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50화 (150/155)

150. 불과 바람의 전장.

150. 불과 바람의 전장.

성인과 현자의 희생이 있는 같은 시각, 후르쌍무의 사막 지역.

쾅! 쾅!

콰카카카!

쿠카카카!

화르르!

그곳에는 강렬한 힘의 파동과 파괴의 충돌음만이 가득했다.

“크롸라라라!”

엔주에게 아디 다하크의 힘을 받은 카발이 아가리를 벌릴 때마다.

화염과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

“크윽!”

탕! 타탕!

카발의 상대인 사신수의 수호자. 제노 또한 자신의 마력 총, 워 브레이커와 새로이 만든 명도를 들고 기운을 내뿜었다.

카발은 이그나이트 공작령에서 전투를 벌일 때보다 한층 더 강해진 제노의 기운에 점차 당황한다.

‘어째서 더욱더 강해지는 것이냐! 어째서 너 혼자만!’

카발은 질투 어린 마음과 그에 따른 분노로 이성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에 제노는 처음에는 이그나이트 가문의 비전인 프로미넌스의 기운과 더불어 사신수의 수호자답게 화치. 즉 주작의 기운 또한 운용한다.

우우웅!

화르르!

“?!”

“받아라!”

더욱더 진해진 붉은 불꽃이 카발을 휘감는다.

“크롸라라!”

제노의 명도에 휩싸인 프로미넌스의 기운과 주작의 기운은 공명하며 카발을 압박하는데.

“이놈!”

쿠콰카카!

머리가 세 개인 다두룡. 아디 다하크의 아가리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독기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콰앙!

삼중 드래곤 브레스가 휩쓸어간 자리엔 오직 파멸만이 있을 뿐.

그러나. 그것을 뒤집기라도 한 듯. 제노는 온 기운을 끌어내 막아낸다.

“흐읍!”

쿠콰카카카!

화르르!

카발의 독기 불꽃과 제노의 불꽃은 힘겨루기하듯 맞서 싸웠다.

“하아압!”

그리고 제노는 자신의 마력 총인 워 브레이커를 발동시키는데.

철컥, 철컥.

제노의 마력 총 워 브레이커는 이그나이트 가문의 비전인 프로미넌스를 제일 효율성 있게 쓸 수 있는 무기였다.

거기다가 아크의 도움으로 개조. 영력을 기반으로 하는 주작의 기운도 같이 쓸 수 있게 개조되었다.

그럼으로써 지금 제노의 워 브레이커는 프로미넌스는 물론 주작의 영력까지 융화되어 쓸 수 있게 되었다.

타앙!

단 한발. 제노는 워 브레이커의 기운을 한데 모아 카발이자 아디 다하크의 브레스에 정확히 발포하였다.

쿠콰카카카!

프로미넌스와 주작의 기운이 융화된, 단 한 발의 탄환은 브레스를 찢고 카발에게 쇄도하였다.

“크아악!”

카발은 괴성을 지르며 튕겨 나갔다.

콰카카카!

워 브레이커의 한 발은 카발의 브레스 또한 같이 휘감아 엄청난 기운을 같이 카발을 휘감았으니 그 충격은 대단했다.

사막의 층이 뒤집히는 충격이 있고 사막이 까맣게 그을렸다.

“크아아악!”

카발의 괴성이 제노에게 당도하였다.

“그 많은 것을 희생시켰음에도 이 정도라니!”

카발은 괴성과 분노로 이성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만둬라! 카발! 정도에서 벗어나 마도로 가는 그대의 모습은 내가 예전에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버님이 아니다!”

“존경과 사랑도 힘이 있어야 하는 법! 나는 그걸 위해 일생을 걸었다!”

“아버님!”

“그리고 그것의 최종본을 보여주마!”

카발은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이 가진 최후의 힘. 사흉수의 기운을 꺼낸다.

쿠쿠쿠쿠쿠쿠!

