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121화 (121/196)

윤재의 전성시대

8월17일 일요일. 분당 이매동에 있는 전원주택. 상주 골프 빅매치 이후 정확히 한달이 흘렀다.

발목 인대를 심하게 다쳐, 3개월 가까이 재활치료가 필요한 이재민 사장의 집에 윤재와 조영우가 문병을 겸해 찾아왔다.

그들은 함께 케이블 채널에서 중계하고 있는, 외국환은행배 위민스(Women’s)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전반 7번 홀 현재 지은 프로가 2위에 4타차로 앞서고 있네요.”

“음.... 왜 이리 떨리지?”

“아직 11홀 남았지만, 조심스레 이프로 우승 예측해 봅니다. 축하드립니다.”

TV속 이지은의 모자와, 반팔 티셔츠에는 O2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지난 달 수중 전에서 이재민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이사장의 집 근처인 분당 서울대 병원까지 이송해준 것도 O2였고, 병실에 과일바구니를 보내준 사람도 윤재였고, 수시로 병문안을 찾아온 사람도 윤재였다.

결국 이재민은 이지은에 대한 O2의 스폰서십 제안을 조건없이 수용했다.

“얼마 만에 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인가?”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모두 1등으로 최종 우승하는 걸 Wire to Wire라고 한다.

말 그대로 천재소녀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양아치든 다혈질에 진상이든,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발목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이재민은 TV화면속의 딸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사장님! 천재소녀는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회사와 스폰서십도 체결했겠다, 앞으로 성적 쭉쭉 뽑아낼 텐데 뭐가 걱정입니까?”

“잘 나가다 뭔 소린가?”

윤재를 보는 이재민의 표정은, 이 자식이 또 나를 갈구나 라고 말하고 있었다.

“따님도 이제 어엿한 성인입니다. 이지은 프로에게 맡기시고, 사장님은 이제 여생을 즐기실 궁리만 하시면 됩니다.”

“....”

이재민은 지난 세기의 대결에서 깨달았다.

지난 상주 골프장에서 이재민은 다리를 심하게 다쳤고, 이지은 프로는 아빠와 함께 분당 서울대 병원까지 동행했다.

약 3개월 가까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얘기에, 딸 이지은의 표정이 환해지는 걸 목격했던 이재민.

그 이지은이 아빠가 아닌 전문캐디와 합을 맞춘, 첫 번째 대회에서 당당하게 1등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며, 이재민은 지난 2년을 후회했다.

◈          ◈          ◈

결국 외국환은행배 대회에서 이지은이 2위와 6타차이라는, 제법 큰 스코어 차이로 우승했다.

“사장님! 축하드립니다. 행가래라도 해 드리고 싶습니다만, 사장님 다리 때문에....”

“허허허. 고맙네. 김대리! 고맙습니다. 조팀장님!”

세상 깡패 같아 보이던 이재민도 아빠는 아빠인 모양이었다.

딸 이지은이 2년 가까운 슬럼프를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하자 그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TV화면속의 딸도 동료선수들의 샴페인 샤워를 맞으며 울고 있었다.

“팀장님! 우승자 인터뷰까지 보고 일어나시죠?”

“그러자. 이지은 프로의 감격 인터뷰는 보고 가야지.”

15분 정도 지나자 주최 측이 준비한 우승자 인터뷰가 시작됐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은 이지은.

긴 인터뷰를 요약하면 내용은 간단했다.

“남들이 아빠에 대해 좋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제겐 하나뿐인 아빠입니다. 상금과 영광을 아빠에게 바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메시지도 제법 중요한 내용이었다.

“프로 데뷔 후 보여준 게 없는 저를 믿어준, 후원사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재민 사장과 O2 에게 모두 흡족할 내용의 인터뷰였다.

이매동 전원주택 마당까지 배웅 나온 이재민 사장.

양팔에 목발을 짚고 윤재를 따라왔다.

“고맙네. 김대리!”

“다시 한 번 따님 프로 첫 우승 축하드립니다.”

“김대리. 혹시 나이가 몇인가?”

“저요? 스물아홉입니다만. 왜요?”

“허허. 아냐! 지은이랑 궁합이 어떨까 해서.... 지은이 그 녀석이 엄마 없이 자라다 보니, 자네 같은 남자다움과 자상함을 갖춘 사람이 어떨까 싶었네만.”

