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초석의 완성. - 시즌 2 시작.
101. 초석의 완성.
벨 제국이 세워진 지 어느덧 7년째가 시작되는 해.
아크도 어느덧 소년의 티를 벗고 성년의 모습이 된 27세의 청년이 되었다.
그리고 아크 벨 천왕과 뜻이 있는 사람들이 세운 벨 제국의 노력으로 브란티아 대륙의 혼란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나부나이드 후작이옵니다. 위대한 천왕 폐하.”
그 7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전 쉘츠 제국과 란셀에게 나라를 잃은 망국의 후예들이 벨 제국으로 흘러들어왔다. 그중에서는 란셀 토벌전에 공을 세운 전 쉘츠 제국의 귀족. 나부나이드 후작도 있었다.
아크는 공을 세운 나부나이드 가문의 작위를 후작으로 유지해주고 받아들였다. 이에 나부나이드 후작은 크게 아크와 기존 대신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숨을 죽이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세력을 키워나갔다.
그리하여 지금은 아크도 정치적인 쪽으로는 나부나이드 후작을 건드리지 않았다.
위협적 이여서가 아니다. 딱히 건들 이유를 만들지 않는 나부나이드 후작의 처세술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크가 건재하고 현명하게 아크를 도와 정치를 이끌 인재가 많은 벨 제국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동안 경사도 있었다.
아크의 영혼의 반쪽 아미가 드디어 아크와 혼약을 맺었다.
7년 전 아미는 반로회동으로 더 젊어진 육체를 얻었지만, 정신적 성숙이 어려진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하지만 7년 동안 아크와의 왕래로 인한 유대가 더욱 돈독해지며 정신적 성숙이 한층 더 이루어지고 원래 지혜롭고 현명했던 여인이라서 예전과 같이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어머니처럼 어루만져주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천왕 아크의 여자. 그리고 벨 제국의 황후로 인정하였다.
“아미! 결혼식은 성대하게 열자!”
아크가 아미에게 기대 어린 눈빛으로 말하였으나.
“안 돼!”
아미가 단칼에 거절하였다.
어찌 된 상황이고 하니 아크는 아미와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열고 싶었으나 아미가 말렸다. 지금같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군주가 너무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린다면 백성들의 원성을 들을 수도 있기에.
아크는 평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에 아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으나, 아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 서민들이 결혼식을 하는 규모로 결혼식을 열었다.
하지만 바람의 디아우스 엔릴을 시작으로 다른 디아우스들과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온다고 하자 아크와 아미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오는 사람들로 혼잡할 것이 뻔하였다. 반대편 대륙인 마고 대륙의 신시 왕국, 태자인 고현도 참석하겠다는 뜻을 보였으니 말 다 하였다.
이에 아크는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가 적힌 편지를 직접 써서 보내며 고맙고 감사히 축복을 받겠다고 적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비밀리에 제레인트 마을로 가서 수호자들과 가까운 사람들만이 모인 조촐한 결혼식을 열었다.
주례는 렌 사부가 맡았고 란데르그가 사회를 보았다.
란데르그는 특유의 센스 넘치는 언변으로 결혼식을 유쾌하게 진행하였다.
바람의 디아우스 엔릴은 아미의 할아버지이므로 참석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조용히 위장까지 하며 왔다 갔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아미는 그런 엔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내 하나뿐인 손녀의 가장 행복한 날인데 당연히 와야지. 예언의 아이가 힘들게 하면 언제든지 나에게 연락하여라. 이 할아버지가 혼내 줄 테니.”
엔릴은 본인의 이미지와 답지 않은 말을 하며 아미에게 기운을 주었다.
처음에는 아미의 신무기 틸인 타임 리턴의 후유증으로 할아버지인 엔릴은 한번 아미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러나 아크의 노력과 아미 특유의 친화력으로 엔릴의 사이를 다시 좋게 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의 엔릴은 손녀인 아미와 손주 사위인 아크의 꽁냥질을 보는 재미로 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진지함과 근엄함의 대명사로 강력히 알려진 엔릴이 말이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났고 그날 밤부터 아크와 아미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겼다.
“사랑해. 아미.”
“나도 마찬가지로 사랑해. 아크.”
아크와 아미는 신혼을 차린 방에서 5일 동안 안 나오고 서로를 원했다. 아주 격렬히 말이다. 가끔 물과 음식을 가지고 오는 하녀들은 물론이고 서류를 가지고 오는 벨 제국의 제1 재상인 렌 사부조차도 얼굴을 붉히며 물러설 정도였다.
“험험, 역시 젊음이 좋군.”
