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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60화 (60/155)

60. 의지를 잇는 자.

60. 의지를 잇는 자.

다음날.

아크는 기분 좋게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전날의 유이와의 키스로 상당히 기분이 좋아지었다. 그리고 아미는 기분이 최악이었다.

쿠룽.

비까지 내린다. 아미의 기분이 투영된 날씨였다. 아미는 직감적으로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그때 유이도 나오는데.

“아크! 잘 잤어?”

“유이!”

아크는 유이에게 쪼르르 달려갔고, 아미는 그것을 신경질적으로 봤다. 그때 유이와 아미가 눈을 마주치자 유이는.

‘훗!’

하고 아미를 살짝 보았다.

쿵!

콰쾅!

아미의 기분을 알았는지 천둥이 친다.

그리고 아크 일행이 렌 사부와 함께 이그나이트 영지로 가는 포탈에 섰을 때. 날씨가 거짓말처럼 맑아진다. 여인의 분노란.

드라이도 같이 갈려고 했다. 방어는 제리 경과 톰 경이 있으면 방비가 되었기에. 제리 경과 톰 경은 투덕투덕 거리면서도 합이 잘 맞는 이상한 팀이었다. 이에 드라이는 안심하고 다른 아크 일행과 이그나이트 공작령으로 포탈을 타고 이동하였다.

슈우웅.

도착한 곳에서는 제노 이그나이트 공작이 마중을 나왔다.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 미리 연락을 취해서이다. 물론 다른 영지나 왕국이 도청을 못 하도록 암호화해서이다.

“어서 오너라. 아크!”

붉은 머리에 진녹색 눈동자 그리고 얼굴에 노련한 전사임을 나타내는 흉터. 아크 일행이 마지막으로 본 제노 이그나이트 공작의 모습. 그대로였다.

“형님!”

아크는 제노에게 달려가 서로를 끌어안았다.

아크가 예전 이그나이트 공작령에서 아누의 시험을 수행하던 중 제노에게 붙은 몽마 리즈의 환술에서 깨어나게 하여 제노는 아크에게 무한한 신뢰와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아크도 제노를 사촌 형이지만 친형과도 같이 믿고 따랐다. 그런 아크에게 제노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하나뿐인 핏줄이었다.

“호오~ 그동안의 기운이 흘러넘치는군. 잘 갈무리 했더라도 은연중 느껴지는 기운은 엄청나군.”

“히히, 그건 형님도 마찬가지인데요. 벽을 넘었어요?”

제노는 아크에게 더 말하려 했지만 렌 사부님이 헛기침한다.

“흠, 흠.”

이에 제노는 더 말하려다가 여기선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많다는 걸 알고는 아크 일행을 데리고 공작 성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도중 아크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크가 지금 입고 있는 푸른색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자들이 있었다.

렌 사부님이 말한 보브의 붉은 털 기사단의 갑옷이다. 아크는 들어가면서 그들에게 일일이 인사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군기가 바짝 든 채로 아크의 인사에 경례하였다.

“하....... 하.”

아크가 잠시 당황하자 렌 사부가 말을 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자신들의 주인이다. 당연히 기대하지. 거기다가 네가 라이언 백작령에서의 활약과 4 성웅 중 하나인 듀란 대공 이후 제2대 성검사로 인정받았으니, 더욱 기대 중일 게다. 너는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며 그들을 맞아 주어라.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렌 사부는 아크가 알아들을 수 있게 애정을 담아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네. 사부님.”

그리고 아크는 당당히 공작 성안으로 들어갔다.

※ ※ ※

공작 성안 그곳에는 라이언 백작령에서 온 아크 일행들과 제노의 심복들 그리고 아크와 같은 푸른색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자와 검은색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중년의 자들이 각기 한 명씩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있었으나 아크에게 기대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하....... 하.”

아크는 약간의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아까의 렌 사부님의 말을 들어 최대한 여유로운 척 있었다. 그러한 와중에 제노가 말을 꺼낸다.

“아크. 그동안의 여행으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랐느냐?”

제노가 입을 열자 그 두 사람은 아까보다 더욱 기대 어린 눈빛으로 아크를 바라보았다. 아크는 여유로운 척을 억지로 하며 말을 하였다.

“이번에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로 올랐습니다.”

“오~ 오.”

그들과 다른 제노의 심복들은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으며 아크의 경지에 반가워하였다. 자신들의 주인이 될 사람과 동맹을 맺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금 아크의 실력이 좋을수록 좋은데 검술의 실력만으론 극의인 지금 아크의 경지에 고무되었다.

“그것참 좋구나. 아차! 아크 너에게 소개해줄 분들이 있단다. 여기 붉은 털 기사단 단장인 무라스 경과 태양의 그림자검 기사단 단장 란델 경이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은 아크에게 무릎을 꿇고 기사가 주군에게 하는 인사를 하였다. 이에 아크는.

“네! 반갑습니다.”

