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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
벨로크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나가떨어졌다. 석상의 점멸이 극에 달했을 때.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몸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지금껏 겪어왔던 그 어떠한 주문이나 괴물의 공격보다도 강력한 힘. 그 힘이 내장을 진탕 시켰다. 피를 퉤 뱉은 벨로크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옛 신의 부활이었다.
“안 돼! 대지모신이여!”
소리치는 아피아와 그녀를 끌어안고 등을 내보이는 리쿠. 석상을 향해 뛰어오는 화린, 욕설을 내뱉으며 머스킷을 들어 올리는 바트릭까지. 하찮은 필멸자들의 발버둥 아래 고대신이 현세에 강림했다.
고오오오오
괴물 수천 마리와 싸워도 끄떡없던 석굴이 비명을 질렀다. 지진이라도 난 듯, 종유석들이 우르르 떨어지고 파도가 넘실거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주변의 공간 역시 일그러졌다. 마치 유리창이 콰직 깨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틈새를 비집고 나오려는 흉물.
네 사람은 차마 그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끄아아악!”
“아아··· 세상에 어떻게 저런 게!”
“Patrino···!”
흉물과 눈이 마주친 바트릭, 화린, 리쿠, 아피아가 두 눈을 부여잡았다. 이윽고 손가락에 힘을 꽉 주며 동공을 내리눌렀다.
방금 본 것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듯. 맨정신으론 도저히 저것의 실체를 마주할 수 없다는 듯. 이 광기 어린 자해는 그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스스로 두 눈을 파낸 네 사람은 피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결국 이 자리에서 멀쩡한 건 벨로크뿐이었다. 아니, 그도 정상은 아니었다. 마음은 한없이 나약해지려고 하며 등골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머릿속에서는 이상환 환각도 들렸다.
지금까지 괴물들, 혹은 정신 나간 인간들이 가득한 이 땅에서 그의 정신을 굳건히 지켜주던 힘. ‘꺼지지 않는 투지’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렸다. 이러한 녀석은 처음이었다. 신들의 힘이 이 정도란 말인가? 아니, 애초에 저걸 신이라고 부를 수가 있나? 저건 그냥··· 흉측한 무언가가 아닌가?
그가 녀석을 바라보았을 때. 녀석 또한 그를 바라봤다. 수천 개의 눈동자가 벨로크를 오롯이 직시했다.
[너. 아가미 없는 필멸자. 난··· 너를 안다.]
“우리가 구면이던가?”
[너한테서 그놈의 기운이 느껴진다··· 나를 이곳에 가둔··· 원수우우우우!]
해신이라 불리우는 괴물로부터 느닷없이 어마어마한 적의가 분출되었다. 한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살기였다. 벨로크가 그렇게 느꼈으니 평범한 인간들이었다면 진작에 심장이 터져서 죽었으리라.
뭔 개소리야? 네가 날 언제 봤다고? 벨로크는 열리지 않는 입을 움직이는 것에 힘쓰는 대신 자신의 무기를 들어 올렸다. 갈라진 공간 너머. 차원의 틈으로부터 촉수 다발들이 쏟아져 왔기 때문이다.
십자검이 요란스레 번쩍거리고 온몸의 근육들이 끓어오를 듯이 요동쳤다.
인간 기사가 죽음의 파도를 막 헤쳐나가려는 순간이었다. 돌연 그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어떻게 베어내고, 어떻게 피하고. 힘을 얼마나 줄까? 정신없이 고민하는 와중에도 벨로크는 이 힘의 정체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익숙한 그래서 더 엿 같은 내면속 상태창의 힘이었다.
또 뭐냐? 한 서린 마녀의 영혼? 타락한 흑룡? 불의 거인? 어떤 놈이 또 튀어 나오려는 거야? 벨로크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가 죽이고 흡수한 괴물들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에 몸에서 뻗어 나간 이 신비로운 빛은 공간을 비집고 세상에 강림하려는 고대신을 오롯이 비추었다. 이윽고 잔뜩 찢어지고 갈라진 공간의 균열을 꿰매며 외계의 괴물을 저 바깥으로 튕겨내려 했다. 자석이 서로를 밀어내듯 말이다.
