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악마성
엄청난 양의 수압이 느껴졌다. 일행은 다급히 뒷걸음질을 쳤지만, 물줄기는 자석이라도 되는 듯 그들의 몸에 달라붙었다. 게다가 밀어내기는커녕 그들을 문 안으로 끌어들여 버렸다. 시발. 뭐지? 주문인가? 벨로크는 입속에 있는 물을 뱉어내고는 고개를 내렸다.
문장 갑옷은 빛을 뿜어내며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었지만, 파도 자체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아무리 대단한 유물이라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엿됐군. 목덜미까지 차올랐던 물이 시야를 잠식한다. 망막과 갑옷 틈새로 스며드는 물방울들은 끈적했으며 또한 시커멨다.
‘늪지라도 되는 건가?’
“아아악!”
“시발! 이게 무슨! 벨로크님!”
“모두 침착해요! 일단 숨을 들이마시고 머리를 보호···”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래에서는 소용돌이가 위에서는 거대한 파도가 일행을 덮쳐왔다. 벨로크는 검을 쥐고 있는 손아귀에 한층 더 힘을 주었다. 검신이 비명을 질렀고, 건틀릿 안의 손아귀가 째졌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몰아치는 재앙으로부터 자신의 손톱을 가까스로 지켜낼 수 있었다. 그 후로는 꽤나 피곤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는 마치, 난파당한 선원처럼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다. 배가 차오를 때까지 물을 마셨고, 바위나 부서진 건물 같은 것에 몸을 부딪쳤다. 휙휙 돌아가는 시야와 천둥이라도 치듯 콰르릉거리는 주위 소리는 덤이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진작에 정신을 잃고 파도에 몸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벨로크의 정신과 육체는 그것을 거부했다. 수없이 많은 고행을 겪어온 전사의 의지는 이런 걸로 꺾이지 않았다.
촤아아악
수압을 가르고 뻗어 나온 대검이 돌벽을 부쉈다. 이윽고 그것을 지지대 삼아 물길에 저항하던 벨로크는 돌벽 위로 훌쩍 몸을 날렸다. 몸은 평소보다 무거웠고, 귀는 멍했다. 이를 말해주듯 갑옷의 틈 사이로 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는 콜록거리면서 속에 있는 것도 게워내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천장에는 길쭉한 종유석들이 잔뜩 박혀있었고, 아래에는 시커먼 물이 가득했다. 물 위에는 군데군데 반파된 조각상이나 건물 같은 것이 있었는데. 마치, 바다 속에 가라 앉아있던 도시가 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새였다.
그가 서 있는 곳도 그런 건물 중 하나였다. 시발. 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곳이야. 여긴. 벨로크는 속으로 욕하며 투구를 벗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한 번 쓸고는 귀를 툭툭 쳤다. 뜨끈한 것이 주르륵 흐르고, 먹먹하던 청각이 제자리를 찾는다.
“후우우.”
그는 깊게 숨을 몰아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른손으로는 검을 단단히 쥐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흩어져버린 동료들을 찾아야 했다. 자신처럼 물살을 이겨내고 건물 위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표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부 다 그 하나만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따라와 준 친구들이었다. 종자에서 신을 모시는 성기사가 된 여인, 마녀로 몰려 화형당할 뻔한 마법사, 전우들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귀쟁이까지. 그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악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여도 언제나 등 뒤를 받쳐주던 친구들이었다.
나름대로의 신념과 의리를 가진 이 엿 같은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기다려라.”
벨로크는 짧게 중얼거리고는 발을 내디뎠다. 이끼가 깔린 돌바닥이 거칠게 요동쳤고, 물에 박혀있는 건물이 이리저리 흔들렸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으로 벨로크는 거침없이 튀어 나갔다.
건물 몇 채를 훌쩍 뛰어넘고, 모래더미가 쌓인 물가를 뛰고 있을 때였다.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물에 반쯤 몸을 담근 채, 토사 위에 축 늘어져 사람이 한 명 보였다. 하얀색의 가냘픈 손목과 해초처럼 구불거리는 붉은 머리. 카라였다.
