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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221화 (221/222)

221

에필로그

화려하게 치장된 왕궁 복도를 한 중년인이 걸어 나갔다. 머리는 기름을 발라 넘겼으며, 정성을 들여 손질한 콧수염은 깔끔했다. 여기에 깨끗한 셔츠와 조끼, 구두까지 차려입은 그의 직책은 왕궁 집사였다.

그는 자신이 신왕조의 대소사를 관리한다는 것. 그분을 가까이에서 모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왕국의 혼란을 잠재우는데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늘 자랑스러워했다.

헤빌턴은 문 앞에 서 있는 근위기사에게 인사했다.

“좋은 아침일세. 경.”

“어서오십시오. 자작님.”

“폐하께오서는?”

“지금 업무를 보고 계십니다. 기별을 넣을까요?”

“부탁하네.”

집사는 손에 들린 서신들을 들어 보이며 제 목적을 알렸다. 하나같이 왕실의 인장들이 찍힌 거물들에게서 온 것들이었다.

“폐하. 헤빌턴 자작이 찾아왔사옵니다.”

기사는 크고 화려한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며 집사가 왔음을 알렸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기사는 못 들었나 싶어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헤빌턴 자작이 찾아왔···”

기사는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을 굳혔다. 그것에는 오늘 아침 폐하의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는 것. 그분의 부관이었던 사람이자. 이제는 근위기사단의 단장이신 ‘경.’ 또한 폐하를 알현하러 가서 몇 시간 째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설마? 또?!”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왕실에서 근무하는 기사답게 그는 제법 눈치가 좋은 편이었다. 집사 또한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기사의 굳은 표정을 보고 흡 숨을 들이켰다. 두 사람은 예절도 잊은 채, 재빨리 문을 열었다. 왕이 정무를 보는 집무실 안. 화려한 책상 위에는 편지 하나만이 달랑 놓여 있을 뿐이었다.

[바람 좀 쐬고 오겠다.]

그 짧은 글귀가 퍽 익숙했다. 집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오열했다.

“폐하아아아아아!”

지금 이 순간 헤빌턴은 폐하의 절친한 친우이자 마탑의 탑주. 붉은 머리칼의 마법사를 원망했다. 그가 왕궁과 저택을 잇는 순간이동 주문을 개발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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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 가지고 왜 이 저택을 샀겠나? 사람들은 또 왜 고용하고?”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해주고 싶은걸요? 옛날 생각도 나고 좋잖아.”

요정식 해물 스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정말이지 가정적인 면이 있다니까. 벨로크는 결국 설득을 포기하고는 그녀의 지시에 따라 야채 손질이며, 그릇들을 옮겼다. 이윽고 문득 떠오른 게 있어 칼을 잡았다.

“응? 당신은 또 왜요?”

“옛날에 했던 약속이 생각나서 말이지. 그 맛이 날까 모르겠는데.”

피식 웃은 벨로크가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하얀 식탁보 깔린 식탁과 멋스럽게 차려진 음식과 술들. 저택의 넓은 홀 안에는 삽시간에 파티 준비가 끝났다. 안절부절해 하는 하녀들을 뒤로한 채, 벨로크가 막 마지막 접시를 내려놓은 순간이었다.

“벨로크님!”

문이 열리며 검은 머리칼의 여인이 들어왔다. 번쩍거리는 성기사 갑주에 단발머리. 얼굴은 이제 앳된 끼가 완연히 사라졌다. 아델이었다.

“오늘은 일찍 왔네?”

벨로크는 익숙하다는 듯 웃으며 아델을 맞이해주었다.

“당연히 일찍 와야지요. 축제가 아닙니까!”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얼굴 보고 밥 한 끼 먹는 게 축제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맨날 보는데 말이지. 하지만 벨로크는 굳이 딴지 걸지 않은 채, 웃는 낯으로 아델에게 키스했다.

“가서 손부터 씻고 옷 갈아입고 와.”

“흡.”

