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같은 시각, 더스티클록 자작 영지 외곽.
파울과 샨테. 선대인 레이온 자작의 부친과 함께 용병 생활을 하던 자들로, 그가 작위를 받자 가신의 형태로 같이 이 영지에 정착하게 된 자들이었다.
하지만 결국 가신이라는 것은 말이 좋아 가신이지 부하였으며, 오히려 이 촌구석 영지에 묶여서 이동만 제약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용병으로 돌아가자니 이미 나이도 먹을 대로 먹어서 기량도 떨어지고 모은 재산도 별로 없어서 결국 싫어도 레이온 자작을 따라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잠시만 기다리게. 준비할 테니…….”
올해로 50대 중반에 접어든 파울, 그 옆에 있는 샨테는 40대 후반으로 이 둘은 모두 오랜 세월 용병으로 굴러서인지 얼굴을 비롯해서 곳곳에 상처가 없는 곳이 없었지만, 그래도 용병이라는 듯 눈빛엔 살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나이가 이미 오십과 40대에 접어든지라 힘은 떨어져 보였다.
현재 이 둘 앞에는 두건으로 머리를 가린 젊은 남성 하나가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그는 파울이 내미는 종이를 받아 들었다.
“자, 칸젤에게 전하게. 이게 오늘과 내일 병력 배치표일세. 오늘도 신나게 흔들어 주게.”
“히히히, 이게 있으면 신나게 흔드는 힘도 필요 없을 정도로 쉽죠. 도적질 생활 5년에 손꼽을 정도로 쉽습니다요.”
그와 이야기하는 남성은 도적으로 이 파울이라는 남성과 내통하여서 영지 순찰 루트의 약점과 방어의 틈을 뚫고 그동안 실컷 도적질을 한 것이었다.
베오날드가 예상한 대로 이들과 내통하고 있었기에 제아무리 방비를 다지고, 순찰을 강화해도 소용이 없었던 것이고 말이다.
서찰을 챙겨서 나가려는 도적을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파울이 불러 세웠다.
“아, 그리고 레이온 놈이 슬슬 화가 난 걸 보니… 아마 곧 토벌대를 보내려고 할 게야.”
“오오? 정말입니까?”
“놈의 성격은 내가 어릴 때부터 봐서 잘 아네. 혹시나 이번엔 참아도 아마 한 번 더 털리면 확실할 게야. 확실해지면 내가 알려 주겠네.”
“알겠습니다. 히히히.”
“후후, 드디어 우리도 이 지긋지긋한 깡촌 생활을 벗어나겠군.”
파울과 샨테, 둘은 용병 출신들과 손을 잡고 이 영지를 없앤 뒤 한몫 잡아 좀 더 큰 도시 영지로 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망할, 레시크 형님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아무리 일해도 술집 하나 안 들어오는 깡촌이라니!”
레시크 더스티클록. 선대 더스티클록 자작이자 이 더스티클록 가문의 선조였다.
용병으로 전쟁터에서 뛰다가 우연치 않게 대귀족 하나를 구한 덕분에 작위와 이 영지를 받고 자신들을 꼬드겼는데, 아무리 바쁘게 일해도 영원히 깡촌이며 그렇다고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라서 불만이 쌓여 있던 것이었다.
“처음에 레시크 형님이 정착하자고 했을 때 좋아했던 게 누군데유?”
“이런 깡촌 영지를 받을 줄은 몰랐지! 어떻게 여관, 선술집 하나 없는 영지가 있냐고! 술 한잔 먹으려면 캘러메인 영지까지 나가야 하는 게 말이 되나? 심지어 레시크 형님은 우리랑 먹으려고 술을 상시 보관했지만 저 미련퉁이 레이온은 술도 많이 안 마셔서 접대용만 쌓아 두고!”
“아무튼 조질 거니까 이제 불평 그만해유. 흥분하면 계획이 흐트러지니까유.”
“그래, 샨테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아무튼 이번에 크게 한탕해서 한몫 잡고 이 지긋지긋한 시골을 떠나자고! 뭐, 이 영지의 병력 중 3분의 2는 사실상 우리 병력이니 말이야.”
