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성령감응.
73. 성령감응.
드라이의 적대감이 최고치를 찍었다. 빛과 인간의 생명을 중요시하는 드라이에겐 단의 시체를 이용한 전술은 그야말로 최악의 악이었다.
“이 자식이! 감히 죽은 자들을 우롱하다니!”
“후후후! 그것 또한 재미랍니다. 빛의 검이시여 후후후!”
단은 끝까지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하였다.
“그어 억!”
드라이는 좀비들을 베는 도중에 좀비가 된 어린 소녀를 보았다.
“이......!”
이 소녀는 드라이가 이 마을로 치료를 온 이유였는데. 자신의 부모님들이 아파서 도와달라고 말하여서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 소녀가 좀비가 되다니 드라이는 순간 공황에 빠졌다.
“후후후, 그 소녀를 보셨군요. 후후후, 당신을 데려오면 부모들을 풀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뭐 보시다시피 그 소녀는 물론 부모들까지 좀비로 만들었지요. 키키 킥!”
단이 끝내는 점잖은 척을 그만두고 비열한 웃음을 지었고 드라이는 피가 거꾸로 치솟는 느낌이었다.
“이 새끼가!”
끝내는 드라이도 뚜껑이 열려서 한순간 움직임이 멈칫거렸다. 너무 흥분해서이다. 단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좀비들로 변한 마을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때다!”
드라이의 한순간 실수로 좀비들이 드라이를 붙잡았다. 다행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갑옷으로 무장하여 물리지는 않았다.
수많은 머릿수로 밀어붙이자 드라이는 무게에 짓눌러 땅에 눌리었다.
“크윽!”
이에 드라이는 재빨리 빛의 성법을 발동시켰다.
부우웅!
화아악!
죽음의 마법에 특효인 생명의 성법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대항마인 성스러운 빛의 성법이 발동되자 좀비들이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 그중에는 그 소녀와 부모로 보이는 자들도 있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드라이는 짧은 기도를 하고는 단에게 쇄도하였다.
쐐 액!
퍽!
드라이가 빛과 같은 빠르기로 미늘창을 찔렀으나 단의 발밑에서 근육질 남성 좀비가 나와 대신 맞았다.
“음?!”
원래대로라면 그 좀비를 뚫고 단까지 찌르려고 했으나 근육질 남성 좀비는 자신의 배에 박힌 미늘창을 한 손으로 잡으며 놓질 않았다. 어마어마한 완력! 그런데 이상한 점은 다른 좀비들처럼 성 속성에 반응하여 가루가 되지 않았다.
“키키 킥! 어떻습니까. 저의 희대의 역작입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이놈!”
단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키득거렸다.
“혹시 데몬 좀비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데몬 좀비? 설마!”
단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팔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
“크크크! 바로 그 전설로만 내려오던 데몬 좀비를 제가 만들어냈습니다.”
데몬 좀비란 죽음 속성 마법 중에서 언데드 계열 중 최악이자 최강의 언데드였다.
명계에 있는 악령을 좀비질병으로 감염된 자에게 덧씌운 것이다. 그 위험성으로 금기시되었고 현재에 와서는 모든 자료가 불타 없어졌다. 그만큼 위험하고 저주스러운 마법이었다.
“전설로만 이야기되던 기술을 제가 최근에 부활 시켰습니다. 자! 데몬 좀비여 너의 힘을 보여라.”
그 말을 듣고 드라이는 일단 거리를 벌리려고 미늘창을 있는 힘껏 뽑았다.
푸화학!
데몬 좀비의 배에서 피가 튀었고 미늘창을 잡은 손가락이 잘렸으나. 이내 피가 멎고 손가락이 다시 자라났다. 그리고
뿌드득! 뿌드득!
순간적으로 데몬 좀비의 근육과 뼈가 파공음을 내며 뒤틀렸다. 보기 심히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변한 데몬 좀비. 좀비라기보단 악귀가 현신한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키키 킥! 어떻습니까! 이게 바로 육체적 능력으로도 상급 수라와 맞먹는다는 데몬 좀비. 제가 만들에 낸 역작입니다.”
데몬 좀비의 위험성은 단순히 육체적 능력이 다가 아니다. 그 위험성은 명계의 악령이 깃들어 물리적 법칙을 초월한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단이 뭐라고 말하던지 조용히 바라보기만 하였다.
“왜요? 무섭습니까? 빛의 검이? 키키 킥!”
드라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데몬 좀비를 아는 자들이나 연구 자료는 있나?”
단은 뭘 그리 쓸모없는 것을 이야기하는지 몰랐다. 그보다는 자신의 작품에 공포와 전율에 반응해주길 바랬다.
