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96화 (96/155)

96. 고통으로 인한 이해.

96. 고통으로 인한 이해.

란데르그는 아크의 특명에 따라 아크의 연합군과 란셀군이 전투를 벌일 때 특수임무를 띤 몇몇 실력자들과 전쟁터를 우회하여 이스로 향하였다.

“란데르그 대장님. 이번 임무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몸에 마나를 부여하여 신체 강화를 한 뒤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 한 부하가 란데르그에게 질문한다.

“글쎄올시다. 모든 건 주군의 선택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이오. 우린 주군의 기대에 부응하게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태도이오.”

란데르그는 부하의 말에 자신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로 대답하였다. 그리고 주군, 아크에 대한 신뢰가 담겨있었다.

“알겠습니다. 대장님. 주군의 판단, 대장님의 믿음. 그것을 믿겠습니다.”

부하들이 그리 대답하였다.

파사 삭!

란데르그와 특수임무를 띤 부하들은 란데르그의 말을 명심하며 빠르게 이동하였다.

※ ※ ※

한편.

아크는 공중의 적들을 자신의 틸을 이용하여 빠르게 제거하여 실질적으로 공중에서의 위협요소는 사라졌다. 그러던 중 하나의 의문점이 생겼다.

‘아무리 살펴봐도 란셀은 안 보이는군. 무슨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가?’

아크는 란셀이 이번 전투에서 안 보이자 의아했다. 아무리 숫자가 많다지만 지금처럼 총대장이 없어 사기와 병사들을 직접 이끌지 않아 질적으로 아크의 연합군에 밀려 지금의 란셀 군은 후퇴를 거듭하며 이스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크도 이스 쪽으로 이동 중에 강렬한 투기를 느꼈다.

‘이건....... 이스 방향?’

아크는 곧 그 강렬한 투기를 누가 내뱉는지 알아챘다.

“란셀!”

아크는 급히 아크 연합군의 후방에 있는 카셀에게로 날아갔다.

“주군!”

카셀은 급히 자신의 주군이 아크가 오자 다른 변수가 생겼는지 알고 놀랐다.

“카셀, 작전에 맞춰서 지시했나?”

아크는 카셀에게 자신의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물어봤다.

“네, 주군. 모두 주군의 작전대로 지시하였습니다.”

카셀이 대답하였다.

“좋다. 지금 전선을 보니 수호자들 없이도 이 전세는 승기를 잡아갈 것이다.”

아크는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작전대로 이스 잠입 작전을 시행하겠습니다. 선발대로 백호의 수호자인 란데르그 경이 출진했습니다.”

카셀이 작전의 진행 사항을 말한다.

“나는 우선 급히 이스로 먼저 가겠다.”

아크의 말에 카셀이 당황한다.

“네? 하지만 주군 적진에 홀로 가신다는 것은......”

“란셀이 부르고 있다.”

아크가 나직하게 말한다.

“......”

카셀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침묵한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잠시 침묵하던 카셀이 아크에게 말한다.

“하지만, 카셀. 적은 너의 형제인 자다.”

아크는 카셀을 기본적으로 믿었지만, 혈육의 정에 의한 변수가 마음에 걸렸다.

“주군. 저를 믿어 주십시오. 아니면 주군이 저를 믿어주신 주군의 안목을 믿어주십시오.”

아크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카셀에게 말한다.

“...... 작전 지휘부의 대장인 네가 없어도 되겠냐?”

“이미 이 전장은 저의 연합군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저의 수하들 또한 일류인 자들입니다. 그들을 믿는 저를 믿어주십시오.”

카셀이 아크에게 진심을 담아 말한다.

솔직히 이번 전장은 이미 다 이긴 싸움. 물론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되겠지만. 란셀을 잡고 아크가 계획한 이스 잠입 작전이 성공한다면 완벽하게 이길 것이다.

“좋다. 카셀 그럼 작전 통제권을 연합 사령부에 건네고 나에게 와라. 나는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이니.”

아크는 고민하더니 카셀을 믿기로 한다.

“네! 주군, 정말 감사합니다.”

카셀은 작전 통제권을 연합 사령부의 수뇌부에게 전달하고 작전 지시가 꼬이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아크는 잠시 기운을 정리하였다. 공중전에서 너무 많은 기운을 썼기에 잠시 기운 회복을 위해서 명상을 하였다.

-아크. 마지막 싸움이다. 정신 바짝 차려라.

