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코나흐타 요새전(1).
107. 코나흐타 요새전(1).
다음날.
원래 드워프 영지의 사람이었던 모타를 제외한 보브 일행과 아크는 이그나이트 영지로 향했다.
니르와 아크는 어젯밤의 그일 때부터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진 님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다니 미쳤나 봐....... 근데 아크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었나? 낯설지가 않아.’
니르는 아크라는 이름으로 부른 것에 대해 의문점을 가진다.
‘어머니......’
아크는 니르 보다 뒤에 떨어져서 말을 모는데. 어머니인 니르를 보며 상념에 빠진다.
그때 앞으로 무장한 무리가 앞으로 다가온다.
“누구냐!”
보브 일행은 일동 긴장을 하고 보브는 위엄을 보이며 앞의 무리에게 묻는다.
지금은 브란티아 대륙을 일통한 황제 누아자가 죽은 뒤라 불손한 세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 소공자님 저희는 이그나이트 공작 성에서 파견된 기사들입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기사들은 깃발을 내보이고 방패를 뒤집어 적의가 없음을 보였다.
“음?!”
보브가 자세히 보자 기사 중에서는 보브가 아는 자들도 있었다.
“그렇군. 공작님이 보냈느냐.”
보브는 위엄을 갖추며 말을 한다. 이에 기사무리들 중 대장으로 보인자가 대답한다.
“네, 다자 모르 이그나이트 공작님께서 모이투라로 나가시기 전 저희를 보내며 보브 님을 만나 함께 코나흐타 요새로 가시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렇군. 지금 공작 성은 형님이 계시느냐.”
“네, 대 공자님께선 지금 이그나이트 공작 성에서 민심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래, 병약하시더라도 카발 형님은 이그나이트 공작 가문의 대 공자. 잘 해내시겠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대화를 끝낸 보브는 니르와 아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니르와 아크도 조금 전의 대화를 들어 알고 있었다.
“미안해. 니르, 너까지 전쟁터에 보내게 되어서.”
보브는 갑작스럽게 전쟁터에 몰리게 된 니르를 걱정한다.
이에 니르는.
“괜찮아요. 저희 집안 여인들은 전쟁 때 숨어있지 않는답니다. 그나저나 진 님은.......”
니르는 씩씩하게 대답했지만, 아크를 전쟁터에 보내는 게 걸렸다.
“아!, 그러고 보니 진, 너는 딘 가르드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 받아 브란티아 대륙으로 왔지?”
이에 아크는 임기응변으로 대답한다.
“엔릴 님께선 직접 가서 보고 결정하라 하셨습니다. 저도 코나흐타 요새로 향하겠습니다.”
아크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었다.
니르는 내심 아크가 한 발 빼기를 바라였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크는 미래의 자신의 부모님이 너무 걱정되었다.
이를 모르는 니르는 아크를 걱정하였고. 보브는 화색이 돌았다.
“그래! 잘되었군. 그럼 진, 앞으로 잘 부탁한다. 정식 데바로 메긴의 힘을 받은 너라면 전력이 증가하겠군.”
보브는 그리 말하고 기사들을 일행으로 받아들였고 일행을 정비하여 코나흐타 요새로 향하였다.
“가자!”
이로써 제2차 모이투라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 ※ ※
하루를 달려 코나흐타 요새로 들어온 보브 일행.
코나흐타 요새는 지금은 인간들이 잃어버리고 수라들의 땅이 된 시초 대륙과 브란티아 대륙이 연결되는 해안 요새였다.
아버지 다자 모르 공작에게서 보브가 받은 임무는 황제 누아자가 갑작스럽게 죽어 아직 전열을 가다듬지 않은 황제 군이 정비할 때까지 수라들의 추가선발 군을 막는 거였다.
어찌 보면 화살 받아가 되어 죽으라는 잔인한 임무일 수도 있었으나 다자 모르는 아들인 보브를 믿었다.
“이그나이트 소공자께서 오셨다!”
“와아! 우리를 버리려던 게 아니야!”
그리고 이렇듯 이그나이트 공작 가문의 소공자인 보브가 오자 코나흐타 요새의 병사들 사기도 올라갔다.
보브는 자신의 아공간에서 자신의 무구들로 무장하였다.
그리고 아크의 눈은 이채가 발하는데.
‘저것이 아버지의 갑옷인 푸른빛 플레이트 아머.’
아크가 처음 여행할 때 렌 사부에게 받은 푸른빛 플레이트 아머였다.
아크가 처음 여행할 때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보브의 모습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보브는 갑옷 안에 후드가 달린 옷을 입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보브는 코나흐타 요새로 들어가기 전 아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진, 미안하지만 너와 내가 너무 닮아서 군을 지휘할 때 혼선이 빚어 질 수도 있어. 그래서 전투 중에는 투구를 써줬으면 좋겠다.”
