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08화 (108/155)

108. 코나흐타 요새전(2).

108. 코나흐타 요새전(2).

아크의 활약으로 선발대에 기선제압을 한 코나흐타 요새 수비군.

좀 여유로워진 진영에서 보브는 아크를 따로 불러 면담한다.

“진, 너의 그 힘은....... 엑스퍼트 중급으론 안 보였어. 마스터, 아니 그보다 더 높은 그랜드 마스터의 힘이었어. 너의 정체는 뭐지?”

보브가 이리 생각하는 것은 타당했다. 아크가 보인 무위는 보브가 여태껏 살아온 100여 년 동안 처음 보는 힘의 경지였기에.

이에 아크는 나름대로 생각해놨던 변명으로 대처하였다.

“사실 저는 딘 가르드에서 따로 편성했던 특수한 메긴의 힘을 활용한 부대의 데바입니다. 부대의 존재는 엔릴 님에 의해 다른 디아우스님들에겐 비밀로 되어있고요.”

보브에겐 보브가 아직 모르는 메긴이라는 비밀스러운 힘을 통해 자신의 강함을 변명하는 아크였다.

“그....... 래? 그런 비밀 부대가 있었나?”

이에 보브는 아크가 던진 미끼를 물었다.

“네, 그리고 저와 저의 부대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주시길 바랍니다.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안 되었거든요.”

아크는 보브를 낚아 올렸다.

“알겠어. 진, 그럼 그때 출전한 다른 기사들에게도 입단속을 하지. 엔릴 님의 비밀 부대라면 언행을 조심해야겠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하지만 완전 거짓말도 아니니 이해해주세요.’

아크는 속으로 보브에게 사과했다.

사실 완전 거짓말도 아니다. 아크는 오라는 엑스퍼트 급으로 짜내었지만 메긴을 사용했기에 그러한 강함을 낼 수 있었다.

참고로 아크는 지난 7년 동안 렌 사부와 아미에게 수련을 받아 메긴의 힘이 딘 메긴 7단계를 완성하였다. 그리하였기에 어마 무시한 강함을 가진 것이다. 아크가 본래의 힘을 다 발휘한다면? 상황은 항상 끝이기에 현시대의 아크가 괜히 인류 최강의 전사라고 이름이 드높은 게 아니었다.

“좋다. 진, 그럼. 너를 최고의 전력으로 생각해서 전략을 짜도록 하지. 나에겐 너라는 카드가 최강의 카드이다.”

보브는 아크의 말을 믿고 아크를 자신이 쓸 수 있는 최강의 카드로 생각한다.

이에 아크는.

“미리 말씀 못 드려 죄송합니다. 워낙 비밀스러운 부대라서.”

아크는 혹시라도 미리 말 못 해 기분이 상했을 보브를 생각해 말을 했다.

“난 괜찮아. 진, 오히려 이런 비밀 이벤트를 받으니 재밌는걸.”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보브였다.

※ ※ ※

니르는 조금 전에 있던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자들을 위해 치유마법을 쓰며 구호 활동을 하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으윽! 괜찮습니다. 사제님. 기사가 이 정도도 못 참아서 되겠습니까. 으윽.”

니르는 상처 입은 자들을 상대로 상당히 많은 마나를 써서 치유했다.

그러나 혼자 치료하기에는 상당히 힘에 부쳤다.

그때.

“사제님들입니다!”

“?!”

한 병사의 말에 병사들은 우르르 성문으로 향하였다.

창조주 안의 교단과 생명 교단의 사제들이 적들이 없는 성문으로 오고 있었다.

“살았다!”

“창조주 안께선 우릴 져버리시진 않으셨어.”

병사들은 창조주 안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화염 마탑이랑 죽음 마탑의 마법 전사들도 옵니다!”

이 말에 보브도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창조주 안의 사제님들과 마법 전사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보브 경. 저희가 도우러 왔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제 중에선 나이 지긋한 고위 사제가 보브에게 인사했다.

“다자 모르 님께서 친히 친서를 써서 저희에게 보냈습니다. 당연히 와야지요.”

마법사 중에선 다부진 몸의 마법사가 말한다.

“공작님께서요?”