크리는 아크가 저번처럼 이성을 잃고 폭주할까 걱정이었다. 란셀은 유이를 죽인 자이기 때문이다.

‘......’

아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으로는 란셀을 제압하기 위해 전에 있던 전투를 수백 번 머릿속에 그리며 연습하였기에 전투에서는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란셀을 제압한 후에는 자신이 어떻게 할지는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분노에 몸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잡념을 없애고자 명상에 집중하였다.

잠시 후.

기운의 갈무리가 되었고 때마침 카셀이 아크에게 왔다.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주군.”

카셀이 말하였다.

“좋다. 그럼 가도록 하지.”

아크는 날개를 꺼내 자신의 기운을 카셀과 동화시켜 같이 하늘을 날아 이스로 향하였다.

슈우웅!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선을 통과하여 바로 이스로 향하였다.

‘형.......’

카셀은 자신의 형인 란셀과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인 아크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였다.

그렇게 이스에 도착하였다.

“음! 역시 방어 성법과 마법이 겹겹이 쳐져 있군. 결계의 형태로 말이야.”

아크는 단번에 이스의 상공에 있는 결계의 정체를 파악했다.

사실 아크의 힘으로 단번에 공중에서 침투하고자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무리였다. 공중으로 데리고 이동할 수가 제한적이었고 그리고 분명 결계가 쳐져 있어 결계를 통과하는 것도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소수인 두 명의 인원에 마법에는 정통한 그랜드 세이지인 카셀이 있었다.

“주군, 제가 파쇄해보겠습니다.”

카셀은 그리 말하고는 기운을 짜내었다.

기존의 카셀의 빙결 마법에 아크에게 받은 현무의 기운의 힘으로 강화된 마법을 날렸다.

일반 빙결 마법은 최대 다섯 개까지의 마법 식이 가능했지만 아크에게 받은 현무의 기운으로 한층 강화된 기운으로 최대 백여 개의 마법 식이 카셀을 등 뒤로 하여 하늘을 수놓았다.

파팟!

팡!

콰앙!

어마어마한 기세로 날아가는 얼음 덩어리를 그것들은 결계를 유지하던 성법과 마법을 각개로 격파하였다.

파앗!

쾅!

드디어 결계가 해제되고 아크는 빠르게 결계를 통과하였다. 그리고 그 뒤로 빠르게 다시 생성되는 결계.

이러한 종류의 결계를 깨기 위해선 많은 공격으로 결계를 건드리고 빈틈이 있을 때 복구되기 전에 빠르게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크와 카셀은 이스의 궁전으로 바로 향하였다.

“적이다!”

“없애버려!”

이스의 궁전에 있던 수비군들이 아크에게 달려들었다.

“비켜라.”

아크는 나직하게 말하고는 기운을 방출하였다.

콰카카카!

쿠우우우!

“큭!”

“크윽!”

아크의 기운에 수비군들은 바닥에 엎어졌다. 그리곤 꼼짝을 못 한 채 신음을 흘렸다.

그들에게는 엄청난 무게의 물건이 그들을 덮친 것과 같은 효과이기에.

그때.

두 사람의 눈에 익은 여인이 나온다.

“리즈?”

카셀의 눈이 커지고.

“들여보내라.”

리즈는 그들을 들여보내라고 하였다.

“하지만, 리즈 님!”

수비군들은 반발하였다.

“란셀 님의 명령이다.”

리즈의 그 단 한마디에 병사들은 길을 열어주었다.

아크와 카셀은 그들을 지나치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리즈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아크와 카셀을 바라보았다.

“카셀 님은 저를 따라오시고. 너는 왕의 홀로 가라.”

리즈는 아크와 카셀에게 대조적으로 말하였다.

“너의 마음은 알겠다. 리즈. 하지만 형님이 계신 곳에 나도 가겠다.”

카셀은 리즈의 말은 알겠지만, 지금은 자신의 주군과 자신의 형을 위해서 움직여야 했다.

“란셀 님에게 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아요. 카셀 님이 가신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자결하겠어요!”

리즈는 카셀에게 절규하며 말하였다.

“카셀, 저 여인을 따라가라. 너는 너의 여인을 슬프게 하지 마라. 이건 명령이다.”

아크는 카셀과 리즈가 보통 사이가 아님을 카셀에게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카셀이 수라에게 치이고 살았을 때 서로 의지한 사이였고 지금은 연인인 사이였다.

