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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75화 (75/155)

75. 금 망치 렌.

75. 금 망치 렌.

‘지금의 나는 철양 기사단과 철양 기사단장 쇼우와의 결투로 힘이 많이 소진된 상태. 시간을 끌수록 내가 불리해. 이 자를 최대한 빨리 제압한다.’

아크는 그리 마음먹고 단시간에 최대한의 힘을 낸다.

파파팟!

콰카카카!

아크의 기운이 최고조에 달하고. 절정에 도착하였다.

‘호오! 과인의 기운에 밀리지 않는 기운!’

마후라 2세는 처음엔 아크를 얕보았으나 이내 진지하게 전투에 임한다.

후우웅!

파지직!

쐐 액!

아크는 마후라 2세에게 돌진하며 크리드를 휘둘렀다. 하이 골드 오라 블레이드로 된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공격이었다.

마후라의 속성 오라와 비슷한 금색이었으나 아크의 골드 오라는 다마스커스 광석 재질인 크리드로 인한 불타는 황금빛 검기였다.

콰앙!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검격으로 마주한 아크와 마후라 2세의 뇌창. 마틴과 아크의 크리드가 진동하였다.

‘얕았나?’

아크가 생각하는 자신의 첫 번째 공격에 대한 평가였다. ‘좀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가서 검을 내질렀으면’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

마후라 2세는 이번에는 자신의 차례라는 듯이 마틴에 더욱 오라를 짜내어 눈부신 검기를 형성했다.

파아앗!

파지직!

“크윽!”

마틴의 검기에 아크가 신음을 흘린다. 뇌창의 부분 속성인 번개 속성 석의 힘이 아크를 덮친 것이다.

그것은 번개 속성의 마비!

아크가 약간의 경직에 걸리자 마후라 2세는 마틴으로 검격을 날렸다.

콰앙!

아크의 가슴에 마틴의 사나운 이빨이 스쳐 지나갔고 아크는 그 충격으로 뒤로 밀렸다.

이에 아쉬워하는 마후라 2세.

“음! 역시 패왕의 갑옷. 이 정도의 공격은 막아내는군.”

“그런 정보까지 있었나?”

“허허, 과인은 정보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네. 그리고 그대가 너무 설쳤더군. 정보가 너무 쉽게 들어왔으니. 후후.”

그동안 아크는 패왕의 갑옷을 입고 전투에 나간 적이 많았다. 아마 이 정보는 에밀 왕국반역 사건 때 정보가들 사이에서 퍼져나갔으리라. 그 점에 아크는 약간 아쉬웠다.

“그렇다면 이 성법기가 얼마나 강한지 알겠군.”

아크는 아쉬운 점을 내색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말한다.

적어도 마후라 2세에게 위협이 되도록.

“그렇다네, 그리고 잘 알지. 후후”

“?”

“바로 태양의 성법기 패왕의 갑옷은 같은 양기인 태양 속성과 싸울 때는 발휘할 수 없다는 걸 말일세.”

“!”

아크는 놀란다. 패왕의 갑옷이 태양의 속성 석의 특징인 양기의 힘을 쓰는데. 이것이 같은 양기와 싸울 때는 발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처음 알았다.

후우웅!

‘?!’

마후라 2세의 말이 사실이었다. 아크가 패왕의 갑옷의 패왕 모드를 쓰려고 하는데 패왕 모드가 발동하지 않았다.

적대적인 마후라 2세의 태양의 속성 석의 영향을 받아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젠장!’

아크는 자신의 비장의 카드인 성법기 패왕의 갑옷을 쓸 수 없다는 점에서 절망감을 느꼈다.

마후라 2세는 미리 정보를 조사함으로써 아크가 쓸 수 있는 패를 줄였다.

정보의 힘이었다.

‘이번에는 나 자신의 힘으로 이걸 이겨내야 해.’

아크는 그리 마음먹고 순수하게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 상황을 이기자고 생각하였다.

후우웅!

파지직!

태극사신무의 힘인 청룡의 기운을 써서 크리드의 검신에 번개 속성을 띄게 하였다.

“호오! 역시 신검 중의 신검이로군, 속성 석을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꺼내 쓸 수 있다니.”

아크의 반응은 문답 무용(問答 無用)! 땅을 있는 힘껏 박차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파앗!

적을 약간의 마비를 시키는 번개 속성으로 가장 효율적인 기술을 선보인다.

바로 일격에 아홉 번의 공격을 가하는 버서커 드라이브!

콰카카!

파파팡!

어마어마한 속도. 아크의 회심에 일격에 공기가 압축되어 터지는 파공음이 들렸다. 그런 와중에 마후라 2세도 반격한다. 버서커 드라이브가 들어오는 동시에 마틴을 휘두르는데.

챙!

채캉!

쾅!

카캉!

금속과 오라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마후라 2세의 마틴은 포샤르 형태의 무기. 포샤르의 갈고리로 크리드의 칼날을 걸어 들어 올린다.

