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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208화 (208/222)

208

심상세계

녀석들은 이제 웃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절을 삐그덕 거리며 요란한 춤사위를 벌였다. 사람 잡아먹는 악귀와는 다른 공포가 일행에게 짓쳐 들었다. 하얀 분칠과 빨간 코를 가진 광대에게 느끼는 공포심과 가까운, 수십 배 농축된 기괴함이랄까?

어찌 됐든 오금이 저릴만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벨로크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한 발 크게 내디디며 검을 휘둘렀다.

카라의 눈에는 그냥 사선 베기로 보였다. 하지만 아델은 벨로크의 팔과 장검이 그 잠깐 사이 수십 번 움직였음을, 그로 인해 무수히 많은 선들을 그려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반짝임이 끝난 후. 꽈릉. 공기가 찢어지며 천둥이 쳤다.

인형들은 수십 개로 분해되며 바닥을 뒹굴었다. 벨로크는 검을 휙 털며 말했다.

“요상한 세상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더 이상해진 것 같은데.”

“문을 열어도 왔던 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마치 이 장소에 갇힌 것 같습니다.”

“환상 마법인가? 주문의 흐름은 안 느껴졌는데.”

세 사람은 각자 한 마디씩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저택의 1층 홀이었다. 인형의 잔해, 깨진 술병과 음식, 나무조각들이 뒤섞인 혼잡한 융단 위로 계단 두 개가 보였다. 왼쪽과 오른쪽의 끝에 마치 다리처럼 나 있었는데. 저곳을 타고 올라간다면 2층이 나오는 것 같았다. 카라가 말했다.

“저택은 총 5층까지 있어. 노르드가 말했던 방해자는 위층에 있는 걸까?”

아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저택의 정문을 열었다. 그녀의 시선에 또다시 연회장의 광경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거인 크기만 한 인형들이 몸을 비틀어대며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곧 그것들의 하부 관절이 꿈틀대자 그녀가 문을 도로 닫았다.

그 순간. 벨로크와 카라는 앞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잔해들은 마치 시간이 역행하듯 둥 떠오르더니. 스르르 모여들며 본래의 모습으로 재구성되었다. 인형들 역시 아델이 본 것처럼 거인의 크기만 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른 점은 또 있었다. 웃고 있던 혹은 무표정이던 녀석들의 얼굴이 성난 것처럼 바뀌어 있었다. 사선으로 그어진 눈썹과 일자로 굳은 입술이 그것을 증명했다.

기기기긱

놈들이 무슨 행동을 취하기도 전. 벨로크의 칼날이 날아들었다. 역시나 인형들은 산산이 조각나 바닥을 뒹굴었다. 그가 말했다.

“정문으로 나가는 건 안 되는 것 같군. 게다가 인형들의 형태 역시 점점 달라지고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떻게 바뀔까? 이거 뭐 죽일수록 강해지는 괴물 그런 건가?

[이것도 주문의 일종이다. 불멸자의 끈덕짐, 눈속임, 고대 난쟁이의 마도 공학 등을 적절히 섞어서 만들어낸 일종의 결계지.]

노르드의 목소리는 이제 벨로크만이 아닌, 두 사람에게도 전해져왔다. 무슨 수를 쓴 모양이다. 카라가 소리쳤다.

“말도 안 돼! 그렇게 많은 주문들이 겹쳐 있는데. 내가 느끼지 못했다고?”

그녀는 충격을 받은 건지 눈을 감은 채, 다급히 입술을 달싹이며 손을 휘저었다. 주문의 흐름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노르드가 말했다.

[이건 저 아이의 재능의 문제가 아니다. 무릇 제 자신에게 닥친 일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흔하니까.]

“그게 무슨 뜻이죠?”

[놈은 네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너한테 있어 가장 끔찍했던 기억들을 방패 삼아 그곳에 뿌리내린 것이지. 너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들을 외면하고 싶었을 테니. 녀석의 술수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방인인 너희 둘 역시 마찬가지고.]

