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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81화 (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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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

벨로크는 스킬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친절한 설명 같은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에도 막연한 짐작밖에 할 수가 없었다. 벼락 검, 용의 모습을 하고 있던 대악마, 격퇴, 바뀌어버린 힘. 무슨, 스킬 강화 이런 건가? 용을 죽인 벼락이라고? 어찌 됐든 직접 써봐야 알 수 있겠군.

그는 늘 하던 대로 힘과 체력에 포인트를 투자하고는 눈을 떴다. 소란스럽던 주위는 어느새 잠잠해져 있었다. 공연이 끝난 것이다. 무희는 얄상한 팔을 뻗어 얼굴의 땀을 슬쩍 훔쳤다. 이윽고 옆에 놓아두었던 바구니를 들고는 손님들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정말이지 감미로운 목소리군요.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아가씨의 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손님들은 추파 내지는 감탄을 던져대며 여인의 바구니에 동화며 은화를 집어넣었다. 무희는 생글생글 웃으며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벨로크 일행의 앞까지 다가왔다. 이윽고 바구니를 들이밀며 말했다.

“자비로우신 샤트라여. 먼 길을 지나온 이방인들에게 축복을···”

벨로크는 눈치껏 은화 한 개를 바구니 안에 넣어주었다. 무희는 고개를 꾸벅 숙였고, 늘씬한 다리를 움직여서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걸로 끝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무희는 다른 가게로 제 능력을 팔러 나갔고, 이방인은 자리에 앉아 멀뚱한 눈으로 술을 마셨다. 턱을 괸 채, 벨로크를 바라보던 카라가 중얼거렸다.

“돈을 좀 더 주고 이곳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은 어땠을까?”

“아까 전의 그 여자로부터?”

카라는 화들짝 놀라며 제 입을 가렸다. 이윽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굳이 저 여인에게서 얻을 필요는 없겠지. 다른 사람들도 많으니까.”

카라는 슬쩍 눈을 돌렸다. 아델은 탁자에 도낏자루를 기대어 둔 채, 말없이 술만 마시고 있었다. 마녀의 갈색 눈은 흔들리는 듯싶다가도 다시금 또렷이 벨로크를 바라봤다. 그녀가 말했다.

“어찌 됐든 이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피부색도 틀리고, 억양도 약간 다르지, 하물며 믿는 신까지 달라. 우리는 이 모래의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이자, 방랑자야. 벗겨 먹기에 아주 훌륭한 먹잇감이지.”

“흥. 제깟 깜둥이 놈들이 아무리 덤벼봤자, 벨로크님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나?”

아델은 코웃음을 치며 포크를 휘둘렀다. 먹다 남은 소시지가 푹 찍혀서 육즙을 좌륵 흘러댔다. 이윽고 그녀의 작은 입가로 쏙 들어갔다. 웅얼거리는 아델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벨로크가 말했다.

“일단 장비들의 수리가 다 끝날 때까지는 이 도시에 머물러야 한다.”

난쟁이가 말한 기한은 일주일. 현재, 카라를 제외하고는 벨로크와 아델 모두 맨몸에 무기만 달랑 있는 상태였다. 거기다가 두 여인의 몸에는 악마의 마력이 잔류해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사막을 횡단하는 것은 무리였다. 간다고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젠장. 미아가 된 기분인데.

여관의 몇 개 없는 창문이 끼이익 거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그 사이로 사막의 차가운 바람이 슬며시 손을 들이밀었다. 타닥이는 벽난로와 수프에서 피어오르는 김, 사람들의 온기가 작게나마 이를 중화 시켜 주고 있었다. 이 모든 것 하나하나가 고된 여정의 피로가 조금씩 풀어버리고 있었다. 벨로크는 의자에 등을 느슨히 기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지금은 안개처럼 희미한 기억이었지만, 모니터 너머로 봤었던 광경에서 대악마는 총 다섯 마리였다. 그중에서 하나가 자신에게 죽었으니 남은 숫자는 넷이다. 여신의 부족해. 라는 말 또한 여기서 온 것이겠지. 옛날의 자신이었다면 대장장이를 재촉하고, 남은 대악마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전력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제는 뭐에 쫓기듯이 살지 않을 거다. 여신의 약속이니 뭐니, 곧이곧대로 믿지도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당장에 눈앞에 닥친 일 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마치,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듯이 말했다.