벼락출세해서 귀족이 된 레시크를 따라온 자들은 파울과 샨테뿐만이 아니었다.
나이라든가, 체력이라든가, 부상의 문제로 용병 생활을 접어야 할 법한 인원들이 다른 귀족보다는 그래도 안면이 있고 같은 부대 용병 출신이었던 레시크를 따라온 경우도 있던 것이었다.
레이온과 결혼한 외가 쪽 집안인 캘러메인 백작가에서 처음에 지원해 준 병력과 용병들이 이 영지의 기본 병력이 되었지만 역시 절대 다수는 용병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백작가에서 지원해 준 병력은 노병들이라서 금방 죽었거나 아니면 은퇴한 상태였다.
거기에 레이온 자작은 의심도 적어서 자신들이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자기가 일을 못한다는 둥 끙끙대기만 했기에 계획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니 남은 건 그가 토벌대를 꾸리자는 의견을 내는 것뿐이었다.
“근데 혹시라도 캘러메인 백작가에 도움을 요청하는 거 아니에유?”
“그러면 레이온 놈은 자신의 무능을 증명하는 것밖에 안 돼. 그러니 걱정할 거 없어. 아무튼 토벌대 꾸려서 나가기만 하면 끝이야. 흐흐흐.”
파울은 그렇게 토벌대로서 나가서 레이온과 측근 병사들을 모두 죽인 다음 도적들과 힘을 합쳐서 영지를 털고 도망쳐 팔 수 있는 건 다 팔고 도시로 흩어지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웃었고, 샨테도 그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약 15분 전, 더스티클록 가문 저택.
베오날드는 일단 어머니의 집무실로 간 다음 거기서 지도를 확인하고 그대로 저택을 뛰쳐나갔다.
애초에 시골 영지라서 저택에 경비병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병력들은 모두 영지를 습격하는 도적 때문에 수비에 차출되었기에 아무도 베오날드의 밤놀이를 목격하거나 감시할 만한 이는 없었다.
‘아주 수월하긴 한데… 지도가! 지도가 정말 쓰레기 같았어. 젠장! 어린아이가 개발새발로 그려도 그거보단 낫겠다.’
베오날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어머니의 집무실에 있던 지도를 떠올렸다.
축척이나 거리 표시는 없고, 거의 어린아이에게 우리 집 주변을 그리라고 했을 때 만들 법한 그림 지도였다.
대체 자신이 죽고 난 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더더욱 궁금해지는 베오날드였다.
‘하아~ 도시에는 좀 더 제대로 된 지도가 있길 바라야지. 들키면 곤란… 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빨리 움직이자.’
어차피 다들 자신이 수련실에서 수련하거나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저지를 수 있는 일이었다.
혹은 들키면 그냥 잠시 밤바람을 쐬었다고 하면 될 일이다.
‘아무튼 보자… 먼저 가 볼 곳은… 파울이라는 놈의 집인가?’
일단 영지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베오날드는 투덜대면서도 조심스럽게 마을을 거닐면서 지도의 풍경과 대입시키며 주변을 파악해 나갔다.
다행히도 이 영지는 자신이 살던 저택을 중심으로 주변의 길과 모든 장소가 뻗어져 나가고 있었기에 어려운 구조가 아니었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로 납득이 안 가. 그 지도, 분명 외가 쪽인 캘러메인 백작가에서 만든 것일 텐데 말이야.’
지도에 이 ‘더스티클록 가문’의 망토 문양이 아니라 캘러메인 백작가의 상징인 산맥 그림이 그려져 있던 것을 짚어 낸 베오날드였다.
그러자 뭔가 의문이 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단순히 여기가 시골이라서 기술이나 설비 같은 게 낙후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지도를 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그려진 지도가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살던 때에 보던 것보다도 훨씬 조잡했다.
‘캘러메인 백작가가… 이상한 건가? 아니면 지도를 만든 놈이 멍청이였나? 500년이나 지났으니 훨씬 더 좋은 물건이 나와야 정상일 텐데, 이상하단 말이지. 아니, 어쩌면 혹시…….’
