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아버지의 등.
67. 아버지의 등.
아크는 엄청난 기세로 적진을 날아다녔다.
진짜로 주작의 날개를 사용하여 날아다녔다. 메긴과 단전의 힘은 쓰지 않은 채. 오로지 기본적인 신체 능력을 초월적인 힘으로 올려주는 패왕의 갑옷의 힘으로만 밀어붙였다.
성법기 패왕의 갑옷 세트의 능력을 시험하기엔 안성맞춤인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눌리는 늑대인간들과 켄타우로스들.
아크는 그 기세를 몰아 폭풍처럼 질주했다.
“크아악!”
“컹, 컹.”
크리드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두 자루의 검으로 피 폭풍우의 현상을 보여주었다.
“우오! 우리는 나설 것도 없어 보이오.”
란데르그는 오랜만에 보는 아크의 실력에 감탄에 감탄하였다. 이를 보던 드라이는.
“란데르그, 어서 주군을 보필하자.”
드라이도 그동안 논 것이 아니다. 마스터로서의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지금은 마스터 상급의 실력자.
기존의 무인들이 이룩한 경지의 속도보다도 훨씬 빨랐다.
그런데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 존재해온 시간 중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실력이 빨리 성장하는 것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현상이었다.
그래서 요즘의 학자들과 마법사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조사하지만, 딱히 답을 내놓기가 어려웠다. 마치 누군가가 이들의 실력의 성장을 부추기는 느낌의 현상이었다.
여하튼 드라이도 자신의 선조들로부터 내려오던 백사자의 갑옷 세트를 장착하고 지금 시대에선 만들 수 없고 고대부터 오버 테크놀로지인 백사자의 투구를 장착했다.
모양은 백사자 얼굴 모양의 푸른색 털로 장식된 멋있는 투구였다. 그 투구의 능력은 상대를 더욱 차분히 분석적으로 분석하여 장착한 이의 정보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정보가 있어서 마치 아크가 아누투의 힘으로 검로를 예측하는 것과 같은 능력이었다.
삐삐삣!
투구가 정보를 주었고 드라이는 빛 속성 석이 박힌 미늘창을 들어 마스터의 기운을 불어넣고 적들을 빛 속성 특유의 능력인 빠른 창술로 적들을 도륙해나갔다.
란데르그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자신의 바람 속성 석이 박힌 활을 들어 적들에게 겨누었다.
그랜드 마스터의 막대한 오라를 짜내어 활에 부여하였다. 거기다가 아크에게 받은 영력을 사용하여 풍백이자 백호인 힘을 발동하였다. 화살에 바람의 기운을 넣어 바람을 압축하여 화살 자체를 마치 아주 단단한 강철과 같은 경도로 하여 날리었다.
팟!
콰아아앙!
노스카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힘을 나누어 영력과 몸에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로만 쐈다.
하지만 이 한방에 적들의 군세가 둘로 나뉘게 되었다.
아크와 드라이는 각자 나뉘진 군세에 들어가서 학살을 하였다.
아크는 황금빛의 섬광과 같은 속도로 적들을 분쇄해나갔고. 드라이는 성스러운 힘으로 적들을 베어나갔다.
“허어! 이럴 수가!”
“우리들과 싸울 때는 진심이 아니었군.”
“무섭군, 무서워.”
재상 챠와 다른 상인 족의 장로들. 그리고 다른 수인 족들의 수장들은 아크 일행의 실력에 놀라움에 놀라움이 더해갔다.
이에 아미는 그들을 돌아보았다.
“어때요? 이래도 예언의 아이인 아크의 실력에 의구심이 드나요?”
“험, 험.”
그때까지도 이스의 세력과 예언의 아이 중 누가 더 났는지를 계산하던 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재상 챠와 장로들은 낮에 있었던 시험에 대해 생각하자 그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저자를 진심으로 적으로 돌렸으면 우리들이 창조주 안과 만났겠구나.’
‘우리들이 운이 좋았던 거야.’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에 아미는 승리의 미소를 짓고는 전세가 완전히 아크에게 넘어간 전장을 보았다. 그때.
“재상님. 변경지역에 있던 후이샤 백작의 군사들이 왔습니다.”
“오! 그렇구나.”
재상 챠는 그 소식에 기뻐했다.