[위대한 의지···! 네놈이 감히!]
해신은 당연히 저항했다. 동굴이 떠나가라 소리 질렀으며 현세의 틈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몸뚱이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어인들의 강림 의식은 불완전했고 의식을 이어나갈 주술사들은 다 죽어있었다. 덕분에 저 강대한 존재는 단말마를 남긴 채, 자신이 봉인되어 있던 장소. 차원 저편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
방금 전 까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석실은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오직 줄어들고 있는 타원형의 포탈과 고통스러워하는 네 사람의 모습만이 조금 전의 상황을 알려줄 뿐이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악신의 부활을 저지한 것이다.
벨로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속에는 안도감, 지금까지 치른 전투에 대한 피곤함, 의문 등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이를 풀려면···
사라져가고 있는 포탈을 힐끔 살핀 벨로크는 탁 풀리려고 하는 몸의 긴장을 애써 끌어올렸다. 이윽고 허리춤의 포션을 꺼내 한 병은 마시고, 나머지는 동료들의 눈에 들이부었다.
“아으으으윽! 벨로크씨... 방금 전의 그 괴물은 대체···”
“신, 신. 신···”
불처럼 뜨겁던 눈두덩이가 얼음이라도 끼얹은 듯 식혀졌다. 이윽고 간질거리는 느낌과 함께 새카맣던 세상에 광명이 비추었다. 넋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던 화린과 바트릭이 겨우 정신을 차렸다. 물론 상황 파악이 완전히 된 것은 아니었다. 허나 괴성도, 몸을 저릿저릿하게 만들던 위압감이 사라지고 자신들은 아직까지 살아있었다. 벨로크가 무슨 수를 쓴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갓 재생된 눈을 크게 떴다. 외딴 신이 모습을 드러낸 차원의 틈. 그 포탈로 벨로크가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친 짓이었다. 언제 그 녀석이 다시 튀어나올지 몰랐다. 두 사람이 기겁해서 소리쳤다.
“벨로크씨! 어디 가세요! 위험해요!”
“어, 어? 자, 자네 지금 뭐 해?! 거긴 길이 아니라고!”
아피아 역시 소리쳤다.
“벨로크님! 그건 불완전한 차원의 틈! 이계의 포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닫힐 거에요! 막으실 필요 없습니다!”
벨로크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손에 들린 검을 꾸욱 쥐며 한 마디 내뱉었다.
“어쩌면··· 내 안에 있는 괴물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단서가 저기 있어서 말이오.”
이방인 출신의 기사는 그 말 만을 남긴 채, 포탈로 몸을 던졌다. 포탈은 그의 육체는 그 자리에 놔두고 영혼만을 스르륵 빨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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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이 통로는 너무도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특히나 남들보다 수십 배는 예민한 감각을 가진 벨로크로서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시발. 두 번 다시 이 짓거리를 하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무슨 짓거리? 겨우 쫓아낸 악신을 제 발로 만나러 가는 것? 어디로 통할지 모르는 통로로 냅다 몸을 던진 것? 만약 이 통로를 이용해 갔는데. 해신을 만나기는커녕 내 몸만 찢어진다면? 포탈 주문의 실패율도 2할이라고 했는데. 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짓거리를 한 거냐?
스스로에게 되묻던 벨로크는 피식 웃었다. 이건 대단한 계획을 가지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 다분히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고대신은 자신의 내면 속 힘에 대해서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했고, 마찬가지로 상태창 역시 고대신을 밀어내듯 저항했다.
마치 앙숙처럼, 혹은 자신이 고대신과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벨로크는 포탈 속으로 몸을 던졌다. 고대신과 담판을 짓는다면 이 의문투성이의 힘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을 멋대로 조종하려는 시스템 창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고, 결심했다. 그래서 포탈 속으로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물론 저질러놓고 보니 후회는 되었다. 그는 완전무결한 절대자나 어떠한 깨달음을 얻은 성인이 아니었으니까. 늘상 후회하고 고뇌하고 어떻게든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인간이었으니까.
