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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략집을 습득하셨습니다-7화 (7/294)

# 7

7화. 차원의 틈 (4)

건물 1층에 위치한 베이커리 통유리창 너머 무언가를 뒤지고 있는 미니 키클롭스 두 마리가 보였다. 베이커리의 출입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들의 눈에 띄지 않게 대규는 조용히 건물 왼쪽 벽에 붙어 섰다.

녀석들의 약점은 뒷목, 등 뒤를 급습해야 한다.

무턱대고 달려들면 이쪽이 위험해진다. 아무리 녀석들의 공격 정확도가 떨어진다 해도 저쪽이 머릿수가 더 많으니까.

그때 그의 눈에 돌멩이가 들어왔다. 두어 개 집어든 뒤 베이커리 유리창을 향해 던졌다.

쨍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녀석들이 고개를 바깥쪽으로 돌렸다.

들고 있던 다른 돌을 자신이 있는 곳과 반대편을 향해 던졌다.

퍽!

건물 오른쪽에서 소리가 나자 녀석들은 시력이 나쁜 탓인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우르르 달려 나갔다.

녀석들이 등을 보이며 달려가자 대규는 숏 소드를 들고 녀석들의 뒤를 덮쳤다.

한 놈의 뒷목을 숏 소드로 베어 버렸다.

스걱.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나를 1 흡수하였습니다.]

동시에 다른 한 놈의 머리는 웍으로 후려쳤다.

땅!

“키에엑!”

웍에 맞은 녀석은 휘청거리며 비틀거렸다. 녀석의 뒷목을 숏 소드로 베었다.

서걱-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나를 1 흡수하였습니다.]

두 마리를 동시에 해치웠다!

상태창을 불러 보았다.

김대규(후보생)

Lv.1(경험치 40.00%)

생명력 110/110

마나 4/80

근력 7

민첩 6(+1)

지능 6

운 3(+5)

권위 5

경험치가 40% 채워졌다. 이제 미니 키클롭스 여섯 마리만 더 잡으면 레벨이 오른다. 그 생각을 하니 기대감이 올랐다.

처음이었지만 숏 소드도 어색하지 않게 손에 착 붙었다. 요리하면서 칼을 많이 다뤄 본 것이 도움이 된 듯했다. 민첩이 오른 것 때문에 몸도 날렵해졌다.

사체 옆에 떨어져 있는 하급 회복 포션 2개를 챙겼다. 전에 얻은 포션까지 총 3개를 획득했다.

이대로 공략창을 보고 자신만의 전투력을 잘 구사한다면 지금보다 강력한 적이 나타나도 다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빨리 레벨 업을 해서 히든 미션 장소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럼 슬슬 가 볼까!”

그는 지도를 불러왔다.

붉은 점이 눈에 들어왔다. 위치는 바로 옆 골목. 다른 점들에 비해 크기가 조금 커 보였다.

혹시 보스급 몬스터인가.

대규는 지도창을 숨긴 뒤 본능적으로 숨을 죽이고 옆 골목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갔다.

커다란 그림자가 골목 전체에 드리워지고 있었다.

‘헉, 뭐냐! 저건?’

놀라서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그것의 형상은 미니 키클롭스와 비슷했다. 대머리에 붉은 외눈이 이마 한가운데 박혀 있었으니까.

신장은 2미터를 훌쩍 넘었고 온몸은 근육질이었다. 게다가 천 쪼가리라지만 나름 옷도 입고 있었다. 손에는 거대한 도끼를 쥐고 있었고.

대규의 키도 180cm로 작은 키가 아닌데 녀석에 비하면 어린애 같았다.

그때 눈앞에 창이 떴다.