사막의 모래알들이 기운의 반응으로 이리저리 튕겨 나갔다.

그리고 이내 기운이 하나로 합쳐지는데.

“쿠와아아아!”

카발의 괴성을 끝으로 기운이 변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다두룡 아디 다하크의 모습에서 날카로운 호랑이 송곳니, 양의 뿔이 달린 말 그대로 괴물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저건.......”

제노는 예전 벨 제국의 정보부. 하프 블러드 레인저들의 수장. 란데르그에게 보고 들은 바의 모습이었다.

“크르르....... 그렇다. 이것이 바로 엔주 님에게 받은 최후의 힘. 사흉수, 도철의 모습이다!”

카발은 새로이 변한 모습으로 강력한 마법을 부린다.

“크와아아아!”

그리고 이어지는 방대한 수천 개의 마법식들.

후와앙!

“이건.......”

제노는 아크의 정령. 크리에게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도철은 사흉수 중 물리적인 힘은 가장 약하나 탐욕에 의한 마법과 사악한 마력은 최강이란 것을. 거기다가 강력한 아디 다하크의 기운과 함께하니 가히 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크윽!”

이에 제노 또한 강렬한 기운으로 그 마법들을 상쇄하고자 하였다.

쿠콰카카카!

이어지는 카발의 다중 마법들. 제노는 있는 힘껏 저항하였다.

그러나. 쏟아지는 무수한 마법에 제노는 진이 다 빠졌는데.

쿠콰카카!

콰앙!

“크아악!”

제노 또한 마법에 의해 튕겨서 먼지에 휩싸인다.

푸스스스.

잠시 모래 먼지가 휘몰아치고 이내 걷힌다.

“크르르.”

카발은 자신의 승리를 느꼈다.

모래 먼지가 걷히고 제노의 모습이 보였는데......

제노는 그을린 흔적과 함께 쓰러져 있었다.

“나의 승리다! 아들아! 크하하하!”

그러나 제노는 의식은 또렷했다.

‘정신 차려라! 제노! 아버님을 이대로 두면 안 돼!’

그 일념에 제노는 겨우 몸을 가누어 일어난다.

“그만 쓰러져라! 제노! 엔주 님에게 잘 말해서 너를 거두어주마!”

“나는 인류의 편이다!”

“?!, 이놈이!”

제노는 그리 말하며 자신의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철컥!

제노는 워 브레이커를 카발에게 겨누는데.

“그 마력 총의 위력은 알지만, 지금의 나는 못 쓰러뜨린다. 제노,”

카발은 그리 말했다. 분명 워 브레이커의 성능은 알지만, 지금의 제노의 기운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었다,

“......아타르여. 계약을 이행하라!”

제노는 나지막이 말하다가 이내 기운을 끌어모은다.

“아타르? 설마!”

카발은 자신의 기운인 아디 다하크의 호적수인 고대의 정령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대의 강력한 힘이 오히려 독이 되리라!”

제노는 그리 말하고 아타르의 계약을 이행하는데.

“이놈! 크롸라!”

카발은 다시 한번 기운을 끌어모아 제노에게 쇄도하고자 하였다.

“늦었다!”

제노는 왼팔에 붉은 붕대로 감긴 문자의 봉인을 풀었다.

이 봉인이 아타르의 기운을 모으고 자신의 프로미넌스의 기운과 주작의 기운을 융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고대의 주술이었다.

“아버님! 명계에서 봅시다!”

“이놈! 죽어라!”

타앙!

이어 목숨을 건 제노의 아타르의 탄환이 활화산 같은 기세로 카발의 마법과 격돌하는데.

쿠콰카카카!

제노의 탄환에서 고대의 불꽃의 정령. 아타르가 프로미넌스와 주작과 함께 마법들을 상쇄했다. 그리고.

“?!, 어찌! 크아악!”

