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리우드의 후예.
117. 리우드의 후예.
아크는 침착하게 전투에 임했으나. 어찌 된 것인지 검귀는 그동안 다른 자신의 적들과의 전투에 임할 때와는 다르게 점차 검술이 광폭해졌다.
이전의 검귀는 검귀라는 이명에 맞게 검귀의 검술의 패턴이 변화무쌍했다. 꼭 귀신이 검을 통해 움직이듯이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검귀의 검술은 패턴 자체가 점점 단순하게 변화했다.
‘이 녀석, 너무 흥분했군.’
아크는 그리 생각하며 검귀의 패턴을 파악해서 접근하여 검귀의 복부에 붕권, 아케트라브를 먹였다.
쿠콰앙!
“크악!”
성화인 아케트라브를 적통으로 맞자 검귀는 저만치 날려간다.
“크윽!”
※ ※ ※
이를 보던 4대 수호 공작의 반응은.
“됐다!”
드라이가 쾌재를 불렀고.
“폐하가 해내셨소.”
란데르그 또한 아크의 무위에 감탄했다.
하지만 카셀, 제노, 듀란 대공은 한 가지가 걸렸다.
“검귀의 무위가 예전 같지 않았군.”
제노의 평가였다.
“제노 공작, 듀란 대공님. 전에 검귀와 전투를 벌였을 때, 힘을 숨긴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실력을 숨긴 걸까요?”
“흐음~ 확실히 천왕 폐하의 무위가 대단하나, 검귀는 실력을 숨기고 있소. 그건 내가 장담하지, 우리가 전력을 다하면 언제나 검귀에겐 여유로운 느낌이 있었다네.”
듀란 대공의 말에 카셀은 마른 침을 삼켰다.
‘비록 예전만 못하지만, 저 정도도 엄청난 무위인데, 숨기는 힘이 있다고? 만약 그렇다면 폐하께서 승기를 잡은 지금, 검귀를 제거해야 한다.’
카셀은 자기 생각이 아크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빌었다.
일대일 전투 중에는 다른 일행의 도움을 안 받는 것이 상식이었다. 만약 그것을 어기고 아크에게 텔레파시 마법을 부린다면 아크는 그것을 거부할 것이고 잘못하면 아크의 성격상 애써 잡은 승기를 포기할지도 모르기에 가만히 있기로 하다.
※ ※ ※
다시 아크와 검귀의 전투의 현장.
콰카카!
비록 검귀의 실력이 예전만 못해도 여전히 검귀의 두 사복검은 날카롭고 강했다.
그리고 아크는 최근에 알았던 오라의 응집 점 강화를 검귀는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전개하였다.
‘스승이 누군지 몰라도 예전의 나보다 실력이 높나 보군.’
아크의 솔직한 평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크가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콰앙!
팟!
아크와 검귀가 한차례 공방을 주고받고 잠시 호흡을 고를 겸 떨어졌다.
검귀의 가죽 후드가 벗겨진 것도 모를 정도로 검귀는 아크에게 고전하고 있었다.
“역시 이대로는 안 돼.”
“?”
검귀가 혼잣말을 한다. 이에 의아해하는 아크.
‘아무리 승기를 빼앗겼다고 해도, 전투 중에 딴생각하다니.’
아크는 검귀의 태도에 화가 났다.
“이봐! 검귀, 그게 마지막이면 이제 끝내자!”
아크는 그 말을 끝으로 검귀에게 빠르게 쇄도한다.
그리고 검귀는.
“부족해. 증오가!”
검귀는 그 말을 말하고 마공의 내공을 모았다. 그러자 순간 폭발적으로 모이는 마공의 내공!
파아앗!
쿠콰카카카!
“윽!”
검붉은 빛의 마공이 폭발하듯 모이자 검귀에게 쇄도하던 아크는 멈추고 검귀와의 거리를 벌린다.
“자폭할 생각인가! 검귀!”
아크는 엄청난 다크 오라가 모이자 검귀가 동귀어진을 노린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검귀가 모은 마공이 아크가 생전 처음 보는 정도로 엄청난 다크 오라의 양과 질이 넘칠 듯 흘러넘쳤기에.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마공을 끌어모으는 검귀.
그때. 아크 자신 안에 있는 태극사신무의 기운이 공명한다.
“?!”
-아크! 너도 느꼈어? 태극사신무의 영력이 반응해.
‘크리, 어떻게 된 거야?’
-어쩌면, 정말 어쩌면....... 설마! 지금 검귀가 쓰는 마공은 오래전 실존 되었던 흑태극사신무!
‘흑태극사신무? 그건 뭐야?’
-환웅 천왕이 태극사신무를 만들 때 같이 만들어진 마공이야. 하지만 후대에 전해지면서 사라졌던 마공이지.
‘그걸 어떻게 검귀가.......’