기사가 된 현대인의 상념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뚝 끊겼다. 빛이 사그라들고 전혀 새로운 장소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비린내가 진해졌다. 드레이크의 가죽으로 만든 장화가 철퍽 소리를 냈다. 벨로크는 발목까지 잠기는 파도 위에 서 있었다. 시야가 닿는 곳 어디에도 굴곡이나 볼록함이 없었다. 그냥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바다와 지평선이 그를 맞이했다.
쏴아아아아
시커먼 해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탓인지. 아니면 뒤틀린 이 공간이 가진 특색 때문인지 온 세상이 회색으로만 보였다. 그것은 몽환적이기보다는 서늘하고 축축했으며 신비롭다기보다는 어둡고 꺼림칙했다. 마치 색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 홀로 내던져진 것 같았다.
벨로크가 말했다.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군.”
순간 소리가 사라졌다. 기이한 일이었다. 분명 파도는 치고 있었고, 바람도 불고 있었다. 그의 머리칼을 휘날릴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무언가가 서 있었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없었다. 하지만 신기루처럼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벨로크는 녀석을 올려다보아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안력에 감각을 집중해도 저 존재의 모습을 다 담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거대했다.
그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빌딩 몇 개를 이어 붙인듯한 기둥들과 수 천개의 촉수, 마찬가지로 수천 개의 눈동자들이었다. 영혼마저 발가벗겨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이거 역시나 후회되는군. 그가 생각할 때. 파도 위의 존재가 말했다.
[너. 하찮은 필멸자야. 네놈이 정녕 정신이 나간 게로 구나. 감히 제 발로 여기까지 기어들어 오다니.]
벨로크는 냅다 검을 휘두르며 덤비는 대신 대화를 좀 해보기로 했다.
그것에는 해신이라 불리우는 저 괴물의 목소리가 한층 진정되어 있다는 것. 녀석의 거대한 발과 촉수들이 당장 자신에게로 날아들지 않았다는 것에서 기인한 행동이었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거지?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다.”
[묻는다고? 네가? 나에게?]
하늘이 쩌렁쩌렁 울렸다. 잔잔하던 파도가 소용돌이치며 폭풍이 일어났다. 고대신이 웃음으로서 생겨나는 여파였다. 이윽고 다시금 살을 에일듯한 살기와 위압감이 전해져 왔다.
[네놈이 그 빌어먹을 녀석의 힘을 가졌단 것을 안다. 하지만 네놈이 그놈과는 다른 녀석이란 것. 녀석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지. 허나···]
영문모를 말을 내뱉은 해신이 발을 굴렀다. 파도가 산처럼 몰아치며 벨로크를 덮쳤다. 그는 두 다리를 굳건히 디딘 채, 저항하려 했다. 내면 속의 힘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저 파도에 닿은 순간. 태산도 옮길듯한 근력은 풍성처럼 쪼그라들었으며, 강철과 주문도 막아내는 육체는 고통을 호소했다. 마치 모든 힘을 잃어버린 듯했다.
“크헉.”
십자검을 바닥에 꽂아 넣은 벨로크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해신이 이를 내려다보았다.
[고통스럽나? 몸에도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겠지? 당연하다. 여긴 내가 창조해낸 영혼과 의식의 세계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안식처이자 요새라는 뜻이지. 네놈의 육체와 영혼에 새겨진 그 자식의 힘은 너한테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이 공간에 있는 한 벨로크는 시스템 창의 도움을 받는 초월적인 전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란 소리였다. 고대신은 오만한 시선으로 말을 이었다.
[인간. 너의 기억을 잃었을 때. 너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어쩌면 우리는 공통의 적을 상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하지만···]
수천 쌍의 눈동자가 호선을 그렸다. 그건 인간이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과 닮아있었다.