카발은 발악했으나 이내 아타르의 탄환이 비늘을 벗기고 그 안에 있던 카발의 이마를 관통한다.

“크아아악!”

도철의 힘과 함께 융화된 아디 다하크의 기운이 오히려 독이 되어 아타르의 기운이 반응, 더욱더 강한 기운으로 멸하였다.

이어 카발은 자신이 가진 모든 기운이 빠져나감을 느끼는데.......

“허망하도다. 어찌 모은 기운들인데.......”

카발은 그 말을 끝으로 절명하였다.

그리고 아타르의 기운으로 카발의 기운이 정화되는데.

한편 제노 또한 타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타르의 계약을 이행함으로 자신의 왼팔을 제물로 바쳤기에, 잘못하면 과다 출혈로 죽을 것이다.

“아버님.......”

털썩. 제노는 카발을 말하며 정신을 잃었다.

제노와 카발의 마지막 힘의 충돌로 붉은 기운이 주변에 눈처럼 날리었다. 그런데. 그 기운들이 한데 모여 제노에게 향하였다.

‘나의 아들아. 고맙구나.’

제노는 정신을 잃는 와중에 예전 따듯했던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것 같았다.

※ ※ ※

같은 시각. 란데르그는 분노로 치를 떨었다.

바로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가 눈앞에 있었기에.

“크하하하! 그러고 보면 너와 내개 숙명이었구나!”

란데르그는 안주가 뭐라고 지껄이던지 지금은 분노만이 가득했다.

“그럼 전력으로 덤벼라. 이 괴물 새끼야!”

“!, 이놈이!”

안주는 신성한 결투에서 막말하는 란데르그에게 처음으로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이내 궁기의 기운을 끄집어내는데.

크와아아!

곧 안주는 궁기의 기운을 써내며 달려들었다.

“네놈의 정신 상태를 뜯어주마!”

“이미 정상이니 나는 네놈을 뜯어내 주마!”

그렇게 안주와 란데르그가 맞붙었다.

콰앙!

안주의 괴력에 협곡 주변의 바위들이 부서져 간다. 그리고 란데르그는 이리저리 피하며 하늘의 활을 겨누는데.

“아버지, 저놈은 제가 꼭 죽이겠어요.”

지금은 바람의 정령이 된 란데르그의 아버지 보웬의 충고에도 란데르그는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그러면서 백호의 영력을 통해 바람의 화살을 만들어 하늘의 활로 쏘아 날린다.

“음?!”

풍백이자 백호의 화살은 안주의 사각으로 파고들며 정확히 안주의 급소를 노렸다.

“이놈! 제대로구나!”

안주는 지금껏 보지 못한 란데르그의 분노에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호전적으로 변한 태도를 마음에 들어 했다.

크와아앙!

안주는 포효를 내지르며 란데르그의 화살의 속도를 늦추고 이내 소멸시켰다.

“?!”

“원거리 공격은 나에게 의미 없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느냐!”

안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란데르그를 압박했다.

란데르그의 원거리 공격 스타일과 안주의 능력은 상성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란데르그가 안주를 상대하고자 한 것은. 백호의 반응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다 자신이 있어서였다.

‘백호 족의 체술!’

그렇다. 란데르그의 최후의 카드는 지금껏 남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백호 족의 체술이 있었다. 그리고 그 능력은 다른 사신수의 수호자는 물론 아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비장의 수였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선.......’

자신의 하프로써의 육체적 한계를 없애주는 촉매제가 필요했다.

그것 또한 지금 란데르그가 가진 것. 그것은 바로.

‘하늘의 활을 분지르는 것.’

안주의 공격에도 이리저리 피하던 란데르그는 결국 결심을 굳힌다.

그리고.

“네놈이 좋아하던 것을 실컷 보여주마!”

란데르그는 하늘의 활을 분지름으로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하늘의 분노를 사는 것.’

그러나 란데르그의 분노는 하늘의 분노 따윈 개의치 않았다.

