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스킬 자판기-58화 (58/153)

# 58

기적의 스킬 자판기 058화

오토 웨폰 마스터리.

이름 그대로였다.

자동사냥 스킬에 웨폰 마스터리 효과가 붙게 된 것이다.

웨폰 마스터리 스킬을 스킬템을 통해 얻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스킬템을 통해 익힌 유저가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지만, 용후는 월간 모험 책에선 그런 내용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웨폰 마스터리 스킬템이 혹 있다 해도 아주아주 구하기 힘들단 뜻이었다.

또한, 전직으로도 2차까지 한 뒤에야 얻을 수 있는 스킬.

2차 전직은 레벨이 80이 넘어야 가능하고, 특히 웨폰이나 아머 마스터리 같은 스킬은 오직 순수 전사 계열의 유저들만 익힐 수 있었다.

물론, 오토 웨폰 마스터리는 용후가 직접 싸울 때는 효과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자동사냥 스킬이 유지되고 있을 때만 적용이 되는 효과일 터.

그러나 그 정도로도 충분히 사기적인 효과였다.

웨폰 마스터리의 스킬 레벨이 1레벨, 1레벨 오를 때마다, 단순히 신체 스탯 수치를 올리는 것보다 정말 확확 공격력이 오르고 움직임도 빨라진다 했으니.

'그럼 전사 계열로 전직할 필요는 없겠군.'

용후는 진작에 1차 전직을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리볼버(+2)와 자동사냥 스킬 덕분에 굳이 1차 전직을 서둘러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하는 게 맞는지 결정하지 못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자동사냥 스킬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면 전사 계열 전직이 가장 맞단 생각을 했지만, 자동사냥 스킬 중에만 효과를 발휘한다 해도 웨폰 마스터리 스킬을 얻었으니 다른 직업으로 전직하는 게 맞았다.

물론 전사 계열의 전직 스킬이 웨폰 마스터리 하나뿐인 건 아니지만, 웨폰 마스터리와 아머 마스터리가 전사 계열 유저들이 쓰는 스킬의 꽃이었다.

현자의 강화석을 한 번 더 쓰면, 오토 아머 마스터리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였다.

"형제님."

나탈리 사제의 목소리에 용후가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왼손엔 리볼버(+2)를 오른손엔 질풍검을 들고 전투 자세를 취했다.

상념에 빠져 있었지만 몬스터들의 소리는 인식하고 있었던 것.

두 방향에서 오고 있었다.

"상태창이 다 보여."

상태창 스킬이 시전되자 어둠 속에서 무수히 많은 상태창들이 떠올랐다.

이각 미노타우로스와 삼각 미노타우로스가 동쪽과 서쪽에서 몬스터들을 10여 마리 20여 마리씩 이끌고 달려오고 있었다.

이각 미노타우로스가 끌고 오고 있는 몬스터들은 붉은 고블린들이었고, 삼각 미노타우로스가 끌고 오는 몬스터는 거대독충들이었다.

"사제님, 독충이 있습니다. 20마리 정도, 많습니다. 독 저항 권능을 준비해 주세요."

"예!"

용후의 말에 나탈리 사제가 얼른 가슴 앞에 성호를 그리며 권능을 시전했다.

먼저 용후의 몸에 권능을 걸고, 이어 자신의 몸에도 걸었다.

한편, 용후는 이각 미노타우로스의 가슴을 리볼버(+2)로 겨냥했다.

독 저항 권능과 이런저런 신체 능력을 상승시키는 권능, 그리고 힐까지 받으며 싸운다 해도 레벨이 50~60레벨대인 몬스터 30여 마리와 80레벨에 육박하는 미노타우로스 2마리를 자동사냥 스킬만으로 잡는 건 힘들다.

오토 웨폰 마스터리도 이제 막 생겨나, 스킬 레벨이랄 게 없는 상황이니.

그때 이각 미노타우로스와의 거리가 70m 내로 좁혀지고 조준이 끝나자 용후가 리볼버(+2)의 방아쇠를 연달아, 6발을 쐈다.

몬스터들의 생명력은 인간과는 차원이 다르고,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높다.

그러나 총알 한 발의 공격력이 사격 스킬 레벨이 더 올라 무려 730이 된 상태, 6발이면 4,300이 넘는 데미지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80레벨대에 육박하는 대형 몬스터라 해도 버텨내지 못한다.

-……크허어어엉!

비명을 터뜨린 이각 미노타우로스가 앞으로 기울어져 쓰러지곤, 달려오던 속도 탓에 바닥을 몇 바퀴 굴렀다.

뒤따르던 붉은 고블린들이 그런 미노타우로스의 시체에 걸려 함께 뒤엉켜 굴렀다.

총알 6발을 다 쏘자마자 바로 반대편으로 돌아선 용후가 리볼버(+2)의 탄창을 열어 탄피를 쏟아내곤, 인벤토리에서 총알을 꺼내 탄창에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2발밖에 넣지 못하고 탄창을 밀어 넣곤, 왼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그러곤 바로 방아쇠를 연달아 당겼다.

