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마신의 부활.
119. 마신의 부활.
이에 당황하는 아크와 아미.
이어서 나오는 보브의 말은 그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전쟁이 그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는 것이에요?”
아크는 차라리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보브의 말을 이해한다.
“그렇단다. 아크, 그들은 원혼과 피의 흔적을 모아 마신 엔주를 부활하고자 한 것이야.”
이에 아크는 속으로부터 진심으로 분노가 차오른다.
“젠장! 우리 모두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니!”
“이럴 시간이 없다. 어서 하란 지역의 버려진 에쿨쿨 미궁으로 가야 해. 큭.”
보브는 갑작스럽게 돌아온 기억으로 몸을 못 가누었다.
“아버님!”
이에 아미는 자신도 틸을 써서 몸이 안 좋지만, 보브를 부축하는데.
“괜찮다. 아미. 어서 가야 해!”
보브는 아크에게 절규하듯이 말한다.
보브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목표로 했던 브란티아, 마고, 그리고 동서 전쟁이 다 그들의 계획대로 돌아갔으니 이제 곧 엔주가 부활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아버지. 일단은 제가 찾아갈게요. 아버지와 아미는 좀 쉬세요.”
아크는 겨우 따라가려는 보브를 말리며 하란 지역으로 자신과 4대 수호 공작의 친위대를 이끌고 출발하였다.
일단 친위대는 무라스 백작이 통솔하기로 하고 아크와 4대 수호 공작이 먼저 하란 지역의 에쿨쿨 미궁으로 향했다.
파아앗!
아크는 황룡의 날개를 꺼내 브란티아 대륙과 히브리아 대륙의 사이에 있는 예전 엔주의 신전, 버려진 에쿨쿨 미궁으로 날아갔다.
한시가 급한 상황. 아크 일행은 엔주의 부활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 ※ ※
하란 지역의 에쿨쿨 미궁의 근처.
여기에 하얀색과 검은색의 조화를 이룬 갑옷을 입은 이가 어떠한 무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겨우. 이곳까지 왔다. 바알, 네 녀석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갑옷을 입은 이는 은발의 머리에 오른쪽 눈엔 창조주 안을 상징하는 별(✳) 모양의 안대를 찬 중년의 기사. 렌 사부였다.
렌 사부는 우연히 찾은 고서에서 다른 차원에 봉인되어있는 자를 부활시키는 방법을 우연히 찾았다.
그래서 그 방법 중 원혼과 피의 흔적이 가장 유력해 혹시나 지금까지의 전쟁이 그들의 소행인가 싶어 은밀히 조사하고 동서 전쟁 때도 참전하지 않고 전쟁터 근처에서 조사하던 중 수상한 의식을 치르는 자들을 목격. 그들을 미행한 것이다.
예상대로 그들은 수상한 의식을 치르고 바삐 옛 버려진 하란 지역의 에쿨쿨 미궁으로 향하였다.
이에 렌 사부는 확신했다.
예전 엔주를 모신 신전에 온 것으로 그들은 원혼과 피의 흔적을 모아 다른 차원에 봉인된 엔주를 부활시키리라고 말이다.
그러나 렌 사부는 몰랐다. 그들의 의식이 이제 최종 단계임을 말이다.
렌 사부는 홀로 에쿨쿨 미궁으로 잠입하여 그 의식을 방해하고 최종적으로 에쿨쿨 미궁을 파괴하고자 했다.
파앗!
그러나 에쿨쿨 미궁은 경계가 강했다.
“수상한 자다! 어서 잡아라!”
미궁 안에 있는 자들은 곧 렌 사부의 존재를 알아챘고 렌 사부를 찾아서 달려들었다.
“감히 이놈들이!”
렌 사부는 그동안 봉인했던 자신의 애검을 꺼냈다.
아크의 무구에 밀리지 않는 이름 없는 신검이었다.
이름 없는 신검의 특수 기능은 소울 오라 블레이드를 더욱더 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이 있었다.
로드 급이 아니라면 가지고 있어도 득이 없을 검이었다.
그러나 로드인 렌 사부의 손에 있으므로 이 신검은 진정한 빛을 발했다.
후르릉!
잔잔히 소울 오라 블레이드가 울렸고.
팟! 파앗!
촤아악!
곳곳에 마신을 따르는 이단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거침없는 렌 사부의 질주에 이들은 상급 수라들을 보냈다.
‘역시 대혼돈 때처럼 수라들과 손을 잡았군. 엔주, 바알!’
렌 사부는 정답에 다가갔다.
대혼돈 때 엔주는 수라들과 손을 잡고 인간들을 학살했다.
