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계약직 상무가 너무 잘함-81화 (81/196)

Father and son (1)

2002년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연초에 진행된 오픈 이노베이션에서는 윤재가 1위를 차지했다.

2년 연속 한 팀에서 이노베이션 챌린지와, 오픈 이노베이션 모두를 싹쓸이 한 것은 회사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쾌거였다.

연초에 매년 반복되는 ‘사업계획서’ 보고 역시 신임 이태성 상무의 극찬을 받았다.

“그렇지. 모름지기 사업보고서는 이렇게 만드는 거야! 김윤재 사원이 만들었다고 했나? 역시 명불허전이야! 좋아. 아주 좋아.”

이태성 상무는 직원들을 기름 짜듯 쥐어짜는 걸로 유명했는데, 이상무의 갈굼을 당하지 않는 유일한 팀이 영업3팀이었다.

각종 경진대회에서 연속 1등을 차지할 정도로 혁신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팀 내 조직문화가 건강했고, 실적까지 뒷받침 됐으니 나무랄 게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인턴으로 들어온 신입까지 쓸 만해, 2002년의 영업3팀은 거의 완전체에 가까운 조직이 돼 있었다.

윤재가 회사생활과 별개로 진행하고 있는 Plan B 역시 순풍에 돛 단 듯 순항 중이었다.

1월에는 안수애 아나운서의 프로그램인 비디오 특공대에서, 52Cafe 1호점의 빅 휠을 지역의 명물로 소개했다.

방송이 끝나자 1일 방문자수가 급증하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약속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수애씨가 보여준 호의 잊지 않겠습니다.”

“호홋. 별 말씀을요.... 오히려 제가 윤재씨에겐 항상 고마운 마음이에요.”

재벌3세 건설사 사장과 헤어진 안수애는, 그 뒤로 정상적인 연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화려한 옷, 명품가방과 구두 등 그녀가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것들이 윤재를 만난 이후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는 서울 NBC본사의 PD와 열애 중이었는데, 안수애는 자신의 점진적인 변화의 시작이 윤재와의 만남이라고 믿고 있었다.

혜진과 선희의 사인회로 한 번.

비디오 특공대 방송으로 또 한 번.

이제 52 Cafe 1호점은 고사장과 3명의 여성으로는, 도저히 커버할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찾아오게 됐다.

하루 판매되는 아메리카노만 매출 100만원을 돌파해 버린 것이다.

2월에는 52 Cafe 1호점에서 발렌타인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역시 문전성시를 이뤘다.

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텀블러 무료 증정 이벤트였다.

매일 선착순 200명에게 텀블러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2월 한달 간 진행했고, 52Cafe 1호점은 대학가를 넘어 광주시 카페의 명소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윤재야. 이 텀블러는 진짜 마감이 예술이야. 52 서체랑 실크 인쇄된 B.I 도 너무 예쁘고.... 뭐랄까? 갖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태화정밀에서 납품한 텀블러에 대한 고도윤 사장의 평가였다.

“형님! 두고 보세요. 무료 증정 끝나면 유료로 판매할 계획인데, 대학가에 Must have 아이템으로 대박이 날 겁니다. 앞으로 출시하는 다른 굿즈들도 잘 팔릴 겁니다. 두고 보세요.”

2002년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태화정밀의 하수정양은 전북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배울 예정이었고, 학비 일체를 52Cafe에서 지원할 예정이었다.

태화정밀은 경리를 새로 채용했고, 하수정은 월~수까지는 학업에 전념하고, 목~금에는 태화정밀에 출근해 제품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진행하는 조건이었다.

발렌타인 데이에 또 하나의 대박이 터졌는데, 그건 작은 엄마가 출시한 몬스터 초콜렛이었다.

커버춰 초콜렛을 중탕으로 녹인 다음, 칼 아몬드에 입혀 만든 몬스터 초콜렛.

칼 아몬드가 삐죽삐죽 튀어 나와 있어서, 마치 도깨비 뿔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었다.

몬스터 초콜렛은 20개 들이 유리병을 1만원에 판매했다.