-차원의 틈 공략집-

몬스터 이름: 키클롭스(cyclops)

보상: 약간의 경험치와 마나, 낮은 확률로 중급 포션이나 아이템 드롭

특징: 큰 체구에서 나오는 공격력은 위협적이며 피부 거죽이 단단해 물리 방어력도 높음

<키클롭스에 대한 공략(하급)을 습득했습니다.>

<키클롭스에 대한 당신의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키클롭스로부터 아이템을 습득할 확률이 조금 높아집니다.>

<키클롭스도 외눈박이기 때문에 원근감을 인지하는 능력과 시력이 낮습니다. 공격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약점인 눈알을 깊이 찌르면 즉사합니다. 근력 스탯이 최소 10은 넘어야 전투가 가능합니다.>

파괴력은 위협적이고 물리 방어력도 높다고.

게다가 근력 스탯이 최소 10은 넘어야 전투가 가능하다니. 지금 실력으론 무리였다.

대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공략집이 없었으면 겁 없이 덤볐다가 죽을 뻔했구나. 휴.’

차원의 틈 공략집을 이용해서 빨리 레벨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최대한 숨을 죽인 채 지도창을 띄웠다. 녀석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에 있는 미니 키클롭스를 찾은 뒤 그곳을 슬금슬금 벗어났다.

다행히 키클롭스는 그를 발견하지 못한 듯 반대 방향으로 저 멀리 사라졌다.

녀석의 뒷모습을 보며 의지를 다졌다.

‘기다려라. 나중엔 꼭 해치워 주마!’

그럼 이제 미니 키클롭스를 사냥하러 가 볼까. 그는 지도에 찍힌 작은 점들이 있는 곳들로 달려갔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나를 1 흡수하였습니다.]

“헉헉…….”

숨을 고르고 있는 대규 앞엔 미니 키클롭스의 사체들이 쓰러져 있었다.

10마리를 다 채우자 기대하던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레벨이 1 올랐습니다.]

“으하핫!”

드디어 레벨 업이다!

하얀빛이 대규의 온몸을 감쌌다. 빛이 사라진 후 자신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김대규(후보생)

Lv.2(경험치 00.00%)

생명력 130/130

마나 10/85

근력 8

민첩 7(+1)

지능 7

운 3(+5)

권위 5

레벨이 오르면서 110이었던 생명력 포인트는 130으로, 80이었던 마나 포인트는 85로 올랐다. 그리고 근력과 민첩, 지능은 1씩 올랐다.

운과 권위는 그대로다.

안내인의 설명대로 운이나 권위는 특별한 아이템을 얻거나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으면 오르지 않는 것 같았다.

‘아카나의 구슬을 선물 상자에서 꺼낸 게 신의 한 수였어.’

근력과 민첩이 올라서 그런지 몸은 상쾌했고,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하지만 근력의 스탯은 8. 좀 전에 봤던 키클롭스 녀석을 상대하기엔 아직 부족했다. 레벨 업 할 때마다 스탯이 1씩 오르는 거라면 적어도 레벨 4는 되어야 녀석을 잡을 수 있었다.

레벨 업을 해서 그런지 생명력도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모은 마나의 양은 변동이 없었다. 마나란 것은 몬스터 사냥을 주구장창해서 올려야 하나 보다.

대규는 사체들 틈에서 떨어진 생명력 회복 포션 2개를 주웠다. 숏 소드 같은 무기는 아무 때나 떨어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그럼 계속해서 사냥을 해 보실까.

지도창을 띄우고 미니 키클롭스의 위치를 확인했다. 저 멀리서 한 녀석이 기세 좋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한 마리 따위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지!

서걱-

대규는 단번에 녀석을 무찔렀다. 그런데 10%가 오르던 경험치가 8%만 올라 있었다.

레벨이 올라 얻는 경험치가 줄어들었다. 여기서 레벨이 오르려면 미니 키클롭스는 총 13마리를 잡아야 한다. 지금 한 마리를 잡았으니 앞으로 12마리를 잡아야 했다. 레벨 업을 하려면 더 많은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모조리 다 잡아 주마!

이제 두세 마리 정도는 가볍게 해치울 수 있으니까.

대규는 지도창을 띄운 뒤 미니 키클롭스들이 몰려 있는 곳을 찾았다.

