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25화 (125/155)

125. 7일간의 마법 대전.

125. 7일간의 마법 대전.

드라이가 대승하였다.

한편 또 다른 벨 제국의 4대 수호공작인 카셀은 평소에도 마법 연구를 활발히 했으나 최근의 일들, 엔주의 부활과 수라들의 준동으로 더욱더 마법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한 와중에 카셀의 마법 통신구로 긴급 메시지가 왔다.

이 마법 통신구는 딘 가르드의 디아우스 급이 아니면 보낼 수 없는 것이었다.

보낸 자의 이름은 사라진 물과 얼음의 디아우스. 마나난 맥리르였다.

이를 보던 카셀 브레스 공작은 즉시 자신의 주군인 아크 벨 천왕에게 전하였다.

“폐하. 물과 얼음의 디아우스, 마나난 맥리르 님에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크는 딘 가르드에서 들은 맥리르의 임무는 인간계의 마법적 보호라고 알고는 있었으나 소재지는 몰랐다.

그러한 와중에 맥리르의 소식을 듣자 눈이 번쩍 뜨였다.

“무슨 일인가? 맥리르 님은 무사하신 것인가.”

아크는 맥리르의 안위부터 궁금했다.

“예, 폐하. 맥리르 님은 딘 가르드의 화를 피하셨고 지금껏 인간계에 마법적 결계를 유지하여 엔주 측의 마법적 공세, 즉 재앙 급 마법을 막아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엔주의 수하들이 결계 유지 장치를 파괴함에 따라 그것을 보호하고자 하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여, 저를 비롯한 12대 마탑에 원조 요청을 했습니다.”

아크는 일단은 맥리르가 무사함에 감사했다. 그리고 다시 군주의 얼굴을 하고 엔주에게서 대항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

“12대 마탑말고도 우리에게도 원조 요청을 했다....... 12대 마탑의 분위기는 어떤가. 카셀 공작.”

“자신들의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탑은 전쟁을 통해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시험한 집단인 것이다.

거기다가 지금은 인류의 안위가 걸린 상황. 수라들에게 마음껏 마법을 퍼부을 수 있는 상황이라 거리낌이 없었다.

“그것 좋은 분위기이군. 그럼 카셀 공작, 우리 벨 제국이 최대한 원조 할 수 있는 수치는 어느 정도이지?”

“네. 폐하. 맥리르 님을 돕고자 한다면 마법에 일가견이 있는 자들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일단 수라들의 준동 위험도도 봤을 때. 군을 움직이긴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휘하 부대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가능한가?”

“제가 책임지고 있는 마법 병단은 혹시 모를 위협에 대비하고자 주둔시켜야 하나. 제가 데리고 있는 마법 연구 집단인 현자의 지팡이는 어느 정도 운용이 가능합니다.”

“안전을 최대한 생각해야 한다.”

“예, 폐하. 현자의 지팡이의 일원 중 입문자를 제외한 3 위계 이상의 마법사만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아크는 잠시 고민하더니 답을 한다.

“알겠다. 그럼 재정적 지원은 내무대신에게 말하여 최대한으로 지원하라고 말하여 놓겠다. 카셀 공작은 12대 마탑에 밀리지 않는 원조 부대를 데리고 가거라.”

“예, 폐하. 벨 제국의 이름과 천왕 폐하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자들로 엄선하겠습니다.”

그렇게 카셀은 12대 마탑의 정예와 자신의 특수부대를 이끌고 맥리르가 말해준 좌표로 이동하였다.

※ ※ ※

슈 우웅.

카셀이 이끄는 원조 부대는 인적이 없는 산맥 지역으로 공간 전이 마법을 시행하였다.

“윽! 이 냄새는!”

“타는 냄새? 생물이 타는 냄새다!”

원조 부대는 이동하자마자 시체가 타는 역한 냄새에 기겁한다.

“이것들은 대체.......”

카셀 또한 주변을 살폈다.

산맥 지역 곳곳에는 마법 폭발의 흔적이 있었고 그 주변에는 인간과 수라들의 시체가 수도 없이 있었다.

주변을 살피고 바짝 긴장하는 카셀의 원조 부대 그때 한곳에 공간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왔다.