“시간은 아직 남아있으니. 조금씩 알아보자고. 이 도시든 나라든···”

벨로크는 잠깐 말끝을 흐렸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잊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어찌 됐든 생사고락을 함께 넘긴 동료였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길 잃은 요정 아가씨든 말이야.”

카라는 입술을 씹으며 눈을 감았다. 이자벨이 자신을 대신해서 화살을 맞았던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

“맞아. 꼭, 꼭 찾아보자. 지금쯤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을지···”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녀의 외모는 눈에 띄는 편이니까요.”

두 사람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 마신 술잔과 빈 접시가 덜그럭거리고, 갈색 피부의 주인이 슬며시 다가와서 그것들을 가져갔다.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향했다.

낯선 땅에서의 잠자리는 얼핏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노상에 비해서는 천국이나 다름없었기에 그들은 곧 옅게 코를 골며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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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인들은 대부분 샤트라라는 신을 숭배하고 모신다는군. 개의 머리를 한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남신이라던데.”

“현재 도시에 간간히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성주의 명으로 범인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진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지금 우리가 있는 도시. 알타니스는 아드리아 왕국과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이야. 아리안의 수도가 있는 중심부까지는 아닌데. 충분히 외부인에 대한 차별과 경계가 작용하는 도시지. 여기서 우리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려면 넘어야만 하는 도시가 몇 개에 마을은 그 배는 될 거라는군. 몇 주는 가볍게 뛰어넘어 몇 달은 걸릴 여정이지.”

“마을의 바깥에서 활보하고 있는 괴물들 때문에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의 수급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괜찮지만,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를 거라는군요.”

날이 밝은 후. 카라와 아델은 시장이나 광장, 거리를 돌아다니며 제 나름대로의 소문을 수집해서 돌아왔다. 벨로크 또한 자신이 들었던 소문 중, 허무맹랑했던 것을 제하고 그나마 정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추려서 말했다.

“듣기로는 실종사건의 범인이 이 도시의 하수도에 은신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하수도의 악취가 가면 갈수록 심해진다는 얘기도 있더군.”

여관의 뒷마당에서 카라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상황을 요약해볼게. 그러니까··· 이곳 역시 개판이란 거군. 범람하는 괴물들로 인해, 나라는 물론 도시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야. 그리고 우리는 그런 곳의 한복판에 던져진 거지. 게다가 법의 보호는 물론, 가진 신분 또한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좋아, 아주 최악의 상황이네.”

카라는 피식 웃으며 손뼉을 쳤다. 아델은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도낏자루를 꾹 쥐고는 마당을 퍽퍽 찍어대고 있었다. 벨로크는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마 소문을 수집하는 도중, 이곳 아리안인들로부터 차별과 멸시를 받았기 때문이겠지. 그런 상황을 대비해 카라를 붙여서 대신 얘기를 나누게끔 하기는 했지만,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열이 뻗치는 모양이다.

“읏! 빌어먹을!”

아델은 가슴께를 부여잡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흥분하자, 몸 안의 마력이 꿈틀거린 탓이다. 그녀는 기도문을 외우며 성력을 뿜어냈다. 대악마의 잔재를 정화시키기 위함이다. 아델을 내버려 둔 채, 벨로크는 카라를 바라봤다.

그녀는 벨로크가 사준 가죽 갑옷을 빈틈없이 차려입고, 허리춤에는 레이피어와 지팡이, 마도서까지 차고 있었다. 탄력적인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여전사를 향해 그가 말했다.