팔도 길고, 그 긴 팔로 휘두르는 할버드도 길어 아직 거리가 꽤 있음에도 삼각 미노타우로스가 벌써 할버드를 휘둘러왔기 때문이었다.

투앙투앙!

-크허어엉!

부우웅!

가슴에 총알 2발을 맞고도 삼각 미노타우로스는 비명은 터뜨렸지만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총알을 2발 쏘자마자 용후는 자동사냥 스킬을 쓴 상태.

용후의 몸이 상체를 훅 숙여 할버드를 피해내고, 지면을 세게 박찼다.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고, 용후의 몸이 질풍검을 삼각 미노타우로스의 허벅지를 향해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용후의 몸이 빛나고 눈앞엔 알림창이 떠올랐다.

빛은 나탈리 사제가 또 다른 버프 권능을 걸어줘서였고, 알림창은 한손검 마스터리의 레벨이 개방됐다는 알림창이었다.

용후가 빙글 돌아섰다.

삼각 미노타우로스도 돌아서며 할버드를 도끼질을 하듯 내리찍었다.

회피 스텝을 밟고 상체를 틀어 그 공격을 피해낸 용후가, 독액을 뿜어내며 튀어 오른 사람 가슴만 한 크기의 거대독충의 머리를 질풍검을 휘둘러 반으로 쪼개고, 깊이 바닥에 박혀 들어가 있는 할버드의 자루를 밟고 튀어 올라 미노타우로스의 가슴으로 쇄도했다.

쉭!

촤악!

-크허어어엉!

목을 베고 삼각 미노타우로스의 등 뒤에 착지한 용후가 질풍검을 달려드는 거대독충들을 향해 연달아 휘둘렀다.

사방에서 독액이 날아와 몸을 뒤덮었지만 용후는 독액은 전부 무시했다.

독 저항 권능과 재생력 그리고 나탈리 사제가 해독 권능까지 써주자, 깊게 중독되는 일 없이 실시간으로 해독이 이루어졌다.

그때였다.

거대독충을 6마리째 일격에 머리나 가슴을 양단하고, 힘이 확 빠져 있는 삼각 미노타우로스의 할버드 공격을 질풍검으로 튕겨내곤 왼쪽 옆구리를 베는 데 성공하자, 용후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한손검 마스터리가 2레벨이 됩니다

-자동사냥 상태에서 한손검의 공격력이 10% 오릅니다

-자동사냥 상태에서 한손검의 베기 속도가 10% 오릅니다

-자동사냥 상태에서 한손검의 명중률이 10% 오릅니다

씩 미소 지은 용후가 나탈리 사제의 힐을 받으며 삼각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다시 돌진했다.

그리고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미노타우로스의 팔을 손목 부근에서 절단해 날려버리곤, 심장에 질풍검을 깊이 꽂아 넣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47이 됩니다

한편 그 시각, 정태호는 벨베른의 결계가 있는 볼로니 숲에 막 들어서고 있었다.

* * *

볼로니 숲.

흑마법사 벨베른의 결계 안.

"하급 악마 소환석을 주마."

벨베른이 허공으로 손을 쑥 집어넣어 붉은빛을 발하는 마석을 꺼냈다.

그저 마석이 아니었다.

안에 검은빛을 발하는 복잡한 마법진 3개가 새겨져 있었다.

바닥에 박아 넣고 약간의 암흑마력만 흘려 넣어도 3개의 마법진들이 작동,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소환진의 술식을 완성해 자동으로 마법진을 구현해내게 될 터였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도, 아무나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진도 아니었다.

벨베른은 무려 4개의 서클링을 가진 흑마법사였다.

같은 서클링을 가졌다면 일반 마법사보다 흑마법사 쪽이 훨씬 높은 전투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악마나 마족까지 소환해낸다면?

6서클 마법사조차도 잡을 수 있었다.

단, 악마나 마족 소환 마법진은 만드는 법을 안다 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소환 마법진에 사용되는 재료 하나하나가 저택과 성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비싸기 때문.

또 시간도 오래 걸린다. 빠르면 반년, 길면 1년도 걸렸다.

그리고 소환해낸 악마나 마족이 중간계에 현신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분이 되지 않았다.

특수한 결계 안이 아니라면.

또 10분이 지나 소멸하면, 소환에 사용된 소환 마법진은 다시 쓸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소환석을 정태호에게 준 것이다.

하급 악마 소환석이라 해도 만드는데 반년의 시간이 걸리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들어가는 건 똑같다.

그만큼 벨베른이 김용후의 가치를 높게 본 것이었다.

"실패하지 마라. 현자의 돌의 파편과 마룡의 등뼈, 그리고 그 유저를 반드시 데려와."

그 유저만 잡으면, 소세토 유적지 공략에 성공해 상당히 클 걸로 예상되는 현자의 돌의 파편과 마룡의 등뼈를 얻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유저가 총알을 계속 만들어낸다면 훨씬 많은 일을 빠르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마룡의 등뼈만 얻어도 바로 중급 악마의 소환이 가능했다.