정확히는 이 니비루 행성의 절대적 존재인 큰 신들의 수장 엔릴에 대한 도전이었다.
엔주가 수라들에게 어떠한 조건을 내세웠는지는 렌 사부도 몰랐으나, 확실히 수라들은 엔주의 편에서 싸웠다.
그래서 대혼돈 이후 형식적으로 수라들을 견제하던 딘 가르드가 직접 나서서 데바들과 수라들의 협정을 한 것이다.
진실은 인간들과 수라들의 싸움을 부추기던 큰 신들의 지도자 모임인 위대한 원이 나선 것이다.
배신한 큰 신 일족과 수라들의 조합은 큰 신들에게까지 위협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실을 아는 이들은 극히 적었다.
여하튼 렌 사부의 분노는 상급 수라들도 막을 순 없었다.
콰아앙!
촤아악!
짧은 격돌 이후에 렌 사부는 유유히 에쿨쿨 미궁의 중심부의 근처에 다가갔다.
아무리 상급 수라라도 전력을 다하는 렌 사부를 막기엔 부족한 것이다.
그때.
“이런 렌, 회춘하는 물약이라도 먹은 거야? 전성기 때와 같아졌네. 크큭.”
역겨운 바알이 렌 사부를 비웃으며 나타났다.
그리고 바알의 뒤에 보이는 4명의 그림자.
“바알! 엔주의 부활은 실패할 것이다.”
“크큭! 글쎄, 그건 이들을 쓰러뜨린 뒤 하도록.”
“?”
렌 사부는 바알의 뒤에 있던 4명의 그림자 중 익숙한 기운을 느낀다.
“크크큭, 그래, 아는 기운이 느껴지지, 오랜 라이벌 매치도 가능하겠군.”
바알이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하자 뒤에 있던 두 번째로 거대한 그림자가 말한다.
“주인님의 부활과 관련된 일이다. 사적인 감정은 배제하도록.”
“?!”
이에 렌 사부는 목소리를 듣자 자신이 아는 라이벌인 존재가 떠올랐다.
“살아 있었어?”
렌 사부는 긴장하며 자세를 고치는데.
“그래그래, 이들 하나하나 대단한 엔주 님의 호법귀들이지 너 혼자선 고전 좀 할 것이다. 그럼 즐기라고. 크크큭.”
바알은 그리 말하곤 에쿨쿨 미궁의 중심부로 몸을 피하였다.
엔주의 호법귀들의 기운에 피해를 받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호법귀들은 기운을 내는데. 하나같이 거대한 기운이었다.
‘젠장, 한 명도 버거운데 4명이라니.’
검에 있어선 최강자 급인 렌 사부도 긴장한다. 이 호법귀들의 정체란 도대체 무엇인가.
※ ※ ※
한편, 아크는 4대 수호 공작과 빠르게 하란 지역의 에쿨쿨 미궁으로 향하였다.
“카셀, 여기가 하란 지역이야?”
아크가 카셀에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다.
“예, 폐하. 하란 지역은 예전 엔주가 난나라는 이름으로 숭배받았을 때. 숭배지역으로 대혼돈 이후에는 버려진 지역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엔주가 난나였다는 것은 모르지만 진실을 아는 자들에 의해서이지요.”
“그 이유가 다야?”
아크는 그 이유만으로 하란 지역이 황폐화가 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건 다른 이유도 있소이다. 바로 대혼돈 때 엔주가 히브리아 대륙을 사막화로 만들 때의 영향으로 적지만 히브리아 대륙에 가까운 하란 지역에까지 저주가 내린 것이오.”
란데르그도 긴장하여 예전 말투로 아크에게 대답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크리도 제지를 걸지 않았다. 그만큼 긴장이 되어서이다.
타앗!
이윽고 아크 일행은 에쿨쿨 미궁에 도착하였고 이윽고 엄청난 기운의 격돌을 느꼈다.
“으윽!”
“커억!”
아크 일행은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기운의 격돌에 신음을 흘렸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혼절했을 정도였다.
“이런 기운은 처음 느껴보는데?”
아크 또한 거대하고 차갑게 시린 기운을 견디며 말했다.
“어서 가자!”
아크가 그들을 이끌고 에쿨쿨 미궁으로 들어가는데.
이미 미궁은 렌 사부가 휩쓸고 가서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렌 사부가 온 것을 몰랐다.
“누군가가 공격했소이다.”
란데르그가 검의 흔적을 보며 추리했다.
“침입한 이는 한 명이오.”
아크는 내심 그들 이외에도 바알과 맞선 존재가 있음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곧 그들은 왜 이런 기운의 격돌이 있는지 눈치를 채는데.