“?!”

반사적으로 전투 준비를 하는 원조 부대. 그러나 그곳에서 나오는 자는 카셀이 아는 얼굴이었다.

“맥리르 님!”

※ ※ ※

지친 모습인 맥리르와 맥리르의 친위대는 그간의 상황 설명을 카셀과 각 마탑의 대표들에게 하였다.

엔주가 딘 가르를 침공한 다음 자신이 지키는 인간계 대륙의 결계들이 완성되는 직전 하루도 빠짐없이 수라들이 쳐들어왔다는 것이다.

디아우스들의 수장인 엔릴이 미리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지 않았다면 인간계의 대륙은 진즉에 수라들의 대대적인 마법 공격에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한 말을 듣자 각 마탑의 대표들은 침을 삼켰다.

자신들은 당연히 안전한 날이라고 생각한 날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위협과 누군가의 보호로 이루어졌음에 대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맥리르는 카셀과 마탑의 대표들에게 각 대륙의 결계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맥리르와 자신의 친위대를 도와 파손된 결계를 복구하고 결계들을 수호하고자 하였다.

원조 부대는 조를 짜서 이동하였고 카셀도 중앙 대륙인 히브리아 대륙의 결계가 있는 좌표로 이동하였다.

슈 우웅.

“어서 오십시오. 맥리 님에게 연락을 받은 이곳 친위대의 대장. 시온입니다.”

히브리아 대륙에서 카셀의 부대를 맞은 이는 깐깐한 인상의 데바였다.

“지금은 수라들의 공격이 잠시 주춤하여 지금은 결계를 복구하는 작업을 하면 되겠습니다.”

시온은 온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에게도 일을 시키는 생긴 대로 무서운 자였다.

후 우웅.

그렇게 몇몇 마법사들은 친위대를 도와 결계 복구에 열을 올렸다.

카셀과 다른 마법사들은 혹시 모를 수라들의 공격에 대비하여 경계하였다.

앞으로 7일. 맥리르가 말한 결계 복구에 필요한 시간인 7일만 버티면 인간계에서 대규모의 마법적 공격은 적은 인원으로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책임감을 느낀 카셀은 뜬 눈으로 첫 번째 날의 밤이 가고 해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잠시 명상을 하던 카셀의 기감에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역시 가만히 두지 않는군. 모두 준비하십시오! 수라들입니다!”

시온은 방어 마법을 곳곳에 파괴하며 오는 수라들을 감지하여 말하였다.

그리고 긴장되어 가는 마법사들.

“크아아!”

지평선 넘어서 날아오는 수라들이 보였다.

“준비하십시오!”

친위대는 그리 말하고 자연스럽게 마법 아이템을 통해 마법을 전개하였다.

곧이어 들리는 마법 폭발음!

콰카카캉!

콰앙!

몇몇 수라들은 몸이 터져 나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결계에 달려들었다.

“이놈들!”

카셀 또한 나섰다.

팟파팟!

카셀의 등 뒤에는 금세 엄청난 양의 마법진이 생겨났다.

사신수의 힘인 현무, 우사의 힘으로 강화된 마법 능력 덕분이었다.

파파팟!

카셀의 주특기인 얼음 마법이 마법진에서 나왔다.

마나는 적게 먹지만 공격력이 강한 2 위계인 저위 마법 아이스 자벨린이었다.

촤차착!

단단하고 날카로운 얼음의 파편들이 수라들을 강력하게 할퀴었다.

“우와!”

“저럴 수가!”

이를 보던 마법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반 마법사들은 한번에 3개의 마법진을 운영하고는 것도 대단한 건데 한꺼번에 수백 개에 달하는 마법진을 다루는 카셀이 놀라운 것이다.

오직 현자의 지팡이의 마법사들만 평정심을 유지하였다.

‘역시 천재야. 우리 수장님은.’

‘괴물이야 괴물.’

현자의 지팡이의 마법사들은 진즉에 카셀의 천재성을 알아서 덜 놀란 것이다.

그렇게 날아오던 수라들 대부분은 제거되었다.

남은 것은 몇 되지 않은 수라들.

“터뜨려 주지.”

