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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스킬 자판기-69화 (69/153)

# 69

기적의 스킬 자판기 069화

명중이었다.

920의 공격력을 가진 총알!

관통하는 정도를 넘어 주먹 정도 크기로 강영재의 가슴을 뚫어 놨다.

그런데 뚫린 가슴이 되감기를 하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줄어들며 달라붙었다. 엄청난 재생력이었다.

그러나 트롤이라 해도 무한하게 몸을 재생할 순 없다.

용후가 리볼버(+4)의 방아쇠를 더 당겼다. 이번에도 리볼버(+4)의 총알들이 강영재의 몸을 관통하며 커다란 구멍들을 만들어냈다. 그 구멍들로 피가 콸콸 쏟아졌다.

-크허어어어엉!

그러나 이번에도 상처들은 금세 달라붙으며 아물어 버렸다.

그 사이, 다른 9명의 유저들이 변신을 끝내고 일제히 용후를 향해 돌진했다. 용후가 재빨리 리볼버(+4)의 탄창을 열어 총알을 채워 넣고 장전했다.

그리고…….

"빛의 검! 자동사냥!"

무아지경의 검에 빛의 검을 두르고, 자동사냥(+3) 스킬에 몸을 맡겼다.

'한 명 생포하고 전부 제거.'

용후의 몸이 리볼버(+4)를 쏘지 않고, 10명의 마인 유저들을 향해 마주 달려갔다.

'상태창이 다 보여.'

상태창 스킬을 새로 쓰자 마치 트롤 같은 모습으로 변한 유저들의 머리 위 상태창이 바뀌었다.

흑마법사의 각인 밑에 마인화 상태라는 글자가 더 생겨나 있었고, 스탯 수치란이 확 바뀌어 있었다.

작게는 2배가 오른 스탯도 있고, 많게는 백 단위였던 수치가 천 단위가 되어 있기까지 했다.

게다가 없던 스탯이 생겨나 있기도 하고, 특수 효과란에는 재생력과 초감각이 생겨 있기까지 했다.

그때 마인 유저들의 무기들에 연기 같은 검은 기운이 휘감겨 들었다. 고농도의 암흑마력이었다.

투앙!

용후의 몸이 리볼버(+4)의 방아쇠를 당겼다. 한 마인 유저와 두 걸음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얼굴을 향해 쏜 것이었다.

퍼억!

마인 유저의 머리가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리볼버(+4)의 상태창에 적힌 공격력은 920이지만, 거리가 멀수록 총알의 공격력은 줄어들고 반대로 지금처럼 이 정도로 가까우면 920 이상의 공격력을 냈다.

그러나 마인 유저의 목에서 뼈와 근육, 살과 핏줄, 피부가 솟아오르고 휘감기며 실시간으로 머리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용후의 몸이 마인 유저의 가슴 쪽으로 리볼버(+4)의 총구를 내려, 이번엔 총알 4발을 연달아 쐈다.

투아아아앙!

-……크허어어엉!

리볼버(+4)의 총구가 불과 굉음을 뿜으며 2초 만에 총알 4발을 쏘아내자, 마인 유저의 배꼽 위 가슴이 퍽퍽 터져나가며 사라졌다. 그러곤 털썩 무릎을 꿇으며 앞으로 쓰러졌다.

아무리 트롤 같은, 트롤 이상의 재생력을 가졌다 해도 머리와 가슴이 분쇄되고 녹아 없어진 몸을 재생할 순 없었다.

그러나 아직도 9명의 마인 유저들이 남아 있었고, 용후를 에워싼 상태였다.

-크허어어엉!

남은 한 발을 먼저 달려든 마인 유저의 머리에 쏴 머리를 터뜨린 용후의 몸이, 그 즉시 빙글 돌며 뒤에서 달려드는 마인 유저를 향해 빛의 검이 둘러진 무아지경의 검을 휘둘렀다.

촥!

한 타이밍 먼저 용후의 검이 마인 유저의 목을 베곤 빠져나왔다. 그러곤 또 다른 마인 유저를 향해 바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번엔 마인 유저의 검에 막혔다.

카가가가강!

후우웅!

보통 검이었다면 빛의 검에 이가 깨지며 검신에 쩍쩍 금이 가거나 잘렸겠지만, 마인 유저의 검에 휘감긴 검은 기운은 빛의 검에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스탯 수치가 몇 배로 올랐어도 자동사냥 스킬의, 고강한 검술의 움직임을 따라잡진 못했다.

튕겨 나간 검을 당기는 게 아니라 검을 따라 움직인 용후의 몸이, 물 흐르는 듯한 스텝으로 몸을 비틀며 마인 유저의 옆구리를 향해 빛의 검을 휘둘렀다.

촥!

-크허어엉!

마인 유저가 괴성을 터뜨렸다. 옆구리가 길게 베이며 뱃속의 피와 내장이 거의 전부 쏟아져 나왔다.

쿵!

마인 유저가 버티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직후, 용후의 몸이 마인 유저의 머리를 향해 킥을 날렸다.

