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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95화 (9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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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

너무 늦었다.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다. 단편적인 정보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다. 카라는 여기에 쐐기를 박았다. 당황하고 있는 아델을 위한 것 같았다.

“마녀들에게 납치당했던 이자벨은 이미 악마가 되었고, 그녀는 현재 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원흉들과 함께 말이야.”

“그, 그런···”

아델의 검은 눈동자가 잔뜩 흔들렸다. 그녀 역시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알타니스에서 아만다라는 마녀를 심문했을 때. 이자벨의 상황이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막연하기만 했던 불안감이 현실이 되어 닥칠 때의 느낌은 또 다른 법이었다.

“···”

여관 안은 일시적으로 침묵에 휩싸였다. 그래도 목숨을 걸고 같이 싸운 동료였다. 같이 술을 마시거나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였던 아델은 그 나름대로의 충격을 받아 있었고, 카라 역시 소매로 입가를 훔치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결국 이중에서 멀쩡한 것은 벨로크뿐이었다.

입은 굳게 다물려 아무런 미동도 없었고 날카롭게 뻗은 눈썹과 눈동자 역시 고요하기만 했다. 놀랍도록 무표정한 그의 얼굴은 지금의 이 상황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는 지금 자책에 휩싸여 꾸물거릴 때보다는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마녀라는 놈들을 다 족칠 수 있지? 그는 침착했다. 아니, 침착하려 했다. 이 몸뚱아리의 본래 성격이든 혹은 가지고 있는 스킬의 영향이든 뭐든 좋을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이런 냉정함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니까. 그가 말했다.

“바뀐 건 없다. 우리는 그 마녀들을 죽이고 이자벨을 되찾는다. 그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악마가 되었어! 이 말이 무얼 뜻하는지 몰라? 지하의 존재가 된다는 건··· 사고방식 자체가 크게 뒤틀려버린다는 거야! 모든 지상 생명체를 증오하며 그들의 피와 살점을 탐하게 된다는 거라고!”

카라는 안타까움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음성으로 말했다. 괴물이 된 이자벨을 마주 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혹은 그녀를 제 손으로 죽이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벨로크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떨리고 있는 카라의 갈색 눈을 진하게 주시하며 말했다.

“그렇다고 이자벨을 이대로 둘 건가? 자신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그년들한테 이용만 당하도록 둘 거냐는 말이다.”

“그건···”

카라가 말끝을 흐리자 벨로크가 한층 더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너와 아델이 같은 꼴이 되었다고 해도 너희들을 포기하지 않았을 거다. 피와 살점을 탐하는 악마가 되었다? 그렇다면 일단 묶어놓고 그녀를 되돌릴 방법을 찾으면 되겠군. 이 세상은 요상한 신비와 비밀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 말이야. 내 말이 틀렸나?”

카라는 고개를 숙였다. 붉은 머리가 치렁거리고 작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아니. 맞아. 미안해. 내가 도망만 치려고 했어. 괴물이 되어버린 이자벨을··· 주문으로 엿보았던 그 끔찍한 모습을 실제로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 비겁한 변명이었던 거지.”

그 순간. 느닷없이 양날 도끼가 휘둘러졌다. 원형 테이블이 콰직 조각나고, 강철 부츠가 나무토막을 거칠게 짓밟았다. 그녀. 헬레나의 성기사 아델은 씩씩거리며 여관 바닥을 쾅쾅 찍어댔다. 이윽고 침을 퉤 뱉으며 눈동자를 불태웠다. 아델이 말했다.

“벨로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다 죽여버리겠습니다. 이자벨을 그렇게 만든 놈들 모조리 다 말입니다.”

그래, 간단하게 생각하자고. 죽이고 되찾는다. 그가 말했다.

“카라 네 말대로면 놈들은 아까 전까지만 해도 도시의 입구에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흘렀으니 위치 역시 바뀌었겠지. 녀석들은 뭐 때문에 이곳에 다시 왔을까?”

