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
30화. 새로운 모험 (4)
-차원의 틈 공략집-
몬스터 이름: 자이언트 맨티스(Giant mantis)
보상: 낮은 경험치와 마나, 낮은 확률로 희귀 아이템이나 그레이 등급 젬스톤 드롭
특징: 제1 타르타로스 레툼의 숲에 서식하며, 거대한 앞발을 휘둘러 적을 공격함. 위협적이고 스피드도 꽤 빠름. 무리를 지어 적을 공격함.
<자이언트 맨티스에 대한 공략(하급)을 습득했습니다.>
<자이언트 맨티스에 대한 당신의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자이언트 맨티스로부터 아이템을 습득할 확률이 조금 높아집니다.>
<자이언트 맨티스의 약점을 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을 재생하시겠습니까? Yes/No>
파워 블로거들을 혼내 줬을 때처럼 약점이 영상으로 나온다고?
설마 싸우는 법을 영상으로 알려 주는 건가.
‘Yes!’
그러자 눈앞에 영상이 재생됐다.
솨락솨락.
자이언트 맨티스가 거대한 앞발을 들어 사정없이 공격하는 영상이었다. 날카로운 톱날이 달린 커다란 앞발의 위력은 키클롭스보다 더 위력적이었다.
약점을 보여 주기보다 전투 영상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아니지. 확실히 약점도 보여 줬다. 영상을 보면 녀석의 공격은 전방에만 집중돼 있고 옆구리는 허술할 정도로 비어 있었다. 게다가 목에 붉은 점이 켜졌다 꺼졌다 하며 점등하는 걸로 봐서는 그곳이 급소인 것 같았다.
제3자 입장에서 관찰하듯 보니 쉽게 알아챌 수 있지, 긴박한 전투 상황이라면 알아채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텍스트보다 영상으로 이렇게 보니 훨씬 이해가 빨랐다. 어떤 몸놀림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려 주니까 입체적이기도 했고…….
어디 한번 해보자!
“키이익-!”
앞발을 위협적으로 흔들며 자이언트 맨티스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대규는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거대한 앞발을 향해 방패를 들었다.
턱!
주춤.
네메시스 방패의 데미지 반사에 녀석이 반탄력을 받으며 뒤뚱거렸다.
“키익?”
이때다.
팟.
옆구리를 치고 들어가 있는 힘껏 점프했다.
“키이익?”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의 목에 있는 힘껏 검을 꽂아 넣었다.
푹! 찍!
초록색 액체가 대규의 몸에 와르르 쏟아졌다.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게 불쾌했다.
쾅.
자이언트 맨티스가 쓰러졌다.
대규는 그의 목에서 보레아스의 검을 뽑아냈다. 검을 뽑을 땐 꽤 힘이 들었다. 그만큼 녀석의 껍질과 근육은 상당히 단단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마나 1을 흡수하였습니다.]
상태창을 보니 경험치가 10% 올랐다. 숙련의 장갑 덕분에 두 배의 경험치를 얻었다 하더라도 차원의 틈 몬스터들보단 확실히 많은 양이다. 물론 폴리페모스나 케르베로스 같은 보스 몬스터만큼은 아니었지만. 아마 제1 타르타로스에선 이 녀석들이 졸개 몬스터인 것 같았다.
하지만 절대로 상대하기 쉬운 녀석들이 아니었다.
네메시스의 방패로 녀석의 앞발 공격을 막았을 때 상당히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그의 근력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방패를 들었던 왼팔은 아직까지 얼얼했다.
아마 그대로 공격을 받았다면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아이템은 없나?’
대규가 사체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데,
키이익-
쉬릭쉬릭-
전방의 풀숲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맞다. 이 녀석들. 떼를 지어 적을 공격한다고 했지. 지도창을 보니 대여섯 마리의 자이언트 맨티스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아이템을 챙길 틈도 없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그런데 공략집이 뜬다.
<아이템을 자동으로 수거합니다. 나중에 개인 보관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하니까 엄청 편리한걸!
한 마리를 수월하게 잡아서 자신감이 붙었다. 떼 지어 몰려와도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녀석들의 약점도 확실하게 숙지하고 있었고.
‘많이 해치워서 공략 등급을 업데이트해 주마! 레벨도 올리고!’
익숙한 기분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차원의 틈에서 미친 듯이 키클롭스들을 베었을 때가 떠올랐다.
“흐아앗!”
그는 검을 들고 다가오는 자이언트 맨티스 떼를 향해 돌진했다.
* * *
푹!
서걱!