모두 작은엄마가 수제로 만드는 몬스터 초콜렛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다.

“한 번 뚜껑을 열면 결국 20개 모두를 먹어 버리고 만다. 이름처럼 정말 악마의 초콜렛이야!”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와 궁합이 너무 좋지 않니? 쓴단쓴단으로 정말 너무 맛있어. 이러다 살찌면 어떡해?”

매장을 찾은 대학생들이나, 손님들의 몬스터 초콜렛에 대한 일관된 평가였다.

이처럼 52Cafe는 재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발렌타인데이를 전후에, 1호점에는 중년 신사나 아줌마들이 자주 찾아왔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가맹점을 내고 싶어 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직영점 운영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가맹점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고도윤 사장은 같은 답변을 들려줘야 했다.

◈          ◈          ◈

어느덧 2002년 3월12일.

윤재는 점심을 남창진과 함께했다. 점심식사를 마치면, 거래처 현장방문 할 계획이었다.

“형! 진짜 이러다 1,000억대 부자 되는 것 아냐?”

“창진아. 남자가 배포를 좀 더 키워. 1,000억이 뭐냐? 1,000조면 모를까?”

“에헤.. 이형 완전 도른자야. 그래도 곱게 도른자라 다행이네.”

윤재의 파트너 1호 남창진.

2001년 대진증권해 입사해 그가 받은 총 급여만 2억 7천만원.

본봉은 3,000만원인데 수수료 등 인센티브만 2억 4천만원을 받았고, 이는 대진증권 금남로 지점에서 단연코 1등의 연봉이었다.

모두 윤재의 투자금과, 윤재 효과로 유치한 투자자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형! 진짜 월드컵 특수 관련주들이 떡상하고 있어. 로티칠성은 벌써 3배나 올랐다고. 오성중공업도 거의 2배 가까이 올랐고.”

5개월 만에 60억을 투자한 원금이, 현재 평가액이 150억이 넘어 있었다. 구르는 눈덩이가 워낙 커지다 보니, 돈 버는 게 너무 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창진아. 지난번에 얘기한 것처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 때가 왔다. 월드컵 특수 주식들은 이익실현하자. 고객들에게도 그렇게 안내하는 게 좋겠어.”

“알았어. 형 말 들으면 자다가도 희귀템이 나오니까, 시킨 대로 할 거야. 오성중공업은 어떻게 할까?”

조선주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전까지는 줄곧 우상향 예정이고, 배당도 제법 주는 주식들.

“더 좋은 투자처 없으면, 들고 가는 게 나을 거다. 유럽의 크루즈 선 발주.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성장이 이어지며, 벌크선 등 선박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그러니까 월드컵 주식은 처분. 조선주는 홀드. 이렇게 가자.”

“오케이.”

분기단위로 투자전략을 짜고 있는 윤재와 창진은 그렇게 대략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 연구해 줘서 고맙다. 덕분에 제법 짭짤하다. 나중에 현금화 하면 너한테 맡기는 금액 더 키울 생각이니까, 너무 서운해 하지 말고.”

창진을 통해 옵션에 대해 완벽하게 터득한 윤재.

따로 현금으로 갖고 있던 60억을 월드컴 풋 옵션 매수와 만기 행사 전략으로 재미를 보고 있었다.

‘어차피 5월정도 되면, 풋 옵션 프리미엄도 낮아질 거야. 그 전에 손 털고 나온다.’

회계 부정으로 2001년 12월에 파산신청을 했던 엔론.

당시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윤재는 2002년 7월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되는 월드컴 주식 옵션에 1월부터 투자해 왔다.

투자기간이 3개월도 되지 않은 현재, 벌써 원금의 2배 가까이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수익금도 수익금이지만, 옵션거래에 대해 이해도를 높인 것이 더 큰 수확이야. 투자 가능한 경우의 수가 많을수록 유리한데, 신무기를 하나 장착한 기분이다.’

◈          ◈          ◈

2002년 3월14일.

화이트 데이에 이탈리아 남자 올리버와, 북아일랜드 출신 여자 에밀리가 한국을 찾았다.