카라는 어렸을 적 살았었던 감옥을 쭉 둘러보았다. 갈색 눈동자 속으로 많은 상념들이 지나갔다. 그녀는 눈을 슬쩍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결국 내 탓이란 거군요. 내가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극복하지 못했기에. 그 괴물들이 비집고 올 틈을 줬다는 뜻 아닌가요?”

[비정하게 말하자면 그렇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 않느냐? 너희 세 사람의 의식이 한대 뒤섞일 줄은, 그리고 그 틈으로 오래 산 망령의 하수인들이 침입해올 줄은 누가 알았겠느냐.]

카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며 합리화 하다 보면 점점 더 숨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심리죠. 저는··· 이것을 넘어서겠어요.”

그녀가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 그 순간. 저택이 꿈틀거렸다. 이 세계의 주인이 내보이는 강력한 의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요컨대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저택 자체가 카라의 트라우마란 뜻이지? 절대신의 하수인은 그곳에 자리를 잡은 거고.

벨로크는 아까 전 부채든 여자가 죽을 때 내뱉었던 사생아란 말.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본 어린 카라의 행복한 모습. 그리고 환상에 취하게 만들어 그녀의 마음을 잡아두려 했던 녀석들의 술수를 떠올렸다. 대충 어떻게 된 건지 알 것 같군. 지금껏 말을 안 해서 몰랐지만 순탄하게 크지는 않았나 본데.

“가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

카라가 앞장서서 계단을 밟았다. 벨로크와 아델도 그 뒤를 따랐다. 2층도 1층과 다를 건 없었다. 바닥에는 푹신한 융단이 깔려있었고, 벽면에 붙어있는 램프가 주변을 어스름하게 비추었다. 카라는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그리고는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는 한 방문 앞에 서서는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잠깐! 네가 그렇게 앞장서면···!”

아델이 기겁하며 따라붙었다. 끼익. 문이 열렸다. 안에는 책상과 서적이 꽂힌 책장이 하나씩 있었다. 그리고 인형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머리가 하얗게 센 목각인형이었다. 얼굴 부분이 계란처럼 반들반들했다. 다른 하나는 붉은 머리칼을 가진 작은 소녀의 인형이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얼굴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건···?”

붉은 머리 인형은 무릎 꿇은 채, 양손을 들고 있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인형은 회초리를 들고 있었다. 마치, 벌을 받고 벌을 주는 모양새였다.

“이비 부인. 나이 쉰셋 먹은 노처녀에다가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늘 본인이 가진 권위와 얄팍한 지식으로 남을 짓누르려 한 사람이야. 반면에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늘 빌빌 기는 실로 이중적인 여자였지.”

카라의 말이 끝난 순간. 인형들의 맨들한 얼굴이 바뀌었다. 머리 센 여자는 호통치는 노파의 얼굴로, 붉은 머리칼의 소녀는 울고 있는 어린 카라의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제가 알려준 대로 푸시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선생의 말을 무시하는 겁니까?

-하지만 부인···

-어디서 말대꾸를!

-악! 죄송해요! 죄송··· 흐윽.

인형들은 고저 없는 목소리로 칙칙 입을 열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며 그때의 상황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카라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 광경들을 바라봤다. 마치 그때의 악몽들을 똑바로 마주하는 듯했다. 그리도 두 사람이 저 악독한 노파의 모습을 한 인형에게 분노를 느낄 때 쯤. 카라가 한쪽 손을 뻗었다.

꽈르릉. 뻗어나간 붉은 벼락이 인형들은 물론 방마저 불태웠다. 카라는 활활 타오르는 과거를 뒤로한 채, 몸을 돌렸다. 세 사람은 계속해서 저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수많은 문들을 열 때마다 끈적한 과거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래서 이번에 작은 아가씨가 태어나셨으니···

-가주님의 관심도 멀어진 것 같은데.

