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스킬 자판기-27화 (27/153)

# 27

기적의 스킬 자판기 027화

-나 1골드만 스킬 MAX 달성!

나 1골드만 스킬의 레벨이 10이 되자 뜬 알림창이었다.

이어 계속 뜨는 알림창들을 보며 용후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점점 커졌다.

-나 1골드만 스킬이 강화됩니다

-앞으론 크리티컬 시 2~10골드를 추가로 빼 옵니다

-30% 확률로 더블 크리티컬이 됩니다

스킬들의 레벨업 한계치가 10레벨인 건 아니었다.

그랬기에 용후는 스킬 자판기에서 산 스킬들의 스킬 레벨이 한계치 없이 계속 오를 수도 있단 기대를 갖고 있었다.

유니크 등급 정도 되면 성장 한계가 없는 스킬들이 많으니까.

스킬 자판기에서 산 스킬들엔 등급이 없지만, 그래도 유니크, 에픽 등급의 스킬들보다 훨씬 특별한 스킬들이니.

물론 스킬 자판기의 모든 스킬이 다 그럴 거라 일반화하기엔 일렀다. 그러나 일단 나 1골드만 스킬의 성장 한계치는 10레벨, 이건 좀 아쉬웠다.

그러나 물론 맥스를 달성해 추가로 얻은 효과들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은 당연히 무척 컸다.

아마 이젠 한 번만 써도 무조건 성공일 테고, 물론 쿨타임 시간도 더 줄어들었을 터다.

거기에, 강화가 됐단 말엔 크리티컬 확률의 상승도 포함이 돼 있을 터다.

그뿐인가.

"더블 크리티컬이라……."

이름만으론 정확히 어떤 효과인지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용후는 딱 짐작 가는 게 있었다.

물론, 쿨타임도 끝났겠다 도적의 소지금란에 골드도 남았겠다 써보면 알 일이었다.

"나 1골드만."

-1골드를 얻었습니다

역시 한 번에 성공이었다.

-크리티컬

-7골드를 추가로 빼옵니다

그리고…….

-크리티컬

-4골드를 추가로 빼 옵니다

"역시."

용후의 입가에 지어져 있는 미소가 더 커졌다.

이름 그대로다.

더블, 크리티컬이 두 번 연속으로 터지는 효과인 것이다.

"하하!"

결국 용후가 웃음까지 터뜨렸다.

나 1골드만 스킬을 한 번 써서 무려 12골드나 빼 왔다. 그리고 그때, 그새 나 1골드만 스킬의 쿨타임이 끝났다.

용후가 또 스킬을 썼다.

"나 1골드만."

-1골드를 얻었습니다

-크리티컬

-9골드를 추가로 빼 옵니다

이번엔 더블 크리티컬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크리티컬이 또, 연속으로 터졌다는 건 크리티컬의 성공률도 역시 엄청 올랐단 뜻이었다.

그렇게 그냥 일반 크리티컬이 터졌음에도 빼 온 돈도 무려 10골드나 됐다.

"마도 앙해……!"

백형욱이었다.

1시간을 넘게 봤다.

김용후가 1골드만 달란 말을 하면, 여지없이 자신의 소지금란에서 금화가 빠져나가는걸.

그럼에도,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있을 수 없는, 있어선 안 되는 스킬이다.

그러나 그런 한편, 안 될 건 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법과 오러를 쓰는 자들이 존재하고, 게임 속 세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세상과 겹쳐진 데다, 그렇게 된 세상에 이세계인들이 한두 명이 아닌 수십만 명이 떨어졌다.

그리고 심지어 그 이세계인들은 게임 속 캐릭터 같은 능력을 쓴다.

이미 비정상으로 꽉 찬 세상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됐다.

'진짜 다 빠져나간다……!'

벌써 소지금란에서 700골드가 넘는 금화가 빠져나갔다. 그리고 방금도 금화가 빠져나갔다. 거기다 점점 더 많은 양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 말은, 마치 스킬을 쓰듯 한계 없이 계속 소지금란의 금화를 빼갈 수 있단 뜻이었다.

정말 김용후는 장담한 대로, 자신의 인벤토리에 있는 금화를 전부 빼갈 것이다.

그러고 나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어디에도 없었다.

고문을 당하다 죽어 부활을 하면, 2,200골드를 내놓을 수 없으니 단원들에게 죽임을 당할 테고, 감옥에 갇혀 있다 구출이 돼도 마찬가지, 감옥에 쭉 갇혀 있는다 해도 어디 그게 산목숨이겠는가.

