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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26화 (126/155)

126. 사막에 내린 눈.

126. 사막에 내린 눈.

카셀은 각오를 다지고 자신의 속성 마법의 건틀렛과 새로운 무기이자 방어구인 만월의 방패를 매만졌다.

그때 엔주의 호법귀인 어쌔신은 자신의 몸에서 타오르는 검은 불꽃을 마법사들에게 불덩이로 쏟아냈다.

후 아앙!

화르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검게 타오르는 불덩이들의 위용은 하나하나 불 속성 마법인 파이어 볼에 버금갔다.

콰아앙!

“으아악!”

“흐악!”

그리고 위용에 못지않게 파괴력 또한 파이어 볼 못지않았다.

“크윽!”

대부분의 마법사는 회피하거나 마나 실드를 사용하여 화를 피하였으나 몇몇 마법사는 피해를 보았다.

화르르!

“음?! 으아악!”

“안 꺼지잖아!”

피해를 본 마법사들은 검은 불꽃을 끌려고 했으나 이 검은 불꽃은 꺼지지 않고 더욱더 거세게 불타올라 마법사들을 집어삼켰다.

이에 카셀은 이러한 현상을 가진 마법을 알아챘다.

“설마! 고대의 불꽃인 멸망의 불꽃? 전원 그 검은 불꽃 근처에 가지 마라!”

“멸망의 불꽃?!”

이에 마법사들은 한 가지 끔찍한 고대의 마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강력한 소멸기인 검은 불꽃에 대해서이다.

이 불꽃은 닿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며 결코 꺼지지 않았다.

“으아악! 카셀 님!”

불에 피해를 본 마법사들은 카셀에게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며 불타올랐다.

“젠장!”

이에 카셀은 그동안의 마법 연구를 통해 소멸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이론뿐인 방법을 과감히 실행했다.

후 우웅!

쩌저정!

“?!”

이에 마법사들은 놀라는데.

카셀이 한 행동은 바로 얼어붙는 얼음의 속성과 잡아두는 대지의 속성의 장점만을 이용한 카셀 주특기의 봉인기. 흑빙을 썼다.

흑빙은 다행히 멸망의 불꽃 진행을 막아주었다.

이에 어쌔신은 더욱 강력한 멸망의 불꽃 기술을 전개하였다.

화르르!

촤차작!

멸망의 불꽃이 비처럼 어쌔신의 손끝에서 튀어나오며 주변을 덮쳤다.

“이놈!”

이에 카셀이 대응하는데.

바로 자신의 새로운 무기인 만월의 방패를 모체로 강력한 흑빙의 방패를 전개한 것이다.

쩌저정!

화르르!

콰아앙!

어쌔신의 멸망의 불꽃과 카셀의 흑빙이 격돌하자 엄청난 수증기와 그로 인한 수증기 폭발이 일어났다.

마법사들은 카셀이 흑빙의 방패로 막아주었기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의 수라들은 그 피해를 받았다.

“훗.”

뜻밖의 결과에 카셀이 흡족해한다.

그러나 어쌔신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자연스럽게 타고 있던 거대한 수라에서 뛰어내렸다.

쿠우웅!

뛰어내린 어쌔신은 대지와 충돌하더니 곧이어 카셀에게 쇄도했다.

쐐 애액!

“크윽!”

쩌어엉!

그리고 멸망의 불꽃을 손에 두른 채 카셀에게 휘두르는 어쌔신.

이에 카셀은 흑빙의 기운을 두른 만월의 방패로 막았다.

깡! 까강!

그리고 격돌하여 이어지는 카셀과 어쌔신의 격투술.

어쌔신은 멸망의 불꽃을 온몸에 두른 채 격투술을 했고 이에 대항하고자 카셀 또한 두 손과 만월의 방패에 흑빙의 기운을 두르고 싸웠다.

그러자 카셀 주변에 있던 마법사들 몇몇은 화를 입었다.

“모두 물러서세요! 제가 이놈을 맡겠습니다.”

그리고 물러서는 마법사들. 사실 그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카셀에겐 짐이었다.

이에 어쌔신의 공격으로 카셀의 로브에 이따금 불이 붙자 카셀은 재빨리 흑빙으로 멸망의 불꽃을 봉인하였다.

파앗!

그리고 떨어지는 카셀과 어쌔신.

“큭!”

어쌔신과 한차례 격투를 한 카셀은 엉망진창이었다.