-불쌍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혼외자의 삶···

수군거리는 하인들과 안 들리는 척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 듣고 있었던 소녀의 모습. 가주의 본처라는 사람에게 불려와 뺨을 맞고, 창녀의 딸이라며 모욕당하는 모습, 터덜터덜 혼자 방 안으로 돌아와 울먹이다가 침대로 뛰어드는 모습까지. 아델과는 다른 의미로, 마치 숨 막히는 감옥과도 같은 삶을 일행은 마주했다.

꽈르릉. 역시나 벼락이 떨어지며 과거의 잔재들이 불타올랐다. 그 순간 카라는 마치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그저 살색을 입힌 석상처럼 손을 휘저었다. 일행 중에서 제일 활달했던, 언제나 가진 지식을 뽐내며 재잘재잘 입을 열었던 그녀의 모습은 지금 없었다. 벨로크도 어설픈 위로를 건네지 않았고, 아델도 입을 꾹 다물었다.

타오르는 2층 방들을 뒤로한 채, 세 사람은 이제 마지막 방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들은 문을 열었다. 역시나 인형들이 있었다.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금발 머리칼을 가진 중년의 목각인형 하나와 역시나 똑같은 머리색을 가진 작은 소녀의 인형 하나. 마지막으로 카라의 인형이었다. 곧 그것들은 몸을 삐그덕 거리며 연극을 시작했다.

-카라. 이번주 일요일이 네 생일이지? 뭐하고 싶은 거라도 있느냐?

-저는...

-아빠! 저 그날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중년인이 소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카라를 바라보던 의무적인 시선과는 달리, 그 안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소녀는 카라를 슬쩍 쳐다보더니 천진난만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가족 다 같이 공원으로 놀러 가고 싶어요! 언니도 같이요!

-하하. 그래? 우리 피델이 언니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은 모양이구나. 어떠냐 카라?

어린 카라는 두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힘겹게 웃었다.

-저야 좋죠.

소녀는 미소 짓던 얼굴 그대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번뜩인 벼락이 그때의 광경을 모조리 태워버린 것이다. 지글거리는 화마 소리 사이로 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델은 주워온 나완 달리 가주와 부인 사이에서 난 제대로 된 핏줄이었어. 그 어미에 그 딸내미인지. 아니면 그렇게 교육시켜서 그런 건지 어릴 때부터 아주 영악했지. 그야말로 귀족다웠다고 해야 할까?”

카라의 한쪽 손이 파지직 스파크를 머금었다. 그 파괴적인 원소는 이제 금발 머리칼을 한 어린 소녀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어찌됐든 피델은 천진난만한 딸을 연기했고, 가주는 사생아보다는 제 적자를 좋아했어. 날 신경 써주는 척하는 것 역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였거든. 제가 데려와 놓고 제가 버리면 본인의 명예에 흠집이 갈 테니까. 그래, 딱 그 정도의 남자였지.”

터져나간 벼락이 두 부녀를 집어삼켰다. 인형들은 기기기긱. 소리를 내며 녹아내렸다. 강철 뼈대와 톱니바퀴가 툭툭 바닥에 흘러내렸다.

“결국 그날 난 생일파티를 열지 못했어. 가주와 그의 부인, 피델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씹고, 차를 마셨지. 그리고 날 싫어하는 그 작은 아이와 그녀의 어미의 틈에 끼어서 공놀이를 하며 뛰어놀았어. 그날 내게 남은 것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감과 이대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나름의 결의, 억지로 먹어서 체한 내 위장뿐이었지.”

벨로크는 방금 전의 광경을 떠올렸다. 카라의 화려하고 성대한 생일파티. 미소 짓던 사람들. 역시나 그것들 모두가 조작된 기억이었다. 카라는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손을 툭툭 털었다. 떠올리기 싫었던 과거를 마주한 그녀의 표정은 괴로워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론 후련해 보이기도 했다.

“그날 밤 난 집을 뛰쳐나와 마탑으로 들어갔고, 나를 억압하고 있던 그 모든 굴레를 벗어던진 채, 새로운 지식들을 쌓아 올렸지. 마술사 카라는 그렇게 탄생한 거야.”

