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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집을 습득하셨습니다-228화 (228/294)

# 228

228화 부대 창설과 훈련 (4)

“예에?”

라이펑이 그 말에 놀라서 반문했고 지영 역시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수긍했다.

‘대규 님이 가만히 있을 분이 아니지.’

대규는 소환의 반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두 분께는 이 녀석이 아주 적당할 것 같군요.”

하지만 라이펑은 아직도 당황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예, 예? 그게 무슨…….”

심지어 그는 말도 더듬고 있었다.

그러자 대규가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은 우리 부대의 장군, 대장군이십니다. 그렇다면 두 분 역시 정예 부대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겠지요.”

대규는 소환의 반지를 바라봤다.

소환의 반지로는 한 번에 한 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소환하는 게 가능했다. 예전에 해봤으니 문제는 없다.

다시 한 번 소환의 반지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소환의 반지에 저장된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소환할 몬스터를 선택해 주십시오.]

[크투가 / 미마스 / 하스터 / 크아이가 / 철혈의 드래곤 / 아기 바사탄]

아기 바사탄을 선택해 보니 부를 수 있는 최대 개체수가 75마리로 줄어 있었다. 이미 훈련을 위해 25마리를 불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 바사탄들은 라이펑과 지영에겐 그리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식은 죽 먹기 수준으로 엄청 쉬운 것도 아니지만, 그들이 지닌 스킬과 장비들을 고려한다면 그다지 강도 높은 훈련은 아니다.

‘그렇다고 철혈의 드래곤을 불러낼 수는 없지.’

철혈의 드래곤은 신이 육체를 지닌 대규도 혼자서 잡는 데 무지하게 애를 먹은 몬스터였다.

여태껏 상대해 왔던 외계인 보스들보다도 더 위험했다.

‘그렇다면 역시 이 녀석이 제일 적당하겠어.’

대규는 리스트에 적혀 있는 몬스터 이름 중 미마스를 바라보았다.

미마스는 거인 대장 기간테스였다. 기간테스라면 외계인 보스 몬스터보단 위력이 덜하지만, 조무래기 위주인 몬스터들보단 한 수 위였다.

게다가 자신은 세미데우스 시절 기간테스들을 물리친 경험이 있으니 그리 난이도가 높진 않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는 미마스를 선택했다.

꿀렁-

곧 반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거인대장 미마스가 그 안에서 나왔다.

미마스는 대규를 보자 고개를 숙인 채 충성스러운 인사를 했다.

지영은 그런 미마스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대체 적이었던 기간테스가 왜 대규 님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는 거지? 그리고 좀 전에 외계 몬스터들과 이 기간테스가 나온 저 반지는 대체 뭘까?’

그녀는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라이펑을 흘끗 바라보았다.

라이펑은 아예 입을 떡 벌린 채 눈앞에 서 있는 기간테스 미마스를 넋 나간 듯 바라보았다.

‘지금 이 녀석을 쓰러뜨리라는 건가?’

대규는 놀라고 있는 지영과 라이펑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들은 장군님들이 여태껏 전투에서 봐왔던 기간테스와는 좀 다른 녀석입니다. 마법을 구사하지요. 하지만 특별히 제가 녀석의 마법은 봉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라이펑이 놀라서 물었다.

“그, 그런 일이 가능하십니까?”

“네.”

대답한 대규는 커다란 미마스를 바라보며 명령을 내렸다.

“미마스, 이들과 전투를 해. 대신 너의 마법 스킬들은 다 집어넣어 두고 말이야. 스킬까지 발휘하면 너의 위력이 너무 세지거든.”

그러자 미마스는 거대한 고개를 깍듯하게 숙인 뒤 이렇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대규는 미마스를 넋 놓고 바라보는 지영과 라이펑에게 말했다.

“갖고 계신 스킬들이나 장비는 마음껏 쓰셔도 좋습니다. 아마 이 녀석을 해치우면 여러분들의 레벨은 크게 오를 것입니다. 거인 대장 기간테스를 해치운 것이니 보통 몬스터를 해치운 것과는 다른 수준의 경험치를 얻게 되겠죠. 그럼 시작하도록 하죠. 가라, 미마스!”