곳에 그을린 흔적과 로브 이곳저곳에 흑빙의 얼음 결정이 붙어있었다.

한편 어쌔신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네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카셀은 고대에서부터 금기라고 알려진 멸망의 불꽃을 쓰는 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이에 주변에 있던 마법사들 또한 궁금증이 일어났다.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기에 고대의 마법을 아는 것인가 하는 마법사로써의 궁금함이었다.

그러자 어쌔신이 침묵으로 일관하던 입을 열었다.

“....... 내 이름은 어쌔신. 세상을 바로 잡을 신의 사자이다.”

무거운 목소리가 들리고 카셀은 추리를 한다.

“세상을 바로 잡는 신은 엔주더냐! 그렇다면 틀렸다. 엔주는 이 세상을 기만하고 있다!”

그러자 어쌔신은 다시 무거운 입을 열었다.

“.......내가 모시는 신은....... 엔주 따위가 아니다.......”

“?!”

이에 카셀은 의문점이 들었다. 엔주의 호법귀이면서 엔주를 따위라고 부르다니. 이자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 나의 관대함은 여기까지....... 이만 죽어라.......”

그리고 다시 돌진하는 어쌔신.

“크윽!”

카셀은 궁금증은 뒤로한 채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흑빙을 사용하고자 하지만 위력이 예전만 못했다.

사실 이곳 히브리아 대륙은 사막 지역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태양이 가장 뜨거운 정오. 어쌔신의 멸망의 불꽃이 더욱더 뜨거우면 뜨거워졌지 얼음의 기운이 강한 흑빙이 제대로 된 위력을 내긴 어려운 환경이었다.

쾅! 콰앙!

그렇게 어쌔신과 카셀은 다시 충돌하고 카셀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카셀 또한 노림수가 있어서 이곳 히브리아 대륙으로 온 것이었다.

‘이곳은 대혼돈 때 수많은 원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곳이라면 현무의 음의 기운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어!’

그리고 그 효과를 바로 사용하는 카셀이었다.

팟! 파팟!

“?!”

어쌔신의 발밑에서 반투명하고 긴 팔들이 돋아나며 어쌔신의 몸을 감싸 쥐었다.

이에 어쌔신의 움직임이 정지에 가깝게 느려졌다.

“어떠냐! 이것이 바로 영혼 주박이다!”

카셀은 현무의 음의 기운을 사용한 영혼 주박을 걸었다.

그리고 이어 사용하는 현무의 기운.

‘환시, 혼란, 취몽!’

카셀은 자신이 가진 강력한 디버프 마법을 어쌔신에게 걸었다.

그 효과는 12대 속성 중 디버프 계열에서 1등인 혼돈의 속성보다 강했다.

“크아악!”

어쌔신은 괴성을 지르며 그 디버프 마법을 깨부수려고 했으나 쉽지가 않았다.

그러자 어쌔신의 뒤에서 구경만 하던 수라들이 움직이려고 하였다.

“어딜!”

카셀은 그 장면을 놓치지 않고 수라 전체에게 광역 디버프 마법을 걸었다.

파아앗!

“크아아아!”

“카오오!”

그러자 수라들 또한 혼란에 휩싸이는데.

“이때입니다. 모두 마법을 난사하세요!”

카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법사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네?, 넵! 모두 공격하라!”

시온 또한 눈앞의 광경에 멍해지다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공격명령을 내렸다.

파아앗!

후 우웅!

콰카캉!

그리고 이어지는 마법의 향연 속성별 가장 강력한 광범위 공격이 전개되었다.

카셀 또한 움직여서 어쌔신에게 공격을 가했다.

퍽! 퍼 퍽!

“크아악!”

몸에 난타를 당하는 어쌔신은 괴로워했다. 이에 기운을 방출하는 어쌔신.

쿠구구구!

콰카카카!

“음?!”

카셀은 기운의 여파에 휩싸이지 않도록 빠르게 뒤로 빠졌다.

“크아악! 이 자식들....... 모두 죽여주마!”

어쌔신은 분을 참지 못하고 인간계 전체에 전개하려던 재앙 급 마법을 이곳에 한정적으로 쓰고자 했다.

“이건!”

그리고 빠르게 어쌔신 주변에 생긴 마법 술식을 분석하는데.

카셀은 우선 어쌔신부터 제거하고자 했다.

파앗!

“크르릉! 늦었다!”

