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146화 (146/196)

확장 또 확장

2005년 2월 21일.

윤재는 국내 최고의 테크 매거진 [리스타트]의 변동혁 편집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간지인 [리스타트]의 인터뷰는 과거 심층 인터뷰로 유명했다.

하지만 닷컴버블 사태로 국내 벤처기업들이 몰락하며, [리스타트] 매거진도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중이었다.

52 Cafe와 피쩨리아 브란디가 입점해 있고, 52 소프트 사무실이 있는 분당에서 변동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사장님께서 스타트 업이라 불리는 걸 꺼려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하하하. 사실 제가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너무 많은 돈을 벌어서요."

“네. 저도 편집팀 레포트 보고 알았습니다. 한국 역사상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번 분은 김윤재 사장님이 최초 아닐까 싶더군요.”

"어려운 여건에서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죠. 그래서 스타트 업이라 불리는 것도 미안한 겁니다."

윤재의 말은 진심이었다.

수십 번 망한 사람.

1억을 투자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으니까.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 떠도는 얘기 아세요? 평민 출신 중 단군이래 가장 많은 돈을 가장 단기간에 벌어들인 사람이 김윤재 사장님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52 카페. 2004년 5월 옵션 초대박! 등의 신화가 제법 유명세를 탔던 것이다.

게다가 재벌3세에게 겁탈당할 뻔 했던, 여자 친구를 구했고 강강민수범을 묵사발로 만들었다는 신화까지.

- 김윤재 이 사람은 진짜 사기 캐릭터인 듯! 돈 많아, 싸움도 잘 해, 인물도 괜찮아... 진짜 신은 불공평하단 말인가?

- 최근에 결혼한 조혜진이 영화배우 조혜진이라던데? 개부럽다!

- 52 소프트가 직원들을 최고수준으로 대우한다던데... 취직하고 싶다.

뭐 이런 글들이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 돌아다녔던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호평과 좋은 댓글만 쓴 것은 아니었다.

- 재수 좋아서 성공한 거 아냐? 아직 52 소프트가 보여준 게 없잖아?

그리고 [리스타트]의 인터뷰어 변동혁의 생각도 비슷한 것이었다.

'나름 성공했지만 아직 확실히 보여준 게 없는 사람.'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 변동혁이 갖고 있던 선입관이었다.

“사장님께서 현재까지 투자한 회사 중 가장 성공한 회사가 52 Cafe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도 좋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시그니처 음료를 마셔보니 맛이 아주 괜찮군요."

“모두 CEO인 고도윤 사장님의 역량 덕분입니다.”

“올해 2월 120호점이 오픈하면서, 점포수에서 스타빈스를 앞질렀네요?"

“한국으로 국한된 일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빈스와 경쟁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구요.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저희가 상대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하하.”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왠지 자신감이 느껴지는 데요?”

“고도윤 사장님께서 워낙 경영을 잘 하고 계셔서....”

빅 휠!

아이스큐브 돌체 라떼와 앰플 콜드브루를 중심으로 한 히트 음료들.

작은 엄마의 레시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몬스터 초콜릿과 몽블랑 초콜릿 등의 디저트.

태화기계에서 납품하는 굿즈까지!

52 카페의 주요 성공요인들이었다.

“SubUrban점과 Rural점포의 컨셉도 독특합니다?”

“용인 SubUrban 점에서는 매년 7~8월이면, 야외 EDM파티나 락 페스티벌을 개최합니다. 올해 4번 개최했는데 모두 조기 매진됐습니다.”

윤재의 얘기처럼 용인 서브어반점은, 수도권 젊이이들에게 힙한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어떤 분들은 커피 본업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지속성장을 위해서죠. 커피 자체의 이익창출도 좋습니다만, 고도윤 사장님과 저는 꿈이 더 큽니다."

윤재는 52 카페의 서브어반과 루랄점의 부대사업장의 미래, 향후 추가할 부대사업장의 의미에 대해 들려줬다.

