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녀를 위해 연기하라-87화 (88/121)

87. 잘했다

“케이플 차지석 사장입니다.”

“안녕하세요. 고구려 일보 정종철 과장입니다. 이지우 씨 오늘 남우주연상 너무 아쉽게됐어요. 그죠?”

차례로 인사를 하고 악수를 건네는 두 사람.

전생부터 이어온 차지석과 정종철과의 인연.

썩 유쾌한 인연은 아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인연이었다.

전생에 내가 주연배우로 자리 잡을 시점에 기존 소속사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었다.

자연스럽게 재계약을 위해서 여러 소속사의 계약을 검토했었고.

그 중, 가장 좋은 조건으로 들어온 계약서가 고구려 홀딩스가 투자한 케이플 엔터테인먼트에서 보낸 계약서였다.

케이플 엔터테인먼트를 설명하려면 고구려 홀딩스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구려 일보에서 시작된 지주회사인 고구려 홀딩스.

언론사나 케이플 엔터테인먼트 뿐만이 아니라 제작사, 배급사, 극장 모두 가지고 영화를 찍어내서 상영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언론과 문화 예술 분야의 대기업이다. 내가 사는 지금의 시점도 그렇지만, 앞으로 영화계 3강 체제는 더욱 굳건해진다.

고구려 홀딩스의 케이박스.

SJ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라떼 주식회사의 라떼 엔터테인먼트.

이 3강 체제의 말석이긴 하지만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대기업. 모기업이었던 고구려 신문사를 비롯하여 케이블 티브이, 방송장비 대여 등 방송과 영화 관련하여 확장을 안 한 분야가 없을 정도였다.

고구려 홀딩스 투자를 해서 만들어지는 영화 중 케이플 소속 배우가 안 들어가는 경우가 없을 정도다.

케이플 엔터테인먼트는 내게 들어온 계약서 중, 가장 큰 계약금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고민을 해볼 만한 회사였다. 그리고 들어온 계약서 중 계약금이나 정산비율 마저 가장 높았던 회사가 케이플 엔터테인먼트였다.

그 당시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바로 서명했고,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 배우를 케어 하기보다 뽑아 먹는다는 말이 정확할 정도로 화제성과 가십만을 쫓는 소속사.

그럴수록 가정과는 멀어졌던 것 같다. 케이플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고 난 직후 현주와의 관계도 급속도로 나빠졌었고.

“제가 이지우 씨 영화 몇 개 봤어요. 신인이신대도 연기력이, 크··· 안 그래요 차 사장?”

“네 그렇죠. 탐나는 인재입니다.”

짧게 답하는 차지석 사장.

젊은 얼굴은 늙었을 때보다 더 살벌하네. 차 사장은 원래 업계에서도 유명했다. 조폭 출신 연예 기획사 사장이라고.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폭들이 연예 기획사를 차리고 현금 돌리던 건 공공연한 비말쯤으로 취급됐으니까.

전혀 실체가 없는 말도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 나이트클럽, 룸살롱 등 주로 유흥업소를 운영하거나 관리하던 조폭들이 점차 입지가 좁아지자 새로운 탈출구로 삼아 투자한 게 연예기획 사업이다.

경력 좀 되는 매니저 몇 명 불러다 놓고 바지사장 하나 앉힌 다음, 돈 투자해서 사무실 하나 차려주면 매니지먼트 회사 뚝딱이다.

그리고 큰돈을 미끼로 연예인들을 계약하는 거다. 개그맨, 배우, 가수 안 가린다. 특히 유명할수록 돈을 아끼지 않는 애들이니까.

조직원 몇 명 뽑아다가 로드 매니저일 시키고 담당 배우들 쫓아다니게 해서, 배우나 가수들 개인 약점 하나 잡으면 게임 끝나는 거다. 약점을 빌미로 노예계약 시키면 그럴듯한 캐시카우 하나 만드는 거거든.

그러다 인기 좀 떨어지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밤무대로 보내면 된다. 그냥 보내는 것도 아니고, 10시에 강남에 스케줄이있으면 1시에 대전으로 스케줄 잡는 애들이다. 그만큼 혹독하게 스케줄 짜는 애들이다.