현재 대륙은 자신이 살던 통일 제국 시기와 다르게 여러 나라로 분열된 혼란기가 찾아왔다고 했었다.
‘어디까지나 예상이지만…….’
그렇다고 치면 오랜 대전쟁으로 지식과 문명, 기술이 후퇴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 봄 직했다.
베오날드가 살던 시대의 역사 자료에도 과거에 찬란한 마도 문명 같은 게 있었다가 전쟁으로 유실되었다던 기록이 남아 있었으니 말이다.
‘…즉, 싸우면서 문명이 후퇴해 버린 건가? 찬란한 마도 문명에서… 통일 제국으로, 거기서 또 한 번 더 후퇴를 한 게 지금 시대? 이러다간 정말 인간들이 다시 원시인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기묘한 상상을 하는 사이, 베오날드는 금방 파울의 집에 도달했다.
목재로 된 집과 마구간엔 말 2마리, 그리고 밖의 상황을 모르는 건지 안에선 쩌렁쩌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크니 엿듣기가 좋군.’
“아, 그리고 레이온 놈이 슬슬 화가 난 걸 보니… 아마 곧 토벌대를 보내려고 할 게야.”
“오오? 정말입니까?”
“놈의 성격은 내가 어릴 때부터 봐서 잘 아네. 혹시나 이번엔 참아도 아마 한 번 더 털리면 확실할 게야. 확실해지면 내가 알려 주겠네.”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게다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자마자 이렇게 작당 모의하는 걸 들을 줄이야. 아~ 딱 봐도 부친과 함께 저 둘이 움직였으니 돌아와서 쉬는 것도 같았던 건가?’
정말 운이 좋은 건지 베오날드는 오자마자 자신이 예상한 대로 가신들 중에 내통자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 그사이에 파울의 집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나와 주변을 둘러보고는 잽싸게 빠져나갔다.
베오날드는 몰래 그를 쫓으면서 생각했다.
‘으음… 추적을 하는 건 좋은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한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놈 다 배신자라는 것을 알아내고 직접적으로 외부의 산적과 작당하는 걸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긴 한데, 당장 손을 써야 할지는 조금 고민이 되었다.
‘보자… 이대로 두면 자작인 아버지가 죽고 이 영지가 망하겠지? 그러면 부랑자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하면 어머님과 함께 먼저 캘러메인 백작가로 도망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모친의 외가인 캘러메인 백작가는 나름 큰 집안인 만큼 갈 만할 것이다.
‘일단 혈족이기도 하고… 나름 재녀인 만큼 거둬서 써먹을 구석은 있을 거고. 나도 큰물에서 재능을 보이면 더스티클록 자작가의 도련님이 아니라 캘러메인 백작가의 일원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귀족의 감각으로 냉정하게 주판을 굴리는 베오날드. 어떻게 보면 저들의 행위를 내버려 둬서 아버지를 죽게 놔둔 다음 어머니와 도망쳐서 캘러메인 백작가에 의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굴러들어온 돌의 처지는 그리 좋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 깡촌에서 생활하는 것보단 나을 수 있고, 또 그런 귀족가에서의 내부 분쟁은 오히려 베오날드의 홈그라운드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시 단점도 만만치 않지.’
가뜩이나 역사도 짧은 벼락 귀족의 후손이라서 그걸로도 말이 많을 텐데, 거기에 가신 관리도 잘못해서 배신당한 오명까지 가지고 있으면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였다.
게다가 이 반란이 적어도 자신이 성년이 되고 일어나면 모를까,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기에 금방 일어날 것을 생각하면 ‘무능한 레이온 자작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는 평생 따라다닐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아직 검사이자 기사로서 실력을 자신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못한 시점에서 가 봐야 수련하는 걸 견제당할 가능성도 크고, 머리 아픈 일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여기는 아무런 견제가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 결정됐군.’
그렇게 주판을 두드려 본 결과 이 반역자들의 계획을 부수고 아버지와 이 영지를 지키기로 결정한 베오날드였다.
그사이에도 열심히 추적을 했는데, 놈들은 정말로 내통을 잘하고 있는 건지 목책과 경비를 아주 손쉽게 뚫었고, 약 한 시간 정도 숲을 지나자 불이 피워져 있는 야영지에 도달하게 되었다.