7월17일 윤재의 등에 엎혀 이동한 적이 있는 이재민.

그는 윤재의 등짝이 제법 실하고 따듯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뒤로 윤재를 지켜보며 일찍이 엄마를 잃은 이지은에게, 윤재 같은 남자가 옆에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순간 윤재의 눈에 이재민이 조폭이 아니라, 순진무구한 소년처럼 보였다.

일찍 엄마를 잃은 딸이었기에, 이재민이 그토록 집착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이지은의 프로 데뷔 첫 승으로 모든 게 해결됐다.

“사장님! 이거 보세요. 저 임자 있는 몸입니다.”

윤재는 자신의 반지를 보여줬다.

가는 곳마다 사위 삼겠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 듣고 있긴 했다.

이재민 사장의 눈빛에 실망의 빛이 살짝 스쳐갔다.

“사장님! 그러지 마시고 저 양복이나 한 벌 준비해 주세요.”

“양복?”

“네. 제가 이지은 프로 배필도 물색 중이니까. 성사되면 제게 반드시 양복 사주셔야 합니다.”

“허허. 그 정도야 뭐....”

“그리고 사장님! 이제 챔피언 아빠이십니다. 제발 성질 좀 죽이세요! 알았죠?”

“아니 이 사람아! 내가 성질은 무슨.....”

이재민의 목소리 톤이 확 높아졌다가 흐지부지 끝을 맺지 못했다.

앞으로 그의 처신은 이지은의 성장에 맞춰 달라질 것이었다.

유쾌한 마음으로 조팀장과 함께, 이재민 사장의 전원주택을 빠져나왔다.

◈          ◈          ◈

“껄껄걸. 요즘 회사에 어또김이란 말이 유행이라던데? 내가 제대로 들은 건가?”

“그렇습니다. 회장님! 저도 그 얘길 듣긴 했습니다. 어차피 또 히트치는 건 김윤재의 줄임말이라고 하더군요.”

삼오어묵과의 스왑딜 성사에 이어 연달아 터진, 이지은의 KLPGA 우승!

스폰서십 체결한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이지은이 마치 짠 듯이 우승을 했다.

더 기특한 건, 스폰서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플레이 중계방송. 우승자 인터뷰. 스포츠 뉴스에 다시 재방송되기까지.

이지은 스폰서십으로 O2 브랜드가 노출된 효과를 고려하면, 5년 20억은 진짜 껌 값으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오재준 회장은 나상길 영업본부장과 류중정 신사업부문장만 따로 불렀다.

삼오어묵 M&A 건에 대해 치하하는 자리를 갖기 위함이었다.

“그래. 이번에 영업본부와 신사업부문이 큰 일 해냈어. 올해 신사업부문 성과가 괄목할 만 해! 아주 좋아.”

“모두 회장님께서 용단을 내려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나상길 본부장이 처신의 달인답게, 모든 공로를 오재준 회장에게 돌렸다.

“지난 2년간 O2 B.I 노출의 1등 공신을 꼽으라면, 김윤재 그 친구를 꼽아야 할지도 모르겠어.”

홍보부문과 마케팅부문이 들으면 서운할 얘기가 CEO의 입에서 나왔다.

버스폭행 해결. 월드컵 Red Monsters 후원 대박. 이번에 이지은 프로 스폰서십까지!

윤재가 주도적으로 해결한 일들의 성과가 눈부시긴 했다.

“회장님! 김대리 얘기로는 이지은 프로가 1년에 최소 3번 정도는 우승할 실력이라고 하더군요.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LPGA 정복에 나설 수 있다고 합니다.”

“껄껄걸. 그러게 말이나. 모자 중앙과 상의 왼쪽 상단은, 골프선수 후원의 가장 명당자리가 아닌가? 그걸 연간 4억에 후원하고 있으니. 이런 쾌거는 스포츠 마케팅 사에 흔치 않을 걸세.”

2002년도 여자 골퍼 레전드인 박세리의 메인스폰서십은 5년 150억!

아직 이지은이 박세리에 비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면 5년 20억은 진짜 껌 값이었다.

“김윤재 대리 그 친구가 복덩이입니다. 마이다스의 손이 따로 없어요.”

“그래. 요즘 골치 아픈 일도 좀 있었는데,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구만. 신사업부문에 금일봉 좀 내릴 테니, 고생한 직원들 회식이라도 좀 하게.”