“갑옷은 조금 적응됐나?”

카라는 혀를 내밀며 답했다.

“더워. 갑갑해. 몸에 달라붙어서 불편해.”

아직 살만한가 보군. 벨로크는 카라의 불평을 한 귀로 듣고 흘린 뒤, 주변을 굴러다니던 나뭇가지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카라가 화들짝 놀랐다.

“왜··· 왜?”

“검을 뽑아라. 카라. 검술을 조금 가르쳐주마.”

“꼭 배워야 해? 난 마법사지. 검사가 아니잖아. 게다가 무슨 일이 생겨도 너희가 지켜줄 텐데···”

“만약의 사태는 이미 한 번 겪어봤지 않나. 일단 조금이라도 배워놓는다면 큰 도움이 될 거다. 비장의 한 수가 되겠지.”

카라는 몸을 베베 꼬으며 우물대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벨로크 역시 그녀에게 마법을 등한시하고 검술에 집중하라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저 갑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에 대해 적응도 시킬 겸, 체력을 길러주려고 한 것이다.

“칼날 밑 부분. 손잡이를 한 번 봐라. 동글동글한 철판 같은 게 달렸지? 이걸로 상대의 칼날을 막거나 쳐낼 수 있다.”

“검이 얇아 보인다고 해서 굳이 찌르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힘을 좀 준다면 뼈째로 갈라버릴 수 있지. 하지만, 너는 마법사니까. 주문을 사용한 후, 틈이 생겼을 때. 그 빈틈을 막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겠군.”

벨로크는 가볍게 검을 휘두르며 카라와 검격을 나눴다. 중간중간 자세를 교정해주고 어떻게 검을 휘둘러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검에 베이지 않는지. 몇 개 실전에서 사용할 만한 검술들을 가르쳤다.

카라는 망설이던 태도와는 달리 꽤나 열심히 훈련에 참여했다. 바닥을 몇 번이나 굴러도, 붉은 머리칼이 흙먼지에 뒤덮여도 벌떡 일어나서 검을 휘둘렀다. 그간 겪어왔던 괴물들과의 전투가 그녀에게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들게끔 만든 것 같았다. 벨로크는 그녀의 호흡과 감정의 요동을 감지해가며 적절한 때에 훈련을 멈췄다. 괜찮은데? 꽤나 재능이 있어.

“허억, 허억, 나, 죽어··· 차라리 새로운 주문을 몇 개 익히는 게 훨씬 쉽겠어!”

카라는 꽥 악을 쓰고는 자리에 털썩 누웠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과 모래가 낀 누런 하늘이 그녀의 두 눈에 가득 들어왔다. 이를 보고 있던 벨로크와 아델은 피식 웃었다. 이윽고 그런 카라를 내버려 둔 채, 두 사람 역시 대련을 시작했다. 대검과 도끼가 챙 소리를 내며 뒷마당을 가득 울렸다. 일행은 그렇게 도시에 대한 소문을 수집하고, 여관에서 휴식을 취하며 전쟁의 후유증을 치료해나갔다. 그렇게 일주일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나만을 오롯이 비추는 여신이시여. 부디 나에게 힘을.”

아델이 손에 들린 작은 성서를 바라보면서 카라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곧이어 성기사의 손에서 청명한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파지직 스파크를 일으키며 몸을 휘감는 빛에 카라는 작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이윽고 성력의 빛이 사라지자, 숨을 몰아쉬며 중얼거렸다.

“끝난 거야?”

“잠깐만.”

아델은 카라의 이마를 한 번 매만지고 배 위에도 손을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화됐다. 네 몸에서는 더 이상 악마의 마력 따위 느껴지지 않는다.”

“고마워. 아델. 덕분에 살았어.”

“감사 인사는 됐다. 우리는 동료니까.”