“카라! 괜찮나?!”
벨로크는 황급히 달려가서 그녀의 몸을 살폈다. 이윽고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떠내려오면서 온몸을 바위에 부딪쳤는지 이마와 로브 자락에는 피가 한 가득이었다. 게다가··· 원래라면 손에 들려있어야 할 수정 지팡이가 그녀의 배에 꽂혀있었다. 호흡이 점점 약해진다. 시꺼먼 물은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로 검붉게 물들고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동료를 본 벨로크가 이를 악물었다. 갑옷으로 무장을 한 전사들과는 다르게 마법사인 그녀는 천옷 위에 로브 하나를 걸쳤을 뿐이다. 그렇기에 입은 상처가 더 컸으리라. 젠장, 이번 일이 끝나면 가죽 갑옷이라도 하나 구해서 입혀야겠다. 육체 단련도 좀 시켜야겠군. 벨로크는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그녀를 들어 올렸다. 이윽고 물가에서 조금 떨어진 평평한 장소에 눕혔다.
“이게 무슨 꼴이냐.”
카라를 내려다본 벨로크가 건틀릿을 벗으며 중얼거렸다. 이윽고 가방을 뒤져 수통과 물약을 꺼내고는 모래 먼지로 가득하던 손을 씻었다. 위치로 보아 배의 상처는 충분히 치명상이다. 장기손상은 물론, 지팡이를 뽑아낸다면 내장까지 튀어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힐링포션이 있다. 조치만 잘한다면 살 수 있겠지. 벨로크는 조금 착잡한 마음이 되었다.
처음이었다. 동료들과의 여정이 시작된 이후로 누군가가 이렇게 크게 다치는 걸 본 것은. 아델은 무사할까? 이자벨은? 혹시나 일이 잘 못 되어 두 사람 역시 크게 다치거나 죽었다면··· 벨로크는 고개를 저어 상념을 내던졌다. 이윽고 로브를 젖히고 피투성이가 된 셔츠를 찢었다. 하얀 살덩이 사이에 박혀있는 차가운 이물질이 보였다. 벨로크는 지팡이를 살짝 쥐었다가 단번에 뽑아냈다.
“컥.”
몸이 들썩거리고, 카라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여리한 배 역시 꿈틀거리며 내장을 토해냈다. 벨로크는 삐져나오려는 장기를 다급히 틀어막았다. 이윽고 손가락만 살살 움직여 그것들을 밀어 넣고는 상처 위에 포션을 부었다. 연기가 치이익 일어나며 기포가 끓어올랐다. 환부의 상처는 언제 구멍이 뚫렸었냐는 듯 순식간에 아물어 있었다.
정말 대단한 성능이군. 아니면, 네가 그만큼 잘 만든 거겠지. 코를 파고드는 피 냄새와 딸기향을 뒤로한 채, 그는 카라의 상처 곳곳에 포션을 뿌렸다. 외상은 다 아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내상 때문인가? 나머지는 먹여야 할 것 같은데.
그는 카라가 물에 빠졌었다는 것과 정신을 못 차린다는 점을 상기하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하. 이게 이렇게 되는군. 쓸 데가 없을 거라고 느꼈는데. 배워두길 잘했어.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지금도 생명의 불꽃은 꺼져가고 있었으니까.
벨로크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확보하고는 숨을 불어넣었다. 이윽고 양손의 힘을 조절해가며 카라의 가슴을 천천히 압박했다. 항상 무언가를 부수기만 하는 손아귀가 이제는 남을 구하기 위해 쓰이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녀의 몸이 쉼 없이 들썩거렸다.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얼마간 반복했을까? 마침내, 반응이 나타났다.
“커어억, 끅!”
카라가 물을 주륵 토해냈다. 이윽고 거칠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벨로크가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며 툭툭 두드렸다.
“카라! 숨을 쉬어야 한다! 깊게 들이마셔라!”
