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68화 (68/155)

68. 왕의 도시.

68. 왕의 도시.

아크와 일행들은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바로 선제공격을 하는 방법을 계획하였다. 언제까지나 지금의 세력권을 유지하며 방어만 하면, 이 전란은 끝나지 않는다.

아크 일행을 공격하는 세력도 있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지금까지도 서로 전투를 벌였다. 전란이 계속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백성들이었다.

지금은 추수철인 가을. 여러 면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이었다. 그 이유는 전쟁을 벌이면 그 지역의 농사일을 할 남자들을 강제징병하고 군량미라는 명목으로 추수 때의 곡식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아크 일행들은 이러한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선제공격이라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아크 일행의 작전 회의소.

“아크, 그럼 남쪽은 나와 붉은 태양 전사단이 맡도록 하지.”

제노가 말하였다. 아크 일행은 보통은 쓰면 안 되는 방식이나 전력을 나누어 게릴라전으로 치고 빠지는 전술을 택하고자 하였다.

숫자는 적으나 이러한 작전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을 이끄는 수장들은 최소 마스터 급이고 최대 그랜드 마스터로 어지간한 세력보다 강했기에 가능했다.

“주군. 그렇다면 저는 백사자 기사단과 빛의 검들을 이끌고 동쪽으로 가겠습니다.”

드라이는 자신의 주군인 아크의 곁에 있지 못함을 속으로 안타까워했으나, 이내 대의를 위하여 결심했다. 하루속히 이 미친 전란을 끝내기로.

“좋소이다. 그럼 소인과 하프 길드와 샴바라는 첩보전을 하기로 하겠소. 이러한 전쟁에는 정보가 곧 전력이니. 그리고 에밀 왕국에서 묘인 족들을 우리 첩보부에 편입시키겠소. 묘인 족들은 민첩하고 은밀하니 이러한 일에는 제격이오.”

란데르그와 샴바라도 자신이 할 일을 정하여 행하였다.

“주군을 잘 보좌해라 란데르그.”

“그래 란데르그. 저번처럼 실수하지 말고 내 동생을 잘 부탁한다.”

드라이와 제노는 란데르그에게 아크를 잘 보좌하라고 한다.

“흐흠, 알겠소이다. 걱정하지 마시오.”

란데르그는 저번 에밀 왕국 사건 때의 실수가 떠올라서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흐음 저자들. 앞으로 적어도 1년 동안 놀릴 것 같으오.’

‘형님! 파이팅!’

옆에 있던 샴바라가 힘내라고 란데르그한테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 올린다.

“좋아, 그럼 나는 북쪽으로 향하겠습니다. 저희의 최종 목표인 전 쉘츠 제국의 수도 이스로가는 길이자 왕들의 도시 ‘카다른’을 점거하겠습니다.”

아크가 자신의 기사단의 이름의 모티브가 된 왕들의 도시 카다른을 점거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왕들의 도시 카다른. 그곳은 진정한 아르드리가 대관식을 하는 곳으로 브란티아 대륙의 보물 '리아 파르(Liath Fail)'라는 운명의 돌이 있는 곳이었다.

이 돌은 자격 있는 아르드리가 앉으면 소리를 외치는 돌로 유명했다. 역대 브란티아 대륙의 대표인 지고의 왕. 자리에 앉은 자들은 모두 카다른의 리아 파르를 거쳤다.

아크의 아버지 보브도 아르드리가 되었을 때 카다른에 갔었다. 그리고 리아 파르에게 인정을 받았다.

아크가 이곳을 차지하려는 이유는 브란티아 대륙의 상징인 아르드리의 자리와 그것을 상징하는 리아 파르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아크도 어느 정도 왕으로서 자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전 쉘츠 제국의 수도이자 롬 쉘츠 황제를 암살한 집단이 있는 이스로 가는 전진기지로 쓰기 위함이다.

“좋다! 앞으로는 젊은 너희들이 활약할 시기이다. 모두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보아라. 나는 뒤에서 너희들을 도우마. 앞으로는 너희들의 시대이다.”

렌 사부는 이그나이트, 라이언 연합령을 지키고 보급을 책임지기로 하였다. 검신이라고 불리는 자의 조력으로 아크 일행은 든든함이 생겼다.

※ ※ ※

그로부터 몇 일 후.

아크 일행은 각자의 진군으로 뜨거운 격려와 포옹과 함께 헤어졌다.

아크는 200여 명의 자신의 기사단인 카다른의 기사단을 이끌고 북쪽으로 진군하였다. 보브의 ‘붉은 털 기사단’의 82명, 누아자 아케트라브의 ‘태양의 그림자검 기사단’ 50명과 나머지는 아크와 렌 사부가 직접 뽑은 실력은 있지만, 연줄이 없어서 기사가 되지 못한 엑스퍼트 급의 실력자 군단이었다. 그리고......