아델은 얼굴을 붉히며 깜짝 놀라다가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윽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쿵쿵거리며 위층으로 뛰어갔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그래서 헤빌턴 자작이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당장에 네 방 곳곳에 설치된 텔레포트 마법진을 지우지 않으면 예산을 대폭 삭감시키겠데!

-잘라버릴까?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네가 따끔하게 몇 마디 해주면 돼. 그럼 그 노인네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테니까.

-저, 원인을 따지자면 아가씨의 거듭되는 일탈이 문제가 아닐런지···

-존칭을 붙이라 하지 않았느냐!

시끄러운 소리들과 함께 저택의 문이 열렸다. 나타난 것은 카라와 베로니카, 데비안이었다. 벨로크는 그들을 보며 웃었다.

“다들 왜 이렇게 빨리와? 바쁜 거 아니었어?”

카라는 익숙하다는 듯 화려한 로브를 벗어 하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금세 파티에 어울리는 드레스 차림의 아가씨가 되었다. 옛날부터 준비성 하나는 철저하다니깐.

“제자들 가르치고, 실험에 논문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야. 하지만 오늘만은 예외지. 이 세상에서 제일 바쁜 분도 이곳으로 왕림하셨으니까.”

카라가 베로니카를 바라봤다. 그녀는 이미 벨로크에게 안겨들고 있었다. 금과 용이 수놓아진 예식 옷이 구겨져도 개의치 않다는 눈치였다.

“왜 이렇게 어리광이 늘었소?”

벨로크는 베로니카의 등을 두드렸다. 베로니카는 고개를 파묻으며 웅얼거리다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슬쩍 떨어졌다. 이윽고 흠흠 헛기침을 하더니 역시나 위층으로 올라갔다. 퍽 익숙해 보이는 모양새였다.

“요새 힘든 일이 많으십니다.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나라에서 일어났던 혼란이 워낙 컸어야죠.”

지금쯤 집사는 베로니카의 일탈을 확인했을 것이다. 결국 또 까이는 것은 내가 될 텐데. 앞으로 들이닥칠 미래에 대한 걱정에 데비안은 애매하게 웃으며 품에서 술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오래 묵은 것이 꽤나 귀한 것처럼 보였다.

“왕관의 무게란 게 그렇게 녹록치가 않지. 뭐, 잘하고 있는 거야. 그게 싫어서 도망간 사람보다야 훨씬 낫지.”

카라는 벨로크를 보며 피식거렸다. 벨로크는 움찔했지만, 곧 아무렇지 않게 카라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그, 그만··· 다 보는 앞에서 뭐 하는 짓이야!”

“네가 먼저 시작했잖나.”

“아니 난 그냥···! 네가 그 자리를 내팽개친 게 아쉬워서···”

카라는 웅얼거리다가 곧 얌전히 그의 옆에 자리했다. 잠시 후. 또각거리는 소리 세 개가 들려왔다. 드레스 차림의 아델과 베로니카가 융단 깔린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녀들의 옆에는 손을 잡은 채, 나란히 내려오는 아가씨가 한 명 더 있었는데. 뾰족한 귀에 탐스러운 금발. 순해 보이는 표정을 자랑하는 요정. 이자벨이었다.

옅은 화장까지 한 이자벨은 살굿빛 피부를 뽐내며 웃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악마가 아니었다.

“다들 빨리 모였네요. 참. 화린은요?”

이자벨이 술잔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카라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나 봐. 제자 중 한 명이 무슨 사고를 쳤다나. 그걸 수습하고 온다던데? 우리끼리 먼저 시작하래.”

“흐음.”

이자벨은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곧 식어가는 음식들로 시선을 향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박수를 짝 치며 파티의 시작을 알렸다. 완연한 안주인 같은 모습이었다. 일행은 제 나름대로 먹고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요정식 해물 스튜잖아? 이거 오랜만이네. 그리웠어.”

카라는 눈을 감은 채, 그 맛을 음미했다. 이자벨을 슬쩍 바라보는 게 옛 추억에 사로잡힌 듯했다. 이자벨은 술잔을 입에 대며 웃었다.