파악!

“!”

안주가 오히려 당황하는데.

“흐읍!”

란데르그는 기운을 느낀다. 하늘의 활을 분지름으로 인해 막대한 기운이 란데르그에게 들어왔다.

그리고.

“크와아앙!”

란데르그는 백호 족의 기운과 세상의 정령의 기운을 동시에 부리는 괴수가 되었다.

란데르그의 모습은 완벽한 백호 족의 모습이었고 주위에는 세상의 정령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란데르그의 체술.

안주와 정면으로 맞붙었다.

“크하하하! 좋구나! 백호 족의 체술이라니!”

안주와 란데르그는 맹수, 그 자체가 되어 서로를 할퀴고 물어뜯었다.

그리고 승부는 곧 막중 막하로 시작되었다.

“크와아아앙!”

두 마리의 거대한 짐승이 맞붙고 협곡은 그대로 무너진다.

육체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은 란데르그는 문자 그대로 호인의 모습이 되어 백호보다 더 백호 같은 모습으로 기운을 썼다.

거기다가 자신의 영력 풍백이자 백호의 기운을 자신의 육체 투영, 자신의 육체 주변의 바람을 둘러 공격력과 방어력을 올렸다.

안주 또한 궁기의 기운을 써서 예전 고대의 백호와 궁기의 전투를 그대로 재현하였다.

그리고 란데르그는 자신의 하이 엘프 정령술의 극의 세상의 정령의 힘을 사용하여 자신의 주변으로 태풍과 같은 기세의 돌풍들을 소환하였다.

란데르그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호쾌한 전투를 벌였다.

“어딜!”

이에 안주 또한 자신의 기운을 발동하여 란데르그와 같은 기세의 돌풍들을 소환. 맞불 작전을 펼쳤다.

란데르그와 안주의 주변은 말 그대로 돌풍에 의해 초토화가 되었다.

“이제 네놈을 끝내주마!”

한참 전투를 벌이던 와중 란데르그는 그리 말하고 자신은 세상의 기운과 영력을 머금은 화살 그 자체가 되어 안주를 그대로 관통한다.

“크와아아!”

승부는 순간 찰나에 끝났다. 란데르그의 한 줄기 바람과 같은 공격에 안주는 목이 물어뜯긴 채로 쓰러진다.

그렇게 두 괴수의 혈투는 의외로 쉽게 끝났다.

“훌륭.......하구나 백호의 수호자여.......최고의 승부였다.......”

쿠웅.

그 말을 끝으로 쓰러지는 안주.

그리고 란데르그 또한 쓰러진다.

털썩!

‘복수는 끝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란데르그는 지금 하늘의 분노를 느끼는 중이었다.

“크아아악!”

세포 하나하나가 무너지는 기분과 함께 란데르그의 육체가 서서히 괴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크으윽! 아크를 도우러 가야 하는데.......”

바람의 정령들이 란데르그에게 그만 쉬라고 말한다.

너의 몫은 다했으니 그만 쉬어도 된다고 말이다.

“그래, 그만 쉴까? 난 내 몫은 다해냈어. 다른 이들도 말이야. 그만 쉬자.......”

란데르그는 그 말을 끝으로 침묵을 했다.

한 정령이 란데르그의 가슴에 앉는다.

그리고 생명력이 넘치는 빛이 빛나는데.

※ ※ ※

쿠쿵.

아크는 동시 다발적으로 사신수의 수호자들의 기운이 옅어짐에 놀란다.

‘수호자들이여.......’

그러나 아크는 내색하지 않고 인류를 위해 이시쿠르의 안내를 받으며 이 쉠무 후르쌍무의 항해사, 압칼루의 방으로 향하였다.

“어서 오너라. 제물들이여.”

그리고 그곳에는 바알이 압칼루로 있었다.

“바알!”

보브와 렉스의 분노에 찬 소리가 선실을 가득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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