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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86화 (86/155)

86. 마르둑.

86. 마르둑.

아크의 군기 잡기는 그만두고 카셀의 추적마법으로 아미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아크 일행.

“쿠오오.”

아크 일행은 아미를 수색하면서 느꼈지만 사실 이곳 하아키 습지대는 약 400년 전부터 인간의 출입을 엄금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 있는 것은 사람과 동물 혹은 수라와 사람이 섞인 키메라만이 가득했다.

그 키메라들은 엄청나게 강하여 일반 사람들은 손끝 하나도 건들지 못할 정도였다.

“비켜!”

파사 사 삭!

쿵!

그러나 지금 분노한 아크의 검에는 종이 쪼가리만큼 의미 없는 강함이었다.

그렇게 아크와 동료들은 빠르게 아미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 ※ ※

한편.

아미는 제온과 다른 아다파들과 제법 즐겁고(?) 빠르게 이 하아키 습지대를 지나다니고 있었다. 종종 키메라들이 보였지만 그때마다 아다파들이 녹색 액체가 든 유리병을 던져주자 그 유리병을 찾으러 다녔다. 그리곤 유유히 빠르게 이동한 방식으로 지나쳤다.

아미는 아다파들이 아공간 아이템으로 꺼낸 가마(?) 같은 것으로 아미를 들어 편하게 이동시켜 주었다.

이동 중 아미는 정보를 캐내고자 제온에게 물었다.

“제온,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네 아미 누나. 뭐든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 것은 다 말해드릴게요.”

아미는 순수하게 말하는 제온을 보곤 어릴 적 아크가 떠올라서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래 제온, 저 키메라들은 누가 만들었니?”

제온은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히 역대 가장 천재 과학자. 엔키 님이 만드신 거죠.”

역시 이 키메라들은 엔키가 만든 것이었다.

“이 키메라들을 만든 이유는 아니?”

“음......”

제온은 뜸을 들였다.

“안다면 말해줘, 이 누나가 물어본 것은 다 말해준다고 약속했잖니. 약속은 지켜야지.”

아미의 그 말에 제온은 움찔거린다.

“거짓말하기 싫으니까 말할게요. 저 키메라들은 저희 아다파들을 만들 때 실패작들이에요.”

“?!”

제온이 상세히 말한다.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지? 인간과 수라들을 만드신 분이 엔키 님이라는 것은 아시죠?”

“응.”

“헤헤 그럼 빠르겠다. 엔키 님은 그 지식을 가지고 기존의 인간과 수라들을 융합하여 더욱 완벽한 인간 즉 모범적인 인간, 아다파를 만들 계획이 있으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인간의 외모에 수라와 같은 힘이 깃들어 있는 것이죠.”

아미는 소름이 돋았다.

수라들은 후손을 잘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수가 적어 인간들이 아직 이 행성 니비루에 살아있는 것이고. 만약 아다파들을 만들기가 쉽다면 이 니비루의 주인은 바뀔 것이다.

그리고 제온은 아미의 생각을 읽었는지 말한다.

“하지만 아다파들을 만드는 것은 혼자 하기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가끔 저렇게 부작용으로 인간도 아니고 수라도 아닌 존재가 만들어지죠. 그래서 아미 누나가 필요해요. 인간과 큰 신의 혼혈로 이루어진 유전자 데이터 그리고 엔키 님의 아들을 낳을 여자로요.”

제온의 마지막 말에 아미는 살며시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아미 누나가 가서 일이 잘 해결되면 완성된 아다파들을 이끌고 딘 가르드로가서 가짜 큰 신들의 왕인 엔릴을 죽이고 저희의 왕 엔키 님이 자리를 찾으시는 거죠. 히히.”

아미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응? 근데 아다파들이 적어도 너희 나이까지 되려면 적어도 15년은 지나야 할 텐데 지금 모습을 드러내면 위험할 텐데 지금 움직이는 이유가 뭐지?”

제온은 아미의 말에 키득거린다.

“히히 누나. 사실 저 이제 3살이에요.”

“뭐?!”

아미는 처음에는 제온이 농담하는 줄 알았지만, 제온은 말을 바꾸지 않았다.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아다파들의 대장이고요. 그리고 아다파들은 인간이되 보통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놀랄 건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히히.”

“그럼 노화도 빨리 오니?”

아미는 생각하기에도 무서운 대답을 기다린다.

“아니요. 저희는 인간, 그것 중 데바들을 참고로 만들었기에 노화는 느려요. 수명은 500년에서 1000년 사이라고 들었어요.”

쿠쿵!