카라는 눈을 감은 채로 콜록거리다가 쌕쌕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흐릿하게 떠진 갈색 눈과 검은 색깔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동공이 거칠게 흔들렸다.
“벨로크··· 너···”
“일단 마셔라.”
벨로크는 카라의 말을 무시하며 남은 포션을 입에 밀어 넣었다. 말과는 달리 턱을 받치는 손길과 병을 기울이는 속도는 퍽 조심스러웠다. 카라는 실눈을 뜬 채로 남은 물약을 꿀꺽꿀꺽 마셨다. 창백하던 피부에 생기가 돌아왔다. 말라가던 입술 또한 촉촉하게 윤기가 흘렀다. 그녀는 눈동자를 슬쩍 굴려서 벨로크를 힐끔거렸다. 이윽고 숨을 몰아쉬더니 한 마디 내뱉었다.
“아파. 쓰라리고··· 따가워.”
앓는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얼추 상태가 좋아진 것 같았다. 위기는 넘긴 건가. 벨로크는 슬며시 웃으며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머리카락과 몸은 축축했다. 이상한 냄새도 났다. 하지만, 그 안에는 산 자의 온기가 가득했기에 그는 안도감을 느꼈다.
굳은살 박힌 손이 얼굴을 매만지자, 카라의 얼굴은 머리카락과 똑같은 색이 되어갔다. 그녀가 한쪽 팔로 눈을 가린 채, 벨로크를 툭 쳤다.
“나 좀 부축해줘. 아델과 이자벨을 찾아야지.”
“그래.”
그 순간. 벨로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카라가 물었다.
“왜? 무슨 일이야?”
“불청객들이 찾아온 온 모양인데. 아니, 놈들에게는 우리가 불청객인가?”
벨로크의 두 눈이 어둠에 잠겨있는 호수를 주시했다. 수십 개의 기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윽고 물거품의 주인공들이 슬며시 떠올랐다. 듬성듬성 두피 째로 빠진 머리카락과 공허한 눈덩이. 퉁퉁 불어서 한껏 비대해진 몸뚱이까지.
음. 좀 역겨운데. 검은 물을 뚝뚝 흘리며 다가오는 익사체들의 모습에 벨로크는 미간을 찌푸렸다. 철퍽 거리는 소리가 커져갈 수록, 물결이 거칠게 요동쳤다. 이는 동그란 파형을 일으켰고, 수십 개의 파형은 곧 괴물들의 파도가 되었다.
“우리가 빠졌던 곳이 저놈들의 목욕물이었던 모양인데.”
“어떻게 하지···? 난 지금 주문을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아. 너한테 짐만 될 거야···”
카라가 말끝을 흐렸다. 놈들은 이제 모래사장을 짓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물비린내와 함께 역겨운 시취가 진동을 했다. 벨로크는 괴물들과 환자를 잠깐 바라보고는 그녀를 업었다.
“하아...”
복부에 와닿는 차가움에 그녀가 신음성을 흘렸다. 벨로크는 한 손으로 검을 한 손으로 카라의 엉덩이를 받치며 말했다.
“조금만 참아라. 저놈들만 따돌리고 나면 아주 편안하게 모실 테니까.”
“너는 정말···”
카라는 뭐라 말을 하려다가 와락 웃음을 터트렸다. 이윽고 양팔로 벨로크의 목을 감싸며 중얼거렸다.
“아델이 지금 우리 모습을 본다면 날 잡아먹으려 들지도 몰라. 이번에는 볼기짝이 아니라, 뺨을 얻어맞을 거야. 그러면 어떡하지?”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뉘앙스는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 듯했다. 하지만, 벨로크는 출발한다고 짧게 중얼거리고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자신은 이방인이었으니까.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 고향으로 되돌아가야 했으니까. 카라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벨로크의 목덜미를 한층 더 강하게 끌어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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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웨에엑
익사체가 입을 우물거리며 속에 있는 것을 토해냈다. 벨로크는 몸을 슬쩍 틀어서 피한 후에 검면으로 후려쳤다. 시체가 쿠억 나가떨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약해빠진 놈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놈이 몸뚱이가 한층 더 부풀어 오르자 그는 검을 방패처럼 받쳤다. 잠시 후, 쾅하는 소리가 나며, 뼛조각과 내장 등이 그의 날붙이를 두드렸다.
