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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71화 (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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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늪

카라는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에 눈을 끔뻑거렸다. 그녀는 마법사였기에 검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지만, 기본 상식은 있었다. 그리고 현재 벨로크가 보여주는 움직임이 상식을 벗어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실선이 반짝이면 괴물 한 놈의 머리통이 어김없이 박살났다. 녀석이 배를 부여잡으며 폭발하면 벨로크는 대검의 넓은 몸체로 그것을 막아냈다. 그리고 또 한 놈 죽이고, 막고 반격하고 찌르고의 반복이었다. 검의 탈을 쓴 무언가는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뻗어 나갔으며, 이 모든 일들이 눈 깜빡할 새에 일어났다.

‘저놈들을 한 손으로 상대하다니··· 어째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아.’

카라가 보기에는 빛으로 된 선이 그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괴물들을 저지하는 듯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자신에게는 조금의 충격조차 없었으니 눈앞에 있는 기사의 무용이 새삼 가늠이 되었다. 등에 업혀있는 카라가 감탄하는 동안, 벨로크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정확히는 놈들을 어떻게 죽일까. 어떻게 베어낼까만 궁리하는 중이었다.

끄르르륵!

짓뭉개진 손가락이 몸에 닿기 전 녀석의 머리통을 날리고, 체중을 실어서 덮쳐오려는 놈을 어깨로 받아버렸다. 이윽고 휘둘렀던 검을 회수하며 강하게 내려찍었다. 흙먼지가 파악 치솟고 피와 뼛조각이 뻥 폭발했다. 벨로크는 검을 방패처럼 받쳐 이를 막아냈다. 그리고 한 발 크게 내디디며 횡으로 베어냈다. 이번에도 역시 피분수가 촤악 일어났다.

무언가가 짓뭉개지는 소리, 거센 파공성, 쇠가 팅팅 울려대는 소음까지. 그는 그렇게 괴물들을 죽이는 기계처럼 무자비한 도살을 이어나갔다. 그러자,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망자들의 방벽이 차츰 옅어지기 시작했다.

키루루룩!

상황이 이상해진다고 생각한 걸까. 수면에 몸을 담그고 있던 어인들이 토사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물갈퀴 달린 손을 휘저으며 뭐라 뭐라 외쳐댔다.

벨로크는 기사였지 언어학자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심해에 산다는 괴물들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놈들이 모종의 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것은 깨달았다. 비척대며 달려들기만 하던 익사체들의 움직임이 갑작스레 바뀌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변화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한 두 놈씩 덤벼들던 놈들이 한꺼번에 와락 달려들었을 뿐이었다. 이건 조금 안 좋은데. 벨로크는 업고 있는 카라를 상기하며 검을 꾸욱 쥐었다.

이 무식한 돌격은 실로 까다로운 공격이었다. 약간의 거리만 있다면 한두 놈씩 베어 죽이면 그만이지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온다면 벨로크 역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놈들의 썩어빠진 몸뚱이가 검을 휘두를 공간을 제한하고 있었으니까.

물비린내가 점점 더 가까워진다. 고름을 질질 흘려대는 얼굴과 눈두덩이 사이를 기어 다니는 벌레 역시 사뭇 끔찍했다. 방해가 될 거라 생각한 걸까. 카라는 입을 꾸욱 다물고 있었지만, 그녀의 가슴은 쿵쿵 뛰고 있었다. 이를 뿌드득 가는 소리도 났다. 무력한 자신에 대한 원망이 갑옷 타고 넘어와 벨로크에게도 전해졌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괴물들의 벽과 자책하고 있는 동료의 사이에서 벨로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윽고 오른발을 축으로 삼아서 몸을 회전시켰다. 바닥에 깔려있던 토사들이 팽이처럼 빙그르 돌아갔다. 그 위로 쭉 뻗은 검이 창날처럼 뻗어 나갔다. 손아귀에 와닿는 물컹한 느낌이 썩은 짚단을 베는 것만 같았다. 벨로크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다시 한번 폭풍을 만들어냈다.