“로벤에서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많이 잡히니까요. 내 고향에서 해 먹던 것보다 맛이 더 좋은걸요?”

“벨로크님. 이것 좀 드셔보십시오.”

벨로크의 옆에서는 아델이 계속해서 음식을 입에 들이밀었다. 벨로크는 거부하지 않았다. 주면 주는 대로 먹었다. 한 번씩 그의 명성을 노리고 도전해오는 친구들을 손봐주려면 배를 든든히 채워둬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입을 우물거리다가 곧 웬 접시 하나를 가져와 아델에게 주었다. 새하얀 기름이 뜨는, 그가 아까 직접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이건···?”

“그때도 지금과 같은 연회장에서였지. 내가 옛날에 만들어준다고 했었지? 늦어서 미안하다.”

아델은 제 머릿속을 뒤졌다. 그러다가 곧 퍼뜩 놀라며 말했다.

“그, 그렇다면 이게 그 국밥이라는 것입니까? 먹는 것 만으로도 온몸에 힘이 샘솟는다는 신의 음식?!”

뭐, 그렇지? 국밥도 어쨌든 돼지고기 스튜의 일종이니까. 벨로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은 몇 년 전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에 감동했는지. 아니면 한참이나 까먹고 있다가 이제야 내뱉은 말을 지킨 벨로크에 대해 생각했는지. 눈가를 비죽 찌푸렸다. 곧 그녀는 스푼을 떠서 국밥을 먹었다.

“꺄아아아! 이, 이거! 어떻게 이런 맛이!”

곧 요란하게 소리치며 감동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이들 모두가 모여들었다. 벨로크가 만들었던 국밥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들 모두가 더 해달라며 아우성치는 것을 보아하니. 벨로크의 고생이 짐작되었다. 그 순간.

“죄송해요. 저희가 좀 늦었죠?”

“하하하. 나도 왔다고.”

“이미 시작하고 있었구나. 잘했다.”

화린, 바트릭, 노르드가 들어왔다. 역시나 화린도 익숙하다는 듯 위층으로 올라가서 드레스 차림으로 되돌아왔고, 바트릭은 선물이라며 자신이 직접 만든 장식용 검을 건네주었다. 곧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유적지가 있는데. 훌륭한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 같다고 벨로크에게 넌지시 운을 띄웠다.

“그래서 말이지···”

“흐음. 왕까지 때려친 걸로도 모자라. 이제는 영주직까지 때려칠 생각?”

옆에서 이자벨이 도끼눈을 뜬 채, 말을 걸어왔다. 흥미롭게 눈을 빛내던 벨로크는 돌처럼 굳었고, 바트릭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하고는 살며시 멀어져갔다. 안주인에게 잡혀 사는 남편 같은 모양새였다.

“요른 백작의 장녀는 어떠냐? 그렇게 순종적이며 가정적이라던데.”

“음. 하지만 제가 떠나면 아가씨는···”

“이대로 숫총각으로 늙어 죽을 셈이냐! 남 걱정할 시간에 네 미래부터 걱정하란 말이다!”

한쪽에서는 베로니카와 데비안이 대화를 나눴고,

“그래서 당신의 육체를 좀 더 튼튼하게 보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연구를 하고 있는 거예요.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물질계에서의 불안정함을 떨쳐버릴 수 있을 테니까.”

다른 한쪽에서는 카라와 노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나눴다. 벨로크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자신의 친구들, 연인들, 인연들을 바라보았다.

아델은 이 나라 최초로 모든 교회의 지지를 받는 성기사단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족쇄라 여겨 거부했고, 대주교들이 사정사정할 때 가끔씩 예배를 드리기 위해 신성 왕국과 아드리아 왕국의 수도로 순회를 갔다.

카라는 마탑의 탑주가 되었다. 수도에 새롭게 들어서게 된 붉은탑. 적색탑의 탑주 하면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다른 마탑주와는 비견될 정도로 뛰어난 마법 실력, 훌륭한 인품으로 순식간에 유명인이 되었으니까.

