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119화 (119/196)

M&A의 시작

2003년 5월 신사업부문은 매출100조 달성을 위한 M&A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해외사업 제휴와 신제품 개발이 호평 받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사업부문.

그런데 최근 상승세에 살짝 제동이 걸렸다.

오진탁의 파생상품 손실에서 시작된, 소위 말하는 ‘속도조절론’ 이 문제였다.

“아버지는 매출 100조를 외치는데, 아들놈이 억제기 역할을 하고 있으니. 쯧쯧!”

“그러게 말입니다. 오진탁 전무! 나중에 경영권 물려받으면 골치깨나 썩이겠어요. 저런 식으로 점수를 까먹어서야, 나중에 오너 영이나 서겠습니까?”

“최차장! 조심해. 정권 바뀌면 어떡하려고?”

신사업 부문에 공공연히 돌고 있는 뒷담화였다.

하지만 윤재는 그 뒷담화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페레레와의 조인트 벤처 속도조절.

피 인수법인의 인수금액을 하향조절하라는 속도조절에 이르기까지.

윤재 역시 누구보다 서운하긴 마찬가지.

‘주어진 제약조건 속에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는 것. 그것이 직장인의 성공비법이다. 투덜거리고 있을 시간 없어.’

불평불만이나 늘어놓고 있어서는 수많은 직장인 중 한명에 머물 수밖에 없는 법이다.

윤재는 그런 맘으로 매출 100조 달성 M&A 지원회의에 참석했다.

팀장인 조영우를 포함해 모두 M&A 경험이 없는 사람들.

전생 20년 경험이 있는 윤재도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사업 전략팀이 3년, 5년, 10년짜리 M&A 전략을 수립하면, 지원팀이 인수대상 기업에 대한 Data를 분석해 보고서를 만든다.

인수대상이 확정되면 MC TF팀과 함께, 지원팀이 M&A 실무를 수행하는 프로세스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우리가 할 일은 대상 후보군과, Feasibility 검토까지다. 품의 진행 및 본사 관련부서 협상은 MC TF에서 할 거야. 그러니 시야를 좁히지 말고 넓혀서 기탄없이 얘기해 보자. 브레인스토밍이 원래 그런 거잖아?”

업무모드로 변신한 조영우의 얘기였다.

문제는 M&A 경험이 없는 팀원들이, 진짜 기탄없이 얘기한다는 거였다.

“신미나 대리? 팔도천국을 인수하자고? 그 회사는 회장님 속도조절론에 맞지 않아. 너무 크잖아. 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어. 팔도천국이 우리 회사에 팔 의향이 애당초 없다는 거잖아.”

“그. 그렇죠.”

“팔 생각도 없는 회사를 사겠다고 나서면 어떡해?”

“회사랑 시너지가..... 죄송합니다.”

라면분야의 취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팔도천국을 인수하자는 의견을 낸 신미나 대리.

결국 조팀장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

“네이버한게임을 인수하자고? 너무 산으로 가는 것 아닌가? 차라리 미국 MS나, 인텔을 인수하자고 하지 그랬어?”

최태훈 차장도 회사와 관련성이 낮은 회사를 인수하자는 얘길 했다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비록 외모는 볼품없고, 항상 웃는 모습이었던 조영우.

그렇다고 결코 허술하지 않은 사람.

회의 때 조영우의 얼굴은 완전 진지 그 자체.

그런 친화력과 집중력을 겸비한 모습이, 그를 향후에 임원이 되게 해줄 힘이었다.

“김대리는 뭘 준비해 왔는지 한번 들어볼까?”

자타공인 전국구 에이스가 된, 윤재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전에 포장마차에서 조팀장과 나눈 대화를 나머지 직원들은 모른다.

“최근 회사의 분위기를 고려해, M&A에 대한 2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항상 2가지, 3가지 등 숫자와 함께 얘기를 하는 윤재 특유의 설명방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었다.

“먼저, 너무 큰 기업을 하지 말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회사와 연관된 사업을 인수하자는 것입니다.”

윤재의 얘기가 끝나자, 조영우가 팀원들을 둘러봤다.

그리고 팀원들은 자신들이 얘기한, 네이버한게임과 팔도천국이 왜 조영우에게 까였는지를 이해했다.

“그래서 제가 고른 후보가 삼오어묵입니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던 팀원들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하하. 저희 팀원들께서 어묵이라고 하니까, 길거리 포장마차가 연상되신 모양이군요?”