늑대인간들과 켄타우로스족들이 왕성을 포위했던 이유는 내부의 적은 없다고 생각하여 군인들을 변경 지역에만 배치했던 것들이 이유였다. 기본적으로 수도를 지키고 있던 군인들은 군인이라기보단 치안을 유지하는 존재들에 가까웠다.
진짜 위협적인 세력이 내부에서 나타나면 상인 족들이 나서서 처리하기에 그동안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내부에서 전쟁이 안 날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오늘과 같은 뼈아픈 실책을 낸 것이다. 적들은 내부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사상적 문제라든가 단순히 불만과 같은 문제라도 말이다.
그렇게 반란을 일으켰던 늑대인간들과 켄타우로스족들은 아크 일행의 악마와도 같은 전투력에 도망치기 시작했고 나머지들은 후이샤 백작의 군사들에게 제압되었다.
※ ※ ※
이 상황들을 수도에서 떨어진 산의 절벽에서 지켜보던 눈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얀 망토를 얼굴까지 가리고 있었으나 하나하나 강력한 기운이 몸에서 뿜어지는 것은 막지 못했다.
“흐음~ 저자가 백호 족의 혼혈이라고?”
그중 날씬한 체격을 가진 은백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인으로 보이는 자가 말을 한다. 망토로 가리고 있었으나 은백색의 긴 머리카락이 나와 있었고 감각적으로 아름다울 것 같은 여인이었다.
“옛! 족장님. 전대 족장님이신 레이샤 님의 하나뿐인 아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덩치가 큰 남성이 여인의 말에 대답한다.
“백호 족의 혼혈이지만 그 기운은 백호족의 족장인 나보다도 강력한 백호의 힘을 가지고 있구나.”
“조....... 족장님!”
다른 이들은 야수 족 중 하나인 백호 족의 자긍심인 족장의 그러한 말에 어찌할 줄 몰랐다.
오직 덩치가 큰 사내만이 동요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들은 에밀 왕국의 진정한 왕족인 야수 족 일족 중 백호 족의 일원들이었다.
“한번 접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켄타! 저 혼혈인 자도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도록.”
“옛! 족장님.”
켄타라고 불린 덩치가 큰 사내는 대답하고 족장과 백호 족의 일족들은 순식간에 그림자와 같이 사라졌다.
이 결정이 란데르그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 이때는 알 수 없었다.
※ ※ ※
다음날.
한바탕의 반란이 완전히 제압되었다. 뒤처리는 후이샤 백작에게 맡기고 아크 일행은 에밀 왕국의 상징인 에밀 국왕을 만나러 갔다.
저벅, 저벅.
아크 일행은 가는 곳마다 에밀 왕국의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지금은 왕성 안의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았으나 재상 챠의 말에 따르면 반란을 통한 피해의 아픔으로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예언의 아이와 그의 동료들의 칭송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고 한다.
아크 일행은 속으로 뿌듯해하며 어전으로 향하였다.
쿠우웅.
어전의 문이 열리고 아크 일행은 왕에 대한 예우를 갖추어 에밀 국왕을 알현하였다.
재상 챠도 예우를 갖추며 비단으로 만든 발 앞에 절을 한다. 아크 일행들도 그러한 챠를 따라 하였다.
에밀 왕국의 국왕은 철저히 상징으로 써 존재하였다. 그리고 다른 국가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에 아크 일행은 호기심이 들었다. 그때 마침 들리는 음성.
“고개를 드세요.”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였다. 아크 일행은 잠시 속으로 놀라고 고개를 드니 진짜로 7~8살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황금빛 머리카락 색에 푸른 눈동자의 아이였다.
재상 챠는 조용히 에밀 국왕에게 말하였다.
“폐하, 이번 반란을 막고 저희 에밀 왕국의 은인인 예언의 아이와 그의 동료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재상 챠는 공손한 말투로 에밀 국왕에게 아뢰었다.
“예언의 아이여, 그대가 우리 에밀 왕국에 베풀어준 은혜는 우리 에밀 왕국이 전력을 다해 보답하겠습니다.”
목소리는 어린아이였지만 말투나 눈빛은 이미 한 왕국의 국왕의 느낌이었다.
“예, 폐하. 황공하옵니다.”
아크 일행은 일동 공손히 대답하였다. 아직은 어리나 이후 성장한다면 좋은 국왕이 될 자질을 가진 국왕이었다.