보브는 자신의 아버지인 다자 모르가 직접 나설 줄은 몰랐다. 사실 여기에 왔을 때. 아버지를 조금이나마 원망한 보브이기에 놀라운 감정이 더욱더 그러하였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습니다.”

보브는 그들을 인솔하여 새로운 진영을 구축하였다.

사제들은 니르를 도와 부상자들을 치유하였고. 요새의 위생을 책임졌다.

그리고 마법 전사들은 전투를 위해 몸을 풀고 지휘관들은 보브와 작전 지휘소에서 작전을 짰다.

거기에는 새로운 최강의 카드로 자리 매긴 아크도 포함되었다.

그리하여 코나흐타 요새전의 흐름은 인간들의 승리에 가까웠다.

※ ※ ※

그러나 전쟁은 언제나 변수가 존재하는 법이었다.

하급 수라가 그리 쉽게 죽자 수라들도 다난 제국군과 대치한 진영에서 대책 회의를 하였다.

“뭐라! 보타가 그리 쉽게 죽었다고!”

수정구를 통해 말하는 고블린에게 한 수장 격의 수라는 화를 버럭 낸다.

“췻! 취익! 네 수라이시여 보타 님은 분전하셨으나 인간 측 기사가 너무 강했습니다. 취익.”

고블린은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호령이 떨어 질까 봐 걱정하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 있는 수장 격인 수라는 수정구 안의 고블린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

이윽고 무관심하게 수정을 통한 통신이 끊기고.

“흐음~ 보타가 하급 수라라곤 해도 강한 편인데 그리 쉽게 죽다니.”

“마스터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진영에 있는 다른 수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마스터는 보타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죽일 순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메긴을 사용하는 마스터 급 데바가 나선 건데. 이상하군, 지금 이 시대엔 일반 마스터도 귀한데 하물며 마스터 급 데바를 그런 곳에 보내다니.”

쾅!

덩치 큰 수라는 탁자를 치며 분개한다.

“그렇다면 큰일이 아닙니까. 코나흐타를 쳐서 다난 제국군의 뒤를 치려던 우리 계획은.”

이에 지략가로 보이는 수라가 말한다.

“어차피 그 계획은 다난 제국군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버리는 계책이 아니었습니까.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에 수장으로 보이는 수라가 대답한다.

“아니 수라들의 왕. 발로르 님의 심기를 더는 건드려선 안 된다. 그리고 적에게 강자를 남겨둬서 후한을 남겨둘 필요도 없겠지.”

“각하! 저를 보내 주십시오. 보타는 저의 수하! 수하의 복수는 제가 하겠습니다.”

탁자를 친 덩치 큰 수라가 말한다.

“그래, 마타! 그대가 나선다면 일이 쉬워지겠지. 상급 수라인 그대가 나선다면 일이 정말 쉬워지겠어. 그리고 적들의 전력을 미리 꺾는 것도 앞으로 있을 대전에 쉬워지겠지. 가라!”

“넵! 각하!”

이에 이름이 마타인 상급 수라는 수라 전용 포탈을 타서 코나흐타 요새 근처 함선으로 이동한다.

이로써 코나흐타 요새전에 암운이 드리운다.

※ ※ ※

한편 코나흐타 요새에서 적들의 진영을 보던 보브와 아크.

“적들이 움직임이 심상치 않군.”

보브가 그리 말하는데. 아크의 기감에 날카로운 느낌이 느껴진다.

“음?! 이건, 설마!”

“왜 그래? 진.”

아크의 표정이 굳자 보브는 덩달아 긴장한다.

“적들의 진영에서 차원이 다른 기운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상급 수라. 그중에서 제법 강한 자입니다.”

꿀꺽!

보브는 아크의 말에 마른침을 삼키는데.

“그렇다는 건.”

“네 전투가 곧 시작될 것입니다.”

보브와 아크는 자신의 자리로 갔고 전투를 준비했다.

그리고 수라들의 진영에서 잠시 소란이 일더니 코나흐타 요새로 진격하는 몬스터 무리.

“적이옵니다!”

병사가 소리치고.

“창조주 안의 가호로 적들을 막을지어다! 위대한 전사들이여!”

보브는 간단하지만 다부진 목소리로 병사들을 다독인다.

그리고 시작되는 전투!

쾅!

콰앙!