까다로운데. 벨로크는 한숨을 내쉬고는 뒤편에서 팔을 뻗고 있는 익사체를 걷어찼다. 물컹한 살덩이의 느낌이 와닿는 것도 잠시, 녀석 역시 배를 부여잡으며 폭발했다. 그가 중얼거렸다.
“걸어 다니는 폭탄 덩어리들이군. 칼잡이하고는 상성이 좋지 않아.”
“잠깐만, 내가 주문을 사용해··· 으윽.”
“그만, 무리하지 마라. 배의 상처가 한 번 더 터진다면 목숨을 장담하지 못할 거다.”
“···미안해.”
벨로크는 카라를 업은 채, 한 손으로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그들을 포위하고 있던 익사체들이 뻥 날아가며 물속에 처박혔다. 다시금 수면이 요동쳤고, 물은 한층 더 시꺼메졌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퉁퉁 불어난 괴물들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놈들에게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발을 디딜 곳은 적었으며 물속은 이미 괴물들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한 손 밖에 쓰지 못하는 칼잡이와 주문을 못 쓰는 마법사에게는 퍽 벅찬 상황이었다. 보금자리에 수족관까지 만들어놓다니 돈이 썩어 넘치는 모양이군. 모래밭을 턱 밟으며 막 한 놈의 대가리를 날려버렸을 때였다. 수면 안에서 빛살 여러 개가 날아왔다. 몇 개는 검으로 쳐냈고, 몇 개는 갑옷으로 막아냈다. 시발, 또 뭐야.
그가 자세를 다잡을 때. 물보라를 촤악 일으키며 새로운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몽롱하게만 보이는 투명한 각막과 뻐끔거리는 아가미, 번쩍거리는 비늘까지. 카라가 낭패어린 어조로 말했다.
“어인이야. 저주받을 심해의 족속들이자, 탐욕스러운 생선 대가리들이지. 해안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 어째서···?”
끼루루룩!
오랜만에 나타난 사냥감에 대한 흥분일까. 놈들은 물가에 몸을 반쯤 내민 채, 신나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여분의 창을 꺼내 들더니 던지려는 시늉을 취했다. 그런 생선 괴물들의 앞에는 익사체들이 성벽처럼 가로막고 있었다. 검을 쥐고 있는 벨로크의 손아귀 힘이 한층 더 강해졌다. 그는 이 엿 같은 함정과 환경에 슬슬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찾지 못한 동료들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마법사나 궁수가 아닌, 무식한 칼잡이 캐릭터를 만든 것에 대한 분노도 있었다. 검술이란 것이 자신이 쌓아온 이 능력이란 것이 부질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카라 또한 자신이 벨로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둘 다 죽는다. 그럴 바에 차라리 내가···
“벨로크. 차라리 나를 버리고···”
“그만. 내가 너를 어떻게 살려놨는데. 다시 죽이라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만..."
벨로크는 이를 드러내며 검을 들어 올렸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흉포하게 빛났다.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자신이 생각해도 기가 막힌 전술이었다. 손쉬운 작전이기도 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혼탁한 어둠과 괴물들로부터 느껴지는 악의에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가 말했다.
“다 잡아 죽이면 그만이다. 하나를 잡고 또 하나를 잡으면 둘이 되지. 그다음은 셋이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수백 마리가 되겠지.”
“그런, 무모해! 아무리 너라도···”
“아니, 늘 해왔던 일일 뿐이다. 그리고 끝까지 서 있는 것은 우리가 될 테고.”
벨로크는 시큰둥한 음성으로 답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미처 주워담지 못한 전사의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끄에에엑!
괴물들이 달려든다. 탁한 독기와 번쩍이는 창날 역시 날아온다. 벨로크는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는 손에 들린 검을 미친 듯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흐릿한 궤적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