이후 아크 일행들과 에밀 국왕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한 뒤 물러났다. 어전에서 물러나자 재상 챠는 아크 일행에게 말을 하였다.
“원래는 국왕 폐하의 알현은 안 하려고 했지만, 그대들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도 신뢰의 증표로 국왕 폐하를 알현하도록 했소.”
아크 일행은 그제야 이해가 갔다. 에밀 왕국이 철저히 국왕의 존재를 숨긴 채, 상인 족들이 대표로 하는지를 국왕의 나이가 어리면 다른 국가들이 그 나라를 쉽게 보고 분란을 일으킬 것이 염려해서이다.
재상 챠는 아크 일행과 왕성의 복도를 걸으며 이야기하였다.
“우리들. 즉 수인들은 에밀 왕국이 생기기 전엔 힘없는 수인들은 암암리에 노예로 다루어졌소이다. 하지만 지금 에밀 국왕 폐하의 선조이신 초대 에밀 국왕은 그러한 우리들을 감싸며 우리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었소. 브란티아 대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르드리의 핏줄이자 시초 대륙부터 내려오던 7개의 영광중 산언덕의 영광을 가진 자가 말이오. 그래서 우리들은 그 은혜를 갚고자 고군분투하였소. 비록 그 와중에 권력을 빼앗으리라고 폐하를 숨긴다는 오해를 받지만, 우리들은 진심으로 폐하를 모시고 있소이다.”
“그렇군요.”
아미는 재상 챠의 말을 이해했다.
에밀 왕국의 전대 국왕은 병환으로 세상을 떴고 그의 어린 아들이 왕위를 계승했다. 어린 왕을 위해 그것을 숨겼다.
그리고 아크 일행은 다른 것도 깨달았다. 에밀 왕국의 국왕 정체를 밝힌 것은 전적으로 아크 일행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재상 챠는 계속 말하였다.
“그리고 말이오. 이건 대신들과 더 상의해 봐야겠지만 폐하와 상인 족들은 이미 결정했소이다.”
“뭘, 말인가요?”
아크 일행의 궁금증이 커졌다.
“바로 7개의 영광 중 우리 에밀 왕국이 가진 산언덕의 영광을 예언의 아이인 아크 벨, 그대에게 전해주기로 말이오.”
“?!”
아크 일행은 일동 당황하였다. 그러나 재상 챠는 담담히 말한다.
“오랫동안 생각해왔소이다. 폐하께서 산언덕의 영광이 없다면 더욱 안전히 성장할 것이라고, 산언덕의 영광을 노리고 오는 자들이 많소이다. 그러한 와중에 폐하께서 잘못된다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닐 것이오.”
아크는 당황했으나 이내 결심했다.
“알겠습니다. 기꺼이 그 무게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재상 챠는 고개를 주억거리고 아크의 손을 잡았다.
“7개의 영광을 다 모으면 창조주 안의 기적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소이다. 부디 그 힘을 바르게 쓰기를.”
재상 챠는 그리 말하고 어느덧 국빈의 방에 도착한 아크 일행에게 쉬라고 말한 뒤. 조용히 물러갔다.
아크 일행은 뒤돌아가는 챠의 뒷모습을 보곤 아버지의 등이라고 생각했다. 세속적이고 이익이 되는 것보다 자식의 안전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등을 말이다.
※ ※ ※
아크 일행은 그날 쉬고 다음 날 에밀 왕국을 떠났다. 산언덕의 영광은 조용히 아크에게 전해주었다.
산언덕의 영광은 무슨 문양의 한 조각이었다. 그 조각에서 기이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지금으로써는 그 문양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크 일행은 기분은 좋지만, 무게감 있는 느낌으로 이그나이트와 라이언 연합령에 도착하였다.
반갑게 맞이하는 렌 사부와 유이. 아미는 기분이 나빴다. 아크는 렌 사부를 보자 괜히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지.’
아크의 그러한 모습을 보자 같이 코끝이 찡해진 아미였다.
이후 렌 사부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제노 이그나이트 공작은 아크가 없어진 틈에 쳐들어온 적들을 막기 위해 전장에 나갔다고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전령이 왔고 전령은 승전보를 이야기하였다. 아크는 내심 걱정하고 있었던 와중에 승전보를 듣자 안심을 하였다. 등 뒤에서 몰래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를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