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굿 카페-18화 (18/183)

18화- 복수의 화신

유달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김형식 일행은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저 가게에서 술을 마셨어요. 지구대에 드나들며 미리 정보를 얻었겠지요. 재형이는 일주일에 두 번 이 지역을 순찰했어요. 자원봉사라 혼자 움직이는 때였죠.”

그녀는 주민들이 모두 이사 가서 을씨년스러운 언덕길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여기서 오현아의 집까지는 30분 거리에요. 체력 좋은 형사가 뛰었는데 20분이 조금 넘게 걸렸고요. 범행의 전체 시간은 대략 1시간 1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됐을 거예요.”

유달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놈과 같은 술 마신 동료들은 뭐랍니까? 정말 1시간 이상 자리 비우지 않고 같이 술을 마셨답니까?”

“처음에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했는데, 형사들이 자세한 정황을 물으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모두 진술을 바꿨어요. 그들은 만나기만 하면 속된 말로 필름이 끊기게 먹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모두 기억이 끊기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어요.”

“그놈이 약이라도 탔나요?”

“그럴 가능성도 있기에 조사 중이에요. 예전 그는 불법 약물 유통에 관한 기사를 쓰기도 했어요.”

“참, 여기 가게 주인은요? 장사하려면 정신이 멀쩡해야 하지 않습니까?”

“80이 넘은 할머니예요. 단골손님 때문에 가게를 접지 못한다고 했어요. 처음 안주만 만들어주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해요. 골방에서 계속 TV만 보고 있었데요.”

“헐······.”

“여기서 중요한 건 김형식의 알리바이에 금이 갔다는 거예요. 더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주장하며 혐의를 자체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녀는 가게 입구를 바라보다가, 언덕길 쪽으로 몸을 돌려 천천히 걸었다.

“그는 11시 30분 전후에 가게에서 빠져나왔어요. 범행에 필요한 장비는 전날 미리 준비했겠지요. 예약한다고 찾아왔을 때, 그는 큰 가방을 메고 있었어요. 범행도구를 비닐봉지에 담아 아마도 이런 곳에 숨겨 놨을 거예요.”

장미란은 버려진 냉장고 등의 대형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에 잠시 멈췄다.

“뒤쪽에 공간이 있어서 혹시 모를 주변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겠지요. 그는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겉옷을 걸치고, 장갑을 끼고, 니퍼하고 망치도 챙겼죠.”

아무 대꾸 없이 듣기만 하는 유달은 그녀가 하는 말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김형식은 순간 망설였을 거예요.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건 보통 결심이 아니면 안 되죠. 양심의 가책과 잡힐 것의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김형식은 양심의 가책이나 죗값의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앞섰어요.”

“인생을 망치는 어리석은 자신감이지요.”

“맞아요. 김형식은 자유롭게 경찰서를 드나들 수 있어서 범죄를 저지르고 잡힌 이들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그는 범죄자의 잘못된 행동을 탓하기보다는, 증거를 남겨 붙잡힌 그들의 미련함에 혀를 차곤 했어요. 자신이라면 절대 잡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장미란은 천천히 언덕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가 안타까운 건, 김형식의 엉터리 계획이 성공했다는 거예요. 만약 재형이가 일이 있어 조금만 늦게 순찰을 돌았어도, 혹은 그때 유연히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면,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도 계획적인 범죄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유달은 벌써 흥미를 잃었다.

조금만 이야기가 길어져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게 그의 특징이다.

“구구절절한 설명 잘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도우면 되겠습니까?”

“김형식의 흉기를 찾고 싶어요. 그의 흉기는 망치인데, 범행 현장에선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어요.”

“집으로 가져가서 처리하지 않았을까요?”

“아니요. 술자리를 끝내고 돌아갈 때 김형식의 동료들 그의 소지품이 휴대폰 뿐이라고 했어요. 그는 범행 직후 돌아와 술자리에 섞였어요.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를 숨기는데 충분한 시간이 있었겠지요.”

그녀는 언덕길 아래쪽, 이미 철거가 이루어진 지역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저곳 어딘가에 감췄을 것이 분명한데, 수색의 효율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지요.”

무너진 건물 더미 위에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서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했다.

얼마나 많은 경찰을 투입해야 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유달이 바싹 그녀 옆에 붙어서며 물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지요?”

“저기에도 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겠지요?”

“당연하지요. 사람이 살았던 곳엔 귀신도 항시 있습니다.”

“그러면 저번 꼬마 귀신 때처럼 김형식이 어디에 범행도구를 숨겼는지 물어봐 주세요. 수색 범위를 줄이면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죄송하지만 힘들겠습니다.”

유달은 단호히 거절했다.

“왜죠?”

“그 꼬마 귀신은 선령입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인데, 아이들인 경우가 많지요. 서양의 천사와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그들은 살아 있을 때처럼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잡귀들 뿐입니다. 그들은 과거 속에서 살지요. 새로운 것을 기억하는 학습능력이 없습니다.”