구불거리는 붉은 머리칼이 휘잉 흔들리고, 달려들던 괴물들이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마치, 끈 풀린 인형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녀석들의 몸체에 투명한 실선들이 이어졌다.

촤아아악

피보라가 일었다. 괴물들의 상체와 머리, 가슴이 쩍 갈라지며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뻥뻥 터지는 소리가 연달아서 울리고. 썩어빠진 내장이나 뼛조각들이 비수처럼 날아왔다. 벨로크는 검으로 등을 받쳐서 카라를 보호했다.

정면으로 날아오는 것은 그냥 몸으로 때웠다. 작은 뼛조각들이 갑옷의 틈새에 박혀 들어갔다. 가스가 뻥 터지며 생겨난 충격파 역시 그의 몸을 강타했다. 시발. 좀 아픈데. 티티팅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릴수록, 벨로크는 카라의 여린 몸을 단단히 감쌌다. 그는 폭발이 끝날 때까지 한참이나 그러고 있었다. 잠시 후, 피안개가 사라지자 카라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벨로크!”

“소리 지르지 마라. 귀가 울리니까.”

“하지만···! 너! 지금 상처가!”

벨로크는 안심하라는 듯 버둥거리는 카라를 툭툭 쳤다. 이윽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팔로 검을 휙 털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몇 마리나 남았지?”

방금의 일격으로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익사체들 대부분이 사라졌다. 이제는 수십 마리의 어인들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녀석들 역시 방금 전의 광경에 놀랐는지 눈까리를 크게 뜨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어인들은 썩은 동태알 같은 눈을 삐죽 찢으며 괴성을 질러댔다. 지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 등이 가득 담긴 악귀의 모습이었다. 한결같은 모습이군. 일관성이 있어서 좋은데. 덤벼라. 벨로크가 검을 꼬나쥘 때. 놈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꾸루루룩!

하지만, 어인들은 그에게 달려들기는커녕 오히려 몸을 뒤로 뺐다. 이윽고 시커먼 물로 들어가 대가리만 쏙 내밀고는 손에 들린 창을 내밀었다. 아가미에서 나오는 산소가 뽀르륵 물거품을 일으켰고, 물갈퀴 달린 팔이 스르륵 움직이며 수면에 파동을 일으켰다. 전사를 상대로 원거리 공격이라. 옳은 자세였다. 시발. 약은 새끼들. 목을 감싸고 있던 카라의 손길이 더 강해지고, 벨로크가 자세를 잡을 때. 돌연, 그가 웃었다.

“무사해서 다행이군. 찾으러 갈 수고를 덜었어.”

창을 던지려는 어인 한 놈의 눈에 화살이 퍽 꽂혔다. 놈은 눈을 까뒤집으며 끄르륵거리다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당황하고 있는 녀석들의 머리 위로 검은 선들이 쏜살같이 내리꽂혔다. 몇 개는 수면에 파문을 일으켰을 뿐이지만, 대부분은 괴물들의 몸체에 적중했다. 가죽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머리와 팔, 가슴에 깃털 장식을 매단 녀석들이 비명을 지르며 호수 속으로 침몰했다. 어디서 본 무기 같은데. 벨로크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끼리릭 도르래 돌아가는 소리가 멈췄다. 이윽고 철컹거리는 쇳소리와 우렁찬 여인의 목소리가 공동에 울려 퍼졌다.

“벨로크니-임! 괜찮으십니까!”

어둠을 가르고 촤아악 뱀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이윽고 그 뱀은 어인 한 놈을 사로잡더니 화끈한 불길을 뿜어냈다.

끄에에엑!

불의 선이 이어진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보다 더 큰 불길이 보였다. 헬레나의 성기사가 성력을 뿜어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오. 이걸 이런 식으로 이용하다니 생각보다 괜찮은데. 벨로크가 감탄할 때. 다시 도르래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파공성과 함께 쏘아져 나온 화살들이 남아있던 괴물들의 숨통을 끊었다.

“아델! 같이 가요! 나 혼자서 저곳을 넘어갈 순 없어요!”