최태훈과 신미나가 움찔했다.

마치 자신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삼오어묵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에, 순이익은 대략 손익분기점 전후를 기록하는 회사입니다. 태림수산과 어묵 등 수산물 가공시장에서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죠.”

“삼오가 매출이 그 정도로 컸나?”

“그렇습니다. 팀장님!”

O2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제법 알짜배기 중소기업인 것이다.

조영우도 삼오의 평균 매출액이 1천억이라는 얘기에 조금은 놀란 것 같았다.

“적당한 규모와 회사와 연관성이 높은 회사 삼오어묵. 이 회사를 인수하면 좋은 이유가 또 3가지가 있습니다.”

매출액이 1천억이 넘고, 크게 적자보지 않는 기업 삼오어묵.

왠지 그럴싸한 이유가 나올 것 같았다.

“첫 번째 이유는 삼오와 회사 간의 겹치는 품목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일부 햄 등 육가공 식품이 있으나, 비중은 미미합니다. 대부분 수산 가공식품이 주력인데, 우리 회사에 없는 제품들이죠.”

“말 그대로 플러스 시너지가 가능하단 얘기군!”

조영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최태훈과 신미나는 부러운 얼굴로 윤재를 봤다.

2003년 신제품 출시와 해외사업 제휴까지,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이 윤재였다.

그런데 M&A 관련 회의도 가장 내실 있게 준비해 온 사람이 윤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육가공 식품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고, 어묵 등 수산 쪽을 O2브랜드를 달아 출시하면 조만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식품업계 부동의 1위인 O2 F&B.

물류와 영업망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었다.

“작년에 광주 영업3팀에서 햅반 퇴출 반대 프레젠테이션 했던 것 기억하시죠? 햅반 매출이 2002년부터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모두 1인가구의 증가 추세와 맞물린 일입니다.”

영업3팀 장동석의 발표와 건의로 살아남은 햅반.

최근 햅반의 매출 신장세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었다.

“HMR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최태훈이 쭈뼛거리더니 답했다.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 인적자원관리) 아니냐?”

최태훈의 한 마디에 신미나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인적자원관리가 맞다는 데 한 표 행사하는 신미나.

하지만 팀장인 조영우는 달랐다.

“HRM이 아니라, 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를 말하는 것 같은데?”

“맞습니다. 팀장님! 우리 회사 햅반이 대표적인 HMR 식품이죠. 앞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은 가면 갈수록 커질 겁니다.”

“일리 있는 지적이야.”

“삼오어묵도 마찬가지에요. 회사와 합병한 다음 공정을 개선하고, 고급화된 어묵 간편식을 내놓게 된다면? 다양한 HRM 식품의 한 자리를 삼오어묵 제품들이 차지하게 되지 않을까요?”

윤재는 가마보꼬와 오뎅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줬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오뎅이 그 오뎅이 아니란 사실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윤재 대리! 너는 진짜 모르는 게 없다! 대단해.”

아직 세 번째 이유도 나오지 않았건만, 조팀장과 팀원들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들의 생각에 윤재는 적어도 5년은 앞서가는 것 같았다.

“제가 삼오어묵을 후보로 생각한 세 번째 이유입니다. 객관적인 정황이 인수하기에 너무 좋다는 겁니다.”

설득의 8부 능선을 넘은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줄 마지막 이유!

그것이 바로 세 번째 근거였다.

“삼오어묵 대표가 소위 말하는 호구거든요.”

삼오어묵의 최대주주이자 대표는 이재민 이라는 인물.

그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회사보다는 골프에 더 관심이 많았다.

만약 이재민이 골프가 아니라, 회사 경영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어찌 됐을까?

적어도 매년 50억은 순이익을 창출하는 중소기업이 됐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딸, 이지은을 LPGA챔피언으로 만드는 것에 혈안이 돼, 경영을 소홀히 했다.

최근 5년 동안 흑자와 적자를 오가고 있는 삼오어묵.

딸을 프로골퍼로 만들기 위해 쏟아 붓고 있는 엄청난 돈.

이 2가지를 잘 조합하면, 이재민 사장과 이지은 프로에게도 좋고, 회사에게도 좋은 딜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제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삼오어묵 인수의 적정가액은 300억 전후입니다. 회사가 경북 성주에 갖고 있는 세븐브릿지 골프장 아시죠?”

