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100화 (100/196)

송별식

2002년 12월20일 금요일.

평소라면 수도권에 있는 가족을 찾아 집으로 올라가야 할 사람들.

이날은 영업3팀 전원이 광주에 남아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장동석 팀장! 아니, 장동석 부문장이었다.

2002년 11월 29일 금요일. O2 푸드 정기 임원인사에 장동석은 상무보인 부문장에 이름을 올렸다.

부문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에, 해가 바뀌면 장동석은 강원부문장으로 영전하게 된다.

그런 장동석도 집에 가지 않고 광주에 남아있는 이유는, 영업3팀의 송년회 날이기 때문이었다.

광주역 근처에 위치한 아리랑 회관 별실!

광주에서 가장 비싼 한정식집 중의 한 곳으로, 영업3팀이 큰 맘먹고 송년회 장소를 정했음을 알 수 있다.

어느새 영업3팀의 우수사원으로 떠오른 차명수가 일어서서 사회를 봤다.

“장동석 부문장님 휘하, 우리 3팀 2002년 한 해 얼마나 고생 많았습니까? 서로 고생하셨다는 의미에서 제가 아듀! 2002년 이라고 말하면 모두 개떼와 같은 박수와 함성 부탁드리겠습니다.”

차명수 대리의 리드에 맞춰 팀원들 모두, 밝은 얼굴로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윤재도 일행들 사이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행복한 표정이었다.

전복죽을 포함한 애피타이저가 들어오자, 술잔이 돌기 시작했다.

“자! 두 번째 순서로 오석진 과장님이 제작한 2002년 기념 영상 한 번 보시겠습니다.”

장동석 부문장의 동기로 팀장진급이 많이 늦어진 오석진.

오과장도 호남부문 팀장후보 1순위로, 본부에 천거된 상태.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태만 없다면 팀장에 오를 예정이었다.

오과장이 만든 영상이 빔 프로젝터를 통해 흘러나왔다.

2년 전 부터 윤재의 영향을 받아, 노익장을 불태우기 시작한 오석진 과장!

어느새 그는 윤재를 제외하면 팀 내 최고의 IT 고수가 돼 있었다.

자신보다 젊은 직원들보다 실력이 좋았으니, 그간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화면에 ‘영업3팀의 춘.하.추.동’ 이라는 제목이 명멸하더니 배경음악과 함께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팀의 사건들이 흘러지나갔다.

때론 동영상으로, 때론 사진으로 이어지는 영상들!

어떤 직원들은 자신의 사진이 나올 때 빵 터지기도 했고, 함께 고생했던 봉사활동 사진을 볼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석진 과장의 동영상 편집 실력이 일취월장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도 있었다.

2002년 월드컵을 함께 응원했던 영상이 나왔다.

오과장이 능숙한 편집점을 대한민국 박수에 잡은 것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 대.한.민.국 짝짝짝작짝! ]을 외치며 박수를 치는 시간을 가졌다.

몇 달 지났어도 월드컵의 기쁨이 남아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약 4분정도 진행된 영상을 보며, 팀원들의 눈동자가 촉촉해지고 있었다.

◈          ◈          ◈

“자! 너무 취하면 기억도 안 나니까, 이쯤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시간을 좀 가져야겠습니다.”

차명수의 얘기를 들은 팀원들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들은 차대리가 말하는 이벤트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다.

“우리 팀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해낸 우리 팀 에이스! 윤재가 이제 본사로 발령이나, 떠나게 됐습니다. 오늘은 팀 송년회와 함께 윤재 송별식이 있는 날입니다. 모두 개떼..”

약간 어두워진 분위기를 눈치 챈 차명수.

다시 분위기를 살려보고자 차명수가 힘을 짜냈다.

“무슨 떼라고요?”

“개떼!”

“안 들립니다. 다시! 무슨 떼?”

“개떼!”

자칫 가라앉을 분위기가 다시 달아올랐다.

전국노래자랑 사회자가 울고 갈 진행솜씨였다.

“모두 개떼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주십시오. 장동석 팀장님, 아니 장부문장님의 송별사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

취기가 오른 사람들이 말그대로 개떼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예나 지금이나 술이 약한 장동석이, 붉게 물든 얼굴로 중앙으로 나왔다.