“이자벨! 빨리 오지 못하겠나! 벨로크님이 위험하단 말이다!”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울리더니, 조금 전에 날아왔던 뱀이 다시금 날아들었다. 뱀은 벨로크의 옆에 있던 석상을 휘리릭 감더니 제 혼자서 움직이며 중무장한 여기사와 요정 하나를 데려다 놓았다. 타잔이냐? 아델이 들고 있던 채찍을 감아올렸다. 이윽고 똬리처럼 말아 올려 허리춤에 메더니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벨로크님! 괜찮으십니까?!”

그녀는 걱정스런 눈으로 벨로크를 바라보다가 그의 등에 업혀있는 카라를 보고는 눈동자를 크게 떴다. 아델이 두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떠듬거렸다.

“왜··· 왜? 카라가··· 등에 업혀있는 겁니까? 어째서?”

“아델. 그게···”

괴물들이 다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라는 팔을 풀지 않았다. 그냥 눈동자를 굴리며 입을 우물거릴 뿐이었다. 여기에 이자벨이 끼어들자 상황은 더 이상해졌다.

“전투 중에 피어나는 로맨스라니··· 낭만적이네요. 하지만, 본처를 버린다면 후회하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설마··· 두 사람을 다?”

이자벨은 물에 흠뻑 젖어있는 두 사람을 한 번, 요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라를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시발? 이 여자가? 아델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가 카라를 노려보며 한마디 하려고 할 때. 벨로크가 말했다.

“카라가 다쳤다. 제대로 된 거동도 못 할 정도로 말이지. 그래서 업고 다녔을 뿐이다.”

“그런··· 그렇군요. 제가 괜한 오해를 했습니다.”

치켜 올라가 있던 아델의 눈꼬리가 순하게 내려앉았다. 그녀가 말했다.

“미안하다. 카라. 많이 다쳤나? 벨로크님. 제가 카라의 상처를 한 번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나는 괜찮···”

평소라면 아프다고 칭얼거렸을 카라가 아델의 눈을 피하며 손사래를 쳤다.

“물론.”

하지만, 벨로크는 등에서 대롱거리고 있던 카라를 내려주었다. 아델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카라를 받치더니 구멍이 뻥 뚫려있는 로브 너머를 살폈다. 아델이 쯧 혀를 찼다. 포션 덕분에 상처는 아물어있었지만, 피멍이 한가득 이었다. 약해진 피부 너머로 언제든지 상처가 터질 수도 있었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 이윽고 기도문을 외우며 카라의 상처를 쓰다듬었다.

“헬레나여. 당신의 빛을 여기에···”

시뻘건 화염 대신 황금빛의 광채가 아델의 손에서 피어났다. 치료주문도 배운 건가? 네 사람의 얼굴이 환하게 빛날 때. 이자벨이 보우건을 등에 척 걸치며 말했다.

“느닷없이 물이 쏟아질 줄이야··· 군에서 배워둔 수영 실력이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에요.”

벨로크가 이자벨을 바라봤다. 이미 하나 얻었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군. 공작이 알면 칼을 뽑겠는데. 벨로크의 시선은 그녀의 손에 들린 보우건으로 향했다가 얼굴과 몸으로 향했다. 몸매를 드러내는 가죽 갑옷은 이리저리 흉하게 구멍이 뚫려 있었다. 명백한 전투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있어야 할 생채기들이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벨로크는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했다.

물에 빠졌던 아델은 이자벨이 구해냈고, 상처 입은 요정은 아델이 치유했다. 그 때문인지 두 사람 사이의 신뢰가 조금은 생긴 것도 같았다. 잘 된 건가? 벨로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자벨은 싱긋 웃으면서 자신의 몸을 가렸다.

“그렇게 쳐다보니 조금 부끄럽네요. 왜요? 나도 자빠뜨리고 싶어요?”

벨로크는 고개를 저었다. 이 요정은 역시나 이상하다. 어딘가 나사 하나쯤은 빠진 것 같았다. 그가 입을 열려는 찰나. 이자벨이 다가왔다. 그러고는 느닷없이 자신의 갑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또 왜 이래? 벨로크가 당황할 때. 이자벨이 귓가에 대고 중얼거렸다.

