.

더구나 던전이나 유적지가 아닌 생태계가 확실히 존재하는 이런 산맥에 서식하는 몬스터라면 더욱 영리해지고 그런 만큼 신중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산맥의 초입에서부터 쉴 새 없이 몬스터들이 공격을 해왔다. 더구나 특히 더 영리한 몬스터인 헤비몽키들까지도 미쳐 날뛰며 달려드는 상황.

일레그가 헤비 몽키의 시체로 갔다. 그리고 그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마법을 썼다.

후우웅!

헤비몽키의 시체가 옅은 빛에 휩싸였다. 그러길 잠시. 일레그가 몸을 일으켜 용후 쪽을 돌아봤다.

"마법이 걸려 있습니다. 무슨 마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흑마법인 건 분명합니다."

벨베른이 바트리칸 산맥의 몬스터들을 조종해 자신들에게 공격하도록 만들고 있단 뜻이었다.

"벨베른의 결계가 이 근처인 듯하군요."

용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부터 더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전투를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몰려오는지 몬스터들의 괴성과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하군요. 레벨이 100이 넘는 강한 몬스터들이긴 하지만, 이 원정대의 상대는 되지 못합니다. 자신의 결계가 이 근처에 있단 걸 알리는 꼴밖에 되지 않을 텐데 말이죠."

파빈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언데드입니다!"

일레그가 외쳤다.

용후의 눈에도 보였다.

가장 먼저 보인 건 녹슨 검과 방패를 든 구울과 스켈레톤들이었다. 그 뒤로 언데드화 된 몬스터들의 모습도 보였다.

많이 썩어 있는 몬스터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이곳까지 오며 잡은 몬스터들도 섞여 있었다. 언데드로 만들기 위해 몬스터들을 조종해 달려들게 했던 것이다.

게다가 몰려오는 언데드들은 전부 몸에서 검은 연기 같은 걸 흩뿌리고 있었다.

암흑마력이었다.

"암흑마력을 두르고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제 힐로도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발렌티가 외치며 허공에서 메이스와 방패를 꺼내 쥐었다.

그리고…….

콰쾅!

파지지지직!

허공에서 번개가 치며 새파란 뇌전이 트롤 언데드의 머리로 떨어졌다.

쩌엉!

파지지직!

-……크허어어엉!

뇌전이 트롤의 몸을 관통해 바닥까지 움푹 주저앉히며 수십 줄기로 갈라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트롤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며 쓰러졌고, 사방으로 퍼진 낙뢰 줄기들이 근처에 있던 20여 마리의 언데드들의 다리를 휘감으며 몸을 태우고 녹였다.

그때, 또 굉음이 터지며 달려오는 언데드들의 한가운데서 불기둥이 치솟아 소용돌이쳤다.

일레그였다.

그 화마가, 더 많은 언데드들을 녹여 없앴다.

트롤, 미노타우로스, 거대 식인충 같은 몸집이 큰 몬스터들은 화마를 뚫고 튀어나왔지만, 오러 블레이드를 두른 파빈의 공격에 목이 날아가고 허리가 양단되고 핵이 꿰뚫려 줄줄이 쓰러졌다.

"상태창이 다 보여."

용후가 상태창 스킬을 썼다.

무수히 많은 상태창들이 어지럽게 떠올랐다. 50m 70m 이상 먼 곳에서 달려오고 있는 언데드와 몬스터들의 상태창들까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태창들이 마구 겹쳐져 있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보고자 하면 몇 개가 겹쳐져 있든 원하는 상태창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볼 수 있었다.

용후가 제자리에서 돌았다. 그러면서 상태창들을 계속 봤다. 잠시 뒤, 용후의 눈이 좁혀졌다. 벨베른의 상태창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찾았다.'

저곳에 결계가 있다!

꽤 거리가 있었지만, 100m까진 안 되는 거리였다.

그때, 뒤에서 발렌티의 뇌전보다 일레그의 마법보다 더 큰 굉음이 터졌다.

용후가 홱 몸을 돌렸다.

묘한 이름을 가진 상태창들이 곳곳에 보였다.

폭탄 구울.

방패만 든 구울들이 NPC들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일레그의 마법에 맞아 근처까지 오지 못하고 터지는 폭탄 구울들도 있었지만, 몇 마리는 거의 지척까지 와 있었다.

마법은 어떤 마법이든 쿨타임이 있다. 그것도 꽤 긴. 마법으로 몰려드는 폭탄 구울들을 다 맞춰 터뜨리는 건 불가능했다.

용후가 리볼버를 들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까지 와 있는 폭탄 구울을 겨눴다.

현재 용후의 사격 스킬의 스킬 레벨은 6. 속도와 명중률 보정이 상당했다. 그걸 믿고 용후는 빠르게 조준을 끝내고, 리볼버(+4)의 방아쇠를 당겼다.

투앙!

콰아앙!

가장 먼저, 발렌티의 지척까지 다다라 있던 폭탄 구울의 머리가 터지며 폭발했다.

워낙 가까운 거리였기에 암흑마력을 품은 검은 불꽃이 발렌티를 덮쳤지만 방패로 막아냈고, 높은 신성력을 갖고 있는 만큼 폭발의 끝부분에 조금 휩싸이는 정도론 상처를 입지 않았다.

이어 용후가 리볼버(+4)의 방아쇠를 폭탄 구울들을 향해 연달아 당겼다.

투앙! 투앙투앙! 투앙!

전부 명중이었다.

화르르르륵!

검은 불꽃이 NPC들에게 닿지 못하고 몬스터들과 언데드들만 녹여 없애며 흩어졌다.

-사격 스킬이 7레벨이 됩니다

용후가 리볼버(+4)의 탄창을 열어 탄피를 쏟아내고 총알을 빠르게 장전해 넣었다. 그러면서 외쳤다.

"벨베른의 결계를 찾았습니다!"

이어 방향과 거리도 알렸다.

이제, 결계의 열쇠로 저 결계를 열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분명 열릴 것이다.

용후가 인벤토리에서 결계의 열쇠를 꺼내 들었다. 원정대가 용후를 호위하며 함께 결계를 향해 달렸다.

"자동사냥."

동시에 용후는 컨트롤도 걸었다.

'결계 앞까지 돌파'

용후의 몸이 후욱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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