52 소프트에 대한 얘기가 메인 테마였지만, 카페 얘기가 길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2개 회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고도윤 사장님이 오늘 인터뷰 함께 하려 했는데, 참석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에 출장 가셨거든요."

"설마 52 카페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건가요?"

"하하하. 아닙니다. 말씀 드렸던 부대사업 때문에...."

대체 한국의 커피 전문점 회사가, 네덜란드에서 찾는 부대사업이 뭘까? 변동혁 편집장의 눈동자에 물음표가 찍혔다.

"런던아이 아시죠?"

"네. 런던의 명물이 된 대관람차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52 카페가 부산 해운대에 Vast Eye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광안리에서 착안한 이름의 대관람차죠."

회사를 그만 둔 뒤로 윤재는 시간날 때 마다, 부산시를 찾아 Vast Eye의 허가문제 등을 조율해 왔다. 그리고 성공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었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의 설계회사 스타네스의 힐 카펜터 대표를 2차례 만난 바 있다.

그리고 52 카페의 대표 고도윤 사장이 현재 스타네스와 시공사인 메이스 등과 계약체결을 위해 네덜란드에 가 있는 것이다.

"런던아이급이면 공사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1,000억 이내에서 계약할 겁니다."

"처...천억이요?"

차태영 행장이 계시는 외국환은행에서, 52카페의 매장을 포함한 부동산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추가적으로 윤재는 증자를 통해, 대관람차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었다.

"5년 시한부 운영 조건으로 부산시청의 허가를 받게 될 겁니다."

"5년 한시적 운영이요? 그렇게 하면 수익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요?"

런던아이도 처음에는 도시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시한부 운영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고, 런던아이는 현재까지도 매년 300만명 이상이 관람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부산 Vast Eye도 비슷한 경로를 걷게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부산은 바람도 많고, 태풍도 자주 지나가는 길목인데 안전 문제는 없을까요?"

"도쿄나 상해도 부산보다 태풍피해가 잦습니다. 피해규모도 더 크죠. 그런데 모두 대관람차가 있습니다."

윤재는 변동혁의 예리한 질문들에 막힘없이 답변했다.

"커피 회사가 해운대에 대관람차를 운행하는 이유가 뭐죠? 그것도 회사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1,000억 씩이나 투자해 가면서?"

변동혁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

디즈니랜드도 아니고, 국내의 중소 커피 회사가 부산 해운대에 대관람차를 운영한다니!

"저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걸 좋아합니다."

"상상력으로 1,000억을 태워요?"

"하하하. 물론 저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죠. 손해 볼 일을 벌리겠습니까?"

런던아이는 투자금 1천억을 3년도 안 돼 회수했다.

2002년부터는 매년 100억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부산과 런던을 동급으로 비교할 수 없는 일.

그리고 연간 몇 십억 벌자고 Vast Eye 를 추진한 것도 아니었다.

"가칭 Vast Eye(광안) 운영권과 함께, 52카페를 Vast Eye에 입점시키기로 협상중입니다. 캐빈에 들어갈 때, 관광객들이 저희 커피를 들고 타게 되는 거죠."

"아!"

순간 변동혁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동영상처럼 펼쳐졌다.

해운대와 광안리. 부산시내와 바다를 360도로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이라니!

"다양한 이벤트도 Vast Eye를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32개의 캐빈 전체를 카페 모양으로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변동혁의 입이 점점 벌어졌다.

막연히 주식과 파생상품으로 일확천금을 벌어들인 운좋은 사나이가 아녔다.

취미로 커피 장사를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원대한 비전과 꿈을 쫒고 있는 사나이가, 눈앞에서 담대하게 열변을 토하고 있는 것이다.

대관람차의 객실을 카페로 바꾸는 일. 그리고 결혼식 커플용 공간으로 제공하는 일. 한국식 정원으로 캐빈을 꾸미는 일. 여름에는 객실을 맥주 Bar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윤재와 고도윤 사장은 이미 다양한 이벤트를 설계해 놨다.

이런 작업을 실현시켜 줄 업체도 준비돼 있었다.

바로 태화정밀기계의 김민기 사장과 그의 손기술이 그 주인공이었다.

