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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기사로 살아가기-67화 (67/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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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성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고기 굽는 냄새, 악다구니, 쇠를 긁는 괴물들의 괴성. 전장의 한복판에서 벨로크는 검을 들어 올렸다.

투구의 면갑 너머로 네 개의 흉험한 시선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말이지?]

[모른다. 요상한 언어다.]

두 머리는 자기들끼리 속닥거렸다. 이윽고 한 쪽 머리가 입술을 중얼거리면서 안광을 번뜩였다. 조금 전에 기사들을 날려버렸던 주문을 다시 사용하기 위함이다.

“끄으으. 경! 놈에게 시간을 줘서는 안 되오! 녀석은··· 전사임과 동시에 마법사요!”

어느새, 정신을 차린 가란이 공작을 부축하며 소리쳤다. 피를 토하는 음성에도 불구하고 벨로크는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오히려 느릿느릿 걸어가며 가끔씩 덤벼드는 괴물들을 썰어댈 뿐이었다. 전장의 소음 때문에 자신의 말이 안 들린 건가? 다른 동료들은 어디에 두고 혼자 온 거지? 가란은 이를 악물며 다시 외쳤다.

“경! 내 말 못 들었소?! 저놈은 마법을 사용하오! 경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주문이 발동된다면 승산은 없···”

“다 들었소. 그리고 나하고는 상관없는 얘기지.”

“그게 무슨···”

벨로크의 태연한 목소리에 가란이 당황할 때. 거인 두목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동공에서 나오는 빛 역시 한층 더 강해져 있었다. 녀석이 한쪽 손을 내밀었다.

[잘 가라. 칼잡이.]

보이지 않는 힘이 뿜어져 나왔다. 유물로 무장한 기사단원들을 한 번에 날려버린 충격파였다. 공작이 다급히 말했다.

“저 얼간이는 내버려 둬라! 일단 후퇴한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의 팔이 걸려있는 가란의 어깨는 석상이라도 된 듯 굳어 있었다. 공작이 말했다.

“가란! 대체 뭘 하는··· 뭣!”

눈앞에 나타난 광경에 공작의 눈이 커졌다. 멀쩡했다. 검은 갑주를 입은 기사는 그 자리에 태연히 서 있었다. 이윽고 상체를 굽히며 자세를 낮추더니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머리 둘 달린 거인 역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기괴한 안광을 뿜어내는 머리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뭐··· 뭐냐! 주문이 왜···]

[뭐하냐! 제대로 해라!]

남은 한쪽 머리가 도끼를 휘둘렀다. 불똥이 탁 튀며 검신이 기기긱 비명을 질렀다. 마치, 갓난아이가 어른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다른 머리가 다시금 주문을 쏟아냈다. 전격을 뿜어내는 벼락 줄기 마법이었다. 주문이 사출되었다. 손에서 섬광이 솟구쳤고, 검은 갑주가 기이한 빛을 뿜어냈다. 벼락이 사라졌다. 네 개의 눈동자가 커졌다. 특히나 마법을 사용하는 쪽은 벨로크의 갑주를 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주문을 삼킨다고?]

[무슨 말이냐! 알아듣게 얘기해라!]

서로 투닥거리는 괴물을 뒤로한 채, 벨로크는 검날을 비틀었다. 불똥과 검신의 비명이 더 커졌다. 하지만, 녀석의 도끼가 스르륵 밀려나며 상체가 기우뚱거렸다.

[어어?]

대검이 번뜩였다. 날붙이가 거인의 뼈와 살을 갈랐다. 손목 잃은 전사가 비명을 지를 때. 다시금 빛이 반짝였다. 이번에는 포탈 주문이었다. 소용없었다. 푸른빛이 잠깐 점멸했을 뿐. 주위의 광경은 그대로였다. 벨로크는 검을 한 번 휙 털고는 말했다.

“마법사치고는 머리가 나쁘군. 넌 주문을 외울 게 아니라 무기를 들었어야 했다.”