본거지를 불어 참작을 받지 않는 한, 절대 살아서 감옥을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마저도 아마 10년 후쯤의 일.

하지만 김용후는 말했다. 불면, 자신이 최대한 빨리 나가게 해주겠다고.

물론 그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 그러나 그 말이 그나마 지금 백형욱에게 있어 한 줄기 빛이고 동아줄이었다.

'그래, 공짜도 아니지 않은가.'

2,200골드가 넘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벌게 해준 셈인데, 그것도 자신이 해달라 사정한 것도 아닌 제 입으로 빨리 빼주겠다 한 건데 그 정돈 해주겠지.

"다, 담깐!"

백형욱이 다급히 외쳤다.

"나 1골드만."

멈추지 않고 스킬을 쓴 용후가 고개만 들어 백형욱의 얼굴을 봤다.

"아, 아겠타!

하겠단 말이었다.

본거지를 부는걸.

"잘 생각했어."

"구히고……."

갑자기, 백형욱의 발밑 허공에서 금화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금세 금화들이 백형욱의 발 높이까지 쌓였다가 사방으로 촤르륵- 촤르륵- 흘러내렸다.

용후가 나 1골드만 스킬로 700여 골드를 빼냈지만, 그럼에도 1,500골드가 넘는 금화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백형욱의 소지금란에 남아 있던 금화가 전부 나오자, 횃불 두 개만 타고 있어 어둡던 고문실 안이 좀 더 밝아졌다.

"햑속훈 콕 히켜라……."

자커스 도적단을 소탕하고, 뿌리까지도 완전히 뽑아내고, 자신을 최대한 빨리 감옥에서 빼내주겠단 말을 지키란 말이었다.

"물론 지킨다."

거짓말이었다.

아직 백형욱이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를 불진 않았으니까.

"은화도 동화도 다 내놓고, 아이템도 다 내놔."

상태창이 다 보여 스킬을 써 정말 1골드도 남기지 않고 다 뱉었는지를 확인하며 용후가 말했다.

"마히 트히지 한나……!"

말이 틀리지 않느냔 말이었다.

"내가 언제 은화와 동화, 아이템은 털지 않겠단 말을 했지?"

"……."

그랬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건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본거지도 불겠다 했고, 아직 1,500골드나 남았던 돈을 수고를 들이지 않게 해주며 스스로 뱉었는데.

"최대한 빨리 감옥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

설득이자 협박이었다.

백형욱의 인벤토리에 뭔가 대단하고 비싼 아이템이 있는 건 아니었다. 착용하고 있던 장비들은 다 벗겨진 상태니까.

그래도 힐링 포션에 스킬템도 있고 하니 푼돈은 아니었다.

그러니 당연히 받아가야지. 어차피 감옥에서 평생 썩을 텐데.

결국 백형욱이 아이템을 쏟아냈다. 욕 한마디, 투덜거림조차 없이.

그럴 수밖에.

믿음은 안 가겠지만, 의지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니.

금화더미 위로 온갖 아이템들이 쏟아져 금화와 아이템들이 섞여 흘러내렸다.

용후가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금화와 아이템들을 전부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금화는 전부 소지금란으로 들어갔고, 경비대 건물로 오기 전 인벤토리를 다 비우고 왔기에 아이템들도 다 들어갔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가 있는 위치를 아주 세세하게 설명해."

의자에 앉은 용후가 양피지와 깃펜을 꺼냈다.

백형욱의 입이 열렸다.

* * *

-대륙 전역에 명성이 3000 오릅니다

-손재주가 5 오릅니다

양피지에서 깃펜을 떼자 용후의 눈앞에 바로 그런 알림창이 떴다.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로 가는 지도를 완성했기 때문이었다.

이 알림창이, 이 지도가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로 가는 지도가 맞단 증거였다.

지도라기보단 약도였다.

그러나 세세했다.

터글 산맥의 초입부터 자거스 도적단의 본거지로 가는 길에 있는 특징 있는 지형지물들이 아주 많이 그려져 있었다.

특정한 지형이나 특징 있는 나무, 바위 등에서 다음 장소까지 가는데 걸리는 거리와 방향도 적혀 있었다.