마침 아크도 자신이 여기서 너무 유명해지면 곤란하던 차에 보브가 그리 말해주니 흔쾌히 받아들여 투구를 썼다.
그러나 투구 사이로 보이는 황금빛 눈빛은 선명히 빛났다.
그러고 나서 보브 일행은 작전 지휘소로 향한다.
“후우~ 조금 긴장이 되는걸.”
“잘하실 수 있을 것이에요. 보브 경.”
평소에는 보브를 보면 으르렁거리던 니르가 보브를 응원한다. 이에 보브는.
“고마워. 니르. 니르가 걱정해주면 전쟁이 자주 일어났으면 하는걸. 하하.”
“또 쓸데없는 소릴.”
보브는 농담으로 긴장을 해소했다.
그러나 작전을 짤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
“그러니까. 수라들의 추가선발대가 자리를 잡기 전 요격을 하자는 말이오?”
보브는 작전 참모에게 설명을 듣는다.
“네, 소공자님. 수라들의 군세라곤 하지만 대부분 수라의 수하인 몬스터들과 하급 수라일 것입니다. 약한 개체를 희생하여 강한 개체가 안전히 상륙하는 것이 목표일 테니까요. 역대 수라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작전 참모의 의견이 맞았다. 그는 이 요새에서 반평생을 수라들의 침공을 막아온 백전노장으로 그의 의견은 좋은 정보였다.
“좋소. 그럼 엑스퍼트 중급 이상의 기사들로 이루어진 부대를 따로 만들어 선발대가 자리를 잡기 전 요격하겠소. 그리고 그들은 내가 이끌겠소.”
보브가 자기 생각을 말하자 작전 지휘소의 지휘관들이 놀란다.
“안됩니다. 소공자. 혹시라도 소공자께서 잘못되신다면 군 사기가 흐트러질 것입니다.”
이에 보브는.
“하급 수라라고 해도 수라는 수라. 그런 위험한 작전에 부하들만 보낼 순 없소. 그리고 나의 경지는 엑스퍼트 최상급. 내가 가장 강한 전력이니 나를 이용하시오.”
두둥.
대부분 귀족들은 뒤에 있으면서 부하들이 전공을 쌓은 것을 빼앗으려고만 하는데. 지금 눈앞의 젊은 귀족은 앞장서서 부하들을 지키고자 한다. 이에 지휘관들은 하나 같이 감탄하는데.
‘이것이 고대부터 무인가문으로 이름 높은 이그나이트 공작가인가?’
‘이런 분을 위해서라면 이 한목숨 바치겠나이다.’
보브를 지지하는 자들의 마음이 강해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보브는 아크를 따로 불러 작전을 이야기하였다.
“진, 너의 경지는 어느 정도이지? 나로선 너의 경지를 가늠하기 어렵군.”
아크의 경지는 무려 로드 급이나 지금은 기운을 억지로 낮추고 있었다. 로드 급 되면 기운을 잘 갈무리하기에 보브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아크는 굳이 자신의 경지를 밝히지 않기로 한다.
“저는 엑스퍼트 중급입니다. 하지만 메긴을 사용한다면 더욱더 강하게 기운을 쓸 수 있습니다.”
“그래....... 그렇군. 좋다. 진, 그럼 이번 작전에 너도 참여해다오.”
보브는 내심 딘 가르드의 데바이니 경지가 마스터 급 정도 되기를 바라였지만 아크가 그리 말하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네, 보브 경. 잘 부탁드립니다.”
아크는 다부지게 말하며 아버지인 보브는 무슨 일 있어도 지키고자 다짐한다.
그리고 잠시 후.
전장의 무대에 안개가 꼈다. 자연의 변화인지 수라 중 누군가가 마법을 부린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안개가 낌과 동시에 선발대의 함선이 코나흐타 해안에 도착하였다.
“적이다!”
정찰병이 그리 말하고 보브는 작전대로 하기 위해 짜놓은 부대와 함께 준비한다.
“모두 긴장하지 마라. 적들은 하급 수라들과 수라들의 노예인 몬스터일 뿐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창조주 안의 가호를 받은 선택받은 전사들! 자부심을 가져라!”
보브는 출정 전 사기를 위한 출정식을 간단히 하고 니르가 출정하는 기사들을 위해 성법을 부렸다.
후 우웅!
“이로써 적들을 상대할 때. 더군다나 강하게 공격하게 되고 기사들은 보호받을 것이에요.”
니르는 평소에는 싫었던 보브가 오늘따라 걱정되었다.
‘이게 다 진 님 때문이야. 진 님이 걱정되니까 진 님과 닮은 보브 경도 걱정되는 거야.’
니르는 애써 새로이 샘솟는 감정을 부인했다.