“우리 팀의 영원한 수퍼루키! 동생 같지 않은 동생. 김윤재! 2년 연속 우리 팀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 윤재의 공로가 컸다는 것 인정하실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기차표를 뺏어서 광주에 묶어두고 싶지만, 더 큰 사람이 돼 라는 맘으로 윤재를 보내줍시다.”

사람들의 눈동자들이 다시 충혈 돼 갔다.

귀여운 동생이면서 팀의 살림꾼이었고, 팀원들의 자양강장제 같았던 윤재.

장동석 팀장마저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윤재도 보내는 게 서운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마음을 모아, 윤재 송별선물을 준비한 것입니다. 장동석 팀장님께서 전달해 주시겠습니다. 김윤재씨 앞으로!”

윤재가 자리에서 일어나 장팀장 옆으로 갔다.

“자! 주고받으면서 악수도 하시고, 관중들을 보면서 어색하게 웃어야 합니다. TV에서 많이 보셨죠?”

차명수의 너스레에 사람들이 다시 폭소를 터뜨렸다.

차대리의 말대로 장동석과 윤재가 어색하게 웃으며 기념품을 주고받았다.

“윤재야! 한번 뜯어 봐! 뭐가 들어 있는지 한번 봐야지.”

윤재는 포장을 뜯었다.

포장지를 뜯으니 박스에 미국 테크기업, 빅애플의 2세대 하이팟이 들어 있었다.

직사각형의 하얀색 몸체에, 클릭 휠과 LCD액정이 잘 어울리는 고가의 MP3였다.

“야! 우리 이것 이베이에서 구입하느라 진땀 깨나 흘렸다.”

오석진의 얘기였다.

당시만 해도 빅애플은 한국의 극소수 매니아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회사였다.

윤재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받았다.

선물이 맘에 들어서가 아니었다.

엑셀로 더하기 빼기도 못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이베이에 들어가 직구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그를 놀라게 했다.

“윤재야! 이어폰 꽂고 재생한 번 해 봐라!”

“네? 새 제품인 것 같은데, 곡이 들어가 있나요?”

“그래도 한번 들어 봐! 물 건너 온 제품 우리도 구경한 번 하자.”

자세히 보니 박스가 한 번 뜯어진 흔적이 보였다.

윤재는 MP3를 꺼내, 이어폰을 꽂고 클릭 휠을 돌렸다.

플레이리스트를 따라 휠을 돌리니 ‘ADU! YJ’ 라는 파일이 재생됐다.

[ 윤재야! 지난 3년간 너와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다. 당분간 몸은 떨어져 살지만, 서로 아끼고 응원하는 마음은 변치 말자. ]

장동석 부문장의 음성이었다.

[ 윤재야! 우리 끼리 니 선물을 놓고 논의를 많이 했다. 노트북을 하나 사주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너무 고가면 니가 받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이 많아, MP3를 준비했다. 우리 마음은 노트북보다 더 크다는 것 알지? ]

[ 한 참 후배지만 존경할 구석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영업3팀은 영원한 영업3팀! 앞으로 승승장구해서 꼭 임원까지 해라! 너는 반드시 해 낼 거라 믿는다. 그 동안 너무 즐거웠다. ]

[ 윤재야!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

오석진 과장, 차명수대리.. 김범수 대리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팀원들의 작별 멘트가 윤재의 귀와 머리와 눈을 울렸다.

그렇게 송년회와 송별식이 깊어갈수록 사람들은 조금씩 취해갔다.

돌아가면서 윤재에게 잔을 권했고, 이별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모두들 윤재의 건승을 기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취할 대로 취한 게 분명한데 의지력으로 버티고 있는, 장동석이 윤재에게 잔을 건넸다.

“윤재야! 한 잔 해라!”

“네. 팀장님!”

장동석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조그만 상자 하나를 꺼냈다.

“이건 내가 너 주려고 따로 준비한 거다. 한번 뜯어 봐!”

윤재는 조심스레 포장지를 뜯었다.

“팀장님! 이건....”

장팀장이 건넨 기념품은 금 명함이었다.