“이야 얍!”

마후라 2세는 괴력을 선보이며 크리드를 든 아크를 통째로 들어 올린다.

쿵!

콰아앙!

쿠웅!

“으악!”

아크는 엄청난 물리적 충격으로 땅에 처박힌다. 큰 균열과 함께 땅이 밑으로 가라앉았다.

마후라 2세는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 뇌창을 발동하며 마틴을 내지른다.

일초 즉발의 아크!

“큭!”

아크는 태극사신무의 힘 중 주작의 힘을 사용하여 빠르게 날아오른다.

쿵!

푸드덕, 푸드덕.

“호! 자네는 정말 과인을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군. 다른 비행 장치도 없이 순수하게 자신의 힘을 발현한 날개를 사용하다니.”

“허억, 허억.”

아크는 힘이 많이 들었다. 체력적으로 너무 한계였다. 그리하여 지금 발동하고 있는 힘들을 유지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이 한방으로 끝낸다.’

아크는 마지막 기술을 전개하고자 한다. 하늘을 나는 이점으로 거리가 확보되어 아크에게도 피해는 없을 것인 기술이.

‘버스트 웨이브!’

아크의 크리드 검신에 번개 속성의 이펙트가 강렬해지고 이내 내지른다.

파앗!

파지직!

후아앙!

번개를 몸으로 삼은 새가 아크의 크리드에 맺히며 날아간다.

쿠쿠 쿵!

“흐읍!”

마후라 2세도 마틴에 전력을 부여하며 창을 던진다.

날아가는 마틴의 황금빛 번개가 더욱 강렬해지더니 이내 버스트 웨이브랑 격돌한다.

쿠콰카캉!

콰아앙!

공중에서 폭발하는 두 검기! 이내 아크의 버스트 웨이브가 찢어지는 굉음을 내며 마틴이 아크에게로 향한다.

파지직!

파아앙!

콰직!

“으아악!”

아크의 몸체를 뒤덮은 패왕의 갑옷을 노리는 것이 아닌 아크의 머리를 노린 공격이었다.

아크는 마나를 반사 신경에 집중하여 살짝 비틀었다.

다행히 아크는 투명화 투구를 쓰고 있어서 큰 타격은 없었지만, 강렬한 열기에 투구가 찢어지며 벗겨졌다. 아크는 큰 충격을 받은 채로 땅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쿠웅!

“크윽!”

마후라 2세는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그랜드 마스터의 비기인 ‘오라 파이어’일세 오라 웨이브보다 상위의 개념이지.”

아크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고 싶었지만 이내 정신이 흐려진다.

‘안돼! 여기서 이렇게 무너지면 약속이......’

아크는 자신의 목숨보다 자신을 믿어준 이들을 배신하는 것 같아 정신을 집중하려고 한다.

이때!

“내 제자에게서 떨어져라!”

쾅!

충격음이 들렸고 아크의 시선에 마지막으로 맺히는 것은 황금빛 검 9자루였다.

“사....... 부님.”

아크는 그 말을 끝으로 안심한 표정으로 정신을 잃었다.

렌 사부의 등장이었다.

“그대는!”

“나를 아는가! 하지만 나는 그대를 모르는데.”

렌 사부는 하마터면 자신의 후손이자 애제자인 아크를 잃을 뻔한 상황에 잔뜩 예민해져 있었다.

마후라 2세는 기가 찬 듯이 말했다.

“커큽! 역시 그대는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군. 예나 지금이나.”

“쓰레기는 기억하지 않는다.”

마후라 2세의 얼굴에 근육이 꿈틀거린다.

렌 사부는 신랄하게 말을 이어 하는데.

“아! 알겠군, 데바의 의무를 잊고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는 그대는 내가 아는 자 중. 가장 쓰레기다.”

팩트 폭력을 당하자 마후라 2세의 화가 치솟았다.

“그대가 예전에 검신으로 통할만큼 강했으나 지금은 퇴물!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지.”

마후라 2세는 지지 않으려 부단히도 애를 쓴다.

렌 사부는 아크를 보호하듯이 떠있는 마나로 이루어진 마나 블레이드, 그중 9자루 중 1자루를 손에 든다.

“크크큭! 역시 노망났어.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

그리 말하고 마후라 2세의 마틴이 어느새 날아와 마후라 2세가 손으로 잡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푸른 마나로 이루어진 마나 블레이드가 생성되었다.

후우웅!

화르르!

렌 사부는 조용히 검을 휘젓는다.

“이 검이 왜 황금빛인 줄 아나?”

마후라 2세는 번한 질문을 왜 하냐는 듯이 물었다.

“아르드리의 사부인 그대가 골드 오라를 사용했겠지.”

“자세히 봐라. 불꽃처럼 타는 게 아니라 은은히 물결치지 않는가.”

“?!”

마후라 2세는 그제야 사실을 깨닫고 기겁한다.

“설마 경지가 하락한 게 아니라......”