“이제 보니 당신도 다쳤네요. 치료를 받아야겠어요. 하지만, 그전에 몸에 박힌 가시들부터 빼내야겠는데.”

요정은 빠릿한 손길로 그의 갑옷와 웃옷을 벗기고는 손톱을 이용해 가시들을 하나하나 뽑아냈다. 이윽고 그것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봤다.

“벨로크님!? 세상에!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잠시 후, 카라의 치료가 끝났을 때. 아델의 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만신창이가 되었던 두 사람은 쌩쌩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요정과 질투하는 성기사, 갈팡질팡하는 마법사까지. 돌아가는 상황에 벨로크는 정신이 없었지만, 한 가지 사실은 알 수가 있었다. 기사의 상위직은 성기사임이 틀림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직업을 잘못 고른 것 같았다. 젠장. 벨로크의 탄식과 함께 몸을 추스른 일행은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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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가 주문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상황은 손쉽게 풀려나갔다. 그녀가 띄운 광구가 종유석 가득하던 천장을 환하게 비추자, 일행은 손쉽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끄에에엑!

물속에서 괴물들이 뛰쳐나와도 이자벨의 연발 보우건이 화살을 뿜어냈다. 퍼버버벅. 고슴도치가 된 놈들이 배를 까뒤집으며 가라앉았다. 이를 보고 있던 카라가 물었다.

“그거 난쟁이 기사가 쓰던 것 아니야?”

이자벨은 태연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괴물들의 발에 짓밟히려던 걸 제가 주웠죠.”

“음··· 그러니까 훔쳤다고?”

“말이 조금 그렇네요. 주인이 사라진 물건을 주운 게 어째서 훔친 건가요? 이건 전리품이에요. 뭐, 벨로크가 달라고 한다면 주겠지만···”

이자벨은 들고 있던 보우건을 힐끔거리며 벨로크를 바라봤다. 난쟁이 기사를 죽였던 쌍둥이 거인을 물리친 건 그였으니까.

"괜찮다."

벨로크는 고개를 저었다. 어찌 됐든 일행의 전력이 증가한 것은 좋은 일이었다. 다만, 속으로 이자벨에 대한 평가를 하나 더 추가했을 뿐이었다.

나사 빠진 요정이자 전직 군인, 거기다가 손버릇까지 안 좋군. 지갑 관리를 잘해야겠는데. 벨로크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카라 역시 헛웃음을 지으며 넘어갔다. 이윽고 손을 뻗으며 한 번 더 마법을 부렸다.

“벤시의 숨결이여!”

손에서 뿜어져 나온 서리 광선이 탁한 물의 표면을 까드득 얼려버렸다. 일행은 얼음으로 된 호수를 손쉽게 건너다녔다. 벨로크가 그 고생을 해서 헤쳐 나왔던 난관들이 네 사람이 모이자, 손쉽게 돌파해낼 수 있었다. 그래, 이게 파티플레이의 묘미지. 그가 그렇게 생각할 때쯤. 주변을 살피던 아델이 말했다.

“저기를 보십시오.”

일행은 시선을 돌렸다. 호수의 끝자락, 돌벽과 종유석들이 가시처럼 뻗어있는 틈새 사이로 작은 문 하나가 보였다. 벨로크가 말했다.

“천장에 달려있는 문이라··· 신박하군.”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가야 할까요? 날개라도 달린 게 아닌 이상···”

이자벨의 말을 카라가 받았다.

“걱정 마. 부유 마법을 사용해서 한 명씩 옮기면 되니까. 모두 이쪽으로···”

그녀가 지팡이를 부여잡으며 말할 때였다. 벨로크 역시 손에 들고 있는 검을 휙 들어 올리며 말했다.

“다들 준비해라.”

“무엇을 말입니까?”

벨로크가 말없이 아래를 바라보자, 일행 역시 고개를 내렸다. 그들의 얼굴이 굳었다. 얼어붙어 있는 호수의 표면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유선형의 몸체와 지느러미, 집채만 한 눈동자까지. 그래, 이곳 보스는 네놈이냐? 벨로크가 고개를 까딱거릴 때. 얼음이 콰장창 깨지며 썩은 늪의 포식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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