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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집을 습득하셨습니다-19화 (19/294)

# 19

19화. 히든 미션 2 (3)

탑의 마지막 층으로 올라가자 거대한 문이 보였다.

<두 번째 히든 미션의 보상을 얻기 위해선 케르베로스의 분신과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조건: 두 번째 히든 미션을 완료한 자>

<수락하시면 문이 열립니다.>

“수락한다.”

쿠구구궁.

굉음과 함께 문이 양옆으로 벌어졌다. 첫 번째 미션 장소와 비슷하게 생긴 대리석 바닥의 공터가 드러났다.

공터 한구석에 작은 제단이 있는 것도, 그 위에 황금 상자가 떠 있는 것도 동일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문은 닫혀 버렸다. 싸움이 끝날 때까진 나갈 수 없다는 거겠지.

공략을 습득하기 위해서 케르베로스가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다. 공터 한가운데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커다란 앞발과 뒷발, 단단한 어깨와 머리 세 개. 머리통 뒤에는 갈기 뱀들이 수북하게 돋아나 있고, 꼬리의 끝부분엔 용 머리까지 달려 있다.

다리에서 어깨까지의 길이가 2미터는 족히 넘어 보였다.

“씨발, 열라 크네.”

“컹컹컹컹!”

세 개의 머리가 동시에 미친 듯이 짖어 댔다. 울음소리만으로도 심장이 바짝 조여드는 것 같았다.

공략집이 떴다.

-차원의 틈 공략집-

몬스터 이름: 케르베로스(Kerberos)의 분신, 보스 몬스터

보상: 다량의 경험치와 마나, 낮은 확률로 희귀 아이템 드롭

특징: 지옥을 지키는 파수꾼 괴물견. 오르트로스보다 빠르며, 갈기뱀은 오르트로스와 같은 마비 독을 지니고 있음. 울음소리에선 청동 소리가 나며, 들으면 소름이 끼치고 5레벨 이하는 공포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음. 이빨이 날카롭고 치악력이 강하며, 꼬리에 붙은 용은 파이어 브레스를 뿜어냄. 마비 독에 내성이 있음.

<케르베로스에 대한 공략(하급)을 습득했습니다.>

<케르베로스에 대한 당신의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케르베로스로부터 희귀 아이템을 습득할 확률이 조금 높아집니다.>

<케르베로스의 가운데 머리를 베면 재생하지 못하며, 공격력을 잃고 머리들끼리 서로 싸웁니다. 그때를 노려 남은 머리들을 제거하면 해치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놈의 울음소리를 듣자 불편한 기분이 들었던 거군.

폴리페모스처럼 무기를 들고 있진 않지만 참으로 까다로운 특성을 지닌 몬스터였다.

빠르고 마비 독에 치악력이 강하고, 꼬리엔 불을 뿜는 용까지 붙어 있다니.

완전 종합 무기 선물 세트잖아.

공략집의 설명을 차치하고서라도 놈의 생김새는 위협적이었다. 눈동자는 붉은 빛으로 번뜩이고, 크르르거리는 주둥이들 틈새로 보이는 송곳니는 사람의 팔뚝만 했다. 저 이빨에 물리면 그냥 온몸이 뼈째로 산산조각 날 것이다.

가운데 머리와 눈이 마주쳤다.

찌릿-

보기만 해도 지릴 것 같은 살기등등한 눈빛.

하지만 대규의 마음속에선 두려움보단 흥분감이 올랐다.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 성장해 온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내뿜어 보고 싶었다.

힘 스킬을 사용하자 온몸의 근육에 힘이 차올랐다.

“덤벼라, 똥개야.”

쿠와아아앙!

케르베로스가 높게 도약해 대규에게 달려들었다.

이 정도는 돼야 잡는 보람이 있지.

놈의 배 밑으로 파고들며 뒤쪽으로 빠져나갔다.

화르릉!

아뿔싸, 꼬리의 용!

용의 주둥이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불꽃이 몸을 덮쳤다.

빌어먹을.

구우웅.

그때 손에 낀 반지가 빛나면서 방어막을 형성했다.

촤아악-

불꽃이 맹렬히 몸을 덮쳤지만 털끝하나 상하지 않았다.

반지의 마법 저항 효과!

하지만 온몸은 열탕에 들어간 것처럼 뜨거웠다.

하마터면 통구이가 될 뻔했다. 역시 반지를 얻어 두길 잘했다.

“빌어먹을, 용 대가리! 이거나 먹어랏!”

서걱-!

“쿠와앙!”

꼬리가 잘린 놈은 크게 포효하며 대규를 향해 다시 전투태세를 취했다.

놈들의 주둥이에 주름이 잡히고, 송곳니가 드러났다.

발톱에 힘을 주자 바닥의 대리석을 파고들었다.

겁먹은 듯 뒷걸음을 치며 놈이 달려들도록 유인했다.

놈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앞뒤 없이 덮치고 있었다.