“감사합니다. 회장님!”

말 그대로 윤재의 전성시대였다.

◈          ◈          ◈

2003년 8월 21일.

윤재는 패밀리 및 파트너들과 함께 제주도로 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여름휴가에 버킷리스트를 실행한다는 목표를, 이번 여름에는 실행할 수 없었다.

먼저 윤재가 신사업부문의 일들로 너무 바빴다.

버킷리스트를 도와주고 있는 장식 역시, 회사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친구 혜진이 학업을 마치고, 연예계 복귀를 서두르고 있어서 장시간 한국을 비우기 어려웠다.

결정적으로 제주도에서 비즈니스도 진행해야 했다.

이번 휴가에는 작은 집 식구들. 혜진네 부모님. 백화점 동료들. 52 Cafe 사람들까지 10여명이 함께 했다.

대기업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70평대 로열 콘도를 빌렸다.

바비큐 파티를 마치고, 일행들은 간단하게 맥주와 음료수를 마시며 제주 여름밤을 즐겼다.

“그런데 윤재는 골방에 사람들 불러서 뭐 하는 거냐?”

저녁 식사 끝나기 무섭게, 윤재는 작은 방에서 멤버들과 1:1 담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작은 아빠. 윤재 오빠 나오면 혼 좀 내주세요! 제주도까지 와서 비즈니스인지 뭔지 하고 있잖아요. 아조 대한민국 일은 자기 혼자 하는 줄 아나 봐요.”

선희가 껌을 질겅거리며, 테라스 너머 방을 노려봤다.

“선희 언니! 남자가 큰 일 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니까. 그만 좀 해. 작은 아빠! 오빠 이해해 주실 거죠?”

“아이고! 열녀 났다. 열녀 났어.”

선희가 다시 이죽거렸다.

김이출은 자신을 작은아빠라고 불러주는, 혜진과 선희의 애교에 다시 술자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제주도 리조트 골방에, 마주보고 앉아 있는 윤재와 남창진.

항상 그렇듯이 첫 번째 주자는 창진이었다.

“형님 말씀대로 NC카드 주가흐름이 완연한 약세네. 정말 신들린 예측이야! 놀라워!”

“하하하. 명심할 것은 과하지 않은 선에서, 공매도 치고 빠지면 제법 수익 낼 수 있다는 거다.”

윤재는 2002년 말부터 창진에게, 카드사발 위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연초 NC카드 주가는 크게 한번 떨어진 뒤, 완만하게 내리막을 타고 있었다.

“NC카드뿐만 아냐. 은행계든 전업 카드사든 가리지 않고 문제가 될 거다. 덩치가 크면 클수록 손해가 큰 구조야.”

“그럴 것 같긴 해.”

“투자자들에게도 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안내하는 게 좋을 거다.”

“응. 그렇게 하고 있어!”

2003년 8월말 현재.

대학생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카드를 남발한 부작용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슈퍼개미라고 해봤자 어차피 개미.

윤재가 공매도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윤재는 창진의 회사인 대진투자증권이, 카드사 공매도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

창진이는 윤재의 제1 파트너.

증권사 내 창진의 위상이 올라갈수록, 윤재의 힘도 쌔질 수 있었다.

“ETF 출시, 펀드 상품 다향화 등 내 보고서 모두 채택됐어. 고마워! 형.”

“고맙긴! 네가 어려운 일 하느라 고생한 거지. 하여튼 앞으로도 쭉 함께 가자.”

“알았어. 이제 나가서 야간 해수욕이라도 좀 하자.”

“응. 조금만 더 얘기 하고...”

창진을 내보내고 윤재는 순차적으로 사람들을 불렀다.

동재와는 미소천사 은행의 앞날에 대해 상의했다.

미소천사 은행을 위한 빅 이벤트가 다가오는 중이었다.

이어서 52 Farm을 이끌고 있는 남재와는, 친환경 양돈 사업 등에 대해 조율했다.

“담양군 용면 Green Farm은 잘 돼가고 있지?”

“응. 군청 허가까지 떨어졌어. 10월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잘됐다. 제일 중요한 건 철저한 방역관리야. 농림축산부의 친환경 농장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조금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돼. 명심해라.”

앞다리 살, 등심 등의 부위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방역관리가 필수적이었다.

“알았어. 형!”

