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111화 (111/196)

종이 호랑이는 이제 그만

청주공장의 회의를 마치고 윤재는 본사 복귀하기 전에 충남 연기군을 방문했다.

작년에 나주 금천면 일대의 땅과 함께, 연기군의 땅도 매입했었다.

52 Farm의 증자에 혜진, 창진, 장식과 선희가 참가해 윤재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줬고, 그 덕에 조금 더 넓은 땅을 사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2002년 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지역균형 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윤재는 자신의 소나타를 몰아 본사로 복귀하는 길에, 연기군 부동산 사장들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진짜 천사가 따로 없으시네요. 사장님 같은 분들만 계신다면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분쟁이 왜 있겠습니까? 허허허!”

“경작을 원하시는 분들 중 합의서 체결 안 된 분들만 좀 챙겨주십시오. 전에 말씀 드렸던 김남재 씨와 통화하면, 세부적인 조치 안내해 줄 겁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52 Farm이 연기군 남면 나성리와 송원리 일대에 15억원에 달하는 전답을 매집한 덕에 수수료를 챙긴 부동산 사장들.

그들은 큰 손 52 Farm의 대주주인 윤재에게 최대한 잘 보이려 애를 썼다.

“혹시 물건 내 놓겠다는 분들 계시면 연락 주십시오.”

“그럼유~ 걱정 마슈!”

2003년 대형 이벤트를 위해 현금을 최대한 동원해야 하는 윤재.

그래서 나주와 연기군의 땅을 무한정 사들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2Farm이 사들인 땅들은 시세차익과 함께, 사업 기반 용지로 톡톡히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몇 달 뒤 세종시에 대한 구상이 발표되면, 연기군 일대 땅은 사고 싶어도 물건이 없어 못 살 정도로 폭등할 것이다.’

본사 도착하려면 1시간 넘게 남았는데, 조영우 팀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윤재 대리! 회의는 잘 끝났지?”

“네. 잘 끝났습니다. 다음 달 정도면 최종 레시피를 확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수고했다. 얼른 올라와라. 네가 없으니 일들이 진도가 안 나가서 말이야. 페레레 최종 보고서 작업에 힘 좀 보태야지?”

“알겠습니다. 서둘러 가겠습니다.”

윤재는 본사로 복귀하는 길을 재촉했다.

◈          ◈          ◈

“김대리 왔어?”

“네. 다녀왔습니다.”

조영우 팀장은 윤재를 보더니 이가 다 드러나도록 웃었다.

그나마 웃는 게 조금은 괜찮은 조팀장이다.

“바로 회의실로 가자! 김대리 오기만 기다렸다.”

“네. 잠깐 화장실 다녀오겠습니다.”

“오케이.”

조팀장이 걸걸한 목소리로 ‘오케이’라고 할 때면, 사람들로 하여금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신사업 부문 소속 4명의 팀장과, 실무 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 단골 멤버들이었다.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 없이 회의만 반복됐는데, 맨땅에 헤딩하는 게 전공인 신사업 부문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점심 드시고 시간 좀 지나서 두뇌 회전 안 될 시간이라, 간식 좀 준비해왔습니다.”

윤재가 종이가방 4개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 시간에 맞춰 부문장 비서 겸 지원팀 사무보조를 담당하고 있는, 이세영씨가 커피를 내왔다.

이세영씨는 윤재에게 무한대에 가까운 신뢰와 동료애를 갖고 있었다.

윤재가 계약직으로 입사해 정규직이 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김대리! 이건 뭐야?”

“별 것 아닙니다. 출장 다녀오는 길에 천안에서 호두과자를 사왔습니다. 천안은 호두과자가 명물이잖습니까?”

꼰대기질로 충만한 TF 이도형 팀장이, 회의 자리에 참석한 팀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들 이런 김대리의 센스를 보고 배워야 해! 외근 나갔다 오면서 지역의 특산물을 사오는 센스! 얼마 안 되는 거지만 회의 분위기 부드러워지고 좋잖아? 자기 돈으로 고참들 군것질 거리 사오는 센스! 좋잖아?”

“팀장님! 죄송한데 법카로 사왔습니다.”

1~2초간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어험. 뭐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배우자는 거지. 김대리 잘 했어. 고맙다. 잘 먹을게.”

본인 팀도 아닌데 별걸 다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윤재의 소속팀장인 조영우가 말했다.

“자! 회의 시작해 봅시다. 김대리가 사 온 호두과자에 달달한 커피 마시면서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오케이?”

페레레 그룹과의 제휴 건에 대한 최종보고서 작성 회의였다.

제휴사업팀이 보고할 예정이지만, 페레레에 대한 가장 전문가는 뭐니 해도 역시 윤재였다.

“기대효과를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 신사업 부문의 가장 확실한 패가 페레레와의 제휴사업.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보장되는 사업인 만큼, 포장을 잘 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리고 포장은 윤재의 주특기 중에서도 주특기였다.