윤재의 구상을 전해들은 변동혁.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부산시와 국토부 허가만 떨어지면, 대박상품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52 Cafe 가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 관광. 재미 등을 고객들께 제공하게 되는 거죠. 말 그대로 새로운 고객 경험이 가능해 지는 겁니다."

공사기간 약 16개월.

윤재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06년 6월이면 Vast Eye를 개장할 수 있었다.

여름철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성수기 목전에 오픈할 계획이었다.

◈          ◈          ◈

[리스타트]는 어디까지나 테크 산업을 다루는 매거진.

52 카페의 비전과 꿈에 대한 얘기를 2시간 가까이 진행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윤재의 얘기를 듣고 나서, 1층 52 카페 매장을 둘러본 변동혁.

직원들의 표정. 실내 인테리어. 빅휠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변동혁의 눈에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편집장님! 이제 52 소프트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좋습니다."

“제가 고도윤 사장과 52 카페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커피 시장을 푸드 테크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거든요."

“푸드 테크요?”

“네. 52 Cafe는 52 소프트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52 소프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주문 및 결제 시스템. 마일리지 관리. 개인화된 고객관리 등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설명해줬다.

"사장님 말씀대로면 카페산업에 IT 기술이 접목돼, 고객들이 훨씬 쉽고 편하게 카페를 즐기게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52 Cafe는 단순한 커피 체인점을 뛰어 넘게 될 겁니다. 셀프 세차. 대관람차 Vast Eye 운영. 애완견 카페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거죠. 그 서비스의 중심에 IT 기술력이 함께할 겁니다."

변동혁이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렸다.

또 한명의 윤재 광신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페레레와 조인트 벤처. Vast Eye와 52 카페의 상장까지.... 이미 2중 3중의 복안이 마련돼 있다. 2005년은 52 Corp 가 퀀텀점프하는 1년이 될 거야.'

이미 데이비드 리의 론스타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핀이 52 카페에 투자의향을 밝힌 상태.

가장 좋은 것은 다른 투자자들의 힘 빌리지 않고, 윤재와 파트너들의 힘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위험분산을 위해 워렌 버핀이 필요해. 론스타는 나중에 물 먹이기 위해 당분간 달고다닐 필요가 있고 말이야.'

윤재는 변동혁과 얘기하며, 다시 2층 매장으로 올라왔다.

“작년에 링키드인과 콤파스에 투자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성과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입니다만, 평가를 하신다면?”

“엔젤투자는 1~2년 바라보고 하는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윤재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링키드인의 가치와, 지도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10년 뒤 오늘의 인터뷰를 생각한다면, 변동혁은 이불킥을 할 게 분명했다.

링키드인과 콤파스 모두 지금보다 10배 넘는 가치를 갖게 되니까.

“사장님께서 현재까지는 외국 기업에만 투자했고, 국내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국내는 가급적이면 직접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 투자와 창업을 병행할 셈이죠.”

“눈 여겨 보는 국내외 스타트 업은 어떤 곳이 있나요?”

“올해 초에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 업체에 500만불을 투자했습니다. 유튜브 라고, 2월14일에 창업했고 올해 봄 서비스를 개시할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동영상 서비스 업체라구요?”

“네. 앞으로는 활자매체보다는 소리가, 소리보다는 영상이 주도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하하. 활자매체인 잡지사의 편집장으로서 긴장할 소식이군요?”

“하하하. 많이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동영상 서비스의 수익화 방안 등.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논의가 잠시 이뤄졌다.

변동혁 편집장은 이번에도 미국 스타트 업이라는 비판 섞인 질문을 했다.

“현재까지는 국내는 직접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이 메신저의 베타버전을 완성했습니다.”

“오이 메신저요? 메이트 온 이나 MSN같은?”

“네. 그렇습니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에서도 이용될 수 있는 메신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요? 블랙베리. 심비안. 팜 같은?”

"네. 조만간 지구촌은 모바일로 연결되는 세상이 될 겁니다."

"하하. 사장님의 비전과 통찰력은 너무 빨라서, 제가 따라가기 힘들군요."