동시에 좌우에서 날아오는 또 다른 마인 유저들의 검과 창을 빛의 검으로 쳐내고 흘려 중심을 흔들어 놨다.

퍽!

킥에 관자놀이를 맞은 마인 유저가 눈알과 이빨 몇 개를 피와 함께 쏟아내며 옆으로 쓰러졌고, 용후는 몸을 돌려 중심을 흔들어놓은 마인 유저를 향해 검술 스텝을 밟으며 쇄도해 들어갔다.

그러나 그런 용후를 두고 보지 않고 또 다른 마인 유저들이 달려들어 무기를 휘둘렀다.

푸확!

베기를 포기한 용후의 몸이 쫓던 마인 유저의 복부에 빛의 검을 찔러 넣어 뽑아내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들을 피하고 막고 비켜 흘렸다.

그러곤 지면을 박차 한 마인 유저의 굽혀진 허벅지를 밟고 튀어 올라 어깨 위로 올라가 그 어깨를 밟으며 멀리 뛰었다.

거의 25m!

착지한 용후의 몸이 몸을 돌려 그제야 몸을 돌리고 있는 마인 유저들을 향해 내달렸다.

용후의 몸이 가속, 단숨에 거리를 좁히곤, 무아지경의 검에 담긴 스킬인 무아지경을 시전, 신체 스탯 수치를 전부 10% 올리며 빛의 검을 더 빠르게 휘둘렀다.

촥! 촤작! 촥촥! 촥!

그러나 마인 유저들도 만만치 않았다. 또, 수가 많은 만큼 공격을 다 막고 피할 순 없었다. 용후의 몸에 생긴 상처들이 검게 변해갔다.

용후의 눈에 초조함이 감돌았다.

'남은 수는 여섯.'

머리와 가슴을 날려버린 마인 유저와 허리를 거의 양단하다시피 해 내장을 쏟아내게 만든 마인 유저는 완전히 숨이 끊어졌고, 둘은 바닥에 쓰러져 재생을 하고 있긴 했지만, 워낙 상처가 깊어 재생 속도가 더뎠다.

무적이 아니었다.

충분히 자동사냥(+3) 스킬로, 그리고 자동사냥이 풀려도 리볼버(+4)로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수가 많았다.

그리고 자동사냥 스킬이 곧 풀린다.

'위험해.'

남은 여섯이 마인 상태로 계속 공격을 해온다면 백 프로 이길 수 있단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NPC 용병들을 보낸 게 후회되진 않았다. 어차피 그들이 있었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을 터다. 오히려 같이 싸웠다면 전부 죽고 말았을 것이다.

-크허어어어엉!

강영재가 포효를 터뜨렸다. 다섯 마인 유저들이 다시 용후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강영재도 지면을 박차며 전력질주로 용후를 향해 달렸다.

용후의 몸도 기다리지 않고 마주 달렸다. 포위가 되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죽이거나 전투 불능에 빠뜨려놔야 했다.

그러나 빛의 검 스킬이 풀려버렸고, 자동사냥 스킬의 유지 시간도 몇 분 안 남은 만큼, 용후의 몸은 많이 느려져 있었다.

차라리 자동사냥 스킬을 풀고 몸을 치료해 리볼버(+4)로 싸우는 게 나았다. 어떻게 리볼버(+4)를 써야 하는지는 자동사냥 스킬에 배웠으니.

그리고 용후는 하나 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단 심문관 발렌티.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한 벨베른의 수하들을 잡겠다 했다. 그러니 올 것이다.

이미 근처에 있을 수도 있었다.

한 차례 더 충돌한 뒤 마인들과 거리가 어느 정도 벌어지자 용후가 자동사냥 스킬을 풀었다.

그리고 상처에 전부 포션을 뿌리진 못하고, 포션병을 입에 물고 고개를 젖혀 포션을 꿀꺽꿀꺽 삼키며 손으론 탄창에 총알을 장전해 넣었다.

-크허어어어어엉!

다섯 명이 된 마인 유저들이 다시 돌진해왔다.

용후가 포션병을 뱉고 총알을 꽉 채운 리볼버(+4)를 앞으로 쭉 뻗었다. 그리고 가장 빠르게 달리는 마인 유저의 머리를 겨냥해 한 발을 쐈다.

투앙!

마인의 머리가 박살 나 흩어졌다. 그러나 마인은 달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용후는 더 쏘지 않고 기다렸다.

두세 걸음 정도 거리가 되자 그제야 리볼버(+4)를 연달아 4발 더 당겼다.

가슴이 전부 날아간 마인 유저가 바닥에 쓰러져 굴렀다.

용후가 달렸다. 달리며 리볼버의 탄창을 열어 총알을 장전했다. 그러나 총알 두 발을 탄창에 넣었을 때, 마인 유저에게 거의 따라잡혔다.

'이런.'

그러나 자동사냥(+3)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는 거지, 용후는 어느 정도 검술을 쓸 수 있게 됐고, 자동사냥을 쓰지 않고 직접 싸워서 쌓은 전투 경험도 상당했다.

하지만…….