“네······.”

장미란은 실망하는 기색이 다분했다.

이를 노린 듯 유달은 갑자기 목청 높여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다른 식으로 형사님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얻어먹은 밥값은 반드시 합니다. 어쨌거나 그놈의 범죄만 입증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요?”

말없이 웃음 짓는 유달의 모습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

장미란이 독촉했다.

“웃지만 말고 말해봐요. 어떻게 김형식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머리를 굴려 보세요? 결정적인 물증이나 목격자 없이도 체포할 수 있는 때가 있지 않습니까?”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가장 일반적인 상황을 말했다.

“자백이요?”

“맞습니다!”

유달의 ‘엄지 척’이 또 나왔다.

그러나 장미란은 별로 기쁜 표정이 아니다.

가장 현실성 없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유달 씨, 자백이 범죄 입증에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해요. 하지만 김형식은 순순히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과연 그럴까요?”

“그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해요. 자기가 무조건 옳고, 자신의 행동은 무조건 정당한 거예요. 누구도 발뺌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밀어도 아니라고 끝까지 부정할 인간이에요.”

“저한테는 그런 부정 안 통합니다. 눈물 콧물 찔찔 흘리며 참회하는 모습을 보게 되실 겁니다. 제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어서 병문안이나 가시죠?”

“갑자기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지요. 죽은 경찰관의 모친도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런 이유면 자연스럽게 그놈과도 만날 수 있겠지요.”

유달이 재촉하듯 발길을 옮겼다.

“저는 정말 큰 결심 하고 말씀드린 겁니다. 저에게는 병원은 호랑이 굴보다 더 껄끄러운 곳이지요. 제 인생에서 정말 가고 싶지 않는 장소 두 번째가 바로 병원이죠.”

장미란이 따라붙으며 물었다.

“가장 꺼리는 장소, 첫 번째는 어디에요?”

“당연히 은행이죠. 창구에선 징그러운 돈이 쉴새 없이 들락날락, 돈 세는 기계 소리가 사방에서 디리리리리······.”

그는 상상하는 것도 싫은지 몸서리쳤다.

“당연히 세 번째는 경찰서겠네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녀의 어림짐작이 아니다.

예전 유달의 목소리를 성문분석 맡기려고 전화했을 때, 그가 실수하여 떠들었던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

서대문구에 있는 명진 종합병원.

유달은 병실 복도 벽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죽은 경찰관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실 옆이다.

스르륵.

병실 문이 열리며, 장미란과 중년 여인이 나왔다.

그녀는 죽은 경찰관의 이모였고, 장미란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게 또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재형이 어머님이 빨리 쾌차하셔야 할 텐데,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네요.”

“저도 너무 안타까워요. 꿋꿋하게 살려는 며느리와 어린 손녀를 위해서라도 얼른 기운 차려야 할 것인데······ 참, 소식 들었습니다.”

“무슨 소식이요?”

“장 팀장님, 오늘이 경찰 일 마지막이라고······ 그동안 재형이 죽인 범이 잡기 위해 가장 애써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그놈은 제가 반드시 잡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네요.”

“아닙니다. 그동안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고 싶은데, 그럴 처지가 아니라 죄송합니다.”

“저는 괜찮으니, 어서 들어가세요.”

장미란은 그녀를 병실 안으로 들여보내고 유달에게 다가왔다.

그는 본의 아니게 그녀의 처지를 엿듣게 되었다.

“형사님,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까?”

“네.”

“저수지 사건으로 엄청나게 칭찬받았을 텐데요?”

“그 덕에 정직이 풀리긴 했죠. 하지만 퇴직은 예정된 것이라 어쩔 수 없어요. 내일 서에 출근하자마자 신분증 반납하면 민간인 신분이 되지요.”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형사님은 날개가 너무 커요. 조직이라는 좁은 철창에 갇혀서는 제대로 능력을 펼칠 수 없단 말이죠. 이번 기회에 확 트인 세상으로 나와서 무한한 재능을 펼치시기 바랍니다.”

“고마워요. 제가 점은 믿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거 같네요. 어서 가죠. 김형식의 병실은 바로 아래층에 있어요.”

그들은 계단으로 내려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형사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마음껏 물어보세요.”

“그놈은 왜 경찰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한 겁니까? 투자회사 대표에게 엄청난 돈이라도 받았나요?”

“아니요, 권도훈에게 약점이 잡혔을 거예요. 2년 전 교통사고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지방국도에서 일하러 가던 주민을 치어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중상을 입은 사고였죠.”

“그놈이 사망사고를 낸 겁니까?”

“아니요. 김형식의 차량이었고 그도 타고 있었지만, 운전은 다른 사람이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가 돌아오던 길이 골드윙이 기자들을 불러 접대했던 자리였고, 처벌받은 운전자가 골드윙의 조직원이에요. 특별 수사팀이 저수지 사건과 연결하여 캐고 있으니,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고 봐요.”

계단을 다 내려온 그들은 김형식이 있는 병실 근처에서 어슬렁거렸다.