답은 금방 나왔다. 오아시스에 쌓여있던 시체들. 그것들을 이용해서 뭔가를 할 생각이겠지. 벨로크의 의견에 카라 역시 한층 진정된 어조로 답했다.

“사악한 흑마법사 여럿에 몇천구의 시체와 원념이라면 시간을 끌수록 우리가 불리해질 거야. 준비된 마법사와 주문이란 건 언제나 무시무시한 법이니까. 어서 움직이자.”

세 사람은 여관의 문을 열어젖혔다. 모든 것을 시뻘겋게 물들이던 석양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 자리에는 시커먼 어둠만이 내려 앉아있었다. 구름에 가려 달조차 뜨지 않은 것이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폐허 도시를 보며 벨로크는 미소지었다. 골방에서 연구만 하는 주문쟁이 놈들이 그보다 눈이 좋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해서였다. 잘 됐군. 기습하기에 딱이겠어.

그들은 자세를 낮추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선두는 물론 벨로크였다. 짐승 같은 시각을 지닌 그의 눈에는 희끄무레한 명암처럼만 보이는 주변의 광경들이 아주 잘 보였다.

무너진 건물 안에는 박살 나 있는 의자와 식탁이 한가득 이었다. 대로변에는 장사를 하던 도중. 당했는지 어지럽게 흩어진 좌판과 썩어가는 채소와 과일, 깨진 접시 등이 보였다. 세 사람은 죽음의 흔적이 즐비한, 혼란스러운 장애물들을 피해서 계속 움직였다. 걸어가는 도중 아델이 말했다. 아주 작은 속삭임이었다.

“낙타를 먼 곳에 묶어두길 잘했습니다. 하지만··· 놈들이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모를까요?”

“알고 있다면 이미 반응이 오지 않았겠나?”

두 사람의 대화에 카라가 끼어들었다.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알고서 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커.”

“이자벨 때문인가?”

그들이 마녀를 심문해 정보를 얻어낸 것처럼 놈들 역시 이자벨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홀로 떨어졌던 이자벨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을 텐데? 벨로크가 의아해할 때. 카라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물론 이자벨로부터 들은 것도 있을 거야. 여기에··· 우리가 아리안에서 해온 일들을 생각해봐. 데몬이라는 그 괴물을 포함해서 만티코어, 스콜라의 마녀를 둘이나 죽였어. 놈들이 통상적인 마법사라면 연락용 수정구 한둘 쯤은 있었을 테지. 그게 끊긴 거야.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겠어?”

“의심은 하되. 확신은 하지 못한다. 이 말인가?”

“맞아. 놈들은 우리가 포탈주문의 부작용으로 죽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장소로 이동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이 세계는 그만큼 넓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안심하려는 찰나. 근처에 있던 동료들과의 연락이 느닷없이 끊겨버렸어. 그것도 한 도시는 너끈히 멸망시킬만한 전력이 말이야.”

카라는 가죽 부츠가 내는 굽 소리가 거슬리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이윽고 한층 조심스럽게 발을 떼며 말했다.

“내가 스콜라라면··· 그 더러운 마녀들이라면 이런 불안 요소 하나에도 몸을 사릴 거야. 감히, 대악마를 무찌른 전사하고 대적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놈들이 아직까지 여기에 남아서 꾸물거린다는 건 그만큼 다급한 일이 있다는 것이거나 아니면··· 너를 충분히 상대할 만한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그 여자의 말 대로다. 전사.”

느닷없이 들려온 목소리에 일행의 움직임이 멈췄다. 벨로크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그것은 피막 날개를 펄럭거리며 주먹만 한 외눈으로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괴한 몸체는 제외하더라도 날갯짓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덕분에 알아차리는 게 늦었다. 엿 같은 요술쟁이 같으니. 이건 또 무슨 마법이냐? 괴물의 눈동자가 스르르 접혔다. 웃는 듯 했다. 그것이 말했다.

“눈을 띄워놓기를 잘했군.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살아있었을 줄이야.”

아델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더러운 마녀가··· 이자벨은 어떻게 했나!?”