“아크! 왜 이 여자까지 같이 있지?”

“어머?! ‘언니’ 이 여자라니요. 편하게 유이라고 부르세요. ‘언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미와 아크를 따라온 유이였다. 그 두 여인은 한사코 아크를 따라나서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하는 수없이 아크와 동행하였다.

아미는 유이를 의식해서인지 본래의 모습으로 다녔고 유이는 아미의 아름다운 본래 모습을 보자 경쟁적으로 자신을 꾸몄다. 전쟁터에 안 맞게 치장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꾸밈이었다.

그 덕에 다른 카다른의 기사들은 기분이 좋았다. 여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남자인 카다른의 기사단에서 이러한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기에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 정말 아름다우셔. 역시 검을 든 여자와는 딴판이라니까.”

“이봐 너! 여자라고 무시하면 죽는다.”

“자자 조용하여지자고, 벨 님에게 걸리면 지옥 수련이야.”

“윽! 그건 싫다.”

“근데. 두 분 중 어느 분이 사모(師母)님이 되실까?”

“사모님?”

“그래 벨 님은 우리들의 검술을 훈련해주시니 사부님이지 안 그래? 그런 벨 님의 부인이신 분이 우리의 사모님이지.”

“흠 그것도 그렇다. 하지만 두 분 중 한 분이 아니라 두 분 다 벨 님의 부인이 되시는 것 아닐까?”

“어머! 역시 능력자 아크 벨 님!”

카다른의 기사단들끼리 이러저러한 잡담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듣는 아크!

“이봐 분대장들! 너희들은 지옥 수련이다.”

“윽!”

“까악!”

떠들다가 지옥 수련을 받아야 하는 카다른의 기사단의 분대장들이었다.

※ ※ ※

아크와 카다른의 기사단들은 북으로 진군하면서 호의적인 세력과 적대적인 세력을 만났다. 호의적인 세력은 보급을 조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문제는 적대적인 세력들이었다.

아크는 그곳을 게릴라전과 같은 무력으로 혹은 화술로 그들을 제압하고 군데군데 카다른의 기사들을 배치하여 보급로를 개척하였다.

그렇게 진군하다가 이윽고 도착한 왕들의 도시 카다른.

그곳은 거대한 돌산이 성 중심부로 있고, 산을 이용하여 궁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궁전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황금빛 건물들 과연 왕의 도시다웠다. 아크 일행과 카다른이 점차 도시에 다가가자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원래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었을 카다른에 기발이 꽂혀 있었다. 검은 양의 옆모습이 인상적인 깃발이었다.

“아니! 저것은!”

카다른의 기사단들이 동요하였다. 그 깃발은 지금은 붕괴한 정부. 쉘츠 제국의 철양(鐵羊) 기사단의 깃발이기 때문이다.

아크 또한 당황하였다. 쉘츠 제국의 살아남은 기사단인지 아니면 지금 이스에 있는 반역 세력인지 감이 안 잡혀서이다.

그때 크리가 정령의 모습으로 아크에게 말하였다.

“아크, 이때 나를 이용해.”

“이용?”

크리와 아크는 계속 말을 주고받았다.

이윽고 카다른에서 말을 탄 기수 1기가 나섰다.

다그닥! 다그닥!

“전령이다! 문을 여시오!”

카다른에 주둔하고 있던 병사들은 자기네들끼리 숙덕숙덕하다 이윽고 문을 연다.

끼이익!

쿠쿵!

거대한 성문이 열리고 모이는 것은 거대한 도시였다. 도시 건물들이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보였다. 실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과연 왕들의 도시였다.

이윽고 카다른의 수문장이 나와 전령과 말을 하고 카다른의 궁전에 거주하고 있는 철양 기사단의 수뇌부를 만나러 갔다.

저벅저벅.

과연 왕들의 도시답게 엄청 넓었다.

이렇게 멋진 도시건만 수도로 안 삼은 것은 괜히 쉘츠 제국이 다른 국가들을 도발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브란티아 대륙의 왕족인 아르드리들의 도시답게 수도로 삼으면 여러 국가에서 시비를 걸기 때문이다.

쉘츠 제국이 브란티아 대륙의 맹주였지만 다른 브란티아 대륙의 국가들을 압도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전령이 철양 기사단의 수뇌부가 있는 곳에 도달하였다.

“그래, 감히 카다른에 군대를 이끌고 온 그대들은 누구인가.”

수뇌부 중 감히 카다른의 옥좌에 앉아 거만하게 말하는 자였다.