양손으로 도끼자루를 잡았다면 조금 더 버텼겠지. 벨로크는 피식 웃었고, 거인 두목의 얼굴이 돌처럼 굳었다. 이윽고 거체에 걸맞지 않게 뒤뚱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고통에 울부짖는 한쪽 머리 대신 멀쩡한 머리가 입을 열려고 했다.

부하들을 불러 모아서 시간을 끌라고 명할 셈이었다. 뻔히 보이는 속셈에 벨로크는 고개를 저었다. 검을 휘둘렀고, 머리 두 개가 날아갔다. 북부 대영주와 그의 기사단을 괴멸로 몰고 갈 뻔했던 괴물이 그렇게 죽었다.

살아남은 기사단원들은 바닥을 구르고 피를 토하면서도 그 광경을 지켜봤다. 너도나도 입을 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손쉽게 괴물 우두머리를 죽인 사내가 다시금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위를 돌아다니며 괴물들을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추수를 앞둔 농부처럼, 무감정한 기계처럼 움직였다. 한 번 휘두르면 어김없이 하나가 토막 났다. 그 비정상적인 모습에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멍하니 보고 있을 뿐이었다.

“주문마저 막아내는 전사라··· 거기다가 저 칼솜씨··· 상대할 자가 없겠군. 대체 어디서 저런 자가···”

공작마저 경악 어린 외침을 내뱉을 때. 괴물들의 습격이 끝났다. 단 한 사람이 바꿔버린 물줄기였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환호했다. 신을 부르짖으며 성호를 그었고, 옆의 전우를 껴안고 울어 재꼈다. 그의 활약을 처음 본 귀족이나 교단 측 세력들은 눈을 빛내며 벨로크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이윽고 혓바닥을 놀렸다.

-경. 내 딸 아이가 올해로 열셋이 됩니다. 혼기가 꽉 찬 나이라고 볼 수 있죠. 이번 일이 끝나면 한 번 얼굴이라도 한 번···

-경. 혹시 신전의 대전사가 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성력이 없으셔도 경의 신앙심이라면 충분히···

아델과 카라가 그런 사람들을 헤치고 밀어냈다. 이자벨역시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곤죽이 되어버린 난쟁이가 남긴 물건 때문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본 후, 피 묻은 보우건을 슥 주워들었다. 이윽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행의 뒤를 따랐다.

#

“난 더 이상 못 버티겠소··· 이대로 있다가는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거 같으니 말이오.”

한 귀족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손짓하자, 휘하의 마법사가 주문을 사용했다. 빛이 번쩍이고 수십 명의 사람들이 사라졌다. 이윽고 위와 같은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주위에서는 비겁자라느니 겁쟁이라느니 하는 비난들이 들려왔지만, 벨로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빛무리를 한 번 쳐다보고는 먹고 있던 빵을 마저 씹었다.

저 정도면 충분히 해줄 만큼 해줬다. 덕분에 꽤나 손쉽게 괴물들을 죽일 수 있었으니까. 포탈 주문의 성공 확률이 8할이라고 했으니. 앞으로 마주할 괴물들을 상대로 살아남는 것보다는 확률이 높을 것이다. 카라가 한층 더 꼬질꼬질해진 얼굴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이윽고 웅얼대며 말했다.

“또다시 절반이 남았네. 한 삼천 명 정도인가?”

“그래도 많이 남았네요. 이 정도 숫자라면 대악마도 밟아죽일 수 있지 않겠어요?”

이자벨은 시체에서 꺼내온 화살들을 손질하며 말했다.

“낙관론적인 말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는 싶은데··· 저 정도 크기의 성이라면 괴물들도 우글거릴걸.”

“그렇게 잡아 죽였는데. 또 나타난다니··· 다음에는 뭐가 나올까요?”

카라는 잠깐 턱을 쓰다듬었다. 이윽고 기괴하게 치솟은 성을 한 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

“중간중간 사람 형태를 한 놈들이 몇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만난 건 대부분 괴물들이야. 왕의 정병들과 친위대들은 얼굴하나 보지 못했어.”