거기에서도 안 풀리면 VIP 대상 호스트바나, 룸사롱에 보내버리면 되는 거고. 한두 명만 얻어걸리면 알뜰하게 뽑아먹을 수 있다. 조폭이 왜 조폭이겠나. 마른오징어에서도 즙 짜서 뽑아먹는 걸 할 줄 아는 애들이다.

인재 육성은 또 얼마나 쉬운가. 호스트바, 텐프로에서 끼 좀 있어 뵈는 애들 불러서 사진 찍고 연기학원 보내서 기본만 만든 다음에 프로필 돌려서 얻어걸리면 대박 나는 거니까.

그러다 걸린 애가 박정태고.

이런 조폭들이 투자(?)한 연예기획사 중 가장 크게 성공한 회사가 케이플 엔터테인먼트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 대기업에 회사를 팔았으니까 말이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그 흑우였다. 큰돈에 눈이 멀어 계약한 배우. 그게 나다. 다행히 잘 풀려서 배우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전생에 내가 케이플이 이런 회사라는 걸 몰랐다. 그 당시 나에겐 이런 연예계 뒷이야기를 해줄 만한 지인도 없었고, 돈에 미친 나는 그저 케이플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값과 계약금에 눈이 멀어서 서명을 했던 거였다.

그리고 그 옆에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 정종철 과장.

나와 몇 살 차이 나지 않는데 과장이라··· 내가 회사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과장이 대학 졸업하자마자 다는 직책이 아닌 것쯤은 안다.

하기야 처음 만났을 때에는 40대에 사장이었으니. 재벌 3세에게 일반적인 승진을 가져다 대는 게 무의미할 것이다.

정종철이 손을 맞잡을 때 씨익 웃는 모습이 이유 없이 불쾌했다.

인상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그냥 기질적으로 나와 안 맞다고 해야 하나. 분명히 나를 보고 웃고 있음에도, 그게 진심이 아니라 가식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웃음이었다.

재벌 3세가 나에게 뭘 얻을 게 있다고 저런 웃음을 짓겠나. 그렇다고 나와 친해지고 싶은 것은 더더욱 아닐 테고.

오늘 이 뒤풀이 자리에 나 포함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사람이 2명이 더 있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서 나에게 콕 집어 남우주연상을 이야기하는 거 하며, 저 이유 없는 웃음까지. 그런 걸 다 제외하고서라도 전생에 있었던 불쾌했던 기억까지 더해지자 절대 저 정종철이라는 사람을 좋게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차지석과 정종철이 이 늦은 밤 영화인들이 모인 자리에 올 이유가 없다.

내가 아는 정종철은 귀찮은 업무가 끝났으니, 어디 룸살롱이라도 처박혀서 술이나 마셔야 정상이다. 이런 영화와 예술을 논하는 자리에 낄만한 사람이 아니거든.

정종철이 내 맞은편에 앉아 술을 권했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여러 영화계 선배가 많은 자리. 실랑이를 벌리기 싫어서 일단 술잔만 받아놓고 테이블 위로 올려놨다.

“내가 오늘 이지우 씨 보려고 여기 온 거예요. 우리 차 사장 바쁜 사람인데 내가 일부러 끌고 왔다니까.”

“네. 감사합니다.”

넓은 얼굴에 뱀처럼 가는 눈. 호감이 갈 수 없는 인상에 전생의 일까지 겹쳐 더욱 혐오감이 치솟는다.

“내가 둘러 말하는 거 잘 못해서 직접적으로 말할게요. 내가 오늘 영화에서 지우 씨 장래성을 봤어요. 그래서 그런데, 혹시 계약기간 얼마 남았어요?”

정종철이 그 말을 하는데 예기성 선생님께서 인상을 확 쓰는 게 보였다.

뉘앙스와 담긴 뜻이 분명하다. 차지석 사장이 옆에 있지만, 모든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듯이 말하는 태도.

이어질 말은 뻔했다.