아미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언제든 만들 가능성도 있고 성장도 빠르며 데바처럼 수명도 길다. 완전히 전쟁용 생명체를 만든 것이다.

그때 제온이 말한다.

“아! 저기 에리두 요새에 다 왔다.”

아미는 집중해서 봤지만, 어디에도 요새로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저 큰 호수만이 있을 뿐.

“애들아 나왔어!”

제온이 소리를 지르고 그때.

쿵!

쿠쿠쿠!

큰 소리와 함께 호수가 갈라지더니 바닥을 알 수 없는 구멍이 생겼다.

“누나 저게 바로 엔키 님의 지하 이동용 요새 에리두입니다. 어서 오세요!”

아미는 다급함이 일어났다. 이대로 갔다간 큰일이 나기에.

그때! 아미가 가장 듣고 싶어 했던 목소리가 들린다.

“아미!”

아미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아봤고 그곳에는 역시 이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남자가 있었다.

“아크!”

아크가 결국은 제온을 따라잡은 것이다.

※ ※ ※

아크는 속도를 내어 아미에게로 향했다.

“블링크!”

이에 제온과 다른 아다파들은 순서대로 블링크 마법을 써서 순식간에 에리두에 들어갔다.

“아-크!”

“아미!”

쿵!

그리고 닫히는 철옹성 같은 에리두의 문.

아크와 아미의 만남이 안타깝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주군!”

란데르그와 드라이, 카셀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뛰어온다.

하지만 아크가 누구랴!

“흐아압!”

아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방출하기에 이른다.

파파팟!

콰카카카!

주변의 땅이 흔들리고 대기마저 사나운 듯이 따가웠다.

“크윽!”

동료들조차 주변에 서 있기 힘들어서 거리를 두었다.

“하압!”

아크는 패왕 모드도 전개하고 막대한 마나를 왼팔에 집중시켜서 오랜만에 성화 아케트라브를 전개하며 에리두의 철옹성 같은 문을 때렸다.

콰아앙!

에리두가 숨어있는 호수의 물이 대부분 증발하였고 대기는 충격파가 생길 정도로 울렸다.

절대 안 열릴 것 같았던 에리두의 문이 아케트라브의 고열에 녹으며 쩌저적 하고 균열이 생기더니.

쾅!

엄청난 굉음을 내며 부서졌다.

그리곤 바로 들어가는 아크.

아크의 동료들은 잠시 일시 정지가 되었다. 처음으로 말을 꺼내는 것은 란데르그.

“이제 주군의 말은 무조건 들을 것이오.”

“동감.”

“내가 저런 자와 싸웠다니.”

아크의 동료들은 자신의 말을 하고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아크를 따라 에리두로 들어갔다.

※ ※ ※

에리두의 안은 기계와 고철로 이루어진 성이었다.

‘역시 이상해 지금 아크의 기운은 정상이 아니야.’

크리는 지금 크리드안에서 아크를 보았다. 아크는 자신을 가로막는 함정과 아다파들을 순식간에 제거하며 앞으로 나갔다.

뭐, 천왕이 강해지면 좋은 거지만 지금 아크의 힘과 기운은 마치 촛불이 마지막으로 불타오르는 것이랑 비슷했다.

마지막이라는 듯이 아낌없이 기운을 써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더 걸리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아크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가 없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방해한 것처럼 말이다.

‘설마! 그토록 주의했는데 그 녀석이?’

크리는 뒤늦게 진실을 눈치를 챘지만 아크의 영력이 없이는 실체화를 못 하고 지금 아크의 마음에는 ‘다른 녀석’이 있어서 아무런 말도 못 하였다.

-죽여라! 죽여라! 너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모두 죽여라!

‘닥쳐! 닥쳐!’

아크는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귀담아듣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덧 그 마음속의 말처럼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주군!”

아크가 길을 다 뚫으니 아크의 동료들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들어왔을 때 엄청나게 커다란 공간에 도착하였다.

“여긴 어디오?”

란데르그가 물었지만 대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여기가 형들의 무덤이야.”

제온과 다른 아다파들이 나와서 아크 일행을 맞았다.

※ ※ ※

“끌끌끌, 드디어 무대가 갖춰줬군그래.”

으스스한 분위기에 그 장소 곳곳엔 사람 같은 존재들이 갇힌 유리관이 있는 방이었다. 그곳에서 노인이 커다란 거울이 있는 곳에서 말했다.

그런데 그 거울에는 지금 아크 일행과 아다파들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악취미는 여전하군. 엔키.”

그 엔키라고 불린 노인 뒤에서 앙칼지게 말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 앙칼진 목소리는 또한 여전하군, 아미.”