쿵쿵쿵!

대규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미마스의 거대한 발이 지영과 라이펑에게 다가왔다.

대규는 신의 육체를 지니고 있기에 몸집을 자유자재로 키울 수 있는 플렉서블 바디 스킬을 갖고 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대규가 세미데우스였을 때 기간테스를 상대했던 것처럼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스킬을 이용해서 미마스와 전투를 벌여야 했다.

지영은 공중을 나는 스킬을 이용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것은 그전의 그녀에겐 마력 소모가 극심한 스킬이었지만 이제 세미데우스 중에서도 중견 레벨에 오른 그녀로선 안정적인 스킬이었다.

라이펑 역시 공중 위로 날아올랐다.

‘저건!’

라이펑을 바라본 대규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가 입고 있는 갑옷의 등 부분, 정확히는 양어깨가 시작되는 견갑골 안쪽에서 투명한 빛으로 이뤄진 날개가 돋아난 것이다.

빛으로 이뤄진 날개가 돋아나 움직이자 라이펑은 공중으로 빠르게 날아올랐다.

날 수 있는 갑옷!

‘확실히 인간 출신 영웅 중에서도 실력자들이라 그런지 장비도 장난 아니군.’

이제 그들은 미마스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지영과 라이펑은 열심히 검을 휘둘렀고, 그럴 때마다 바람을 거세게 가르는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미마스도 만만치 않았다.

휘익-

미마스는 거대한 팔을 들어 그들을 공격했다.

마법을 쓰지 않는다 해도, 그리고 미마스가 격투 계열 기간테스가 아니라 해도 그의 공격력은 무시 못 할 수준이었다.

지영과 라이펑은 초반부터 꽤 고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밀리거나 하진 않았다.

‘이 정도면 훈련의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

대규는 이제 옵티뭄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평원에서 벌어지는 훈련을 가만히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팀을 이룬 300여 명의 영웅은 여전히 아기 바사탄들과 싸우고 있었다. 영웅들이 부상을 입고 쓰러질 때쯤이면 대규는 어김없이 회복 스킬을 발휘해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 줬다.

하지만 아직도 아기 바사탄들은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규의 눈에 한 팀의 모습이 들어온 건 그때였다.

그 팀은 10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최대 15명으로 구성된 팀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 팀은 소수로 이뤄진 팀이었다.

대규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팀을 바라봤다.

다른 팀들은 아직도 아기 바사탄들의 집게발 공격을 막기에 급급한 데 반해 이 팀은 바사탄을 공격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팀들에 비해 팀워크도 쫀쫀했고, 다들 우왕좌왕하는 일도 없었다. 그들은 신속하게 자리 자리에서 공격을 해대고 있었다.

‘흐음…….’

오히려 아기 바사탄 쪽이 이 팀 영웅들의 공격을 집게발로 막아내기 급급했다.

대규는 그 팀원들의 정보를 공략집으로 대략 파악하기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팀의 영웅 중엔 세미데우스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세미데우스도 아닌 인간 영웅들이 이렇게 선전하다니.’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자가 있었다.

보아하니 그 팀의 리더 격 인물인 것 같았다.

세미데우스는 아니었지만, 인간 한계 레벨은 100이 도달한 자였다.

그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중년의 사내였고 눈이 푸른 백인이었다.

온몸엔 근육들이 우락부락하게 붙어 있었고, 머리는 짧았으며 얼굴엔 크고 작은 상처투성이였다.

아마 판테온의 전투들을 겪으면서 생긴 상처일 것이다.

대규는 그 남자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저 정도 숙달된 전투 실력이면 갓 세미데우스가 된 영웅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수준이다. 그런데 왜 애초에 판테온의 시련을 거치지 않고 저 상태에 머물러 있는 거지?’

대부분 인간 한계 레벨에 도달했는데도 판테온의 시련을 거치지 않은 자들은 다음과 같은 부류였다.

현재 위치에 만족하고 안주하려는 자들.

사실 레벨 100이면 인간 영웅으로선 도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준에 도달한 것이기 때문에 그 위치만 고수해도 인간들 사이에선 엄청난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몇몇 사람은 그 상태에 머무른다.