“계약기간 남은 위약금까지 우리가 다 해결해 드릴게. 지금 회사 계약금 많이 아쉽죠? 신인일 때 계약해서 아쉬울 거 아니야. 응? 우리가 딱 두 배 드릴게. 오늘 백룡에서도 그래요. [악의 기록] 영화 얼마나 좋아. 그런데 영화가 그렇게 좋아도 우리 지우 씨 같은 배우가 남우주연상 못 받았잖아? 영상미? 그것도 돈이 있어야 뽑지. 안 그래요? 어?”

마치 당연한 사실을 내게 확인하는 것처럼 묻는다.

“내년에 우리 회사 스튜디오에서 100억짜리 프로젝트 하나 진행하는데 배우를 아무나 쓸 수 있나. 어? 우리 이지우 씨가 케이플로 오시면 내가 우리 할아버지 이름 걸고 주연에 꽂아 드릴게. 우리 같이 일 한 번 합시다. 네?”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이 재벌 3세라는 걸 드러내는 정종철. 유달리 말끝마다 ‘어’? 네?’ 라고 하는 게 거슬린다. 아마도 자신의 의견이 틀림없으니 ‘네’라는 대답을 강요하는 것 같았다.

예기성이 인상을 찌푸린다. 예기성을 보고 살짝 웃었다.

정종철이 내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모른다. 하지만 정종철이라는 사람과, 케이플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는 회사를 옮길 생각이 없어서요. 그리고 배우가 상 받으려고 영화 찍나요. 좋은 작품 남기려고 영화 찍는 거죠.”

예의가 없어도 적당히 없었어야지. 다짜고짜 찾아와서 스카우트라니. 그것도 영화계 선배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그리고 몇 번씩 내가 남우주연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해서 걸고넘어지는 저 말에서 오늘 원래 백룡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이 내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적이 있거든.

전생에 정종철이 부탁을 들어주면, 남우주연상을 준다는 제안을 했었던 적이 있다. 당연히 거절했고. 수상은 불발되었다.

거기에다가 이정건이 내가 남우주연상이 확실하다는 말을 했었다. 이정건의 소속사 또한 대기업의 자회사 중 하나인 대형 엔터테인먼트다. 그런 만큼 고급 정보가 잘 나오는 회사이기도 하고. 대대적인 병역비리 수사 관련 내용이 매스컴을 타기 전에 미리 알려주기도 했으니까.

아마도 이정건이 내 남우주연상을 확신했던 것도 그런 쪽으로 들은 정보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장인호 사장이 했던 말, 그리고 장르영화를 보는 안목이 둘째라면 서러울 이수한의 말까지.

어쩌면 이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내 수상을 날려버린 건 아닐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아직 어려서 그런가. 천지분간을 못 하네.”

정종철이 일어나며 풀었던 정장 윗닷추를 잠그며 말했다.

세호가 안전장구류를 착용하지 않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걸 보고 내가 스케이트보드를 뺏은 적이 있다. 지금 정종철의 표정이 딱 그런 표정이었다.

장난감을 빼앗긴 표정.

“차 사장. 갑시다.”

그 두 사람이 가게를 빠져나가고 정종철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잘했다. 지우야.”

예기성 선생님께서 내게 말했다.

“별말씀을요. 지금 저한테 충분히 연기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는 게 청운인걸요.”

“아니, 소속사 옮기는걸 말하는 게 아니야. 배우가 더 좋은 곳에 가서 재능을 펼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 옮기는 걸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저 회사가··· 좀 그래.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기 힘든데 소문이 안 좋아.”

예기성이 염려스러운 듯 내게 말했다.

무슨말을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지저분한 회사니까. 케이플 엔터테인먼트를 겪어본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에둘러 저렇게 말을 해주는 예기성이 고마웠다. 아마도 케이플 엔터테인먼트에서 아티스트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직간접적으로 들었을 테지. 오랜 연예계 생활하면서 여기저기서 들은 게 있지 않겠나.

그런 회사로 덜컥 옮겨서 배우로서 커리어를 망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는 표정이었다.