'포위되면 안 돼.'

그럼 끝장이다.

용후의 움직임이 달라졌단 걸 느낀 마인 유저들이 더 거세게 달려들었다.

그때였다.

콰릉!

갑자기 마른하늘에 번개가 쳤다. 그러더니 용후의 바로 지척까지 와 있는 마인 유저의 머리로 벼락이 떨어졌다.

콰쾅!

파지지지직!

마인 유저의 머리로 떨어져 몸을 관통, 바닥까지 움푹 패게 만든 새파란 뇌전이 굵은 뇌전 줄기들을 사방으로 뿌리며 흩어졌다.

몸이 반으로 나뉘고 절단면이 새까맣게 탄 마인 유저가 스르륵 몸이 좌우로 벌어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용후가 홱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보통의 사제들과 달리 붉은 사제복을 입은 이단 심문관이 서 있었다.

1급 이단 심문관 발렌티였다.

* * *

사람 몸통만 한 굵기에 칼날처럼 마인 유저의 몸을 가르고 몸속을 전부 태워버린 낙뢰! 마법으로 만들어낸 낙뢰와는 차원이 달랐다.

"저게 여신의 신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당연히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의 위력이었다.

그런 낙뢰의 후폭풍으로 이단 심문관 발렌티가 붉은 사제복과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마인 유저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때, 허공으로 손을 뻗어 메이스와 방패를 꺼내 쥐었다.

메이스의 첨단과 자루 끝에 세히브 여신의 조각이 돼 있는 걸 빼면 평범한 모양에 평범한 크기의 메이스였다. 그러나 1급 이단 심문관이 쓰는 메이스가 평범한 무기일 리 만무.

최소 에픽일 테고, 세히브교의 성물인 만큼 온갖 효과들을 품고 있을 것이다. 특히 암흑과 마 속성을 가진 상대에겐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효과들이.

마인 유저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도는 게 보였다.

벨베른을 쫓는 1급 이단 심문관.

강영재와 다른 유저들도 발렌티의 150이 넘는 레벨과 높은 신성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고, 그걸 모른다 해도 방금 그 낙뢰 권능만으로도 위기감을 느낄 터였다.

보고 피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시전되면 무조건 맞는다 봐야 했다.

그러나 바로바로 쓸 수 있는 건 아닌 듯했다.

메이스와 방패를 들고 공격 자세를 취한 발렌티가 마인 유저들을 슥슥 눈으로 훑더니 순간 지면을 박차며 돌진했다.

'빠르다!'

레벨이 157이니 빠른 게 당연하지만, 그 이상이었다.

버프 권능!

이미 자신의 몸에 전투에 필요한 모든 권능을 다 걸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그때, 마인 유저들의 몸이 빛났다. 디버프 권능이었다. 항마력으론 일체 효과를 상쇄시킬 수 없는 게 사제들의 디버프 권능! 강영재와 마인 유저들의 얼굴에 더 큰 당혹감이 퍼졌다.

하급 사제인 나탈리 사제의 디버프 효과도 그 정도였는데, 1급 이단 심문관의 디버프는 몸이 자기 몸이 아니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퍼억!

-……크허어엉!

마법이 터지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한 마인 유저의 머리가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리볼버(+4)에 맞았을 때 마인 유저들의 머리는 저렇게 터졌다. 그렇다면 이단 심문관 발렌티의 저 메이스 공격이 거의 900에 가까운 공격력을 가졌다 봐야 했다. 물론 온갖 버프가 걸렸기 때문이겠지만.

그런데 용후의 리볼버(+4)에 맞았을 때와 달리 머리가 터진 마인 유저는 재생을 하지 못했다.

상처에 스며든 강력한 신성력 때문이었다.

퍼억!

또 다른 마인 유저의 가슴이 터져나갔다. 그러나 마인 유저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발렌티를 에워싸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발렌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 공격들을 메이스로 쳐내고 방패로 막아내며, 마인 유저들의 머리와 가슴을 차곡차곡 재생이 되지 않을 때까지 부수고 터뜨렸다.

"상태창이 다 보여."

용후가 남은 마인 유저들의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그 템 내 거."

강영재의 인벤토리 속에 들어 있는 아이템 하나를 찍었다.

열쇠였다. 결계의 열쇠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열쇠가 빛났다.

'됐다.'

강영재가 죽으면 저 열쇠를 드랍할 것이다.

이름만 볼 수 있었지만, 용후는 저 열쇠가 벨베른을 만나게 해줄 열쇠가 돼 줄 거란 예감이 들었다.

용후가 리볼버(+4)에 총알을 장전했다.

그 템 내 거 스킬이 걸린 아이템은 누가 잡든 드랍이 되지만, 자신이 잡아야 자신의 인벤토리로 자동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저 열쇠는, 발렌티가 자신에게 퀘스트를 주게끔 만드는 열쇠도 되어줄 터.

갑자기 난입한 발렌티와의 전투로 정신없는 틈을 타, 용후가 강영재를 겨냥해 리볼버(+4)를 연달아 당겼다. 총구가 불을 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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