“하지만! 주군.”

카셀은 말도 안 된다는 말로 말하였다.

“네가 얼마나 나와 너의 형 사이에서 고뇌했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주군과 형의 갈등이 아니고 그보다 깊은 문제이다. 너에게 그런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고 싶진 않다.”

아크는 그동안 란셀과 카셀에 대해 생각한 것을 말한다.

“주군.......”

카셀이 할 말을 잃었다.

“가라.”

아크는 마지막으로 말하였다. 그리고 그 말은 카셀의 영혼과 동화된 현무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천왕으로서 수호자에게 말한 것이다. 절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그렇게 아크는 카셀과 리즈를 남겨두고 왕의 홀로 향한다.

※ ※ ※

이스의 왕의 홀.

“왔나?”

왕의 홀에 도착한 아크는 자신에게 말한 자를 바라보았다. 그자는 이스의 옥좌에 앉아 거만하게 아크를 맞이했다.

“란셀.”

바로 란셀이었다.

“음? 내 동생은 안 왔나 보군.”

란셀이 동생의 행방을 물었지만 진짜로 궁금한 것은 아니었다.

“......”

아크는 그저 조용히 란셀을 바라보았다.

“크크큭, 그래 그건 상관없지 그런데 좀 실망인걸, 내가 잘라낸 왼팔과 상처들이 말끔히 나아서 오다니.”

란셀이 예전 아크에게 상처를 줬던 것을 끄집어낸다.

“그럼 너의 여인이 죽은 것 또한 극복했나? 크크큭.”

란셀은 지금 아크를 도발하고 있다.

잠시 후 입을 여는 아크.

“너는 자신을 위해서 희생하는 자들의 고마움을 모를 것이다.”

아크는 담담히 말하였다.

“크크큭! 그딴 거 알아서 뭐해? 나는 이미 충분히 희생했는데 말이야!”

란셀은 처음에는 담담히 말하다가 이내 말을 하면서 발끈하였다.

“너의 일족이 겪은 고통은 카셀에게 들었다.”

아크가 말하였다.

“네놈이 뭘 알아 그저 듣기만 한 자가! 직접 고통을 느껴 본 적이 없으면서!”

란셀이 발끈하며 말하다가 이내 한 마디를 더한다.

“아! 그래 너는 네가 사랑하는 여인을 눈앞에서 잃었지 크큭, 그래 조금은 알겠군.”

“......”

아크는 가만히 란셀의 말을 듣고 있다. 하지만 크리드를 쥔 오른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 그거야! 눈앞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감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무력감! 그 상실감과 무력감이 우릴 서로 이해시켜준다!”

란셀이 미친 듯이 발광하며 말한다.

뿌드득.

“네가 상처를 입었으니 다른 사람도 상처 입으란 말인가?”

아크가 입에 힘을 주며 말하였다.

“그래! 서로의 고통을 알아야지만 서로 이해하지 안 그런가? 빌어먹을 예언의 아이!”

란셀은 가문인 브레스 가문이 예언의 아이란 존재 때문에 피해를 본 가문이기에 예언의 아이인 아크의 존재를 가장 혐오한 존재였다.

“네가 죽어도 너의 가문을 보호하겠다고. 카셀과 이야기 끝마쳤다.”

아크는 조용히 사실을 말하였다.

“크하하하! 그거 미치도록 고맙군. 하지만 내가 이기고 네가 죽으면 다른 아르드리 가문은 모두 죽일 것이다. 물론 너의 친구들과 인연이 있는 모든 자도 함께 말이야! 크하하하!”

란셀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아크는 그런 미친 자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란셀!”

아크가 기운을 내뱉는다.

콰카카카!

“그래 바로 그거야 아크! 나에 대한 분노 그것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시켜줄 것이다!”

그리 말하고는 란셀도 기운을 내뱉는다.

콰카카카!

두 명의 그랜드 마스터의 기운은 왕의 홀과 궁전을 진동시켰다.

쿠쿠쿵!

궁전이 진동하고.

쩌저적!

그 두 명이 직접 있는 왕의 홀의 벽과 바닥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파앗!

콰앙!

둘은 동시에 상대에게 쇄도했고 아크의 참마검과 란셀의 낫이 서로를 물고 뜯었다.

그렇게 겨울 전쟁의 마지막 최종 장이 펼쳐 울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