“그래 후학에게 기회를 준 것이지. 그랜드 마스터와 로드의 차이를 가르쳐 주지.”

“!”

그렇다 렌 사부의 마나 블레이드는 사실 로드의 상징인 영력으로 만드는 ‘소울 오라 블레이드’였다. 소울 오라 블레이드는 골드 오라와 성질은 같으나 위력은 골드 오라를 웃돈다.

렌 사부의 마지막 말로 소울 오라 블레이드가 형태를 변하더니 이내 거대한 망치의 모습으로 변한다.

후우웅!

“자! 그럼 잘 가시게 쓰레기!”

마후라 2세의 표정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그러나 렌 사부는 마후라 2세를 그냥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쐐 액!

파팟!

렌 사부가 땅을 박차고 튀어 오르며 마후라 2세에게 접근하였다. 마후라 2세도 뒤늦게 방어하고자 마틴을 사용했으나 렌 사부가 더 빨랐다.

“나의 한때 별명이 금 망치 렌이었지.”

렌 사부가 작게 속삭이고 마후라 2세의 표정에서는 공포감이 어렸다.

콰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큰 충격파가 일어났고 마후라 2세는.

퍼억!

쿠우웅!

쾅!, 쾅!

숲의 한쪽을 무너뜨리며 날아갔다.

금 망치 렌으로 불리 울 만큼의 묵직하고 큰 한방이었다.

“후우~”

렌 사부는 오랜만의 운동에 숨을 내쉬었고 아크를 들어 올려 카다른으로 향하였다.

“아직 수련이 더 필요하구나. 아크.”

렌 사부는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새근새근 자는 아크를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 ※ ※

“어머! 아크!”

카다른에 도착하자 출동 준비하던 카다른의 기사단과 아미와 유이가 성문에서 아크를 든 렌 사부를 만난다.

“렌 님! 어떻게 된 것이죠? 저희는 크리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 아크를 구하고자 나가려고 했는데....... 아크는 괜찮나요?”

“아크는 괜찮답니다. 아미 님, 유이 양 그리고 카다른의 기사들이여.”

그 말에 카다른에 있던 모든 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상황이 정리되어 무라스 경과 란델 경 그리고 유이가 아크를 부축한 채 방으로 가였고 아미는 크리와 렌 사부와 함께 그때 상황을 정리하였다.

※ ※ ※

카다른 인근 숲속.

렌 사부가 한탕을 하고 간 자리에는 격돌한 충격파로 숲이 황폐화가 되었다.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의 나무들이 무너지고 땅은 파였으며 핏자국이 있었다.

“크윽! 렌, 이 새끼. 반드시 복수한다. 큭.”

특히 나무가 무너진 곳에서 달빛을 받은 그림자가 하나 나왔다. 마후라 2세였다.

마후라 2세는 온몸에 멍 자국과 핏자국이 있었으며 마후라 2세의 무기 마틴은 부러졌다. 그리고 갑옷도 많이 부셔져 있었다. 그야말로 패잔병의 모습.

살아남았다는 감사는 없이 일단 복수하고자 이를 가는 마후라 2세였다.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옛 쉘츠 제국의 수도 이스였다.

※ ※ ※

다시 카다른의 성.

“아크는 지금 많이 무리해서 잠시 잠든 것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아미 님.”

렌 사부는 너무 놀란 아미를 위로하였다.

“그렇지만 렌 님. 이번에는 저희가 너무 안일했어요. 설마 암살자가 아크를 노렸다니. 아크의 보호자라고 떠벌리고 다녔으면서.......”

“나도 대처를 잘하지 못한 것 같아. 아미 너만 실수한 게 아니야. 사실 실수랄 것도 없어 너무 급작스러웠으니까.”

크리도 아미를 다독인다.

“차라리 다행입니다. 아크가 지금 자신의 수준을 알았으니, 다음부터는 더욱 수련할 것입니다. 그럼 다른 암살자가 온다고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그 마후라 2세만큼 강한 자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렌의 위로를 받으면서 아미는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네........ 근데 렌 님.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이틀 전에 아크의 별자리를 봤습니다. 근데 흉성(凶星)이 아크의 별자리를 맴돌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근처에서 그랜드 마스터의 기운이 서로 격돌하기에 갔었습니다.”

아미는 렌 사부의 말에 놀란다.

“렌 님은 별자리도 보는구나.”

“허허허, 늙은이의 취미입니다.”

아미의 표정이 굳게 다짐한 듯이 이를 다문다.

“결심했어. 렌 님. 저도 그 별자리를 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

“아크에게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부탁드릴게요.”

아미의 말을 듣자 렌 사부도 말한다.

“별자리는 제법 심오하답니다. 하지만 아미 님은 머리가 좋으시니. 금방 습득하실 겁니다.”

“우와! 고마워요. 렌 님!”

아미는 뭐가 그리 좋은지 렌 사부에게 안기며 웃었다.

“허허허.”

렌 사부는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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