-검귀가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검귀 저 녀석은 진짜 위험해. 환웅 천왕조차 꺼렸던 마공이니. 아크, 전력을 다해 쓰러뜨려!
아크는 서둘러 검귀를 공격하기 위해. 최대치로 영력을 사용했다.
크리드를 갓 슬레이어 모드로 바꾸고 패왕 모드와 메긴을 활성화했다.
쿠콰카카카!
그러자 아크도 검귀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기운이 폭발하듯이 끓어 오른다.
파지직!
아크의 주변에 황금빛 스파크가 튀었다. 그러자 검귀도 그것을 의식하듯이 검귀의 주변에 검붉은 스파크가 튀었다.
‘지금!’
파앗!
아크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검귀의 기운이 안정화가 되었을 때. 어마어마한 기운으로 버스트 웨이브를 날렸다.
쿠콰카카카!
엄청난 기세로 날려가는 불타오르는 황금빛의 거대한 새가 검귀에게 향한다.
파앗!
그때. 검귀도 눈을 떴다.
콰아아앙!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주변 지형이 바뀌었다. 그러나 검귀는 안보였다.
“어디로 간 거-”
아크는 말을 이어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뒤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기에.
파앗!
콰아앙!
아크가 간발의 차로 피한 자리에는 사복검이 폭발하듯 할퀴었다.
“뭐지?!”
아크는 기감을 발달시켜 살기의 영향권 밖으로 이동했다.
탓! 타 탓!
그리고 살기가 날려 오는 자리를 보는데.
“검귀......?”
검귀의 모습이 변했다. 눈처럼 하얀 피부는 그대로였지만 더 차가워진 느낌이었고 검었던 머리가 하얗게 탈색이 되었고. 마공의 극의의 상징이라는 눈이 흰자위는 검게 변했고 홍채는 불타 터질 듯이 붉게 흘렀다.
그리고 느껴지는 어둡고 차가운 기운.
-흑태극사신무의 영력은 흑천신이라는 기운이 자리를 잡고 있어. 그러나 지금 검귀의 모습은 꼭 흑천신이 강림한 것 같군.
크리의 설명에 아크는 검귀와의 전투 중 처음으로 긴장한다.
꿀꺽!
아크는 검귀를 자세히 봤다. 그러자 검귀는 검을 회전시키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음?!”
그리고 아크의 바로 눈앞에 나타나는 검귀!
그리고 검귀의 검이 아크에게 향한다.
카 앙!
콰아앙!
검귀와 아크가 부딪히는 검격에 주변의 공기가 터졌다.
만약 아크가 기감을 발달시켜 기운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대로 검귀에게 당했을 것이다.
“이 무슨!”
아크가 그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검귀는 또다시 사라져서 아크의 사각지대에 나타났다.
‘큭! 카이로스 블레이드!’
아크는 급한 대로 자신의 신무기 틸을 발동하여 검귀를 막고자 했으나.
파앗!
검귀는 아크의 카이로스 블레이드 영역에서 유유히 사라지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
아크는 상당히 당황하는데.
‘크리, 빠르게 이동하는 게 아니라 공간이동인 것 같지?’
-그래 아크. 텔레포트 마법과 비슷한데 중간 동작과 이펙트가 전혀 없어.
‘거기다가 나의 신무기 틸인 카이로스 블레이드에 저항했다는 건.’
아크는 예전 아미가 말한 것이 떠올랐다.
※ ※ ※
“잘 들어. 아크. 운명의 서판에 저항할 수 있는 건 오직 시공간의 기술인 신무기 틸의 기술밖엔 없어.”
“그럼 아미. 신무기 틸에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없어?”
“좋은 질문이야. 아크 학생! 신무기 틸에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같은 신무기 틸 밖엔 없어. 잘 기억해!”
이에 아크는 의아해한다.
“하지만 신무기 틸은 아미와 나만 아는데, 그걸 알 필요가 있을까?”
“혹시 알아? 나와 아크가 싸우게 될지.”
“아미와 내가? 절대 안 싸워 평생에 두고 맹세하지. 나 아크는 아미에게 무조건 져주겠습니다.”
“아유~ 귀여워! 참 잘했어요. 아크.”
※ ※ ※
아크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검귀의 기술이 신무기 틸의 기술인 것을 눈치를 챘다.
‘아미 말고도 신무기 틸을 아는 존재인가? 닌우르타 님과 관계있는 자?’
그러나 아크는 오래 생각하지 못했다.
검귀가 바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파앗!
콰앙!
검귀의 공격에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반격하는 아크.
이렇게 하면 시간문제로 아크가 불리해진다.
그러나 아크에게는 마침 이 상황에 맞는 새로운 기술이 있었다.
‘황룡의 눈, 개 버전!’
파아앗!
황룡의 눈이 개안 되고 더 나아가 업그레이드 버전인 개 버전이 발동되었다.