아델은 조금 미묘하게 웃으며 침대에 앉아있던 카라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고는 벨로크를 바라봤다.

“벨로크님. 끝났습니다.”

“고생했다. 아델.”

벨로크는 늘 그랬듯이 퍽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본의는 아니었다. 이 기사의 육체에 내재된 행동과 말투가 이랬던 것이다. 평소라면 아델 역시 가만히 이를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조금 떨리며 서운한 빛을 띠었다.

“···별거 아닙니다.”

벨로크는 조금 당황했다. 가까운 거리여서 그런가? 그의 날카로운 오감은 아델의 이 모든 감정을 속속들이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는 잠깐 망설였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는 잠깐 망설이다가 아델의 어깨에 슬며시 손을 올렸다. 차가운 갑주가 아닌, 셔츠 자락과 굳은살 가득한 맨손이 와닿았다. 벨로크는 그녀의 목덜미를 슥슥 매만지며 한층 더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살아날 수 있었지.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너의 충성심, 나를 생각하는 마음. 전부 말이다.”

아델의 눈동자가 크게 떨렸다. 안에 담겨있던 서운한 빛이 대번에 자취를 감출 정도였다. 그녀는 고개를 팍 숙인 후, 뭐라고 웅얼거리더니 눈가를 슥 훔쳤다. 아델이 말했다.

“장비를 찾으러 가시죠. 지금쯤이면 그 대장장이가 일을 끝마쳐 놓았을 겁니다. 만약 작업이 덜 끝나있다면 놈의 턱수염을 뽑아버리겠습니다.”

"그래."

벨로크는 피식 웃으며 아델의 어깨를 감싸고 발걸음을 옮겼다. 저런 말도 할 줄 아는 사내였어? 카라가 입을 헤 벌린 채, 두 사람을 뒤따랐다. 이윽고 세 사람이 난쟁이의 대장간 앞에 도착했을 때. 이변이 일어났다. 일단의 병사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이방인이로군. 잠깐만 기다려라. 지금 아벤마하님께서 이곳에 와 계시다.”

구릿빛 피부에 사슬갑옷을 차려입은 병사가 거만한 어조로 말했다.

아벤마하? 뭐 하는 잡놈이야? 벨로크가 그렇게 생각할 때. 카라가 귓속말을 했다.

“이곳 성주의 아들이야. 듣기로는 심심하면 패악질을 부리고. 양아치 같은 짓거리를 일삼는다더군.”

도시 내. 최고 권력자의 피붙이라 이거군. 마찰이 생긴다면 피곤해지겠는데. 나중에 다시 와야 하나? 그가 그렇게 생각할 때쯤. 대장간 안에서 큰 목소리 두 개가 울려 퍼졌다.

“나리! 그 창은 주인이 정해져 있는 물건이라고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뭐라?! 일개 대장장이 주제에 지금 나한테 큰소리를 친 것이냐? 네 놈! 죽고 싶은 것이냐!”

“아니, 그게 아니라···”

“게다가 주인이 정해져 있으면 어쨌단 말이냐. 이 도시 내에서 내 말은 곧 법이고 뜻이거늘! 잔말 말고 어서, 그 창을 이리 내놓지 못하겠나!”

귀족이 탐낼만한 창이라고? 저놈이 지금 내 무기를 탐내고 있는 것 같은데. 벨로크는 미간을 찌푸렸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의 시선이 돌아갔다. 대장간을 턱 가로막은 채, 일행을 보고 실실 쪼개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서였다.

그는 병사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성주의 아들놈이 과연 자신의 말을 들을까? 아니면, 이치들을 때려눕히고 자신의 물건을 되찾아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도시의 수배령을 받은 채, 이 사막을 돌아다녀야 할까? 뭐가 됐든 간만에 힘 좀 쓰겠군. 벨로크는 팔을 휘휘 돌리며 어깨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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