[ O2 F&B 호남지역부문 영업3팀 수퍼루키 김윤재 ]

사무실 주소. 일반전화와 핸드폰 번호까지 고스란히 찍혀있는 금 명함. 윤재의 눈이 장동석과 마주쳤다.

“너는 영원한 우리 영업3팀의 에이스다. 그 마음 변치 말자.”

“감사합니다. 부문장님!”

백화점 알바 시절부터 함께 했던 장동석과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가고 있었다.

회귀한 삶의 목표 중의 하나였던 장동석의 임원 승진.

마침내 건강한 장동석과 임원 장동석이라는 목표 하나를 달성한 것이다.

더없이 뿌듯한 순간이었다.

그의 술 취한 눈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울컥하는 기분이 밀려왔다.

“자식. 앞으로는 형이라고 해라.”

“네. 동석이 형!”

윤재가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장동석을 형이라고 부른 순간이었다.

◈          ◈          ◈

팀 송별식에 이어 업무 인수인계까지 모두 끝낸 윤재.

이젠 홀가분하게 서울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아직 2002년의 달력은 여러 장 남아 있었지만, 오석진은 윤재에게 이틀간의 휴가를 허락했다.

장동석은 업무 인수를 받기 위해, 강원도 원주로 올라간 상황.

이제 영업3팀의 팀장은 오석진이었다.

“집정리, 주변 정리 등 할 일 많을 텐데 이틀은 정비시간 가져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오석진 과장의 배려심이 팀장의 사이즈로 커진 것 같았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호남본부에 인사차 다시 들리긴 할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왠지 마지막 발걸음처럼 느껴졌다.

사무실을 나온 윤재는 봉선동 52 Farm 사무실로 향했다.

동재와 남재가 그 곳에서 윤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형. 오셨습니까?”

2명의 동생들은 윤재가 도착하자,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짜장면이라도 시킬까? 소고기 탕수육도 하나 시키자!”

“네. 형!”

윤재는 사촌 동생들과 짜장면을 먹었다.

“동재야! 서울 가도 자주 내려올 테니까, 종종 얘기하자. 그리고 내년에 집중하기로 한 일들 잘 정리해 주고.”

“응. 알았어. 형.”

자본금 10억으로 시작한 미소천사 은행.

11월 달에 양동시장 점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미소천사 은행은 미미하지만 순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변모해 있었다.

적어도 동구 일대에서 급전이 필요한 시장상인들에게, 미소천사 은행은 메이저 은행 급 대우를 받았다.

“이제 제법 사업이 탄탄해져서, 동네 깡패들 정도는 미소천사 은행을 무시할 수 없을 거다.”

“얼마 전에 삼식이파 두목 만났는데, 형 안부 묻더라. 자기들은 언제든지 형 밑으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나?”

“하하하. 눈이 툭 튀어나온 게 깡패하고는 안 어울리는 놈인데 말이야. 어쨌든 이제 내가 없으니, 앞으로는 문제 생기면 공권력의 힘을 빌리면 된다. 그게 가장 속편한 방법이야.”

“걱정 마. 형! 이제 우리 직원도 15명으로 늘었고, 사업은 정상궤도에 올랐으니까. 다들 은행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 소수지만 정예의 멤버들이라고.”

동재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지만 어쨌든 은행업.

동재의 동료들은 윤재보다 훨씬 은행업의 전문가들이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동재 니 미래는 마이크로크레딧이라는 컨텐츠에 있어. 명심해라.”

“알았어. 형. 걱정 마. 1년 해봤으니까! 제법 자신감도 붙었어!”

동재가 자신감을 가질 만도 했다.

지난 1년 사이, 금 시세가 소폭 상승했다.

덕분에 미소천사 은행에 금제품을 담보로 맡겼다가, 빚을 갚으며 금을 되찾아간 사람들은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이 부담한 대출이자 7.5%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었다.

“내년에는 엄청난 빅뱅이 있을 거야. 지금처럼 원칙 잘 지키면서 연체율 관리하면 된다. 꼭 원칙을 지켜라. 그리고 부정한 돈이나 향응 같은 것, 절대 받지 말고.”

이젠 남재에게 몇 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할 차례였다.