때마침 어쌔신에게 걸었던 디버프 마법의 전개 시간이 끝나가며 어쌔신은 하늘에 마법진만을 쓰고 빠르게 공간 이전을 했다.

파앗!

“이런 젠장!”

카셀은 간발의 차로 어쌔신을 놓친 것은 안타까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생겼다. 바로 재앙 급 마법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셀 님!”

그때 수라들을 처리한 시온이 카셀에게 다가온다.

“카셀 님! 검은 수라가 무엇을 한 것입니까!”

카셀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그것은 바로 태양폭풍의 기운을 이곳에 소환하는 것입니다.”

“네?! 그것이 가능합니까? 이곳에 만요?”

“네, 원래는 이 니비루 행성 전체에 공격할 셈인 모양이었는데. 그것이 안 되자 이곳,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주변을 초토화할 생각인가 봅니다.”

“젠장! 이제 어쩌죠? 이대로 손 놓고 죽어야 합니까?”

시온은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이에 카셀은 각오를 다지고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마법진이 안성 되기 아직 몇 분의 여유가 있습니다. 저에게 마나 링크를 걸어주십시오.”

“네? 하지만 그렇다고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살아남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인원의 막대한 마나는 한 사람이 결코 버티지 못합니다. 잘못하면 몸 안의 마나 로드가 과부하가 걸릴 겁니다.”

그러나 카셀은 결연한 표정으로 시온에게 말한다.

“대혼돈의 여파가 강한 히브리아 대륙에 이 태양폭풍이 소환된다면 이 대륙은 더는 사람이 살지 못하는 불모지가 될 것입니다. 거기다가 여러분들도 아직 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카셀 님.......”

마법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카셀을 바라본다.

“자! 어서 저에게 마나 링크를!”

마법사들은 주저하나 시온이 나서며 말한다.

“이분의 고귀한 희생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어서 마법 링크를 걸어라!”

누구는 시온의 발언이 목숨이 아깝다고 한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시온은 카셀의 희생에 진정으로 감명을 받아 행동한 것이었다.

시온의 발언을 들은 마법사들은 목숨이 아깝고 카셀의 숭고한 희생에 감명받은 이들이 카셀에게 마나 링크를 건다.

파아앗!

그러자 카셀의 주변에 순수한 푸른빛의 마나가 들끓는다.

그리고 카셀은 플라이 마법을 걸어 하늘 위로 솟아오른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카셀 님. 아니 진정한 대마법사시여.’

마법사들은 카셀이 대기권 밖으로 솟아오름을 보고 그의 희생에 깊은 깨우침을 받는다.

‘이제 형과 내가 한 죗값을 치르는 거야. 형. 보고 있지? 형.’

카셀은 자신의 형제가 저지른 잘못을 지우고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카셀은 마나 링크로 질과 양이 어마어마해진 마나를 사용하여 자신의 만월에 부여하였다.

“흑빙! 최대치로!”

그리고 만월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넓이의 흑빙이 생성되었다.

그 흑빙으로 대기권 밖에서 생성되는 태양폭풍을 봉인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때. 태양폭풍이 히브리아 대륙의 대기권 내에 소환되어 쏟아지는데.

쿠콰카카카!

어마어마한 기세로 오는 태양폭풍. 그러나 카셀은 물러남이 없었다.

“와라!”

‘리즈.......’

카셀은 태양폭풍과 충돌하기 직전 지금은 사라진 자기의 연인. 리즈를 떠올랐다.

리즈는 7년 전 쉘츠의 황궁에서 카셀이 구조했으나 인간을 선택한 카셀을 원망하며 떠났다.

하지만 카셀은 7년 동안 리즈를 기다리며 리즈의 죗값까지 갚고자 노력하며 살아왔다.

콰카카카, 콰아아앙!

그리고 카셀의 흑빙과 태양폭풍이 만나자 어마어마한 굉음이 대기권 밖에서 울려 퍼졌다.

※ ※ ※

히브리아 대륙 어딘가의 오아시스 마을.

“저, 저기!”

“음? 이건.”

히브리아 대륙의 주민들은 한낮에 모두 같은 광경을 보았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엄청난 굉음이 울린 후. 하늘에서 검은 눈의 결정이 떨어지는 광경을 말이다.

“이럴 수가 아름다워.”

사람들은 모두 한 낮에 사막에 내린 검은 눈을 보며 왠지 모를 경건함에 빠졌다.

“.......카셀?”

그때 눈이 내려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돌보던 금발의 한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의 옛 연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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