“동료를 되찾기 위한 전우애라 감동적이야··· 하지만 그거 알아? 그녀는 더 이상 너희들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저··· 잡아먹어야 할 먹잇감으로 생각할걸?”

“이 쌍년이! 그 입 닥치지 못할까!”

아델은 손에 들린 도끼를 던지려다가 이를 가까스로 참아냈다. 그러고는 허리춤의 채찍을 휘둘렀지만, 괴물은 재빠르게 날아다니며 그녀의 공격을 피했다.

“나도 웬만하면 이 자리를 뜨고 싶었어. 너희와는 만나고 싶지 않았거든. 하지만 이 도시에서 죽어 나간 수천 명의 원념을 그대로 버려두고 가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구. 이것만 흡수하면 이자벨은 한층 더 강해질 테니까 말이야.”

눈동자는 그 후로 한참을 펄럭거리며 그들을 농락했다. 이상해. 이걸 가만히 듣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 진작에 창을 던졌어야··· 카라는 의아한 눈으로 벨로크를 바라봤지만, 그는 검 손잡이만 꾸욱 쥐고 있을 뿐이었다. 무력하기만 한 전사의 모습··· 설마? 카라는 거기서 벨로크의 의도를 이해했다. 그는 지금 연기를 하고 있다. 저들은 모르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괴물도 조각내는 주문 걸린 장창과 영창도 없이 떨어지는 벼락을 감추려는 거야.’

하긴, 칼잡이가 벼락을 떨굴 거라고는 누가 생각할까? 자신 역시 두 눈으로 봤을 때. 믿기 힘든 광경이었는데.

항상 가진 힘을 여실히 뽐내며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박살 내던 그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카라는 오히려 그의 여우 같은 모습에 진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만큼 벨로크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속의 비수를 갈고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저 마녀들의 심장에 틀어박힐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로군.

“어서 빨리 변화한 이자벨의 모습을 너희들한테 보여주고 싶네. 그녀가 어떤 꼴이 되어있는지 너희가 안다-악!”

카라의 손에서 뿜어져 나간 벼락이 괴물의 눈을 태웠다. 후두둑 떨어지는 재를 뒤로한 채, 손에서 스파크를 만들어낸 카라가 손목을 한 번 털었다. 이윽고 벨로크를 보며 윙크했다. 그는 피식 웃는 것으로 답하고는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건조한 사막의 밤공기 너머로 흙냄새 대신 다른 것이 섞여들었다. 비릿한 물 비린내였다. 그리고 그건 시체들에게서 흘러내린 피와 오물 덕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엉망이 된 대로변 너머 오염된 오아시스의 위. 쌓여있는 시체들을 쿠션삼아 여인 하나가 턱 하니 앉아있었다. 구름이 사라지고 달빛이 떴기에 그 모습이 여과없이 잘 보였다.

새하얀 것을 넘어 창백한 시체처럼 보이는 회색빛 피부와 산양의 그것처럼 솟아오른 두 개의 뿔. 그리고 탁한 빛을 여과없이 흩뿌려대는 남색깔의 눈까지. 그녀. 타락한 요정. 스콜라에 의해 만들어진 악마. 이자벨이 입을 열었다.

“다들 오랜만이네요?”

그 태연한 어조에 아델이 눈을 부릅떴다. 그녀가 몇 발자국 앞으로 나가며 말했다.

“이자벨! 괜찮나?!”

이자벨은 싱긋 웃었다. 그러고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물론이에요. 아주··· 아주 좋아요. 너무 상쾌해서 날아가 버릴 것 같아요. 아. 그런데···”

그녀는 자리에서 슬금 일어나더니 자신의 배를 만지작거렸다. 이윽고 허리를 숙이고는 바닥에 쌓여있는 시체 한 구의 팔을 턱 잡았다. 그녀가 손을 잡아당기자 망자의 유해가 손쉽게 뜯겨나갔다. 마치, 고기처럼 한 손에 시체의 팔을 든 이자벨이 다시 한번 웃었다.