“흠....... 공포로 머리가 맛이 갔군요. 뭐 좋습니다. 말해드리죠. 이 기술은 저만의 기술. 찾아낸 자료와 저의 자료는 모두 제 머릿속에 있습니다. 어때요? 이제 됐죠?”
드라이는 단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이야기한다.
“그래? 그럼 너만 없애면 되는 거군.”
“키키, 드디어 당신이 정신이 나갔군요. 자! 데몬 좀비여 저자를 죽여라!”
단이 그리 말하자 데몬 좀비는 순식간에 드라이의 옆으로 이동하였다. 순간적으로 빨리 이동한 것이 아니라 물리 법칙을 초월한 이동이었다.
쾅!
데몬 좀비가 살짝 주먹을 드라이에게 내지르자 쾅! 소리와 함께 드라이가 날아 가서 흙더미에 파묻혔다. 이 모든 것이 1초 만에 일어났었다.
“푸하하학! 키키키킥! 어떻습니까? 그만 깔끔하게 죽여 드릴까요? 고통 속에 죽여줄까요? 흠. 어쩐다. 난 후자가 더 좋네! 키키킥!”
드라이는 흙더미에서 나오며 말하였다.
“컥! 크컥! 역시 이대로는 안 되겠어.”
드라이는 피를 토했다. 그리고 기도를 하는데.
“창조주 안이시여 그대의 선한 영혼이 제게 강림하사......”
단은 기가 찬다는 듯이 말했다.
“뭡니까? 이 순간에 기도? 미쳤군. 자! 데몬 좀-”
단은 말을 이어 하지 못했다. 드라이에게서 강렬한 빛이 내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파아앗!
휘황찬란한 광채가 드라이의 온몸에서 내뿜어져 나왔다.
“뭔 짓입니까!”
단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 그리고 서둘러 데몬 좀비를 조종하는데.
“어서 죽여!”
데몬 좀비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초자연적인 힘을 쓰려고 했으나.
“.......”
데몬 좀비는 움직임이 없었다.
“어찌 이런!”
데몬 좀비의 초자연적인 힘이 발동하지 않았다.
“성령이 강림한 상태에선 악령의 힘은 무용지물이지.”
드라이가 말하였다.
“설마! ‘성령 감응’!”
그렇다. 지금 드라이가 쓰는 기술은 백기사와 성기사가 오래전에 가진 기술인 성령 감응이다. 드라이는 빛의 검을 통합한 다음 빛의 검의 수장만 들어갈 수 있다는 옛 비밀 서고에서 이 기술을 찾았다.
성령 감응. 이 기술은 선한 영인 성령을 자신의 몸에 직접 투영하는 것으로 전개 자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상대와 전투할 때는 7배 강해지고 악한 영들과 싸울 때는 무려 77배 강해지는 기술이다.
지금 상대인 데몬 좀비와 단은 악한 영을 가지고 있어 지금 드라이의 능력은 77배 강해진 상태!
“자, 그럼 빛의 검의 심판을 받아라!”
단은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안 돼!”
그다음은 그냥 끝이었다. 데몬 좀비는 드라이가 미늘창으로 한 대 때리자 가루가 되었고 단은 도망치는데 드라이가 미늘창을 투창처럼 던져 꼬챙이가 되어 죽었다.
자신을 리치 급 마법사라고 했으나 어쩌겠는가. 상대는 성령을 쓰는 자인데. 영혼을 다른 물건에 숨겨 버린 리치였지만 숨어있어도 숨어있는 영혼 그 자체가 성령의 힘 때문에 파괴되었다.
그렇게 드라이는 마을 사람들의 복수를 해내었다.
※ ※ ※
란데르그는 지금 보이지 않는 상대와 전투 중이었다. 지금 있는 곳은 숲속. 그 숲속에서 어느새 거대한 화살이 날아와서 란데르그를 노린다.
피슝!
콰카캉!
‘한 발이라도 맞으면 치명상이오.’
란데르그가 그 생각을 할 만큼 화살은 거대하고 단단했다. 그리고 그것과는 안 어울리게 작은 소리만 날 뿐이었다.
일단 란데르그는 바위와 같은 엄폐물이 많은 강 쪽으로 움직였다.
파팟!
숨기 딱 좋은 거대한 바위 뒤에 숨은 란데르그 좀 안심이 되자 상황을 하나하나 살핀다.
‘화살이 날아 오는 횟수와 개수로 보면 적은 한 명. 엄청난 실력의 저격수이고 어디 보자. 화살의 재질은.’
조금 전에 주운 화살의 재질을 살펴보는 란데르그. 그리고 놀란다.