[나는 신이다. 너는 먼지에 불과하다. 너는 나에게 질문하지 못한다. 의문 또한 표시하지 못한다. 그저 머리를 조아리고 기원하며 빌어라. 나의 힘을 받아들이고 이 노르드님의 대전사가 되어라. 그렇다면 내가 너의 목적을 이루어주겠다. 네가 시스템이라 부르는 그 녀석의 존재를 깨부숴주마. 길 잃은 너를 구원해 집으로 돌려보내 주마.]
머리 위로 거대한 음영이 졌다. 마치 산이 내려다보는 모양새였다.
[무릎을 꿇어라. 나약한 인간아. 나를 경배하라.]
발짓 하나만으로 지진을 일으키고 하늘을 두 쪽 냈다는 고대신. 해신 노르드. 그 강대한 존재의 목소리 아래 파도 소리 만이 넘실거렸다. 이윽고 그 소리에 작은 소음 하나가 끼어들었다. 웃음소리였다. 물에 흠뻑 젖어 생쥐 꼴이 된 붉은 갑주의 인간 하나가 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아주 유쾌하게 깔깔거리고 있었다.
수천 개의 눈동자가 눈을 슬쩍 감았다 떴다. 당황이었다. 이윽고 그 감정은 분노와 노기로 바뀌었다. 눈앞에 있는 작은 존재가, 몸 안에 새겨진 위대한 의지가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 하찮은 인간이 자신을 비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식 웃음을 흘리던 벨로크는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거인 몇을 합친듯한 괴력은 없었다. 쇠뇌살도 튕겨내던 강철같은 육체도 없었다. 하지만 이 공간 속에서 그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이 엿 같은 세계에서의 그가 겪었던 지금까지의 방랑 혹은 여정.
그 고행길은 나약한 현대인의 영혼을 완숙한 한 명의 전사로 탈바꿈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전사는 자신을 짓누르려 하고있는 신의 의지에 꼿꼿이 투쟁하고자 했다. 벨로크는 침을 퉤 뱉었다.
“좆까. 이 새끼야. 의지와 영혼의 싸움이라고? 좋다. 오늘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
해신의 노호성과 함께 폭풍이 휘몰아쳤다. 검은 머리칼의 기사 역시 거친 함성을 내뱉으며 놈에게 달려들었다. 천지가 갈라지고 성검의 빛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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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럴. 진짜 미친 거 아냐? 아니, 어떻게 봉인한 신인데! 녀석이 있는 공간으로 낼름 넘어가?! 어?!”
“바트릭씨! 조용히 하세요! 아피아 씨가 포탈을 유지하는 데 방해되잖아요!”
“어, 커흠. 알았어. 미안해. 그런데 있잖아. 이 포탈을 계속 열어두면 그 괴물이 또 뛰쳐나오는 거 아니야? 그 떄는 진짜 다 죽을 거라고!”
“그렇다고 벨로크씨를 이대로 내버려 둔다는 소리예요?! 사람이 도의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아니,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형씨가 선택한 길이니까. 우리들은 존중을···”
어수선한 주변의 소음들을 뒤로한 채, 벨로크의 눈이 부릅 뜨였다.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수염이 복슬복슬한 난쟁이의 얼굴이었다. 말과는 달리 눈동자에는 걱정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바트릭이 소리쳤다..
“으아아악!”
왜 소리 지르고 난리야? 난쟁이의 비명을 시작으로 각양각색의 시선이 몰려들었다. 화린, 아피아, 리쿠 세 사람이 우르르 발소리를 내며 달려왔다. 그들이 온갖 걱정을 담아 질문들을 던져댔다. 포션을 한 병 까서 코앞까지 내밀기도 했다.
벨로크는 이들의 말, 행동 등을 잠깐 무시했다. 확인해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이윽고 힘을 집중했다. 그러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시퍼런 기운이 잠깐 생겨났다가 사라졌다. 그는 씨익 웃었다.
시스템 창이 주는 초인적인 근력과 벼락, 마녀의 힘, 재생력과는 또 다른 힘.
그들과는 명백히 대착점에 있는 새로운 용력.
신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