이 결계 안이라면 소환된 악마가 역소환되는 일도 없다.

그렇게 중급 악마가 소환되면, 벨베른은 이 결계 안에 악마교의 교단을 지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중급 악마를 악마교의 신으로 앉히고 나면,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인간을 초월해, 마법의 끝을 보는 것이다.

오직 그 생각뿐, 벨베른의 머릿속에 강영재나 다른 유저들과 한, 지구로 돌려보내 주겠단 약속은 들어 있지 않았다.

"성공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벨베른이 염동력 마법을 사용해 보낸 소환석을 받아든 정태호가 그 소환석을 인벤토리 안에 넣으며 고개를 숙였다.

성공해 돌아올 테니 당신도 약속을 꼭 지키란 말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 말을 입에 두 번 세 번 올렸다가 제단의 제물이 되어 육신도 영혼도 소멸해 버린 자들이 한둘이 아니기에.

더 끔찍한 건, 어쩌면 소멸한 게 아니라 지옥으로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단 거였다. 유저는 죽을 수 없는 불사의 존재들이니.

정태호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결계를 나가 다시 소세토 유적지를 향해 달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악마를 소환해 자신들을 지구로 돌려보내 주겠단 말이 거짓말이었다 해도, 이젠 되돌릴 수 없었다.

"크윽……."

벨베른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찍혀 있는 흑마법사의 낙인이 빛을 내며 심장을 옥죄어왔다.

* * *

"……왜 안 올라오지?"

강영재의 미간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권총 유저와 사제가 홍염 길드의 텔레포트 게이트를 타고 유적지 지하로 내려간 지 20일이 지났다.

진작에 올라왔어야 한다. 아무리 인벤토리와 아공간 속에 식량을 잔뜩 넣어갔다 해도.

유적지 지하로 내려가면 갈수록 마력의 농도가 짙어지고, 마력의 농도가 짙어지면 음식에 마력독이 생겨나는 시간도 더 빨라진다.

죽었다 해도 올라오게 되어 있었다. 분수대에서 부활을 해서.

물론, 부활귀환 스킬로 소세토 유적지의 분수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부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20일이나 1층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 이상했다.

또, 애초에 강영재는 사제 한 명만 데리고 홍염 길드를 박살 낸 그 유저가 죽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유적지 지하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몬스터를 잡아 식량을 해결하고 있기라도 하다는 건가?

그것 말고는 20일 넘게 1층으로 한 번도 올라오지 않는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몬스터를 요리할 수 있는 스킬이 있던가?"

없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강영재는 파티원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나 역시 파티원들은 전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 유저라면 또 모르지 않겠습니까."

한 파티원의 그 말에 강영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투시라도 하는 듯 숨어 있는 홍염 길드원들을 속속 찾아내고, 총알을 만들어낼 수 있기라도 하는지 총을 막 쏴대고 계속 총알을 장전하던 유저.

그런 자니, 몬스터를 요리하는 요리 스킬을 갖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요리 스킬이 아니더라도, 길드도 파티조차 아닌 둘이서만 왔다는 건 소세토 유적지를 공략할 확실한 방법이 있기 때문일 터.

그렇다면…….

강영재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놈이 유적지를 공략해 나오면 잡는다."

애초에 죽이고 죽여 백치로 만든 뒤, 벨베른에게 데려가 흑마법사의 낙인을 찍으면 인벤토리 속에 든 걸 꺼내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니 그 유저를 잡아 데려가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였다.

정말 그 유저가 지금까지도 죽지 않고 유적지를 공략해나가고 있다면, 실패할 거 같지 않았다.

그리고 끝 층까지 공략을 끝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권총과 총알을 빼앗아 자신들이 공략하는 것보다 더 빠를지도.

"나간다."

강영재가 몸을 돌렸다.

10명만 분수대 주변에 남고, 나머지는 그의 뒤를 따랐다.

소세토 유적지를 나간 강영재가 정태호가 벨베른으로부터 받아온 소환석을 꺼내 손에 쥐었다.

목적지가 어디든, 소세토 유적지에서 나와 포리칸 숲에서 나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 있었다. 강영재가 파티원들을 이끌고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파티원들에겐 야영지를 만들게 하고, 자신은 바닥에 소환석을 박아 넣었다.

강영재는 이 소환석을 무조건 쓸 생각은 없었다. 이 소환석을 작동시키려면 재료가 더 필요하기에.

7명의 살아 있는 인간이.

'이 정도 수면 잡을 수 있어.'

벨베른이 보내준 지원 병력으로 총 35명이 된 상태.

강영재는 이 정도 수면 악마 소환 없이도 그 유저와 사제를 잡을 수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지하 26층으로 들어간 용후는 더 빠르게 레벨과 자동사냥의 오토 웨폰 마스터리(한손검) 레벨을 올려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열화판과 진짜 현자의 돌의 파편을 하나씩 더 얻어, 스킬 강화석과 현자의 강화석도 하나씩 더 만들어낼 수가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