푹! 찍!
거대한 곤충 몬스터들이 쓰러졌고 사체가 산처럼 쌓였다.
사마귀를 닮은 자이언트 맨티스뿐 아니라 다른 곤충 종류의 몬스터들도 보였다.
“후우…….”
올라간 공략 등급과 약점을 보여 주는 전투 영상으로 모두 쉽게 해치울 수 있었다. 얼마나 해치웠는지는 일일이 세지 않았다. 셀 수 없이 많아서.
눈앞에 드디어 동굴의 입구가 보였다.
클리티오스의 동굴.
헤파이스토스의 모루가 있는 곳이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려는데 경험치와 마나가 흡수됐다는 메시지창이 연달아 올라왔다.
간만에 상태창이나 한번 확인해 볼까.
김대규(전사)
Lv.20(경험치 37.00%)
생명력 490/490
마나 195/195
근력 26
민첩 25(+7)
지능 25
운 4(+5)
권위 6
드디어 레벨 20을 돌파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별다른 스킬을 쓰지 않았기에 마나도 풀이다.
숨 돌리는 김에 개인 보관함을 불러내 공략집이 수거한 아이템도 확인했다. 전투에 집중하느라 어떤 아이템들을 얻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상급 생명력 회복 포션과 중급 마나 회복 포션이 무더기로 있었다. 설명을 보니 상급 생명력 포션은 생명력을 300이나 올려 주고, 중급 마나 회복 포션은 마나를 60이나 올려 줬다.
새로운 갑옷도 하나 얻었다.
[회피의 가죽 갑옷(희귀)]
[적의 공격을 가끔씩 회피하게 만들어 주는 갑옷입니다. 착용 시 물리 방어력 10%와 회피율 5%가 상승합니다.]
잘됐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입고 있는 가죽 갑옷은 차원의 틈에서부터 입던 거라 너덜너덜한 걸레짝이 돼 버렸는데.
대규는 입고 있던 가죽 갑옷을 벗어 버린 뒤 새로운 가죽 갑옷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휘릭-
순식간에 갑옷이 착 감기며 입혀졌다. 전의 갑옷보다 훨씬 단단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무게는 그보다 더 가벼웠다.
그런데 공격을 회피하게 해 준다고 해서 당연히 민첩성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태창을 보니 그건 아니었다.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아이템… 젬스톤!
적어도 수십 마리의 몬스터를 해치웠기 때문에 당연히 10개는 넘게 모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엥?’
겨우 5개뿐이었다.
믿을 수 없다. 몬스터들을 그렇게 미친 듯이 해치웠는데. 게다가 자신은 운 수치도 남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어서 아이템 드롭율도 높았다. 차원의 틈에서도 그가 몬스터를 쓸어버릴 때마다 아이템들이 우수수 떨어져 지영이 신기해할 정도였으니까.
‘이놈의 돌멩이들은 정말 적은 확률로 나오나 보군.’
그래도 5개면 현금으로 5,000만 원의 가치.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공략집을 업그레이드 하려면 25개나 추가로 필요했다. 게다가 성장형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려면…….
‘진짜 미친 듯이 모아야겠네. 다른 사람이 대신 모아 주면 좋겠다.’
보관함에 썩어날 정도로 쌓여 있는 생명력 회복 포션들과 맞바꾸고 싶었다. 물론 아무도 안 바꾸려 하겠지만.
잠깐.
안내인 여자가 젬스톤을 개당 1,000만 원에 산다고 했었지.
그리고 그녀는 분명 장비 업그레이드에 대한 설명은 싹 빼놓고 안 했다.
그때만 해도 대규는 후보생 중 자기 말고 성장형 아이템을 가진 사람이 없어서 그녀가 설명을 안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한 거라면? 다른 사람이 대신 모아 주면 좋겠다고.
1,000만 원 정도는 껌딱지 수준일 만큼 돈이 썩어날 정도로 많은 누군가가 말이다.
안내인 여자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젬스톤을 매입하는 주체가 누군지에 대해선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의뭉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대규는 젬스톤을 보관함 가장 위 칸에 고이 모셔 두고는 지도를 띄웠다. 동굴로 들어가기 전에 영웅들의 위치를 체크했다. 방어 기지와 기간테스의 성 사이에 흐르는 강을 두고 몬스터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미 강을 건너 성 근처 화산에 도착한 것이다. 대규모 전투를 치르며 전진하기 때문에 속도가 둔할 수밖에 없었다.
보레아스의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도약의 장화로 땅을 가볍게 차며 동굴로 빠르게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