화살을 손질하던 이자벨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

“그렇다면···”

“거인, 피막 날개 괴물, 식인거미까지. 인간을 벗어난 괴물들이 끔찍한 건 분명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악마에게 영혼을 판 병사나 기사들도 충분히 위험할 거라는 얘기지.”

가만히 듣고 있던 아델이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벨로크를 보며 말했다.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어떤 거 말이냐.”

벨로크가 묻자, 아델은 무릎을 당겨 비스듬히 앉았다. 그녀의 눈이 먼 과거를 회상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점은 로벤 아닙니까? 왠지 그때를 기점으로 무언가가 뒤틀린 느낌입니다. 염소 머리, 뱀, 망령, 흑요정과 시체를 부리는 계집까지. 기괴한 괴물들이 가득 나타났지요. 그 녀석들의 원흉이 저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

아델은 잠깐 말을 멈췄다. 이윽고 고개를 흔들며 툭 내뱉었다.

“이상한 기분입니다.”

벨로크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 역시 상념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분명 생존을 위한 여정이었다. 점점 더 강해져서 목숨을 노리는 위협들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이제는 대악마의 앞마당까지 쳐들어와 녀석의 멱을 따려고 준비 중이다.

놈을 죽이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있을 거라는 여신의 계시 하나를 믿은 채 말이지. 시발. 그는 속으로 욕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수지가 안 맞는 장사는 이거였다. 느닷없이 모니터 속으로 끌려온 것도 억울한데. 이런 개고생을 시키다니. 사채업자 뺨치는 횡포가 아닌가?

벨로크는 고개를 돌렸다. 대악마가 사는 궁전이 보였다. 여신의 말대로 놈을 죽이면 이제 뭐라고 얘기할까? 여기 들어왔을 때처럼 곧장 자신을 집으로 돌려보내 줄까? 아니면 다른 놈들을 죽이라 할까? 내가 떠나면? 남은 동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는 잠깐 고개를 돌렸다. 카라는 앓는 소리를 내며 지팡이로 허리를 두드리고 있었고, 이자벨은 또 무슨 약초 같은 것을 씹어대고 있었다. 아델은 양손으로 얼굴을 받친 채, 그를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내가 떠나면··· 나는 정말 이들을 버릴 수가 있나?

그 순간. 누군가가 다가왔다. 일행의 고개가 돌아갔다. 게오르그 공작이었다. 기사단원들이 많이 죽은 것이 타격이 컸는지. 얼굴이 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카라가 말했다.

“떠나신 줄 알았는데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왕좌가 코앞인데. 내가 왜 떠나겠나?”

노귀족의 야심은 꺼지지 않은 듯했다. 종래에는 자신과 수하들의 목숨마저 판돈으로 건 셈이었다. 벨로크가 말했다.

“왜 왔소?”

게오르그는 피식 웃었다. 그는 더 이상 이 젊은 기사를 시건방지다 생각하지 않았다.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이 있었으니까. 그가 말했다.

“내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 아니겠는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쭈. 맨입으로? 벨로크가 그렇게 생각할 때. 게오르그의 뒤편에 서 있던 가란이 앞으로 나섰다. 이윽고 공손한 태도로 손에 들린 것을 내려놓았다. 기묘한 문양과 함께 가시가 박힌 채찍이었다. 이건 또 뭐야. 공작이 말했다.

“다루기는 힘들지만, 꽤나 괜찮은 유물일세. 주인 잃은 물건이기도 하지. 별것 아니지만, 자네들에게 주고 싶네.”

방패나 검, 부츠처럼 좀 더 범용성이 있는 걸 줄 것이지. 채찍이라니. 벨로크는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 목숨값이 그것밖에 안 되는 건가?”