녀석의 옆으로 한 바퀴 구르며 뒷다리 쪽으로 달려들었다. 재생된 꼬리의 용 대가리가 다시 불을 뿜으려 했지만, 두 번은 안 당한다.

서걱-

잘린 꼬리를 붙잡고 놈의 등으로 튀어 올랐다. 이번엔 갈기뱀들이 독니를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쉬익, 쉬익.

서걱! 서걱!

십여 개의 뱀 대가리들이 허공에 흩날렸다.

참을 수 없는 흥분감이 검을 쥔 손에 전해져 왔다.

“죽어라!”

서걱-!

크아아앙!

가운데 머리가 떨어져 나가자 나머지 머리들은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나머지 머리들도 신속히 베어 버렸다. 놈의 몸뚱이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대규는 쓰러진 케르베로스의 사체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상태창이 떴다.

[케르베로스(분신)을 해치운 대가로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나를 20 흡수하였습니다.]

[두 번째 히든 미션을 완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당신의 레벨이 추가로 1단계 상승합니다.]

대규는 자신의 상태창을 살펴보았다.

김대규(후보생)

Lv.14(경험치 87.00%)

생명력 350/350

마나 110/140

근력 20

민첩 19(+5)

지능 19

운 3(+5)

권위 5

레벨이 두 단계나 상승했다.

폴리페모스 분신을 해치웠을 때와 같았다. 제단 위 황금 상자를 열기 전 케르베로스가 떨군 아이템을 확인했다. 또 스킬북을 얻으면 좋겠다.

놈의 사체 위로 빛이 나면서 아이템이 떠올랐다.

검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장화였다. 손으로 들어보니 웬만한 기능성 런닝화보다도 가벼웠다.

[도약의 장화(희귀, 민첩 +2)]

[뛰어오른 뒤 어느 방향으로든 허공을 딛고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희귀 아이템이다!

그런데 뛰어오른 뒤 허공을 딛고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다고?

더블 점프를 하게 해 준다는 말인가.

궁금하면 신어 보면 알겠지.

운동화를 벗고 도약의 장화를 신었다. 신자마자 발에 딱 맞게 줄어들었다.

상태창을 보니 민첩이 2가 추가로 증가되었다.

한번 점프해 보자.

발을 굴러 뛰어오른 뒤 허공에서 다시 한 번 발을 굴렀다.

팟!

슝-

이럴 수가.

몸이 허공 높이 치솟았다. 쓰러진 케르베로스의 시체가 강아지 정도 크기로 보일 정도다.

거의 10미터는 날아오른 것 같았다.

착지할 때도 신발이 충격을 완화시켜 가볍게 할 수 있었다.

연습을 몇 번 해 보니 점프하면서 방향을 꺾을 수도 있었다.

높이 도약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뒤로 달려 나가는 것 역시 가능했다. 지영이 지닌 바람의 걸음 스킬을 연속 두 번 사용한 것 같은 효과였다.

아니지. 그것보다 훨씬 좋지. 이건 아이템이니까 마나가 소모되지 않잖아.

한마디로 전후좌우, 상하로 순간 도약을 할 수 있는 장화였다.

장화를 신은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자, 그럼 이제 히든 미션의 보상을 얻어 볼까.”

대규는 제단 쪽으로 빠르게 도약한 뒤 황금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엔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팔찌가 놓여 있었다.

[네메시스의 방패 (성장형 아이템)(하급)]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피가 깃든 방패로 공격자가 입힌 데미지의 5%를 반사 데미지로 돌려줘 타격을 입게 만듭니다.]

이 팔찌가 방패?

대규는 그것을 손목에 차자 손목 사이즈에 맞게 줄어들었다.

[네메시스의 방패가 당신에게 영구 귀속됐습니다.]

[네메시스의 방패 영향으로 데미지 5%를 상대방에게 돌려줍니다.]

방패가 맞긴 맞나보다.

그런데 어떻게 쓰는 거야?

그때 공략집이 떴다.

<네메시스의 방패는 성장할수록 반사 데미지가 상승하고 추가 옵션도 생겨납니다.>

<성장시키려면 젬스톤(gemstone)이 필요합니다.>

<네메시스의 방패는 사용자의 의지로 발동됩니다.>

의지라.

방패, 라고 마음속으로 외쳐 봤다.

쨍!

원형의 방패가 손에 쥐어졌다.

그러니까 평소엔 팔찌처럼 차고 다니다가 원하는 때에 방패로 불러낼 수 있다는 거군.

효율적인 아이템이다.

대규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에 쥐어진 방패를 바라보았다.

포탈을 넘어서 타르타로스에 진입한 이후에도 지금처럼 점점 더 강해지고 싶었다.

자신에게는 이 신비한 공략집이 있으니까 가능할 것이다.

설사 이 모든 게 꿈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우웅.

공터의 한가운데 푸른 마법진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미션이 완전히 끝났다는 신호.

대규는 검집에 꽂힌 보레아스의 검을 꾹 쥔 채 마법진 중앙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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