한 번씩 노르드가 그녀의 마탑으로 가 도움을 주기도 했다. 고대 난쟁이와 요정, 인간들의 생활 양식이나 옛 유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카라에게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베로니카는 아드리아 왕국과 아리안, 신성 왕국을 통틀어 유일한, 최초의 여왕이 되었다. 데비안은 그녀를 보필해 근위기사 단장이 되었다. 이곳에는 속사정이 있었는데. 마왕을 격퇴한 영웅이자 천상신들의 보증을 받은 최강의 전사. 벨로크가 원래는 왕의 자리로 내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대관식을 하루 앞두고 그는 제 애인인 한 요정과 함께 홀연 듯 사라져버렸다. 이윽고 알타니스의 영주에게 받았던 금화를 이용해 로벤에 대저택을 지어버렸다.

영주들의 지지, 시민들의 지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베로니카가 왕이 되었고, 후일 그녀가 벨로크를 찾았을 때. 나온 변명은 기가 찼다.

-내가 엘가르 그놈이 하는 꼬라지를 봤는데. 왕. 그거 도저히 못 해 먹겠던데.

그렇게 벨로크는 제 애인에게 왕관이라는 이름의 족쇄를 남기고 대저택에서 제 요정 애인과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 베로니카는 이를 도저히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그에게 로벤 땅을 수여했다. 벨로크는 이제 놀고 먹는 게 아닌, 영주로서의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그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 체감했다.

바트릭은 트레져 헌터가 되었다. 옛 유적지를 털며 때때로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그 수많은 금화는 곧 또 다른 유적지를 찾는 데 소비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따금 술과 담배를 입에 대며 한탄을 하는 것이. 그는 영원히 거부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도리어 자유로워 보였으며 열정으로 빛나는 눈은 행복해 보였다.

화린은 로벤에 제 이름을 내건 무투관을 세웠다. 처음에는 사람 한 명 없어서 파리만 날렸지만 곧 영웅의 애인이자 동료라는 그녀의 명성을 보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녀의 실력을 확인한 사람들이 제자로 들어왔다. 바다 건너 요정 왕국에서도 올 정도이니 그 위명이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노르드는 이자벨을 요정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신성을 사용했다. 덕분에 먼지처럼 바스러질 운명이었으나. 카라가 걸어준 주문으로 인해 간신히 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주문이 걸린 저택 밖으로 나간다면 아직은 몇 시간이 한계였지만, 카라가 열심히 실험을 하고 있으니 이는 곧 개선되리라.

-아직인가? 아직?

노르드는 화신체다. 정확히 말하자면 봉인된 고대신의 파편 중 하나였다. 그녀의 귓가로 제 본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벨로크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처음 계획은 이랬다. 초월자를 죽이고, 벨로크의 내면에 깃든 신성. 혹은 그의 가능성을 이용해 본신의 부활을 꾀한다. 이로써 머리 수 천개 달린 뱀은 자유를 되찾는다. 이것이 노르드의 존재 의의 중 하나였다.

“그래,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응? 뭐라고 했어요?”

“아무것도 아니다. 음식 맛이 너무 좋아서.”

이자벨을 보며 웃어보인 노르드는 곧 제 머리칼을 매만졌다. 뚜둑. 본신과 그녀를 연결하고 있던 실 하나가 끊어졌다. 이제 차원의 틈에 봉인된 본신은 죽어갈 것이다. 밖으로 빠져나오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쨌단 말인가? 이 세상은 이리도 평화로운 것을. 그녀는 이 행복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자. 우리 다 함께 축배를 한 번 들자꾸나.”

노르드가 잔을 들어 올렸다. 벨로크와 아델, 카라와 이자벨, 화린과 바트릭, 베로니카와 데비안까지. 모두가 잔을 들어 올렸다. 노르드는 잔을 쨍 부딪히며 소리쳤다.

“벨로크의 아이들을 임신하게 될 다섯 여자들을 위하여!”

푸웁. 모두가 머금고 있던 술을 내뿜었다. 하지만 곧 저택은 화목한 웃음에 휩싸여 시끌시끌해졌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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