이 정도면 진짜 지도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누가 이 지도를 들든 헤매는 일 없이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양피지와 깃펜을 인벤토리에 넣은 용후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로 몸을 돌려 문으로 갔다.

"……콕, 콕, 햑속흘 히켜하."

백형욱이 말했다. 용후는 대꾸하지 않았다. 문만 두드렸다.

"히, 히봐!"

백형욱이 더 큰 목소리로 말했지만, 용후는 완전히 무시,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대답흘, 대답을……!"

불길 정도가 아니라 섬뜩한 예감에 사로잡힌 백형욱이 발버둥을 치며 악을 썼지만, 용후는 문이 열리자 휑하니 나가버렸다.

박민성의 악명 수치보단 낮았지만 백형욱의 악명 수치도 무려 1,200가량이나 됐다. 도둑질을 하고 사기를 치고, 사람 한둘을 죽여서 오를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백형욱도 박민성 못지않은 악인이고 악당이었다.

자비는 필요가 없었다.

용후는 심지어 이 지도를 백형욱이 불어서, 협조를 해 만든 거라고도 말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백형욱의 입에서 나온 정보로 만든 지도는 맞지만, 자신의 고문 기술이 뛰어나 견디다 못해 뱉은 것일 뿐, 백형욱은 끝까지 협조하지 않았다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공이 더 커지기도 하고.

경비병이 고문실 자물쇠를 잠그자, 용후가 그 경비병에게 말했다.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냈습니다."

"예?"

경비병이 눈을 크게 떴다.

"백형욱의 입에서 나온 정보들을 토대로 아주 세세한 지도를 그렸습니다. 이 지도가 있으면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에 갈 수 있습니다."

"……."

경비병이 난처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용후가 대장장이란 걸 알기 때문이었다.

성에서 온 1급 고문관도 3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문을 했어도 알아내지 못한 본거지를, 잡화점 알바를 하다 대장장이가 된 자가 하루는커녕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알아낸단 말인가.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늘 용후 대장간에 수리를 맡기는 데다, 호감도도 꽤 높고, 특히 트리던 주교의 부탁으로 경비대장이 내린 지시기에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

"아…… 그럼 일단 제가 먼저 그 지도를 볼 수 있을까요?"

"그건 곤란합니다.

"……."

"제가 힘들 게 알아낸 자커스 도적단의 본거지 위치를 경비병님께 그냥 넘겨드리는 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 제 돈 경비대장님께도 드릴 수 없습니다."

"예?"

"제가 직접 성으로 가 영주님께 전하겠습니다."

그래야 더 확실히 영주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용후는 이 지도를 받은 비리마 남작이 토벌대를 꾸리고 단체 퀘스트를 만들면 그 퀘스트에도 참가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저 유저 용병1이나 용병2 정도로 참가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해봐야 얻을 수 있는 퀘스트 보상과 자커스 도적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성은 그리 크지 않을 테니.

그럴 바엔 그 시간에 그냥 대장간에서 수리를 하는 게 낫다.

그런 이유도 더해 이 지도를 자신이 직접 영주에게 넘겨야 하는 것이다. 아주아주 힘들게 실토하게 해 만든 지도란 걸 최대한 잘 어필하면서.

그러고 나면 도적단 소탕 퀘스트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분명 생길 터다.

생각대로 된다면, 자커스 도적단 퀘스트에서 꽤 높은 직책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뭘 그리 곤란한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제가 만들었단 지도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경비병님과는 그리 상관없지 않습니까. 경비병님은 경비대장님께 말을 전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일이 잘 끝나면, 다시 대장간 일을 재개할 테니 또 수리하러 오십시오. 특히 더 신경 써 수리해 드릴 테니."

너무도 당당하고 여유 있는 용후의 태도와 끝에 덧붙인 뇌물 같지만 협박기가 섞인 말에 경비병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용후 대장간은, 앞으로도 용후가 팔켄 마을에서 대장간을 하는 한 계속 다녀야 하는 곳이니.

또.

지도가 엉터리거나 가짜라면 그런 것도 하나 네 선에서 거르지 못하느냐 한 소릴 듣겠지만, 김용후의 지도가 진짜일 경우 그걸 걸러 내버리고 보고하지 않은 자신은 잘리는 정도가 아니라 죽음 목숨이 된다.

"알겠습니다."

경비병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달렸다.

용후도 지하 감옥을 나갔다. 그리고 집으로 갔다. 스킬 자판기도 확인하고, 비리마 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