우연을 가장하여 마주치려는 것이다.

유달은 그의 병실을 계속 응시했고, 장미란은 혹시나 그가 병실에서 나갔을 수 있어 승강기 쪽을 살피고 있었다.

유달이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나옵니다.”

장미란이 고개를 돌렸다.

달달달달달······.

이동형 링겔대를 질질 끌고 나오는 김형식이 보였다.

마실 물이 떨어졌는지 그의 손에는 빈 물통이 들려있었다.

유달이 먼저 반갑게 인사했다.

“이런 우연이 있나? 집에 큰불이 났다지. 화상 입은 환자가 이리 돌아다녀도 되나?”

순간, 그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유달의 반응엔 신경 쓰지 않고 장미란에게 시선을 돌렸다.

“장 팀장님, 이게 뭐 하자는 겁니까?”

“뭘요?”

그녀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이다.

“내 집에 불 지른 범인이 바로 저놈이라고 말했을 텐데요. 왜 체포하지 않고 여기에 함께 있는 겁니까?”

“유달 씨는 그날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어요. 그리고 여기에 함께 온 것은 문병 때문이고요. 위층에 이재형 경장의 어머님이 입원해 계시거든요?”

“!”

그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장미란이 말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모양이다.

장미란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나뿐인 아들이 죽었으니 오죽하겠어요. 식음을 전폐하고 계셔서 영양주사와 링거로 버티는 상황이에요. 저러다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가족과 친척들의 걱정이 많아요.”

김형식의 반응은 곱지 않았다.

“그런 말을 왜 저에게 하시는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는 의도가 느껴지는데요?”

장미란은 도전적인 그의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이상하네요? 제가 못할 말이라도 했나요? 아니면 진짜 양심의 가책을 느낄만한 짓이라도 한 거예요?”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장 팀장님은 제가 그 경찰을 죽인 범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지요?”

장미란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의심이 아니라 확신을 하고 있어요.”

“!”

“당신, 반드시 내 손으로 체포해서 감옥에 처넣을 거야.”

“지금 저를 협박하는 겁니까? 방금 한 말을 서장님께 그대로 전해도 되겠지요?”

“맘대로 하세요. 어차피 형사 생활도 오늘로 끝이니까.”

“······.”

할 말을 잃은 그는 이내 자리를 떴다.

링겔대를 밀며 정수기가 있는 휴게실로 향했는데,

“응?”

김형식이 반사적으로 멈춰 섰다.

유달의 그의 앞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너는 또 뭐 하는 거야?”

“뭐 하긴? 나는 그냥 서 있는데, 그쪽이 막무가내로 지나가려는 거야. 나는 환자라고 봐주지 않는 공평한 사람이야. 급하면 그쪽이 돌아가던가?”

김형식은 더는 유달과 장미란을 상종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화를 참듯 입을 꾹 다물고, 복도 한복판에 서 있는 유달을 비켜서 지나쳤다.

그러나 유달은 김형식을 골탕 먹이려 길을 막은 게 아니다.

그에게 붙어 쫓아다니는 경찰 원혼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다.

유달이 지그시 눈을 감고 양팔을 벌렸다.

그러고는 마음껏 들어오라는 승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웅.

유달의 몸은 살짝 뒤로 흔들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몸을 통과한 경찰의 원혼은 화산이 폭발하듯 활활 불타올랐다.

스윽.

유달이 고개 돌렸다.

곧이어 링겔대를 밀고 가는 김형식에게 경고했다.

“발 조심해.”

순간적으로 멈칫했던 그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사기꾼 새끼가 어디서 또 구라를······.”

김형식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었다.

그는 유달의 장난질에 당했다는 생각에 신경질적으로 발길을 옮겼는데,

“헛!”

유달의 경고를 무시하고 움직였던 김형식은 바로 중심을 잃었다.

걸음을 하려 내딛는 발이 무언가에 걸린 듯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곧이어 그는 중심을 잃은 상체가 앞으로 쏠리며, 그대로 복도 바닥에 고꾸라졌다.

우당탕탕!

놀란 간호사들이 뛰어와 쓰러진 그를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크이, 씨······.”

김형식의 얼굴이 귀까지 새빨갛게 상기되었다.

복도 바닥에 이마를 처박은 고통에, 꼴불견으로 넘어진 창피함까지 더해진 것이다.

“702호 환자분 맞지요? 잠시 누워 계세요. 저희가 상태를 살펴볼게요.”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는 간호사의 만류에도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

망신살이 뻗친 상황에서 서둘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김형식은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병실로 돌아갔다.

떨어뜨린 물통을 집을 생각도, 링거 바늘이 꼽힌 손등에서 피가 나는 것도 살피지 못하는 경황 없는 모습이었다.

유달과 장미란은 둘 다 팔짱을 끼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드륵.

그가 황급히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유달이 말했다.

“저놈은 곧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어떤 경험인데요?”

“자신이 죽인 경찰관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거죠. 그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 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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