“경. 말씀이 너무···”

나서려는 가란을 공작이 말렸다. 그 역시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그럴 리가. 다만 지금은 전시상황이고, 마법 걸린 유물은 하나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네. 내 맹세하지. 이번 일이 끝난다면 자네들에게 꼭 제대로 보답하겠네. 돈이든 영지든 유물이든 뭐든 말일세.”

공작의 눈이 시퍼렇게 빛났다. 벨로크는 저 사내가 이다음에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도 알았다. 그리고 이 요상해 보이는 채찍을 주면서까지 이곳에 온 이유도. 그가 말했다.

“그렇게 떠보지 않아도 우리는 왕좌에 관심이 없소. 대악마만 죽이고 나면 떠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 못 당하겠군. 알겠네. 자네의 말을 믿겠네.”

공작은 허탈하게 웃고는 몸을 돌려서 떠났다. 벨로크는 늙은 너구리의 뒷모습을 보다가 채찍을 쥐었다. 확실히 기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싸구려는 아닌 것 같은데. 그가 말했다.

“가질 사람?”

“난 됐어.”

마법사인 카라는 고개를 저었다. 이자벨 역시 손사래를 쳤다.

“저도 괜찮아요. 이미 하나 얻었거든요.”

얻었다고? 무슨 말이야.

“그래? 그렇다면···”

벨로크의 시선이 아델에게 향했다.

“아델. 써볼 테냐?”

아델은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

“벨로크님이 주시는 거라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녀도 내심 가지고 싶었는지. 두 눈을 빛내고 있었다. 벨로크가 채찍을 넘겨주었다. 아델은 몸이 간지러운지 대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채찍을 휘둘러 바닥을 촥 찍어버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기이한 열기를 띠었다. 이윽고 느릿하게 채찍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벨로크님 이거!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손에 착 감기는 게···”

“음··· 그래. 네가 좋다니. 나도 좋다.”

벨로크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그 대신 카라가 중얼거렸다.

“잘 어울리긴 하네. 조금 안 좋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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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 넘치는 자, 능력 없는 자, 전투에 미쳐버린 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자. 까지 재정비를 마친 그들은 다시금 움직였다. 영원히 불타는 마을을 지났다. 주인이 사라졌기에 그들의 앞길을 막을 것은 더 이상 없었다. 모공에 송송 땀이 맺히고, 연기에 마른기침이 나왔지만, 그들은 참아냈다. 이윽고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외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발끝에 걸린 돌부리 몇 개가 저 아래로 추락했다. 병사 하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얼마나 깊은지 그저 꺼멓게만 보이는 어둠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괴물이 울부짖는 것처럼 들려온다. 병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원정대는 마귀왕이 사는 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쿠르르릉

마치, 그들을 환영한다는 듯 문이 저절로 열렸다. 벨로크 일행을 선두로 원정대는 하나둘씩 성안으로 들어갔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발끝에 와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융단 같은 것이 깔려있나. 하는 생각만 들게 할 뿐이었다. 카라가 주문을 외우려는 찰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불빛이 일어났다.

흐릿하게 비치는 광망아래 누군가가 서 있었다. 검을 차고 갑옷을 입고 있는 기사였다. 그는 두 눈에서 시뻘건 안광을 뿜어내며 한 걸음 움직였다. 그러자, 불길이 넘실거리며 도미노처럼 주르륵 켜지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음영아래 사방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수만 명은 수용할 수 있을법한 거대한 홀이었다. 기사가 말했다.

[나는 그분의 칼날이자 맹목적인 방패요. 한 자루의 창이로다. 나의 왕께서 명하시길. 비겁한 찬탈자들을 환영해주라 하시었다.]

[찬탈자들을 환영해주라 하시었다. 손에 들린 이 검으로 말이다.]

[목을 잘라서 바치라 하시었다.]

목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메아리처럼 사방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철컹철컹 거리며 쇳소리 또한 들려왔다. 원정대는 고개를 돌렸다. 수천 명의 무장병들이 그들을 향해 무기를 뽑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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