미리 아크는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대부분의 일은 렌 사부와 대신들이 재량껏 해도 좋다는 황명을 내렸다. 물론 최종 결정 권한은 아크에게 있어서 이렇게 렌 사부가 들어온 것이다.
참고로 렌 사부는 벨 제국이 안정이 된 최근에 아크에게 자신과의 혈연관계를 말하였다.
아크는 놀랐으나 진정 시킨 후 이내 렌 사부에게 어째서 자신과의 관계를 숨겼는지 물었다.
“너를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너와 나의 관계가 너에게 약점이 될까봐 조심했던 거란다. 그리고 나는 한번 나의 핏줄인 나의 손녀 니르를 잃어버린 상처로 너 또한 나의 유명세 때문에 너를 잃어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지. 물론 나의 짧은 생각으로 한 행동 때문에 네가 상처 받았을지 모르겠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하지만 나는 너를 지키려고 그런 것이다.”
그렇게 감격의 상봉 아닌 상봉을 한 아크는 렌 사부에게 니르와 보브에 관한 이야기들을 밤새워가며 들었다.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은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부모님이 서로 사랑을 한 시시콜콜한 사소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아크는 렌을 갑자기 할아버지라고 부르자니 뭔가 쑥스러워 아직까지 사부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렌 사부 또한 이제는 한 나라의 지도자인 아크에게 말을 높이며 다른 이들에게는 비밀로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크의 어머니인 니르와 렌 사부와의 관계를 몰라서 가능한 관계였다.
“아! 사부님!”
아크는 몸에 천을 걸치고 침대에서 나온 뒤, 렌 사부가 대기 하는 방으로 갔다.
“험험, 폐하. 즐거우십니까?”
렌 사부는 아크가 당황할까 봐 짐짓 태연한 척 말을 했지만, 속으로는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사부님도 참. 하하.”
브란티아 대륙의 혼란을 평정하고 백성들에겐 성군이오, 신료들과 다른 세력들에겐 패왕인 아크라도 태어났을 때부터 자신을 키워주고 또 지금의 자신이 자신으로서 있게 키워준 렌 사부에게는 언제나 순박한 청년이었다.
“폐하, 몸을 생각하셔야지요. 폐하야 물론 로드인 강자이기에 괜찮지만, 황후마마는 그렇지 않습니다. 혹여 황후마마의 몸이 상하실까 걱정되옵니다.”
잠시 이야기하자면 아크는 그동안 벨 제국을 경영하면서 틈틈이 렌 사부와 수련을 하여 란셀과의 전투에서부터 길이 보인 로드의 경지를 완전히 정복한 것이다.
로드의 경지부터는 그 경지를 밟은 전사에게 칭호가 내려진다. 예전 렌 사부는 검신(劍神) 이라는 칭호를 받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아크는 브란티아 대륙의 맹주답게 칭호가 두 개나 되었다. 같은 발음이지만 둘 다 뜻이 좋아서이다.
그 이름은 검성으로 하나는 검성(劍聖), 검의 성인이라는 뜻으로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아크에게 어울렸다. 또 하나는 명성 적으로 보나 실질적으로 보나 인류 최강의 검사인 아크를 기리는 뜻인 검성(劍星)으로 검의 별이란 뜻의 칭호가 더 추가되었다.
역대 인류 역사상 로드의 자리에 오르는 이는 적었으나 지금 아크처럼 두 가지의 칭호를 동시에 가진 이는 아예 경우가 없었다. 아크가 최초였다.
다시 이야기가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렇군요. 아미가 힘들겠군요.”
아크는 자신의 욕망보다는 아미의 건강이 걱정되었다.
“나는 괜찮아! 아크!”
그때 멀리 침실에서 아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아크가 미소 지었다.
사람에 따라서 침실에서 말하는 아미가 무례해 보일 순 있겠지만 가족처럼 편한 사이인 렌 사부에겐 괜찮았다. 그리고 지금 아미가 천만 걸치고 렌 사부가 있는 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욱 무례해 보일 수 있었다.
“험험.”
이에 렌 사부는 헛기침하며 말을 돌렸다. 하지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크와 아미의 궁합이 좋은 것을 알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폐하, 이번 제국의 건국일에 맞춰 행사를 기획하시는 일들은 다 완료했습니다.”
“그래요? 잘됐군요. 백성들이 좋아하면 좋겠네요.”
아크는 올해로 7년째를 맞는 벨 제국의 건국일에 맞춰 전국 단위로 행사를 기획하였다. 아직 혼란이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니지만 그동안 고생한 백성들을 위한 민생 축제였다.