“삼오어묵과 세븐브릿지CC가 무슨 상관이지?”

배불뚝이 아저씨지만 골프는 싱글골퍼 실력인 조영우.

회사의 골프장 중 하나인 성주 세븐브릿지 얘기가 나오자 조영우의 눈이 반짝거렸다.

“세븐브릿지는 연간 매출이 대략 70억 전후에, 영업이익이 약 10억수준입니다. 삼오어묵과 세븐브릿지를 스왑하는 딜을 하는 거죠.”

조영우를 포함한 팀원들이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이 됐다.

“회사는 경북 성주외에도, 제주도와 강원도 홍천에 세븐브릿지 C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핵심 자산인 세븐브릿지 성주를 내주고, 미래먹거리가 될 삼오어묵을 가져오자는 겁니다.”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1천억 매출 VS 70억 매출로 매출은 엄청난 차이였지만, 세븐브릿지는 매년 15%전후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곳!

하지만 삼오어묵은 해마다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기업.

딸의 LPGA챔피언에 올인하고 있는, 이재민 사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패가, 바로 상주 세븐브릿지였던 것이다.

“이재민 사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홈밀리플레이스먼트 시장이라는 미래를 대비하는 겁니다. 눈앞의 10억을 포기하는 대신, 10년 뒤의 100억을 취하는 딜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케이!”

조영우의 입에서 오케이가 나오면 상황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그런데 이재민 사장이 회사를 팔까?”

“그 부분도 미리 생각해 봤습니다. 일명 성동격서 작전입니다.”

“성동격서?”

“네. 이재민은 지금 딸의 프로무대 정복과 LPGA진출에 미쳐 있습니다. 고로 저희가 공략할 사람은 이재민 사장이 아니라, 그의 딸인 이지은입니다.”

“이지은을 때려서 이재민을 움직이자는 전술이군.”

“네. 그래서 성동격서입니다.”

“그래? 성동격서 전술 한번 들어나 볼까?”

오진탁에서 시발된 속도조절론.

국내 장류 업계 2위인 풍찬들은 덩치가 컸다. 회사가 매입한다 해도 1천억을 훌쩍 넘을게 뻔했다.

그래서 윤재는 속도조절론에 맞춰, 삼오어묵을 인수후보로 선정했다.

여러모로 여건이 맞았고, 최대주주인 이재민 사장의 매각의지도 강한 편이었다.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압니다. 이재민 사장이 요즘 딸 LPGA 진출에 미쳐있다는 것. 상주CC와 스왑딜만 가지고도 그를 설득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다만!”

“다만?”

하지만 미래에서 온 윤재는 더욱 큰 그림을 그렸다.

“우리가 먼저 삼오어묵과의 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이재민 사장의 눈높이가 더 올라갈 겁니다.”

“그렇지. 아쉬운 사람이 을이 되는 법이니까.”

조영우와 윤재는 그렇게 쿵짝이 잘 맞았다.

반면 보고하다 구박당한, 최차장과 신대리는 그저 윤재의 신들린 핵이빨에 감탄만 하고 있었다.

다 같이 M&A 초짜인데, 윤재의 준비는 깊이가 말 그대로 어나더 레벨이 아닌가?

“이지은 선수에 대한 그룹 차원의 후원을 미끼로 사용하는 겁니다.”

“골프장 스왑이면 되는데, 굳이 이지은을 후원하자?”

“네. 이지은의 포텐셜을 활용하자는 거죠.”

“그래? 이지은 선수가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고, 골프 천재라 불렸던 건 나도 안다고. 하지만 프로 전향 후 1년 반 동안 우승은 전무하고, Top 10에 든 적도 없지 않았던가? 그런 이지은을 후원하자고?”

평소 배불뚝이지만 싱글 골프를 치는 조영우.

골프광답게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조팀장이 모르는 이지은의 미래를 윤재는 훤히 알고 있다.

천재소녀 이지은.

고교시절까지 그녀에게 붙어 다니던 수식어였다.

‘이지은 프로는 여자선수로서 황혼기라고 볼 수 있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기량이 만개해, 2010년에만 LPGA 2승을 쓸어 담으며 그 해 상금 왕에 올랐다!’

전생에 의하면, 2010년 이후 이지은의 몸값은 폭등한다.

필리핀계 카지노 그룹인 솔레이어에서 이지은에게 3년 스폰서로 후원한 금액만 무려 60억이었다.