블랙베리. 심비안. 윈도 모바일용 HP의 제품들.

변동혁은 테그 매거진의 편집장으로 얼리어댑터였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현재의 스마트폰들은 반쪽자리도 안되는 제품들이었다.

“MS나 메이트온. 너무 강적들과 싸우는 게 아닌가요? 게다가 스마트 폰은 시장이 너무 작아서, 수익화가 가능할까 싶습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특화된 기능과 빠른 서비스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저희 오이 메신저는, 메시지 자동 폭파. 전송 메시지 수정. 비밀 대화 등의 특화된 기능으로 무장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볍고 빠릅니다."

변동혁이 광신도 모드에서 벗어나려는 질문을 하면, 윤재가 그를 광신도로 붙잡아 두는 답변을 하는 패턴이 되풀이 됐다.

“무료로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익은 어디에서 발생하나요? 사장님 말씀처럼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면, 투자와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일단 게임이나, 회사 등 채팅이나 메신저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에, 메신저 솔루션을 유료로 제공해 비용을 조달할 생각입니다. 현재 52 소프트 영업파트에서, 고객사들을 접촉중입니다.”

윤재의 얘기는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

아직 윤재의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52소프트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특히 홍도현 부부의 합류 소식이 결정적이었다.

- 사연 많은 천재 부부에게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더라.

- 홍도현. 나란희 2명의 천재를 52 소프트에 품었다던데?

- 얼마나 감동했으면, 투자를 받는 대신 입사를 선택했겠어?

- 52 소프트 미국 지사를 나란희 여사가 맡는다고 하더군.

한국과 미국에 52 소프트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과, 윤재의 투자를 받겠다는 문의가 폭증하고 있었다.

모두 홍도현, 나란희 부부의 합류가 불러 온 성과였다.

"오이 메신저는 PC용 메신저에서 국내 3강 체제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저희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 있으니까요. 편집장님도 베타 버전 써 보시면 만족하실 겁니다."

순간 변동혁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윤재가 그동안 보여준 일들을 고려해 보면, 근거없는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데 오이 소프트의 오이는 먹는 오이인가요?”

“52 소프트 하면 떠오를 의인화된 캐릭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52 메신저의 대표 캐릭터로 오이를 디자인 했죠. 인간의 희노애락을 대변하는 오이 캐릭터를 이모지로 개발해 서비스 할 계획입니다.”

윤재는 [ 리스타트 ] 인터뷰 기사에 올라갈, 52 메신저의 오이 캐릭터를 보여줬다.

오이 몸통에 팔만 달린 캐릭터가, 웃는 얼굴이나 우는 표정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을 때와 오이 캐릭터를 눈으로 본 것은 천양지차.

변동혁이 보기에도 오이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뭐랄까요? 굉장히 친근하고, 귀엽고, 러블리한 캐릭터군요. 인형으로 만들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군요."

“우리는 이 친구를 피클이라 부릅니다. As cool as a cucumber! 라는 속담처럼, 쿨 하면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상징하는 캐릭터입니다.”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편집장님 말씀처럼, 피클은 캐릭터 상품으로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인형. 문구류. 게임 캐릭터 등 이 분야가 무궁무진하죠."

"말 그대로 One Source Milti Use가 가능한 시장이니까요."

변동혁은 피클 캐릭터의 랜더링 이미지를 보는 순간 깨달았다.

윤재가 52 소프트로도 대박을 칠 것이라는 것을.

'보통 공과생 마인드로 무장한 개발사들이 많은데, 디자인 역량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서 빨리 오이 메신저 베타버전을 만나보고 싶어.'

변동혁은 자신의 생각보다 52 소프트와 윤재가 훨씬 준비돼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됐다.

“퍼블릭 베타가 나오면 어서 빨리 써 보고 싶군요.”

“3월1일 출시를 목표로 막판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출시되는 대로 편집장님께 CD 보내드리겠습니다."

윤재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린 변동혁.

52 소프트의 다른 서비스 분야에 대한 얘기를 통해, 그를 광신도의 우두머리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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