제휴사업팀장 임나영이 CEO 보고를 주관할 예정.

그녀의 최종 리허설이 시작됐다.

“첫 번째는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에 방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업도기 시점부터 중기 5년과 장기 10년에 대한 전망을 설명한 임나영.

차트와 함께, 해외 사례가 비교되니 훨씬 보기 좋았다.

“두 번째는 제휴 사업팀과 신사업 부문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란 점입니다. 현재까지 굵직한 해외 제휴 건이 전무하지 않습니까? 이번 페레레 그룹과의 제휴는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는데, 윤재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둘러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윤재를 향했다.

“팀장님! 개인적 의견인데, 두 번째 기대효과는 보고서에 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사람들은 윤재의 말뜻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신사업과 제휴사업에 대한 경험축적은 저희들에게 중요한 얘기지, 회장님께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왜 그런 말 있잖습니까? 피보고자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라는 말!”

“!”

비로소 참석자들은 윤재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신사업 부문원들은 특히 제휴 쪽 경험이 부족했는데, 윤재의 말이 맞았다.

오너 입장에서야 직원들 경험보다는 눈앞에 펼쳐질 숫자가 중요했다.

그리고 경험 부족이 자랑도 아닌 것이다.

“두 번째 기대효과는 해외진출의 파트너로, 페레레 그룹과 함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깜작 놀랐다.

해외진출 자체도 없었지만, 페레레 그룹과 함께 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었던 것이다.

“지난 주말을 올리버와 함께 보내며, 그의 향후 비전과 구상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유럽과 북미 등 서구권 위주로 편성된 페레레의 시장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꿀걱!”

“중국, 러시아 등에 진출하는데 있어, 회사와 손잡고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방안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눈빛에서 두려움이 읽혔다.

10년 내 1,000억짜리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직접 해외로 나가자는 얘기와 조인트 벤처 얘기는 판을 너무 키운다는 느낌이었다.

털털한 외모와 달리 두뇌는 샤프한 조영우가 질문했다.

“페레레는 이미 확고부동한 제품과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데, 걔들이 뭐가 아쉬워서 우리랑 손을 잡는단 말이냐? 혼자 독식할 수 있는데 우리랑 나눠 먹을 이유가 없지 않니?”

역시 조영우 팀장이었다!

날카로운 질문에 사람들은 이번에는 조팀장 말이 백번 옳다는 표정들을 지었다.

“올리버가 창업 3세라는 것 아시죠? 그는 엄청난 거목인 자기 아버지의 발끝에라도 미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히트상품은 유럽기반의 캐파를 늘려 신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반면 신제품은 조인트 벤처로 진출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신제품?”

“네. 로쉐나 킨더, 루텔라 같은 기존 제품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제품이다 보니, 리스크 분산이 필요한 것이죠.”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었다.

사람들의 눈빛에 공포감이 더욱 번져갔다.

‘우리 맘대로 저렇게 일을 키워도 되나?’

‘회장님이 재가하실까?’

뭐 그런 걱정들을 하는 것이다.

“하얀 국물 라면이 성공적으로 론칭되면, 첫 번째 해외 시장으로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잘 아실 겁니다. 매출 100조라는 비전을 달성하려면 어차피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꿀걱!”

요즘 O2 인들은 매출 100조 얘기만 나오면 마른침부터 삼키는 게 버릇이었다.

“어떻습니까? 하얀 국물 라면과 페레레와 제휴를 통해 러시아, 중국을 공략한다는 방안! 괜찮지 않나요?”

윤재의 도발적 질문에 조영우가 완급조절을 했다.

“스콥(Scope)이 너무 커!”

“내수 시장을 대상으로 식용유, 밀가루만 팔아서는 매출 10조도 요원합니다. 창립 50년이 다 돼 갑니다. 50년 한국에서 내실을 다졌으니, 이제는 글로벌 무대로 나갈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쿵!

신사업 부문이라고 해 봤자 인원수 고작 30명 조금 넘는 미니 부문.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해외시장.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은 신사업부문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 구성원이 갖고 있는 불안감이었다.

“변방의 종이호랑이로 안주할 것인가? 글로벌을 호령하는 용이 될 것인가? 21세기에는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리 1년차의 발언 치고 굉장히 도발적인 발언이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일개 대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이기도 했다.

“그 부분을 건드리면 별도의 프로젝트가 되는데? 그건 어떻게 할 거니?”

조영우 팀장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중,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무게감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윤재와 조영우 뿐이었다.

“두 번째 기대효과를 작성하면서, 조인트 벤처는 Develope 과제로 별도 표시해서 추후에 재보고하겠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케이. 일단 패스! 괜찮죠? 임팀장님?”

“네. 좋군요. 그 정도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기대효과를 정리했으니, 세 번째 기대효과가 필요했다. 보고서의 구색 맞추는 데도 2개 보다는 3개가 있어 보일 테니까!

“세 번째 기대효과도 생각해 봤는데요...”