2011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2013년 솔레이어와 계약 갱신할 때는 몸값이 100억으로 수직상승한다.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선수가 됐다.

온 몸이 골프용품계의 움직이는 간판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지은을 선점하면서, 이재민을 꼼작 못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저는 이지은 프로에게 20억 정도 후원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플로우차트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윤재가 띄운 화면에, 최근 3년 이지은의 경기 일정과 성적이 표시돼 있었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성적이 곤두박질 친 거 보이시죠? 98년부터 2001년까지 아마대회에서 매년 3회 이상 우승했는데 말이죠. 그 이유가 뭘까요?”

“프로의 중압감 아닐까? 나는 그래서 이지은이 멘탈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멘탈이 약한데 나이먹고 LPGA를 휩쓸리는 없다.

윤재는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미래를 아는 자의 여유란 그런 것이다.

“뭐. 팀장님 말씀도 맞습니다. 결국 멘탈 문제인 거니까요. 그런데 그 원인 제공을 이재민 사장이 했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KLPGA 회원 자격을 갖게 되자, 이재민 사장이 딸의 성공을 위해 직접 캐디로 나선 게 2001년 말부터입니다. 보시면 그 때부터 성적이 수직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윤재의 지적은 정확했다.

프로입문에 따른 멘탈붕괴가 아니라, 아버지 이재민의 진상 짓에 따른 멘탈붕괴였다.

이재민 사장은 여러모로 피곤한 캐릭터였다.

조폭 같은 언변과 폭력적 성향, 다혈질적인 성격!

골프장을 찾는 갤러리들과의 설화도 많았고, 기자들이며 골프협회 관계자들과도 끝없이 트러블을 일으켰다.

한번은 샷을 준비하는 이지은을 갤러리가 디카로 촬영한 적이 있다.

당연히 카메라 셔터음이 울렸다.

셔터소리가 선수의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재민 사장이 갤러리에게 쌍욕을 퍼부었고 이 사실이 뉴스에 보도된 적도 있었다.

카메라 셔터음보다 이지은의 경기력에 지장을 준 인물이, 이재민이었던 것이다.

그런 이재민이 캐디로 나섰으니, 딸이 어떻게 성적을 낼 수 있었겠는가?

무려 6년 동안 딸의 캐디로 개근했던 이재민은 2008년이 되면서 캐디를 그만두게 된다.

이재민 사장의 족저근막염 악화가 결정적 이유였다.

아버지로부터 해방된 이지은 선수는, 늦은 나이에 다시 천재 모드를 재가동하게 된다.

170cm에 이르는 큰 키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

운동선수치고는 제법 준수한 미모.

거기에 천재적인 골프 실력까지!

아버지 이재민만 걷어 내면 이지은은 180도 달라진다.

그때는 메인 스폰서인 O2푸드의 움직이는 광고판이 될 것이었다.

플로우차트로 보여주고, 이재민의 각종 악행을 들려주자, 조영우와 팀원들은 윤재의 핵 이빨에 넘어가고 말았다.

“김대리 말이 맞다면, 이재민 사장과 딸을 떼어 놓으면 이지은이 알아서 성적을 낼 거라는 얘긴데.... 고양이 목에 방울은 어떻게 달 것인가?”

“어렵지 않습니다. 계약조항에 이재민 사장이 캐디 일을 보면 안 된다는 조항을 넣어 버리면 됩니다.”

너무나 손쉬운 방법이지만, 그만큼 완벽한 방법은 없었다.

“이재민 사장이 오케이할까?”

“제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 다혈질적인 이재민 사장을 계속 충동질 시키면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똥꼬 슬슬 긁어주면, 알아서 넘어오게 돼 있으니까요.”

“그러다 그 또라이 꼭지 돌아서, 완전 나가리 시키면 어떡하냐?”

“그 양반은 단순 왕이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삼오어묵 안되면 풍찬들 인수하면 되죠.”

풍찬들은 매매예상가가 1천억이 넘었다.

“삼오어묵 못 산다고 누가 잡아먹기야 하겠습니까? 삼오어묵 날아가면, 풍찬들 지분인수로 방향 틀면 되죠. 풍찬들 30%지분인수면 삼오어묵 값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하고 접근하시죠.”

이재민과 이지은, 삼오어묵을 인수해 부족한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는 회사까지. 3주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윤재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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