카셀은 그리 말하고 또 다른 주특기 속성인 대지의 힘을 발동하였다.

그러자 남은 수라들 머리 위에 검푸른 마법진이 생기더니 이내 영향을 받는다.

콰직!

쾅!

대지 속성의 중력의 힘으로 남은 수라들 모두 찌그러지고 터져 죽었다.

‘이, 이자는 맥리르 님 조차 넘어섰어.’

친위대들은 모두 맥리르에게 선택받은 딘 가르드에서 천재들이었다.

그러한 자부심이 강한 자들이 진짜 천재를 보자 현 상황에서 질투보다는 경외심이 먼저 들었다.

“후우~ 다른 마법사들의 피해가 있습니까?”

마법을 쓰고 좀 지친 표정으로 카셀은 시온에게 물었다.

“아, 아닙니다. 전원 부상도 없습니다.”

사실 시온이 알아볼 것도 없었다. 마법사들 모두 원거리에서 공격하였고 결계에 다가오기 전에 카셀이 다 제거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후에 기록될 7일간의 마법 대전의 서막이 열렸다.

※ ※ ※

이곳 친위대의 대장인 시온은 카셀에게 존경을 담아 쉬게 하고 카셀이 데리고 온 자들 또한 처음과 달리 조심스럽게 대하였다.

예전에는 단순히 일을 도우러 온 자들이었다면 이번에는 구원자를 보듯이 대한 것이다.

“카셀 님. 다른 곳에서도 공격이 시작되었으나 모두 공격을 막아냈다고 합니다.”

시온이 마법 통신을 통해 다른 결계가 있는 곳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맥리르 님이 있는 곳은 피해가 경미하나 다른 곳은 좀 타격이 컸다고 합니다.”

“.......”

시온은 다시금 카셀을 존경의 눈빛으로 보았다.

지금껏 맥리르만이 최고의 천재라고 여겼으나 눈앞의 또 다른 로드. 카셀은 자신이 보아온 최고의 천재이기 때문이었다.

“저, 카셀 님 이번 복구가 끝나면 저에게 한 수 가르쳐 주지 않겠습니까?”

카셀은 놀란 눈으로 시온을 보았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긴박한 순간에도 마법사로서 지식의 욕구를 보인 시온을 보자 놀란 것이다.

“네, 이번 혼란이 끝나면 벨 제국의 브레스 공작령으로 오십시오. 그때 지식의 탐구를 같이해봅시다.”

카셀은 웃으면서 시온에게 말하였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카셀 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시온을 보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카셀이었다.

카셀 또한 마법사여서 딘 가르드의 마법이 궁금하던 차에 서로 잘된 것이다.

그 이후에도 몇 번의 수라들의 공격이 있었으나 카셀의 활약에 별다른 피해 없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사흘 후.

카셀의 활약에 긴장이 풀린 마법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카셀에게 마법에 대한 지식을 듣고자 하였다.

카셀 또한 이대로만 막아낸다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자신도 어느 정도 긴장을 낮추었다.

그때. 카셀의 영혼 깊숙한 곳에서 깊은 반발감이 생겼다.

‘이건, 설마!’

카셀은 이 느낌을 전에도 느낀 적이 있었다.

바로 엔주의 호법귀, 사흉수를 품은 자들과 만났을 때였다.

“모두 긴장하십시오. 이번에는 다릅니다.”

카셀이 낮게 말하자 덩달아 긴장하는 마법사들이었다.

눈에 보이기 시작한 수라들은 전과는 달랐다. 숫자도 더욱더 많고 무엇보다도 저 멀리서 느껴지는 기운은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카, 카셀 님.”

점차 카셀을 의존하기 시작한 마법사들은 모두 불안한 표정으로 카셀을 보았다.

카셀은 아차 싶었다.

쉽게 일을 끝내려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한 것이 수라들의 위협을 부추긴 것이다.

그리고 카셀은 정확히 자신의 영혼이 거부하는 기운에 집중한다.

검은 갑옷을 입고 검은 불꽃이 몸 주위로 내뿜는 자. 몇 번 붙어본 적 있는 자였다.

바로 엔주의 호법귀, 어쌔신이라는 수라였다.

이번 전투는 결코 쉽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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