벨로크는 카라가 언뜻 내비치고는 했던 욕망들. 새로운 지식. 힘. 그리고 권력들에 대해서 떠올렸다. 지금 봤던 이 광경들이 그에 영향을 준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는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다. 그저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멋들어지게 해냈군.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 아닌가?”

카라는 잠시 고개를 돌려 벨로크를 바라보다가 이게 그 나름의 위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굳었던 표정을 풀며 푸스스 웃었다.

“그래,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지. 내 옆에는 장차 이 나라의 왕이 될 사내가 있고, 나는 땅을 몇 개나 약속받은 미래의 영주니까. 게다가 이제는 용의 주문까지 배웠으니. 그런 시골뜨기 영지의 안주인보다야 훨씬 가치 있는 삶이지.”

아델은 말없이 카라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녀의 비극적인 과거에서 동질감을 느낀 것 같았다. 카라는 아델의 손을 잡은 채, 웃다가 말했다.

“이제 됐어. 정리는 끝났어. 그리고··· 느껴져. 놈이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아. 5층이야. 그 아이의 방에 숨어있어.”

카라가 주문을 외웠다. 세 사람은 번뜩이는 빛과 함께 어딘가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텔레포트 주문? 아낙스로부터 배운 건가? 가만 그보다... 벨로크는 본능적으로 이곳이 저택의 5층임을 알아챘다. 하지만 밝고 화려했던 2층과는 달리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이 그들을 맞이했다.

카라가 주문을 외웠다. 이윽고 그녀가 한쪽 손을 위로 뻗자 빛의 구가 펑 튀어 오르며 주변의 광경을 비추었다.

커다란 방이었다. 무슨 축구장 정도로 넓어 보였는데. 저택의 크기에 걸맞지 않는 비틀린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방의 정중앙. 웨이브 진 금색 머리칼에 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 왔어?”

말을 하던 그녀가 끊어진 실처럼 튕겨 나갔다. 카라가 한쪽 손에서 빛을 뿜은 채, 소녀를 노려보았다.

“어줍잖은 연기는 집어치워.”

“키킥. 그래, 그러지 뭐. 참. 내가 준비한 연극은 잘 봤니?”

고개가 90도로 꺾인 소녀의 몸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랐다. 드레스의 가슴 부분은 불타오르며 찢어져 있었고, 그녀의 팔과 다리에는 투명한 실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녀는 마치 이리 흔들리듯 저리 흔들리듯 고개와 몸을 기괴하게 비틀어댔다. 무슨 인형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마음속 찌꺼기들을 치워버릴 수 있었지. 이제 밤마다 이불을 걷어차지 않고 편하게 잘 수 있겠어. 정말 고맙군.”

카라는 안광을 번뜩이며 말했다.

“고맙기는 뭘, 이쪽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거든. 그리고 너희들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훌륭히 움직여줬고 말이야.”

끈 달린 소녀가 대롱거렸다. 그녀가 손짓하자 방의 천장에서 실들이 수도 없이 떨어졌다. 카라의 기억 속에 있던 사람들 전부가 인형이 되어 그 실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텅 빈 동공을 굴리며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그 숫자가 수천에 이르렀다. 소녀가 갈라진 턱을 딱딱거렸다.

“너희들은 나와 조금 더 놀아줘야겠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악몽. 이곳 인형의 저택에서 말이야. 모든 것은 그분을 위해-”

그 순간. 빛이 번뜩이며 하늘을 수놓고 있던 인형의 파도가 갈라졌다. 소녀의 모습을 한 하수인이 쩍 조각났다. 그녀의 머리에는 칼날이 하나 박혀서 웅웅 흔들리고 있었는데. 문양으로 봐서 요정식 장검이었다.

“이제 거슬릴 것도 없으니 다 쓸어버리면 되는 건가?”

벨로크는 장검을 던진 팔을 도로 되돌리고는 어깨를 휘휘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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