아마 이자가 이곳의 수장이리라. 그리고 하나 주목할 점은 카다른이 올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보가 전혀 없다는 뜻!

“소인은 예언의 아이이신 아크 벨 님의 기사단 카다른의 기사단의 전령이옵니다.”

꿈틀!

수장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거슬린다는 분위기였다.

“카다른의 기사단?”

수장은 의문형으로 그리 대답하였다.

“예! 저희는 철양 기사단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사옵니다. 아크 벨 님은 철양 기사단이 롬 쉘츠 폐하의 원수를 갚으러 같이 힘을 합칠 것인지 궁금하시어 저를 보냈사옵니다.”

수장으로 보이는 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전령에게 다가갔다.

“나는 철양 기사단의 기사단장 쇼우라고 한다. 그리고 나의 대답은.”

그리 말한 쇼우는 자신의 랜스를 소환하여 전령에게 쇄도한다.

쿠카아앙!

“푸하하하! 단장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다른 수뇌부들은 미친 것인지 웃기 시작한다. 전령은 있던 자리에서 랜스에게 꽂혀 그대로 벽에 박혔음에도 말이다.

쇼우는 먼지가 자욱이 깔린 그곳에 랜스를 거두고 말을 한다.

“자! 전령의 목을 베어 효수하도록 해라! 우리 자유 철양 기사단의 야망을 위하여 예언의 아이를 잡겠다. 크크큭.”

그때 전령이 박힌 자리에서 말이 들린다.

“흐음 그게 너희들의 대답이로군.”

수뇌부들과 쇼우는 놀란다. 오라가 없는 그저 힘으로 된 공격이었지만 쇼우는 엄청난 근육질에 거한이었다. 그런 자의 랜스를 맞고도 멀쩡히 말을 하다니!

“뭣이?!”

“잘 알았다. 머리까지 근육인 대머리.”

슈우웅!

그리고 사라지는 전령!

“뭐....... 뭐야! 귀신! 아니 아니야! 당장 궁전을 이 잡듯이 뒤져라! 이 자식의 정체를 밝혀라!”

소란스러워진 카다른의 궁전이었다.

※ ※ ※

어느덧 해가 저문 아크의 기사단 카다른의 막사.

“컥! 커컥!”

아크가 헛기침하며 일어났다.

“괜찮아! 아크?!”

“아크!”

아미와 유이가 동시에 말한다. 아크의 막사에 아미와 유이 그리고 란델 경과 무라스 경 그리고 몇몇 분대장들이었다.

아크의 주변에 크리가 나타났고 아크는 헛구역질하였다.

“아크, 나의 눈과 귀를 통해 상황은 보았지?”

그렇다. 방금 카다른 궁전에 간 전령은 크리였고 아크는 영력을 사용해 크리를 장거리 실체화를 하여 크리를 통해 상황을 보고 들은 것이다.

부작용은 쇼우의 공격을 피해는 없었지만, 고통은 그대로 느낀 것 정도였다.

“젠장! 철양 기사단 이놈들 미쳤군.”

아크가 쇼크에서 겨우 벗어났다.

“주군! 어찌 된 일이 옵니까.”

“상황은 내가 설명하지.”

크리가 쇼크에서 막 벗어난 아크 대신에 말을 한다. 크리의 존재는 카다른의 기사들이라면 다 알고 있어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크리의 설명을 들은 다른 자들은 모두 욕지거리를 하였다.

“이런 미친! 철양 기사단 단장. 쇼우가 권력에 집착한다는 소리를 들었어도 그 반역세력에 붙다니!”

무라스 경은 화가 났다. 감히 자신의 주군에게 칼을 겨누어서이다.

반면 란델 경은 상황을 냉정히 살폈다.

“그래도 참 편한 능력이군요. 그렇게 정보를 모으다니. 크리 님 적들의 숫자와 군사배치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십시오.”

“알겠어. 일단은 야습에 대비하고 내일 아크와 같이 이야기하자.”

크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미와 유이와 같이 모두 각자의 막사로 보내었다.

“휴~ 그놈의 권력이 뭐라고.”

아크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말을 하였다.

“아크, 그게 무서운 거야 한번 권력에 맛 들이면 맛이 가지. 거기다가 너도 봤듯이 카다른의 화려함에 넋이 나간 거지.”

“일단 복수는 해야지.”

아크가 웃으며 크리를 본다.

“좋아. 오늘은 푹 쉬어. 영혼 교감에서 얻은 충격은 세니까. 오늘은 편히 자도록 해. 내가 보초를 설 테니.”

“고마워 크리.”

아크는 그제야 편히 쉬었다. 내일이면 한바탕 전투를 벌여야 하기에. 전사의 휴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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