2,500 마리 사육이 가능한 용면 Green Farm 조성에만, 15억을 추가로 투자했다. 그 중 민원해결에 쓰인 돈이 1억이 넘었다.

친환경 축사를 넘어 SMART Farm까지!

가야할 길이 아직 멀었다.

“농사는 백년지대계라고 하잖아. 남재야 지치고 힘들더라도, 길게 멀리 보고 해결해 나가자.”

“알았어. 형! 내일 고도윤 사장님과 함께 한다고 했지? 나는 동재형이랑 제주도 흑돼지와 똥 돼지 사육과 유통 좀 돌아볼게.”

“그래. 수고해라~”

파트너로 가장 늦게 합류한 남재.

다들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윤재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Green Farm의 지속적인 확대도 이제 막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남재가 나간 뒤, 비즈니스 협의의 마지막 파트너로 고도윤 형이 들어왔다.

“미안해요. 도윤이형. 형수님 같이 왔어야 하는데.”

“아니다. 진영씨가 배가 나와서 못 온 건데... 그런 얘기 하지 마라.”

고도윤 사장과 결혼한 송진영은 벌써 배가 남산만 하게 나와 있었다.

“하하하. 그 얘기 들으니 또 미안해지네. 형수 당분간 과부생활 해야 하잖아.”

휴가에 동행한 고도윤은 일행과 함께 뭍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고도윤에게 제주 휴가의 가장 큰 목적중 하나는 부동산 매입이었다.

“괜찮아. 다 회사 잘 되라고 하는 일인걸 뭐. 낼모레 개발팀장 오는 대로 나는 따로 움직이마.”

“그래요. 내일은 저랑 같이 함덕, 협재, 섭지코지, 중문까지 돌아보시게요.”

“응. 알았다.”

2003년 들어 52 Cafe는 전국 방방곡곡 해안가의, 뷰가 좋은 땅들을 사들였다.

이번 제주 여행의 목적이 최소 4개소의 커피매장 부지 매입이었다.

“윤재야! 나 평소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니?”

“네. 말씀하세요.”

“너는 이 많은 돈이 대체 어디서 나는 거냐?”

20억씩! 총 4번.

윤재가 2003년 8개월 동안 증자와 대여의 방식으로, 52 Cafe에 수혈한 돈만 무려 80억이었다.

“하하하. 도둑질 한 돈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돈이 가장 크고. 부동산. 금. 파생상품 등 다양한 수입원이 있어요.”

“헐....”

윤재는 도윤에게 4월에 로또로 대박 맞았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하여튼 형님은 돈 걱정 마시고, 매장오픈과 경영에 집중해 주세요.”

“알았다. 항상 너한테만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하하하. 형이야 말로 그런 말씀 마세요. 자! 이제 우리 나가서 밤바다라도 돌아볼까요?”

윤재는 도윤과 함께 골방을 탈출했다.

여름 밤 제주도의 바람이 청량하기 그지없었다.

어느새 밤 11시 30분.

작은아빠와 작은엄마는 어느새 숙소로 들어가셨고, 야외 테라스에는 젊은이들만 남아 있었다.

“뭐야? 오빠가 마피아 대부야? 사람들 골방에 불러서, 무슨 밀담을 그렇게 오래 나누는 거야?”

“하하하. 선희야! 미안하다. 그런데 남자가 큰일을 하다 보면, 이럴 때도 있는 거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니?”

“그럼 오빠에게 작은 일은 대체 뭐야?”

“집안 경조사. 재테크. 애들 교육. 아파트 구입.... 뭐 그런 게 작은 일이지.”

“헐....”

선희와 혜진이 동시에 입을 쩍 벌렸고, 남자들은 킬킬거렸다.

“그럼 오빠! 큰일은 뭐야?”

“뭐긴 뭐야. 지구온난화 방지. 화성인 침공방지 같은 게 남자가 할 큰 일이지.”

“잘났다. 잘났어. 혼자 다 해 먹어라!”

윤재 일행의 웃음소리가 제주 밤하늘로 퍼져나갔다.

패밀리 비즈니스에 대해 밀담을 나누다 늦게 나온 윤재.

그는 7명 동료들의 면면을 찬찬히 바라봤다.

하나 같이 귀한 얼굴들이었다.

‘우리 파트너들의 전성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통은 나 혼자 짊어지고 가겠지만, 영광은 이들과 함께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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