“어서 가자. 여기 침입한 이는 우리들의 아군일 수도 있어.”
“하지만 조심하십시오. 다른 적일 수도 있습니다.”
제노가 경계를 늦추지 말라며 경고한다.
그렇게 아크와 4대 수호 공작은 기운을 읽어가며 에쿨쿨 미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미궁의 중심부에 가까이 갈수록 기운의 기세도 커져 자연히 그들은 자신의 기운을 조금씩 내며 들어갔다.
그러기를 한참 후 그들은 기운이 격돌하는 장소에 도착하였다.
“렌 사부님?!”
아크는 바로 렌 사부를 찾아내었다.
“아크?!”
아크 일행이 본 렌 사부는 엉망진창이었다. 곳곳에 상처와 몸을 보호해야 할 갑옷이 너덜너덜해진 것이다.
그러나 렌 사부를 막던 호법귀들 또한 성치 않은 곳이 없었다.
“렌 사부님을 보호하라!”
아크는 4대 수호 공작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4대 수호 공작은 전력을 다해 기운을 방출하며 아크와 함께 렌 사부를 보호한다.
그때. 4대 수호 공작의 몸 안에 있는 사신수의 영력이 공명하였다.
“이건?”
그리고 호법귀들 또한 자신들의 기운에 공명하는 4대 수호 공작과 대치하는데.
-설마, 이들은 사흉수의 기운을 가지고 있나?
크리가 아크에게 그 현상의 정답을 말한다.
“사흉수?”
아크가 질문하고.
-그래, 아크. 예전부터 사신수의 라이벌이라고 불리던 악한 영력의 원천인 사흉수. 오래전 그들은 사라졌다고 하는데 저자들이 그 기운의 원천을 가졌어.
아크는 그러한 사실을 전음을 사용하여 4대 수호자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자신의 영력이 반발하는 자들과 대치를 한다.
제노는 호법귀들 중 가장 거인 같이 덩치가 큰 자와 대치하였고.
카셀은 조용히 몸에 검은 불꽃을 내뿜는 자와 대치하였다.
드라이는 녹색 갑옷을 입은 기사와 대치했고.
란데르그는 자연스럽게 엔주의 호법귀들 중 뿔이 달린 두 번째로 덩치 큰 자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들은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온몸의 기운을 활용하여 전투를 벌이는데.
쿠콰카카카!
콰앙!
카카카!
펑! 퍼엉!
각자 몸 안에 있던 영력의 원천이 현신한 듯 격돌하였다.
제노는 자신의 영력의 불꽃을 내뿜으며 달려들었고 대치한 호법귀도 불꽃을 내뿜으며 거구를 활용한 철퇴를 휘둘렀다.
카셀은 새로이 전술로 취한 방패 격투술로 검은 불꽃을 막았다.
그리고 녹색 기사가 다크 오라를 사용하자 드라이는 성령 감응으로 대응하였다.
그러나 란데르그와 뿔이 달린 자는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뒤 서로의 빈틈을 노렸다. 흡사 맹수가 먹잇감을 노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 에쿨쿨 미궁 중심부에서 어마어마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들리는 바알의 목소리.
“어서 오십시오! 진정한 구도자여!”
“?!”
아크 일행은 일동 놀라고 호법귀들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엔주의 부활을 막지 못하였고 결국에는 엔주가 부활한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우리의 진정한 주인이시여!”
호법귀들은 연기와 함께 그들에게 다가오는 자를 보며 말하였다.
렌 사부를 제외한 아크 일행들은 그자를 처음 보았다.
머리카락은 회색에 길게 늘어놓았고 눈동자는 보랏빛에 외모는 아름다웠다. 어지간한 여성보다 더욱 아름다운 외모였기에 그들은 엔주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을 보지 않았으면 여자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흠칫!
그러나 그들은 소름 끼치는 사악한 사념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호법귀들은 그러한 엔주를 성자 보듯이 보았다.
그때 아크는 정신을 차리며 4대 수호자에게 말하였다.
“정신 차려라! 엔주를 공격해!”
‘지금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본능이 소리쳤다.
이에 4대 수호자와 아크는 전력을 다해 엔주에게 전력이 담긴 일격을 날렸다.
“어딜!”
그러자 호법귀들 또한 전력으로 엔주를 보호하고자 했고 그들은 다시 격돌하였다.
그것을 가만히 보던 엔주는.
“시끄럽구나.”
섬뜩!
아크는 엔주의 목소리를 듣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온몸이 엔주를 부정하는 듯하였다.
그건 엔주 또한 마찬가지인 듯 아크를 노려보았다.
고대부터 예언에 따르는 악연이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이들의 예언에 따른 운명은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