‘여기가 본거지인가? 으음… 도적놈들의 본거지는 500년 전이나 후나 다를 게 없군. 그리고 사람들도… 묶여 있고. 노예로 팔 생각인가 보네.’
“여기 파울 형씨가 준 배치도입니다, 형님.”
“아주 잘했어. 흐흐흐.”
야영지엔 32명의 도적들이 각자 모닥불 곁에서 술판을 벌이면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주변엔 물자를 실어서 다니는 듯한 수레가 보였으며, 그 옆엔 노예들이 손과 발이 묶여서 서로 끌어안은 채 훌쩍거리고 있었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 판단한 베오날드는 어떻게 할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나 혼자 다 구하는 건 무리이려나? 음… 하지만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인데, 뭔가 이용할 게 있나?’
섣불리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던 베오날드는 주변을 조심스럽게 둘러보면서 이용할 것이 있나 찾아보았다.
다행히 술판을 벌이는 통이라 자신이 숨죽인 채 주변을 돌아다녀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들의 짐에서 슬쩍 검 한 자루를 빼돌렸다.
‘썩 좋은 검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집에서 가져온 검은 날이 제대로 안 서 있으니 말이야. 아무튼 이제…….’
“거기까지다, 꼬맹아.”
한참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던 사이,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뒤를 돌자 거기엔 자신을 향해서 활과 무기를 겨누고 이미 포위하고 있는 산도적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 자신이 완벽하게 한 방 먹은 것이었다.
“음? 어떻게 안 거지?”
“킬킬킬, 그런 어설픈 추적 실력으로 쫓아왔는데 당연히 들킬 수밖에… 킬킬킬, 숲에서 진작 알아챘다! 이 꼬맹아!”
‘과연… 하긴 생전에도 암살자나 도적들이 배우는 추적 기술 따위와는 인연이 없었지. 전공이 아니다 보니……. 그럼 어쩔 수 없나?’
추적을 한다고 했는데 어설픈 솜씨여서 들켰다는 말에 베오날드는 단번에 납득했다.
안 해 본 일은 역시 함부로 하는 게 아니었다. 베오날드의 존재를 이미 눈치챈 이 산도적들은 자기들끼리의 수신호와 눈짓으로 그의 위치를 공유했고, 잠깐 정신이 팔린 사이에 포위망을 구축한 것이었다.
“음, 피부도 곱고 생긴 것도 곱상하니 남색가들에게 비싸게 팔리겠군. 흐흐흐, 얌전히 항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목숨만은? 살려? …푸훕! 흐흐흐… 흐흐흐… 푸하하하!”
도적 대장의 협박에 베오날드는 마치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뭐, 뭐야?”
“미쳤나?”
그러고서 일어난 베오날드는 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오만과 위엄을 담은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어린이 연기가 아닌 본래 자신의 말투로 그들에게 말했다.
“시체나 파먹고 다니는 구더기 놈들이, 겁도 없이 방자하게 구는구나. 푸후후훕, 내가 쫓는 걸 알아챘다고 해서, 그리고 먼저 포위했다고 해서 날 죽일 수 있을 거라 착각하는 꼴이! 푸하하하!”
“뭐, 뭐라고?”
“하려면 적어도… 내가 이 검을 줍기 전에 했어야지. 아, 못 주웠어도 물론 가지고 있는 게 있어서 상관은 없었겠지만……. 그러니까 한 번에 잡초를 베느냐와 손으로 둘을 뽑느냐의 차이지.”
베오날드는 즉시 검을 뽑아 들었고, 도적 하나가 수상한 짓을 하는 그에게 바로 화살을 날렸지만 그는 가볍게 쳐 냈다.
“…마, 말도 안 돼!”
“이제 좀 감이 오나?”
놀란 얼굴을 한 도적들의 눈앞에서 베오날드는 마나를 끌어 올렸고, 그의 몸에서 보랏빛 오러가 흘러나오자 그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들은 자신들이 베오날드의 의표를 찔러서 포위한 줄 알았지만, 사실은 오히려 청소하기 쉽게 모인 꼴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