잠시 후. 때가 되었을 때. 보브는 진격의 뿔피리를 불었다.
부우웅!
“진격하라. 창조주 안의 기사들이여!”
코나흐타 요새의 굳건한 성문이 열리고 보브를 필두로 기사들이 돌진했다.
기사들의 경지는 최소 엑스퍼트 중급의 실력자들로 모두 보브와 진을 포함하여 20명이 되었다. 그러나 적들은 숫자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위험한 작전이었다.
두두두!
기사들이 돌진하고 함선을 세워 진을 구축하려던 몬스터들은 당황하였다.
“음?! 크르릉! 인간 놈들 주제에!”
혈기왕성한 젊은 몬스터는 무기부터 들고 기사들에게 돌진했다.
후 우웅!
이에 보브는 자신의 검에 엑스퍼트 최상급의 오라를 부여하고 달려오는 몬스터의 머리를 갈랐다.
촤아악!
“크아아!”
주제도 모르고 덤볐던 몬스터는 두 동강이 나서 갈라졌고 보브에게 피를 쏟아내며 쓰러졌다. 하지만 보브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수라들의 선발대에 강력한 돌진을 하였다.
콰아앙!
촤아악!
“크아악!”
“크르릉!”
보브의 부대는 적들을 베어가며 선발대의 진을 무너뜨렸다.
“크아악! 저주한다. 인간 놈들!”
몬스터들은 쓰러져서 갔고 보브의 기사들은 승리의 쾌감을 즐겼다.
바로 그때 덩치가 큰 수라 한 마리가 다가왔다.
“이 자식들! 여기가 너희들의 무덤이다!”
하급 수라는 무기로 쓰는 거대한 돌기둥을 휘두르며 앞서 달리던 보브의 말을 공격하였다.
퍼억!
“으악!”
보브는 말과 함께 날려갔다.
그리고 기사들은 보브를 보호하고자 진을 짜기 시작하는데.
“크흐흐, 그럴 시간 따윈 안 준다!”
하급 수라는 보브를 보호하고자 하는 기사들을 뭉개버리며 보브에게 다가갔다.
이에 아크가 급히 보브를 향해 말을 몬다.
“진! 안 돼! 도망가!”
보브는 움직이고 싶었지만 이미 죽은 말의 사체에 다리가 깔린 상태. 그리고 머리가 멍했다. 날려갔을 때의 충격이 아직 다 가시진 않았지만, 진이 너무 걱정되었다.
“크하학! 날 파리가 날아오는구나!”
하급 수라는 돌기둥으로 아크를 공격한다.
아크는 검에 오라를 주입하며 돌기둥을 공격하는데.
부웅!
파팍!
“크르르, 음?!”
하급 수라의 돌기둥이 부웅 소리를 내며 공격하는데 거대한 바위와 부딪히는 느낌을 받으며 멈추었다.
“끄으응!”
하급 수라는 힘을 더 주었지만, 돌기둥은 꼼짝하지를 않았다. 바로 아크의 검이 돌기둥에 꽂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노옴!”
하급 수라는 자존심이 상하여 다시 한번 돌기둥을 뒤로 빼서 아크에게 휘둘렸다.
아크는 말에 탄 채로 검을 휘둘러 돌기둥을 향해 다시 한번 휘둘렀다.
콰아앙!
채캉!
뭔가가 부서지는 큰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하하하! 네놈 검이 부서졌구나!”
하급 수라는 성급히 앞에 있던 투구를 쓴 기사의 검만 부서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쩌저적!
후두두.
하급 수라의 돌기둥에 균열이 가더니 이내 가루가 되어 터졌다.
“?!”
“?!”
그 자리에 있던 몬스터들과 기사들은 놀라는데. 하급 수라의 돌기둥이 힘없이 부서졌기 때문이다.
아크는 여유롭게 말에서 내리고 하급 수라는 멍하게 그 장면을 본다. 그리고 아크는 죽은 다른 기사의 검을 줍는데.
“역시 이 검으론 나의 오라를 버티지 못해.”
경악!
눈앞의 기사의 오라가 너무 강해 검이 버티질 못하고 깨진 것이다. 기사들이 본 아크의 검은 엑스퍼트에겐 과분한 드워프제 검으로 부러움을 샀었는데. 그 검이 버티질 못하고 깨지다니.
마스터가 오더라도 불가능했다.
“진, 너는 대체.......”
보브가 멍해진다.
하지만 아크는 변명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만 죽어라. 덩치.”
아크가 새로운 검에 오라를 부여하고 내지르자 하급 수라의 몸이 세로로 갈라지며 터져나갔다.
촤아악!
하급 수라는 죽을 때까지도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렇게 아크는 수라들의 선발부대를 상대로 기선 제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