바로 한 블록 앞에 있는 거대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곳은 신촌 전철역 앞에 위치한 9층짜리 건물로 1층엔 유명한 도넛 가게가 있고, 2층부턴 식당들과 카페 등이 들어서 있었다. 8층에는 헌혈의 집도 있었다.

1층의 도넛 가게에 몇 번 간 적이 있어서 잘 아는 건물이었다.

작은 점들은 건물의 층층마다 대여섯 개씩, 많게는 십여 개가 찍혀 있었다. 층이 올라갈수록 붉은 점들이 더 많아 보였다.

‘좋아, 저곳으로 정했다!’

미니 키클롭스 마리당 얻는 경험치가 줄었다 해도 저 건물 하나만 휩쓸면 레벨은 무조건 오른다.

대규는 숏 소드를 들고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 * *

“헉헉…….”

건물의 2층에 위치한 무제한 초밥집.

널브러져 있는 테이블들과 미니 키클롭스의 사체들이 보였다. 대규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숏 소드를 움켜쥐었다.

1층에선 총 5마리의 미니 키클롭스들을 상대했다. 올라오는 계단에선 1마리, 그리고 이곳 2층에선…….

서걱-!

마지막 남아 있던 미니 키클롭스의 목을 베며 그는 중얼거렸다.

“총 6마리, 2층도 다 잡았다.”

그때 새로운 공략창이 떴다.

<미니 키클롭스를 20마리 이상 해치웠습니다.>

<미니 키클롭스에 대한 공략(중급)을 습득했습니다.>

<미니 키클롭스에 대한 공격력이 10% 추가 상승했습니다.>

<미니 키클롭스로부터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집니다.>

게다가 10% 공격력 추가 상승이라니. 그럼 미니 키클롭스를 상대할 때 공격력이 총 20%가 상승한다는 건가? 이제 미니 키클롭스 정도는 약점에 상관없이 쓸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레벨은 안 오르나? 경험치를 다 채웠는데. 그때 상태창이 떠올랐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마나를 1 흡수하였습니다.]

[레벨이 1 올랐습니다.]

빛이 자신의 몸을 휘감았다.

김대규(후보생)

Lv.3(경험치 00.00%)

생명력 150/150

마나 23/90

근력 9

민첩 8(+1)

지능 8

운 3(+5)

권위 5

생명력 포인트는 20, 마나 포인트는 5 올랐다. 또한 근력, 민첩, 지능은 1씩 올랐고. 역시 레벨이 오르면 1씩 오르는 모양이었다.

마리당 얻는 경험치는 떨어지지만 마나는 1씩 꼬박꼬박 흡수하니 다행이다. 그래도 좀 더 흡수하면 좋을 텐데.

칼날에 묻은 피를 닦은 뒤 사체들이 떨군 아이템을 챙겼다. 1층에서는 생명력 회복 포션을 4개 얻었다. 마나 회복 포션이나 안내인 여자가 주었던 요리 실력 상승 포션 같은 게 떨어지면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 뭔가가 빛나고 있었다.

[녹슨 방패(등급: 일반)]

[이 방패를 착용하면 물리 방어력이 10% 상승합니다.]

구린 이름과는 달리 방어력 옵션이 붙은 방패였다.

자신이 방어구로 들고 있는 웍을 보았다. 미니 키클롭스들과의 전투를 훌륭히 치러낸 그의 웍은 여기저기가 찌그러지고 긁혀 있었다.

이것도 비싸게 주고 구입한 건데. 앞으론 요리할 때만 써야겠다.

웍을 보관함에 넣고 녹슨 방패를 들어 보았다. 무거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벼웠고, 녹이 꼈다지만 제법 튼튼해 보였다. 웍보다 훨씬 쓸 만했다.

“좋아! 이걸로 하자!”

숏 소드와 방패까지 갖추니 그럴듯한 전사의 모습이었다. 그는 지도창을 띄운 뒤 건물의 3층을 보았다. 3층에는 7마리가 모여 있었다. 7마리를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두둑한 회복 포션들과 든든한 방패마저 얻으니 자신감이 생겨났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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