그들 옆에는 낯선 중년남성이 함께 서 있었다.

주세페라는 이탈리아 상남자였다.

윤재를 메신저로 활용해 O2그룹은 페레레와 제휴를 위해, 올리버에게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

여전히 노마드 생활을 즐기고 있던 올리버는, 자기 대신 O2푸드와 제휴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소개시켜줬고, 그 남자가 바로 주세페였다.

주세페는 올리버가 와인, 치즈 등 발효에 대해 배우고 있는 스승 같은 존재였다.

공항에서부터 윤재가 픽업해온 일행은, 해외 완성품 수입 업무를 담당하는 IM팀장과 회의를 하게 됐다.

“저는 패밀리 비즈니스와 무관한 사람이고, 이분에게 발효 과학을 배우고 있는 문하생일 뿐입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얘기는 주세페와 진행해 주십시오.”

여전히 올리버는 자신을 페레레 그룹의 3세가 아니라, 발효에 관심 있는 젊은이로 포지셔닝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팅이 주선될 수 있었던 것은, IM팀장에 대한 윤재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발사믹을 시작으로, 올리브유와 치즈, 와인까지 주세페를 통해 수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세페의 신뢰를 얻으면, 결국에는 페레레 그룹과의 제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겠어?”

“협상의 기본에 Foot in the door 가 있잖습니까? 얼마 안 되는 사업이겠지만, 일단 주세페와 연을 맺으면 페레레라는 대어를 낚을 수도 있습니다. 매개체는 올리버가 될 것이구요.”

윤재는 이런 식으로 IM팀장을 설득해, 결국 오늘의 자리에 이르게 됐다.

밀가루. 원당 등 원재료 위주로 수입해 왔던 O2.

완제품 수입과 유통이 IM팀의 새로운 임무였다.

윤재는 회사 내 유일한 이탈리아어가 가능한 직원인데다, 올리버와도 친분이 있어 통역의 자격으로 함께하게 됐다.

“쥬세페 코넬리입니다. 나이는 52세이고 북부 모데나 출신이요.”

한국으로 치면 연매출이 1,000억이 안 되는 중소기업 ‘주세페’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이 발사믹이었고, 와인과 치즈도 매출의 1/2 정도를 차지한다고 했는데, 이태리 회사들이 그렇듯 주세페 역시 전형적인 가족형 기업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이태리 말을 윤재가 통역해 가며 논의가 진행됐다.

“주세페가 원래 의사였다는 말이 사실인가?”

“네. 그렇다고 하네요.”

“아니, 의사라면 이태리에서도 선망의 직업일 텐데, 왜 식초를 만들고 있는 거지? 그것도 30대 중반부터 가업을 잇기 시작했다며?”

IM팀장의 말을 윤재가 통역하자, 주세페가 폭소를 터뜨렸다.

“파하하. 그건 당신들 나라의 룰이오. 우리 이딸리아에서는 의사, 변호사 하다가 귀향해 구두를 만들고, 가방을 만들고,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오.”

“에이 설마? 밀라노 같은 도시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시골로 내려가서 구두를 만들고 식초를 만든다고? 정말이야?”

윤재가 뺄 내용은 적당히 빼면서, 이탈리아 말로 통역했다.

“파하하. 환자 고름이나 짜며 사느니, 140년째 이어져 내려온 집안의 구두를 만들어 팔면, 한 켤레에 2,000만원을 받는다. 그게 무엇이 문제란 것인가? 내가 만드는 발사믹도 그렇다. 조상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주세페 발사미코는 무려 4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단 말이다.”

“400년!?”

의사 생활을 때려치우고 가업을 이어, 발사믹과 와인을 만든다는 주세페의 얘기에는 강한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듣고 보니 이해할 만한 얘기이기도 했다.

“샘플을 가져 왔는데 맛 한번 보겠소?”

주세페가 자신의 수트케이스에서 조그만 병 두 개를 꺼냈다.

밀랍으로 잘 봉인돼 있는 보랏빛과 갈색 빛이 맴도는 병이었다.

윤재를 포함한 O2 푸드의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발사믹을 맛봤다.