52 Farm 이 향후 1년간 진행할 일들과, 3년 짜리 중기 플랜에 대한 협의가 주된 내용이었다.

동재에 이어 남재도 윤재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그래. 수고들 했다. 2003년 설날에 다시 만나자!”

윤재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관계에 있어, 기본적으로 윤재를 갑으로 두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윤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갑으로서 행동하지 않았다.

영업3팀의 거래처. 회사 OB들. 친구들과 파트너들. 작은아빠 내외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훗날을 기약했다.

실로 무서운 사람관리였다.

◈          ◈          ◈

어떻게 보면 대관람차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물레방아 같기도 한 빅휠.

밤 10시가 가까워진 시각, 52 Cafe 1호점에는 빅휠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광남대 정문 앞의 Urban 1호점의 성공.

그리고 함평군 Rural 점포의 여인은 성공.

최근에는 황태준에게서 매입한 평택 땅 일부에, Suburban 점포의 개업을 준비하고 있는 52 Cafe.

함평군 엄다면의 카페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본금이 10억으로 증액됐고, 평택 땅 일부를 52 Farm으로부터 사들이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주요한 의사결정은 윤재가 함께 했지만, 기본적으로 고사장의 역할이 컸다.

아직은 윤재의 도움이 절실한 동재나 남재와 달리, 고도윤 사장은 52 Cafe 일을 척척해냈다.

1호점과 2호점의 순 이익률은 거의 30%에 육박했다.

때문에 윤재로부터 추가적인 자본조달이 없어도, 10억 정도 되는 점포는 은행융자로 늘려갈 수 있는 수준에 올라 있었다.

밤늦은 시간.

카페 1호점에는 송진영 누나와 고도윤 사장이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사장이 윤재에게 물었다.

“서울 갈 준비는 잘 되고 있니?”

“네. 형! 이젠 몸만 떠나면 됩니다.”

“혜진씨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

“안 그래도 내일 혜진이 집에 찾아가기로 했어요.”

대학졸업을 목전에 둔 혜진.

서울로 함께 올라가 아예 살림을 차릴까 고민 중이었다.

“퇴근하셔야 하니까, 용건만 말씀 드리고 갈게요.”

윤재는 도윤에게 대봉투를 건넸다.

고도윤에게 약속했던 일종의 스톡옵션 증서가 들어있는 봉투였다.

지난 1년간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었고, 52 Cafe 지분의 2%였다.

5년 동안 고도윤에게 주기로 약속한 지분은 매년 2%씩, 총 10%!

증서를 읽던 고사장의 눈이 커졌다.

“뭐야? 증서가 2장이네?”

“형이랑 진영누나 결혼 기념으로, 누님 몫 1% 더 챙겼습니다. 형! 누나 결혼 축하해요.”

고도윤과 송진영의 결혼까지 대략 1개월 정도가 남아 있었다.

결혼식에도 당연히 참석할 계획이지만, 고도윤에 대한 주식보상과 함께 진영 누나에 대한 결혼선물도 함께 주고 싶었다.

송진영은 몰라도 고도윤은 52 Cafe의 지분가치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52 Cafe 1호점의 연간 순이익은 대략 2억 수준.

2010년까지 52 Cafe 직영점을 100개를 오픈한다면?

게다가 suburban과 Rural은 부대수입이 가능한 복합매장.

관건은 매장수였지만, 매장수가 늘어날수록 52 Cafe의 지분가치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1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한다고 가정하면, 1%의 지분만 해도 최소 수억원에서, 십억원을 넘길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미 충분한 은혜를 입었는데....”

송진영이 눈시울을 붉혔다.

회사를 그만두고 52 Cafe에서 일하는 동안, 송진영은 윤재를 예전보다 더 높게 평가하게 됐다.

동생이 아니라 듬직한 오빠처럼 보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함께 계약직으로 힘들었던 시절,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셨던 누님에 대한 보상이에요. 따지고 보면 큰 것도 아네요.”

몽블랑으로 떠날 때 송진영이 달러를 건네준 얘기부터 시작해, 도윤을 찾아갔던 얘기까지.

옛날 추억을 되새기느라 결국 도윤과 송진영의 퇴근 시간이 늦어지고 말았다.

12월 밤하늘에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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