몬스터들이 내뿜는 다크 오라가 날리어 코나흐타 요새의 성벽을 울린다.

“마법 전사 부대! 발포하라!”

보브가 소리치고. 화염 마탑과 죽음 마탑의 마법 전사들은 각자 가진 속성 석으로 된 속성 마법으로 마나로 된 탄이 성벽을 타고 넘으며 공격한다.

쾅!

콰앙!

화르르!

“크아악!”

몬스터들이 자지러지고.

보브는 새로운 명령을 한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이때다! 궁수 부대. 발사!”

휘리릭!

슈슝!

궁수들이 쏜 화살들이 몬스터들에게 쇄도한다.

“칵!”

“크아아!”

그러나 몬스터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오....... 오우거다!”

“트롤도 있다!”

거대 몬스터니 오우거와 트롤이 성벽을 향해 달려온다.

“쏴라! 쏴라! 성벽에 다가오지 못하게 해!”

슈슈슉!

파파팟!‘

지휘관들이 소리치고 궁수들이 화살을 쏘는데도 오우거와 트롤 부대는 그대로 돌진한다.

쾅!

쾅!

“성벽을 밀어라!”

보브의 말에 병사들은 성벽이 무너질까 봐 적들이 치는 벽을 밀었다.

그러나.

콰앙!

“이런.......!”

버티던 성벽이 결국에는 무너졌다.

“오라를 쓸 수 있는 자들은 나를 따르라!”

보브와 미리 준비해둔 기사들은 사제와 마법 전사들에게 갖가지 버프를 받은 뒤 적들에게 돌진하였다.

후우웅!

오라가 빛났고. 무너진 성벽을 타고 넘고 들어오는 몬스터들과 백병전을 벌였다.

캉!

카캉!

촤아악!

금속음이 울리고 피가 사방에서 튀어 올랐다.

보브는 용감히 앞장서서 지휘하며 돌진하였다. 이에 다른 기사와 병사들은 보브를 따르며 전투를 벌였다.

“죽어라! 몬스터놈들!”

“수라의 꼭두각시들아!”

인간들은 욕을 하며 몬스터들을 죽였고.

“수라들을 위하여!”

“크아악! 죽어라! 인간 놈!”

몬스터들도 소리를 지르며 백병전을 벌였다.

어느덧 전쟁의 소리는 서로 간의 적을 저주하는 비명으로 가득 울렸다.

아크는 보브의 근처에 있으며 보브를 지켰다.

‘어머니는 사제들과 요새 깊숙이 있으니 걱정 없어. 아버지를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사실 아크는 이 시대의 전투에 관여해선 안 되지만, 차마 아버지와 어머니를 사지에 보내고 떠날 수가 없어서 이번 전투에 참여한 것이다. 이것을 벨 제국의 학자. 크로스 경이 안다면 아크는 잔소리를 엄청나게 들으리라.

그러한 상황에서 전투는 서서히 인간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그때.

콰앙!

“보타를 죽인 데바 녀석은 당장 나와라!”

상급 수라인 마타가 다른 성벽을 무너뜨리며 아크를 찾아 울부짖었다.

“저 녀석은!”

보브가 눈치를 챘고.

“네, 방금 느꼈던 상급 수라입니다.”

아크가 보브의 의견에 확신을 줬다.

“그럼. 진, 무리한 부탁이지만 부탁한다.”

“넵 믿고 맡겨 주세요.”

보브는 자신이 가진 최강의 카드를 썼다. 아크가 마타를 맡았다.

“네놈이냐?! 데바! 생긴 건 작은 녀석이 용케도 보타를 죽였구나!”

마타는 투구를 써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아크에게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이에 아크도 도발한다.

“아~ 그 녀석 이름이 보타였나? 난 덩치만 커서 집돼지 새끼인 줄 알았지.”

“이노옴!”

마타에게 아크의 도발이 잘 통하였다. 그리고 마타의 두 손에 있는 권갑에 흘러나오는 하이 다크 오라 피스트!

후 아앙!

화르르!

파지직!

일반적으로 상급 수라는 인간의 기준으로 그랜드 마스터 급이다. 만만치 않은 적. 그러나 아크가 원래의 힘을 쓴다면 쉽게 이길 수 있지만 여기는 보는 눈이 많다. 잘못해서 역사가 바뀐다면 큰일이 나기에 아크는 힘 조절을 위해 약간 긴장했다.