마침 검귀가 공간이동을 하여 아크의 사각지대에서 사복검을 날리는데.
파앗!
아크의 사계가 펼쳐지고 아크의 눈에는 정지에 가까운 느린 화면으로 세상이 돌아갔다. 그리고 검귀의 기운과 미래의 검로의 방향이 보이는데.
‘이놈, 이번에는 확실히 나를 죽이려고 했군. 아까의 공격은 탐색이었나.’
아크는 이번에는 확실히 죽일 요량으로 사복검의 진행 방향을 보았다.
그리고 미리 두 사복검의 방향을 파악하고 갓 슬레이어의 소울 오라 블레이드를 강화하고 사복검과 마주칠 부분에 응집 점을 두어 더욱 강화했다.
쨍그랑!
아크가 계획을 세운 뒤 자신의 사계를 거두었다.
챙!
쾅!
카카카카!
그리고 아크는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따라 예지에 가까운 예측으로 사복검을 치고 그다음으로 자신에게 쇄도하는 사복검을 피하며 검귀에게 다가갔다.
황룡의 눈, 개 버전으로 새로이 보인 것은 신무기 틸의 기운을 볼 수 있어 검귀가 이동할 곳도 미리 보였다는 점이 예전과 다른 점이었다.
“?!”
검귀는 자신이 이동할 자리에 아크가 쇄도하자 놀라는데.
“이놈! 잡았다!”
콰앙!
아크는 전력을 다한 일격을 검귀에게 쏟아냈다.
검귀의 사복검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기에 검귀에겐 낭패였다.
쿠카카카!
콰아앙!
엄청난 폭발음과 아크와 검귀의 격돌로 주변의 지형이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며 변했다.
“헉, 허억!”
검귀는 다시 공간이동을 하여 아크와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호흡에도 알다시피 검귀는 치명상을 입었다.
“허억, 헉, 녀석 갑옷 하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튼튼하네.”
아크의 일격을 막아낸 대단한 가죽 갑옷이지만 가족 갑옷의 몸통이 대각선으로 파였다.
“쿨럭! 쿨럭! 블랙 드래곤의 가죽 갑옷이.”
“?!”
아크는 내심 놀란다. 검귀가 말한 대로라면 아크의 패왕의 갑옷에 안 밀리는 전설의 갑옷을 입은 것이기에.
“내가 녀석에게 치명상을 당하다니!”
“이봐 검귀, 이미 승부는 났어. 그 정도의 상처라도 지금 치료를 안 하면 크게 내상을 입을 거야.”
“놈!”
검귀가 아크를 째려봤다.
“인제 그만! 이 미친 전쟁은 그만하지.”
아크는 진지한 눈빛으로 검귀를 훈계한다.
“나에 대한 무슨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의 원한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는 나중에 후회될 거야.”
검귀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다가 아크에게 말한다.
“그럼 리우드의 일을 후회하는가?”
“?!”
아크는 검귀의 입에서 평소 아크가 계속 후회하는 일을 꺼내었다.
“넌, 설마!”
그 말을 하는 검귀에게 피부색을 비롯한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이목구비가 비슷한 어린아이가 떠올랐다.
“렉스니?”
아크의 입에서 평상시에도 두고두고 생각하며 미안해했던 어린아이의 이름을 말했다.
아크가 유일하게 후회하고 자책하는 그 사건.
아크를 쫓아온 수라에게 모든 것을 잃었던 부족.
그리고 아크가 비록 자의는 아니었지만, 그 부족을 등진 채 버린 그 사건.
예전 히브리아 대륙에서 희생당한 리우드 부족의 마지막 생존자가 바로 렉스인 것이다.
“그런 가증스러운 입으로 내 이름을 말하지 마라!”
렉스라고 정체를 밝힌 검귀는 처절하게 소리를 지르며 발악했다.
“렉스....... 살아 있었어.”
그렇게 아크의 전투 의지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눈빛은 점차 살아났다.
렉스가 힘들게 발을 떼며 아크에게 다가와도 가만히 있었고 아크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가만히 있었다.
“더는 날 욕보이지 마라! 싸워라! 아크!”
그러나 아크는 이미 싸울 의지가 사라졌다.
“쳇!”
렉스는 거칠게 숨을 삼키며 자신의 진영으로 발을 돌렸다.
“언젠가는 너의 목숨을 내가 직접 거둬주마.”
이에 아크는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미안함과 후회로 인한 죄책감의 눈물이었다.
“예언이 완성되는 날. 나의 목숨을 기꺼이 너에게 주도록 하마.”
“쳇! 이미 의지를 상실한 놈을 어떻게.......”
그렇게 아크와 렉스는 몇 마디를 더하고 벨 제국의 천왕 아크와 진 제국의 검귀인 렉스의 승부가 무승부로 끝났다. 이는 곧 벨 제국과 진 제국의 전쟁이 승자가 없는 무승부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