남우주연상? 계약금? 지금 그런 게 내게 중요하겠나. 상의 의미가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실력과 연기력을 인정받는 거라면, 전생에 지겹도록 인정받았는데. 그리고 백룡에서 못 받으면 어떤가.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출품되면 충분히 인정받을 텐데.

예기성 선생님의 말씀처럼 문득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 대한 칭찬이었다.

정말 정종철을 그렇게 보낸 것이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전생의 나라면 혹했겠지. 아니 확실히 흔들렸겠지.

계약금, 재벌 3세와의 인맥, 차기작. 이 모든 것들은 나를 흔들기에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굳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까. 항상 혹독하게 나를 몰아붙이고 통장잔고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아등바등 살았으니까.

그렇게 바닥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찍고, 나름 성공이란 걸 했었는데 나는 나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스스로를 쥐어짜다 못해, 가족까지 쥐어짜 내며 결국 그 모양 그 꼴로 인생을 조졌었고.

내가 만약 그때 ‘잘했다’, ‘잘해왔다’고 스스로 칭찬을 해주었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있었다면 내 인생이 그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기성 선생님께서 나를 위한 조언을 받았을 때 한 번 더 이번 생은 ‘잘 해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도도 나를 만류한 한 사람 정도는 남겼으니 말이다.

***

본 방영이 3개월이 남지 않은 [응답하라 119]의 촬영이 시작되었다.

종편방송국의 첫 드라마. 그래서 그런지 방송국에서도 조심스럽다. 지금이시기의 드라마들이 대부분 시청자의 여론과 쪽대본에 의존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여유를 가지고 촬영하는 편이었다.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배우들도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역시 방창익이 있었다.

유치하긴 하지만, 주연 중에서 넘버 2의 고참배우 아니겠나. 대본리딩장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려는 듯, 이후의 준비도 잘해왔고 연기도 모자라지 않게 충분히 연습해서 왔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방창익이 후배들의 군기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나쁜 의미에서 똥 군기를 잡는 게 아니라, 딱 최지연 선생님께서 삼겹살집에서 방창익에게 했던 수준의 군기였다. 연예계 선배로서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을 하는것.

아마 스스로 촬영장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지연 선생님께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나이도 많으시고, 까마득히 어린 후배들 데리고 드잡이할 짬은 아니었다.

개인장사나 다름없는 연예인이기에 굳이 분위기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작품을 하는 배우는 드물다. 작품의 성공이 반드시 배우 개인의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방창익은 생각이 제대로 박혀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대본리딩에서 온갖 폼은 다 잡았는데, 실수하면 그만한 개 쪽은 없으니까.

그렇게 3회차 촬영이 끝나고 퇴근하려고 할 때쯤 이었다.

“이지우 씨. 저녁에 시간 돼요?”

뒤에서 방창익이 말을 걸었다. 오늘 촬영 중 방차익이 나오는 씬은 한참 전에 끝이 났었다. 내가 나오는 씬이 가장 마지막에 찍는 걸 생각해보면 넉넉잡아 내가 끝나기까지 3시간은 기다렸단 말이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김수호를 살짝 봤다.

별다른 스케줄이 없다는 듯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눈치 없는 수호 씨네. 스케줄 없는 거 누가 모르나. 그냥 스케줄 있는 척 가야 된다고 말해주길 바랐으나 입사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김수호에게는 무리한 부탁이었나 보다.

“혹시나 해서 수호 씨한테 스케줄 있는지 미리 물어봤어요. 시간 괜찮으면 밥 한 끼 하죠?”

“네. 좋죠. 저희 매니저도 같이 가도 되나요? 제가 차가 없어서요.”

“그럼요. 그럼 저 앞 막창 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만 하는 걸로 하죠. 술은 그때 보니까 안 드신다고 하셨고.”

“저 옷 좀 갈아입고 갈게요 먼저 가 계세요.”

촬영용 의상을 갈아입고 막창집에 들어가니 방창익이 자리를 잡고 막창을 굽고 있었다.

그 옆에는 그날 나와 싸울 뻔했던 배우가 같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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