“미안해요. 실험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배가 너무 고프네요.”

그녀는 입을 쩍 벌리더니 시체의 팔을 한 입 깨물었다. 창백한 피부와 대비되는 붉은 입술이 쉴 틈 없이 오물거렸다. 여리한 목젖마저 꿀꺽거렸다. 저 황홀한 표정을 보자니 무슨 스테이크라도 뜯는 듯했다. 아델과 카라 벨로크의 얼굴이 돌처럼 굳고, 사람의 팔 하나가 뼛조각만 남을 때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부족한데? 조금만 더 먹을까?”

이자벨은 송곳처럼 솓은 손톱마저 쪽쪽 거리고는 아쉽다는 듯이 배를 매만졌다. 그 끔찍한 광경에 아델은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카라는 속눈썹을 바르르 떨다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미안해. 이자벨. 우리가 좀 더 빨리 왔었더라면···”

카라가 한탄하자 이자벨은 눈을 크게 떴다. 무슨 충격이라도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표정은 금방 사라졌다. 그녀는 웃었다. 입가만 비죽 움직이는 자조적인 미소였다. 그녀가 말했다.

“맞아요. 모든 게··· 이 모든 게 너무··· 늦었어요. 악마의 마력에 타락한 나는 더 이상 요정이 아니며. 그저 사람을 잡아먹을 뿐인 괴물이에요. 그리고··· 스콜라의 하르모아님이야말로 나의 하나뿐인 주인이죠.”

그녀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조용히 중얼거릴 때. 웬 박수 소리가 울렸다. 이자벨이 서 있는 시체의 산 뒤편. 반파된 건물들의 지붕과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이윽고 그 속에서 검은색 로브를 쓴 인영들이 주르르 나타났다.

족히 십여 명은 넘어 보였으며 그녀들의 뒤편에는 일행이 지금껏 상대해왔던 사막의 악귀들 수 백 마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런 마녀들 중 한 명이 움직였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로브에 입가의 주름이 있어 보이는 여자였다. 여인은 이자벨의 뒤편으로 스르륵 움직이더니 그녀의 얼굴을 매만졌다. 무슨 작품이라도 감상하는 듯 보였다.

“하르모아님···”

이자벨이 눈을 파르르 떨 때. 하르모아가 말했다.

“자. 내 작품을 감상해본 소감은 어때? 아주 훌륭하지? 아름답지? 놀라기는 아직 일러.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들이 잔뜩 있으니까.”

하르모아가 광소를 터트렸다. 이에 맞춰 그녀의 뒤편에 선 마녀들과 악귀들 또한 낄낄낄 웃기 시작했다. 높은 하이톤의 목소리와 쇠 긁는 소리가 뒤섞이자. 폐허가 된 도시가 진동했다. 등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웃었다. 적어도 이자벨과 대화가 통한다는 것에 그리고··· 저 새끼들이 보기 좋게 모여있다는 것에 말이다.

벨로크는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기이한 파형 무늬가 새겨진 장창이 그의 의지에 화답하며 부르르 떨었다. 평소보다 더 격렬히 더 강하게 울부짖었다. 여기에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올렸던 근력이 더해지자 무엇이라도 갈라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가 말했다.

“정신력이 고갈돼서 뇌가 녹아버려도 좋다. 네놈들은 사람을 잘 못 건드렸어.”

“벨로크. 거인을 아득히 상회하는 괴력을 가진 전사. 그 넘쳐나는 힘과 용맹으로 아스타로트와 그 부하들을 도살한 자. 대악마 살해자. 그래, 분명 대단한 무용이지. 날붙이로서는 당해낼 수가 없는 괴물이야. 하지만..."

하르모아는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우리가 너에 대한 대비도 안 했을까봐? 허수아비처럼 가만히 서서 네 칼날에 당해줄 듯 싶어? 열이 넘는 마법사가?"

마녀들의 리더. 하르모아가 피식 웃을 때. 벨로크의 손과 어깨가 흐릿한 잔상을 남겼다. 왕의 장창이 빛살처럼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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