그랬다. 그 두 사람은 엔키와 아미였다. 더 자세히 보니 아미 누워있는 채로 팔다리가 묶여있었다.

“추방이란 벌은 너에게 득만 됐 나보군 하나도 깨우치지 못했으니.”

“끌끌끌, 진정한 천재는 장소 탓을 안 한다네, 아미.”

숨넘어가는 웃음소리로 태연하게 대꾸하는 엔키였다.

“나를 여기로 데리고 온 이유는?”

아미는 지고 싶지 않아서 굳세게 말하였다.

“남자와 여자가 아무도 없는 방에 단둘이 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꼬.”

엔키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역겹고 추잡한 늙은이! 미쳤군.”

“끌, 천재란 때론 미치게 보이기도 한다네.”

아미는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

“좋은 왕의 계승자를 만들려고 한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게나. 그럼 내가 슬퍼져. 끌끌.”

엔키는 그리 말하더니 아크가 나오는 거울을 본다.

“저 붉은 머리 청년이 아미 네가 사랑하는 녀석 이는가보군. 음, 예언의 아이 아르드리 핏줄. 하지만 나와 함께라면 너는 이 세상에 진정한 왕이자 신의 어머니로 살 수 있다네.”

“나가 죽어 이 미친놈아!”

엔키는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찼다.

“쯧쯧,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자네나 다른 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게 있다네. 나는 강제로 내 여자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상대의 기가 꺾여 순종하는 걸 좋아하지.”

“야 이*&*^%&"

끝내 아미 입에서 쌍욕이 나왔다.

엔키는 귀를 막다가 손을 떼어 말하였다.

“그래서 생각했지 이 천재님이 순간적으로 생각했는데 말이야. 저 붉은 머리 청년이 고통스럽게 죽는 것을 본다면 순종할 것 같아서 말이네. 어떤가? 재밌겠지 않겠는가?”

아미는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오고 분해서 눈물이 나왔다.

“오! 역시 맞는 방법이군. 그래, 흐흐흐, 역시 난 천재라니까. 그럼 시작하도록 하지. 자네도 알지? 나의 아들 마르둑.”

“마르둑?! 그 반란을 일으켜 사형당한 너의 아들?”

“그렇다네. 내가 더군다나 강하게 되살렸지 하지만 주기적으로 피를 먹어야 하는데 오늘 예언의 아이의 피와 같이 먹이도록 하지. 네년의 아비 닌우르타만 아니었으면 진즉에 왕이 되었을 아이야....... 크크큭, 고통 속에서 소중한 이가 죽는 걸 보게나!”

“안 돼!”

아미가 소리를 질렀지만, 아크는 못 듣고 엔키만이 그 절규를 즐겼다.

※ ※ ※

다시 장면은 아크 일행과 제온이 있는 곳.

“자 어서 격퇴 놀이를 해볼까요? 히히.”

제온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격퇴 놀이?”

아크가 물었다.

“네! 저희가 계속하고 싶어 했던 놀이인데. 저희의 집에 침입한 침입자를 죽이는 놀이에요! 그런데 아무도 안 와서 못 해봤어요. 근데 지금 해요 아이 신나라.”

아크는 마음속에서 울리는 소리 때문에 안 그래도 예민한데 저 제온이라는 아다파가 상식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계속해서 욕을 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쾅!

콰카쾅!

갑자기 벽이 하나 날아 가면서 구멍이 뚫렸다. 날려가 버린 벽을 보자 사람 발자국이 있었다. 일반 사람보단 크긴 하지만 말이다.

“뭐지?”

“?”

아크 일행과 제온 일행은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잠시 당황한다.

그리고 서서히 들어오는 자가 보였다. 남들보다 거대한 사이즈의 모습에 수라들처럼 뿔이 나 있었으며 온몸이 붉고 오른쪽 손에는 불타오르는 거대한 검을 왼쪽 손에는 하얀 얼음이 낀 거대한 검을 들며 나왔다.

“크르르, 내 소개를 하지 나는 마르둑. 이 세상의 왕이 될 자이다.”

공포를 주는 외관과 달리 평범하게 말하는 마르둑이라고 이름을 밝힌 자.

“너희들의 피를 마시고 더욱 강해지겠다.”

“뭣이오?”

마르둑의 말도 안 되는 말에 반응하는 것은 란데르그 뿐이었다. 나머지는 가만히 있었다. 그만큼 외모가 분위기가 엄청났기에.

“크아아아!”

그리고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아크 일행과 제온과 아다파들에게 돌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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