‘이건! 털이 아니오?’
놀랍게도 화살의 재질은 기다란 털을 꼬아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란데르그가 살피자 화살로 이루어진 털이 힘을 잃는다.
‘흠~, 마법 재질로 구성된 것이로군.’
란데그르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또다시 작은 파공음이 들렸다.
피 슝!
‘각도로 이곳을 맞출 순 없소이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로군.’
그리 생각하며 있었는데.
팡!
콰카캉!
“이런!”
란데르그가 숨어있던 바위를 뚫고 란데르그를 향했다.
파팟!
란데르그가 급히 마나를 끌어모아 회피를 하였다. 순간적인 반사 신경이 느렸으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었다.
그리고 반격을 가하려고 활을 들었지만, 기척이 없었다.
‘이런 정말! 기척이 이리도 없다니.’
란데르그가 그리 생각하던 말든지 화살이 또다시 날아왔다.
피 슝!
콰카캉!
그러나 란데르그는 이번에는 확실히 보았다. 화살이 날아 오는 방향을 말이다. 확실히 강 쪽에 있어서 보는 방향이 숲 쪽이라 아까 전같이 헷갈리지는 않았다.
“자! 이것도 받아보시오!”
란데르그는 그리 말하고는 자신의 바람의 속성 석이 박힌 롱 보우에 바람의 오라를 주입하였다.
후우웅!
팟!
짧은 파공음과 함께 날아 가는 바람의 화살 숲속 나무의 한쪽을 날리었다.
쾅!
후드득!
그러나 적은 그것마저 피한 듯하였다.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바로 적의 엄폐물이 되어준 숲을 날리는 것.
‘지금쯤이면 샴바라와 하프 블러드 길드원들이 피했을 것이오. 기회는 지금이오.’
란데르그는 이리저리 피하며 백호의 힘을 사용해서 화살에 바람의 기운을 합치었다. 그리고 화살의 강도는.
‘강도는 최대치! 다마스커스 광석 급!’
란데르그가 화살을 쏘기 위해 엄폐물에서 나와 자세를 잡자. 란데르그한데 날라 오는 털 화살!
“이번에는 다를 것이오!”
란데르그는 목표를 털 화살로 잡아 백호의 기운이 담긴 화살을 날리었다.
콰카카캉!
쾅!
두 개의 화살은 공주에서 맞붙어서 굉음을 내더니 이내 란데르그의 화살이 털 화살을 찢고는 숲으로 향하였다.
콰카캉!
후드득!
숲이 바람에 휘말려서 요동을 치며 뿌리째 날리어갔다. 그렇게 일단 당장 저격수가 숨을 자리를 없애었다.
“휴~우!”
란데르그는 호흡을 몰아쉬며 숨을 골랐다.
‘이 기술은 좋은 데 체력소모가 워낙에 크니. 휴우!’
그리고 드디어 정체가 드러나는 적!
“아니?!”
적은 인디언 복장에 얼굴에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문신이 있고 두 눈에 흰자만이 있는 맹인이었다.
“왜! 맹인이 활을 쏴서 놀랐나?”
적은 당당히 말하면서 란데르그 쪽으로 다가왔다.
“아니 그것이 아니오라......”
당황하는 란데르그.
“심안(心眼)이라는 것이다.”
암살자는 란데르그에게 의외로 꽤 친절히 말해준다.
“아! 그렇구려. 대단하오.”
어째 이상하게 란데르그와 그 맹인 암살자는 조금 전까지 서로의 목숨을 노렸는데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아차차! 아니지. 아니야. 왜 나를 공격하였소!”
좀 늦은 감 있게 눈치를 채는 란데르그였다.
“너는 에밀 왕국 반역사건의 혼란을 막은 자이지.”
“?, 그렇소이다 만. 음?!, 설마 그렇다는 말은?”
“그렇다. 나는 켄타우로스족의 일원 케다냐라고 한다. 나는 일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너를 노렸지. 우리 일족은 그 일로 에밀 왕국에서 추방되었다. 내가 공격할 이유는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란데르그는 고민 없이 말한다.
“좋소이다. 한번 해보시오. 순순히 목숨을 내주진 않을 거지만.”
란데르그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지 이 싸움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말하였다. 잘못은 그들이 했지만 잘못한 상대는 그것을 모르기에.
“그럼 시작하지.”
케다냐는 수인 족 모드로 변하였다.
뿌드득!
일반 인간형에서 하반신은 말 상반신은 인간인 켄타우로스족의 특유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신체의 말의 부분이 다른 말들과 달리 털과 갈기가 많았다.
의아함을 품고 란데르그도 전투를 준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