쾅! 쾅!

콰앙!

파지직!

마타의 하이 다크 오라 피스트가 터질 때마다 주변은 폭발하듯이 터져나갔다.

아크는 오라는 엑스퍼트 급으로 하였으나 메긴을 5단계로 하여 몸을 강화하고 이리저리 잘 피하였다. 이에 마타는 약이 오르는데.

“이놈! 도망치는 것밖에는 못하는 것이냐!”

아크는 주변을 잘 살피며 마타의 공격을 피하였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 몬스터 무리가 니르와 사제들이 있는 장소로 들어가려는 모습이었다.

‘어?! 안 돼! 어머니!’

아크가 잠시 한눈을 파는 것을 놓치지 않는 마타였다.

“이놈! 잡혔구나!”

후 우웅!

아크에게 날려 오는 마타의 권갑.

그때 보브가 달려온다.

“안 돼! 진!”

보브가 아크의 앞을 막고 검으로 마타의 권갑을 막았다.

“크윽! 허억!”

보브가 막자 순간적으로 내상을 입어 피를 흘리는데.

“아버지!”

아크가 소리쳤다. 그리고 보브는 마타의 권갑을 막은 채로 뒤에 있던 아크와 덩달아 함께 날려 가는데.

콰앙!

요새 안의 한 건물을 무너뜨리며 같이 날려갔다.

아크는 재빨리 보브의 상태를 살폈다.

“아버지! 아버지!”

사실 보브는 처음부터 아크가 낯설지가 않았다. 아니 왠지 호감이 갔다. 그러나 처음부터 호감을 비추기엔 자신이 좋아하는 니르가 아크에게 관심을 가지자 질투가 났고 핸더슨 영지의 일로 핑계로 삼아 아크에게 호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지금 아크가 위험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몸이 먼저 아크를 보호하고자 앞을 막은 것이다.

“으음.......”

보브는 내상이 있었지만, 아크가 감싸며 건물과 부딪혀 상처가 심하지 않았고 다행히도 정신만 잃은 것이다.

그리고 아크는 주변을 살폈다.

마침 이곳에 자신들을 볼 수 없게 엄폐물이 사방에 있었고 아크는 잠시 꾀를 낸다.

아크는 자신의 아공간에 보관했던 아버지의 갑옷을 입고 보브를 안전한 곳에 놔두고 나갔다.

콰앙!

쿠콰카카카!

아크의 기운이 사납게 터지며 주변의 엄폐물들을 파괴했다.

“음?! 데바는 어디 가고 네 녀석이 나오느냐 붉은 머리!”

마타는 아크를 알아보지 못했다.

‘빨리 끝내야 해!’

아크는 딘 메긴 7단계를 쓰고 마스터 급 오라를 짜내어 마타에게 쇄도했다.

“으음?! 크하하! 이제 싸울 맘이 들었-”

콰앙!

마타는 뒷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느새 아크는 자신의 검인 클라우 솔라스를 꺼내 보브와 같은 골드 오라를 부여하고 마타의 권갑에 검을 내려쳐서이다.

“이, 이놈이?!”

쿠지직!

마타의 발이 점점 아래로 꺼졌다. 힘의 차이가 너무 났다.

“큭, 카아악!”

써 겅!

콰아앙!

마타의 소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권갑이 아크의 클라우 솔라스에 잘리며 그대로 두 동강이 났기에.

마타를 썰어버리고 그대로 아크는 니르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제들과 싸우는 몬스터들을 베고 니르를 구하였다.

“보브......? 아니, 지-”

니르는 처음엔 보브가 자신을 구하러 온줄 알고 가슴이 뛰었으나 황금빛 눈인 것을 봐서 아크란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무의식적으로 약간 실망하는 니르.

남녀 간의 감정은 위기상황을 같이 이겨낼 때 불타오르는 것이다.

“쉿!”

아크는 니르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하고 그대로 달려나가 다른 몬스터들을 제거했다.

그 이후. 일반 병사들은 아크의 활약이 보브의 공으로 알고 부풀려져 보브는 자신의 푸른빛 플레이트 아머와 대비되는 머리카락을 심볼로 ‘붉은 털 보브’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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