“음. 나는 완전 식초인줄 알았는데, 발사믹은 마치 우리나라 조청 같은 느낌이군. 시큼하면서도 달콤하고, 부드럽다.”

첫 번째 발사믹을 맛 본 IM팀장의 평가였다.

주세페 발사믹은 한국의 일반 식초와 달리 점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졌다.

이어서 두 번째 발사믹을 맛 봤다.

“오 마이 갓!”

IM팀장의 탄성이 터져 나왔고, 주세페는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이탈리아 반도의 야트막한 구릉에서 기나긴 여름동안 태양을 받으며 자라난, 포도의 맛과 향이 느껴진다. 내가 이 맛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풍미야!”

IM팀장의 극찬이었고 윤재도 비슷한 맛을 느꼈다.

첫 번째 발사믹도 맛있었지만, 두 번째 발사믹은 한 단계 높은 맛을 선사했다.

“뭐라는 거요?”

IM팀장의 품평을 주세페가 궁금해 하자, 윤재가 통역해 줬다.

“저 친구는 우리 이딸리아 사람들보다 오버가 심하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세페는 흡족한 표정으로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가 윤재에게 물었다.

“우리말 잘하는 친구? 두 가지가 각기 몇 년산이라 생각하는가?”

“글쎄요. 첫 번째가 5년? 두 번째가 10년 정도?”

주세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찔렀다.

좀 더 써보라는 신호였다.

감이 없어 답이 없자, 성질 급한 주세페가 먼저 얘기했다.

“먼저 맛 본 것이 20년, 두 번째 맛 본 것이 30년산이오.”

“20년! 30년!”

“한국 가격으로 20년산이 약 5만원, 30년산은 20만 원 정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소.”

250ml 짜리 병이니까 동급의 발렌타인 양주에 뒤지지 않는 가격이었다.

‘고작 샐러드드레싱이나, 빵 찍어 먹는 식초가 저 가격이라니! 우리 회사 사과 식초의 열 배가 넘는 가격이다.’

숙성연도와 가격에 놀란 IM팀장.

그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주판알을 튕겼다.

그러는 와중에도 입맛에 남아 있는 발사믹의 끝 맛을 음미했다. 그만큼 강렬한 맛이었다.

“고작 그 정도로 놀라다니. 우리 주세페는 50년산과 100년산 제품도 만들고 있지. 우리 이딸리아에서도 100년산 발사믹을 만드는 농장은 극소수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오.”

“배. 백년이라고?”

윤재의 통역을 들은 IM팀장이 이번에는 정말 놀랐는지 말까지 더듬거렸다.

“가. 가격을 한 번 물어보게!”

“250ml 기준으로 100년산은 5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지.”

“500만원?”

윤재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먼저 맛본 발사믹도 훌륭했는데, 100년산은 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이곳 꼬레아에서도 우리 제품을 수입해 먹는 사람이 있네. 파바로티, 팝 가수 마이콜 잭슨, 레이건 미국 대통령 등 우리 집안 100년산 발사믹의 단골손님들은 세계에 차고 넘친다네.”

주세페와 발사믹의 기원과 와인에 대한 얘기 등을 주고 받다보니 어느새 예정된 90분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당신들의 반응을 보니, 올리버의 얘길 듣고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

주세페는 전반적인 회의가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먼 길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한국행이 주세페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길 빌겠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했다.

발사믹을 맛본 IM팀장의 눈빛은 사업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거래 조건에 대한 검토와 CEO의 승인을 받게 되면, 주세페의 제품들이 회사를 통해 국내에 팔리게 될 것이었다.

보고와 결재. 계약체결 등 후속업무가 만만치 않았지만, 신생팀의 수장으로 마땅히 내놓을 만한 성과가 없던 IM팀장은 윤재와 주세페 그리고 올리버가 은인처럼 보였다.

윤재 역시 주세페의 방문이 나쁘지 않았다.

‘주세페와 에밀리를 동시에 만족시킨 뒤, 궁극적으로 올리버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한다.’

5년에서 10년 뒤를 바라보고 있는 윤재의 빅픽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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