사람들은 이제 윤재 입이 열리는 게 두려웠다.

‘김윤재 대리가 입만 열면 일이 커진단 말이야!’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얼굴에 저런 얘기가 적혀 있는 것 같았다.

“아까 임팀장님께서 말씀 하신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인데, 조직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 세 번째로 들어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직.역.량.강.화?”

이건 또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회의 참석자들의 눈빛은 윤재의 후속 발언을 갈구했다.

“이미 회장님께서 라면 시장 진출을 공언하면서 옹심, 함양, 똑순이 등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게다가 국내에 해외 유명 초콜렛을 들여오면 로티, 오리올 등과의 경쟁도 불가피해 집니다.”

가뜩이나 쫄아 있는 사람들에게 더 두려운 얘기였다.

여전히 이 엄청난 무게를 견뎌내는 사람은 조영우였다.

“그렇구나. 가뜩이나 라면 때문에 옹심과 회장님 사이가 틀어진 걸로 아는데, 우리 설탕의 주요 거래처인 로티, 오리올 같은 회사도, 설탕 사지 않겠다고 나올지 몰라!”

일이 일사천리로 잘 풀리면 다행이지만, 신사업부문이 추진한 일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얻는 것 없이 기존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밀가루와 설탕만 잃게 된다.

신사업 부문원 30여명의 모가지가 왔다 갔다 하게 될 것이었다.

“21세기는 어차피 무한경쟁입니다. 나이키만 해도 자기들의 경쟁사가 아디다스나 퓨마, 리복이 아니라, MP3와 게임기를 경쟁사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O2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회사 직원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안정적인 내수 시장에서 불황을 타지 않는 비즈니스를 하는 관계로, 갈수록 사람들이 공무원화 돼 간다는 점이었다.

신토불이란 말처럼, 서구나 동남아시아 등과 식습관 자체가 다르다 보니 해외 메이저들의 국내시장 진출도 제한적이었고,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안정지향과 보신주의가 강화 됐고, 그만큼 피 튀기는 경쟁을 꺼려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돼 있었다.

“나이키의 경쟁사가 빅애플이나 소니가 되는 것처럼, 우리 회사의 경쟁사도 더 이상 국내의 식료품 회사가 아니란 말씀입니다.”

“꿀걱!”

“좁은 국내 시장에서 짬짬이를 하며 안정적인 2~3천억의 이익을 내는 게 아니라, 해외 시장을 노크해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죠.”

회의 분위기가 갑자기 윤재의 간증과 부흥회 분위기로 변해 버렸다.

“글로벌 O2, 경쟁적인 조직문화, 다이나믹한 회사 생활! 21세기형 조직문화를 바로 저희, 신사업 부문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비로소 깨달았다.

왜 오재준 회장이 무리해 가며 신사업부문을 만들었는지!

왜 매출 100조라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화두를 던졌는지!

윤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오재준 회장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부라보!”

제휴사업팀 임나영 팀장이 박수를 쳤다.

새로운 팀의 수장인 임나영도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직장인의 한명이었다.

‘김대리의 발언 하나하나가 옳은 지적이야. 그리고 저 얘기를 제휴사업팀장인 내가 했어야 하는 거였어. 김대리보다 회사를 10년 가까이 더 다녔는데 부끄럽다.’

임나영은 그렇게 반성을 했다.

그런 통렬한 반성이 그녀의 열렬한 열성을 끄집어내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열성 덕에 임나영은, 영업본부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된다.

어딜 가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임나영이 빛이라면 신재영 팀장은 어둠이었다.

‘건방진 새끼! 어디 대리 나부랭이가 팀장이 4명이나 있는데서, 지 잘났다고 저리 떠들어? 싸가지 없는 새끼. 여기서 지보다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주로 국내 식품전략과 기획을 담당했던 관계로, 윤재의 주장 거의 대부분이 생소한 얘기였음에도 신재영은 우선 윤재를 깍아 내렸다.

저런 부류의 사람들이 보통 그러듯이, 신재영은 더 이상 발전할 곳이 없는 사람이었다.

변하지 않는다면 조직 내에, 그가 더 올라갈 자리는 없을 것이었다.

신재영이 삐따선을 타든 말든 회의는 윤재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오케이!”

어려운 문제도 단순화 시켜 버리는 조영우 팀장의 전매특허!

오케이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어때요? 이만 하면 보고서 컨텐츠는 다 나오지 않았습니까?”

“.....”

다들 말이 없음으로서 조팀장의 의견에 동조했다.

“팀장님! 이제 실무자들인 저희가 함께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 뒤, 중간 중간 컨펌 받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그렇게 하세요. 다음 주 화요일 회장님 보고니까, 앞으로는 매일 중간보고 받도록 하겠습니다. 전무님께는 목요일에 최종 보고 하도록 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임팀장님!”

제휴 상대방인 페레레의 의지는 확고한 상태.

이제 오재준을 설득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각성한 임나영이라면, 오재준 회장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남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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