처음에는 이것을 반대하던 고리타분한 귀족들도 있었다. 백성들은 그저 충성하면 된다고 말이다. 이에 아크가 강력히 백성들이 즐거워해야 국가도 즐거운 거라고 주장하고 아크를 따르는 사람들이 찬성하자 시행된 것이다. 이럼으로써 자신들 천왕의 결혼식을 보고 싶어 하던 민심을 어느 정도 만족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분명히 좋아할 것입니다.”
렌 사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아크에게 힘을 준다.
“그리고 에안나를 졸업한 학생들은 어떻습니까?”
“네 모두 인재들로 이번에 졸업한 우수한 학생들만 하더라도 300명이 됩니다.”
에안나란 아크의 아이디어로 안의 집이란 뜻의 공립학교이다. 창조주 안이라는 도덕적으로 맞는 가치관이 확립된 신념에 의해 학생들을 가르치자는 의미였다. 여기서 학생들은 모든 것을 국가에서 지원받으며 자신들은 그저 배움의 노력만 하면 되는 것이다.
초대 교장은 아크의 사부이자 벨 제국이 세워질 때 임명된 국선(國仙)인 렌 사부가 맡았다.
특이한 점은 데바나 데바의 후손같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 중에서도 귀족 자제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뜻이 있고 열정과 재능이 있는 평민과 같이 신분을 초월한 모든 10살에서 25세까지의 학생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3년의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역사, 학문, 전술, 승마, 전투 등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나이가 어려 더 배우고 싶으면 최대 28세까지 배울 수 있다.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뜻만 있으면 문인으로서는 관리가 되고 무인으로서는 중앙군에 들어간다. 물론 실력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각 기사단의 시험을 통과하여 바로 기사가 되는 방법도 있다.
처음에는 이것 또한 반대하던 귀족의 무리가 있었다.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지급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재무부 귀족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들의 권력이 빼앗길까 봐 반대하는 귀족무리였다.
전자는 국가를 생각하는 말이라서 그냥 넘겼지만, 후자는 패왕, 아크의 진노를 고스란히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결과적으로 반대하는 무리는 모두 쫓겨났고 전자의 문제는 벨 제국이 세워진 지 2년쯤 되자 경제적 상황이 좋아지고 천왕인 아크를 필두로 수호자인 4대 공작과 아크를 따르는 귀족들까지 개인 재물을 내놓음으로써 해결되었다.
국가가 발전하게 하려고 자신의 재물을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쉽지, 어려운데 벨 제국의 귀족들은 이것을 해내었다.
그래서 지금의 벨 제국의 중앙군은 기사가 아닌 일반 병사라도 위급한 상황에서 전술을 구사하고 타국의 병사와 비교를 불가할 정도로 전투력이 강해졌다.
에안나를 졸업한 학생들이 중앙군으로 가서 다른 병사들과 훈련하고 같이 수련하는 것이 주요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게 벨 제국은 아크의 혁신적인 정치로 다른 국가들은 감히 넘보지 못하는 최강국으로써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영토를 넓혔으면 하는 자들도 있었으나. 아크가 7년 전 천왕 즉위식에서 말했듯이 벨 제국의 국가이념이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 인 것만큼, 이는 잘 지켜졌다.
그래서 덩치만 비대한 국가가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국가 된 것이다. 이에 다른 국가들은 그런 아크와 벨 제국을 보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로 나머지 7개의 영광을 가진 국가들은 앞다투어 아크에게 7개의 영광을 바치고 아크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였다.
가지고 있어봤자 짐 덩어리보단 실리적인 이득을 취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행동이었다.
이로써 아크는 마지막 7개 영광 중 겨우 찾았으나 란셀과의 전쟁의 전후처리과정에서 행방불명이 된 눈갈의 영광을 제외하곤 7개 영광 중 6개가 아크의 손에 있었다.
“자, 여기에 옥새를 찍어주시면 다 됩니다.”
렌 사부는 마지막 서류를 아크에게 건네주고 아크의 인장을 기다렸다.
꾸욱!
“자 됐습니다. 사부님, 이제 저는 신혼 생활을 즐기러 가보겠습니다.”
“후후, 네 그러십시오.”
렌 사부는 얼른 자리를 떠났고. 문을 닫기 전 들려오는 것은 사랑의 노랫소리였다.
며칠 후.
아크가 주선한 민생 축제가 개국일 적에 맞춰 열렸고. 백성들은 개국일을 맞이하면서 경견함과 즐거움을 맛봤다.
이를 보던 아크와 아미, 그리고 다른 신하들은 미소를 지은 채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이로써 벨 제국은 브란티아 대륙을 시작으로 당당히 날개를 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