한마디로 우물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우물 안의 개구리 왕이 되겠다는 걸 자처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점점 나태해지고 게을러진다.

좀 전에 대규가 인간 한계 레벨을 도달한 영웅들은 무조건 판테온의 시련을 겪게 한다고 말했을 때 당황했던 자들이 대부분 이런 부류였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

그런 영웅들과는 태도가 확연히 달랐다.

그런 영웅들은 지금도 아기 바사탄과 싸우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이 남자는 몹시 능숙하게 아기 바사탄과 전투를 벌이면서 다른 팀원들에게 신속하게 전투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찰스! 옆으로 가서 녀석의 집게발을 공격해라!”

“독거품이 나온다! 다들 방어 스킬이나 아이템으로 막아라!”

그 말을 들은 팀원들은 군말 없이 그의 말에 따랐다.

‘호오, 리더십도 있고, 꽤 실력자인걸.’

대규는 남자를 눈여겨봤다. 딱 봐도 몹시 오랫동안 판테온 세계에 있었던 것 같았다.

결국 그 팀이 25팀 중 제일 먼저 아기 바사탄을 쓰러뜨렸다.

쿠구궁!

꾸르륵-

아기 바사탄은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녀석은 배를 납작하게 내놓고 벌러덩 쓰러졌고, 곧 녀석의 몸은 대규가 낀 소환의 반지 안으로 빠르게 전송됐다.

그 팀의 영웅들은 좀 전까지 대치했던 몬스터가 사라지자 다들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영웅들의 몸에서 새하얀 빛이 일기 시작했다.

레벨 업을 했다는 증거였다.

“오오오!”

“짱이야, 레벨이 단번에 20이 오르다니!”

인간 영웅이라면 그럴 법도 했다.

하지만 대규가 눈여겨봤던 그 남자의 몸에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미 한계 레벨에 도달한 자였다. 더 이상 인간의 육체론 레벨이 올라갈 일이 없다.

대규는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신인 대규가 다가오자 남자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신이시여, 오셨습니까?”

공략집으로 확인한 남자의 이름은 존(Jhon)이었다. 외국 이름치곤 매우 평범한 이름이었다.

물론 외모는 평범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대규는 그와 그의 팀원들에게 말했다.

“팀의 활약, 아주 잘 보았습니다. 그전부터 팀을 이뤄 전투해 본 것 같더군요. 이 팀이 가장 먼저 훈련을 마쳤으니 보상이 있을 겁니다.”

“가, 감사합니다!”

“황공합니다!”

팀원들이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대규에게 외쳤다.

대규는 계속해서 존을 주시하며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판테온의 시련을 겪지 않았습니까? 당신 정도 실력이면 판테온의 시련 따위는 그냥 쉽게 통과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시련이 무섭거나 귀찮아서 피한 것 같진 않은데.”

그러자 존이 고개를 숙인 채 이렇게 말했다.

“외람된 말인 줄 알지만… 그렇습니다. 저는 그냥 판테온의 시련을 겪는 것이 싫었습니다.”

“왜죠? 더 강해질 수 있는데,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그러자 그는 비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더 강해지고는 싶었지만 ‘인간’임을 버리긴 싫었습니다.”

인간, 이란 단어에 강조를 하는 존을 보며 대규는 살짝 충격을 받았다.

“왜죠? 세미데우스가 되면 훨씬 강력한 육체를 얻게 됩니다. 심지어 불로불사에도 가까워지는데.”

하지만 존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강해지는 것도 좋고 반신반인의 육체를 얻어 판테온에 자유롭게 들락거리는 것도 다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간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살아왔습니다. 이 인간의 육체를 그렇게 버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

“어쨌든 저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대규는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존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존, 당신은 내가 훈련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내가 이 부대 전체의 영웅들을 모두 세미데우스로 만들겠다고 한 것 말입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단 고개를 드세요.”

대규가 명령을 내리자 존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대규를 바라보았다.

온몸에서 황금빛을 발하는 신을 똑바로 보니 커다란 위엄에 짓눌릴 것만 같았다.

존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규는 존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다.

“나는 말했던 것처럼, 당신을 포함한 모든 영웅을 세미데우스로 만들 겁니다. 그럼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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