최대한 여유로운 척 그들의 어깨를 매만졌다. 그러자 그들은 기쁨을 느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였다. 오랜 기간 비어 있던 단체에 새로운 주인이거니와 무(武)를 최대 중시하는 기사들에게 꿈의 경지인 그랜드 마스터의 손길이 닿자 그러한 것이다.

아크는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얼굴을 바로 보았다. 그리고 그중 붉은 털 기사단의 단장 무라스 경은 아크를 똑바로 보더니 이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크흠~ 정말 보브 님의 얼굴과 니르 님의 눈을 가지셨군요.”

중년의 기사는 눈물을 흘리는 것도 모른 채 아크를 바라보았다. 그만큼 자신들의 전 주인을 못 지킴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렸으리라.

아크는 렌 사부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보브와 니르는 직감적으로 자신들의 아이가 예언의 아이임을 그래서 최대한 숨어서 아이를 낳아 기르기를, 그런데 만약에 잘못된다면 보브 자신의 가족과 같은 붉은 털 기사단을 잃을 순 없었다.

그리고 예언대로라면 자신들의 아기에게는 군사가 필요했다. 그 두 가지를 안배하여 붉은 털 기사단을 잠시 안전한 곳으로 보낸 것이다. 그래서 아크는 붉은 털 기사단을 책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다. 긴 세월 잊지 않고 자신에게 와줘서.

“고맙습니다. 무라스 경.”

그리고 아크는 태양의 그림자검 기사단의 단장인 란델 경을 바라보았다. 란델 경은 아크의 심장에서 뛰고 있는 누아자의 기운을 감지하였다.

“누아자 님이 선택한 자. 저희를 이끌어주십시오.”

아크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지긋이 란델 경을 보더니 이내 자신의 아공간 아이템으로 누아자의 검. 클라우 솔라스를 꺼낸다. 검은 스스로 빛을 내며 번쩍였다.

“오~ 오.”

아크는 고민했다. 지금 당장은 보브와 누아자의 후광으로 그들을 다스릴 순 있으나 멀리 볼 때는 안 좋은 상황이었다.

아크는 되도록 빨리 보브와 누아자가 아닌 자신의 기사들로 인식시켜줄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기에 아크는 자신의 기운을 내뿜었다.

팟!

파아아!

쿠카카카!

상단전까지 끌어모은 그랜드 마스터 급 마나와 딘 메긴 5단계의 힘이 폭발적으로 올라온다. 이에 밖에 있던 자들까지 기겁하였다.

“뭐....... 뭐야?”

“에이션트 급 드래곤이라도 쳐들어왔나?”

“모두 경계 태세를 취하여라.”

밖에 있던 자들의 고함으로 밖은 시끄러웠고 안에 있던 자들은 할 말을 잃었다. 하물며 검신이라고 불리는 렌도 오랜만의 호승심에 자신을 겨우 주체하였다.

그만큼 아크의 기운은 엄청났다. 이미 초인이라는 기준도 벗어났고. 아크는 데바라는 인간보다 월등히 높은 한계점도 어느 정도 돌파하였다.

“저희의 주군 아크 님의 힘! 똑똑히 느꼈습니다.”

두 명의 기사단장도 마스터 급의 실력자였다. 그리고 역대 그랜드 마스터들과 우군으로서도 아니면 적으로서도 만나봤지만 지금 눈앞의 아크의 힘은 그들과는 달랐다. 압도적인 마나의 양도 양이지만 영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마나의 질이 틀렸기 때문이다.

“디아우스 님들을 만나고 너희들의 앞에 정식으로 인사하겠다. 그때까지 누가 너희들의 주인인지 똑똑히 알아라. 그리고 나의 이름은 아크 벨(Ark Bel) 너희들의 새로운 주군이다.”

아크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예! 주군. 아니 아크 벨 님.”

두 기사단장은 잔뜩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감격에 찬 표정으로 밖으로 나간 뒤 밖의 사람들을 안정시켰다. 자신들의 새로운 주인의 힘의 파장이었다고. 이에 두 기사단은 밖에서 “아크 벨! 아크 벨!”이라고 함성을 질렀다.

그들이 나간 뒤 제노는 감탄을 한다.

“역시 대단하구나.”

아크는 그들이 나가고 제노가 말을 하자 표정을 풀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후우~ 역시 힘드네요.”

“잘했다. 아크 벨.”

렌 사부는 아크에게 다정하게 말을 하였다. 그리고 제노는 궁금함을 물어본다.

“그렇게 하는 것은 어떻게 알았느냐? 그리고 벨이라니 이그나이트라는 성은?”

“아. 그건 내가 설명하지.”

렌 사부는 전날 크리에게 지난날 아크가 겪은 일들을 다 들어서 제노에게 설명하였다.

“그렇게 된 것이군. 새로운 성이라니....... 뭐 그게 너에게 더 어울리는 이름이로군.”

제노는 자신이 속한 가문인 이그나이트가 아크의 활약에 힘입어 더욱 비상하길 바랐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가문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부터 안심이 되었다. 그러한 마음이 있는 거로 봐선 자신이 아직 수행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후후, 나도 아직 수행이 부족 하군. 로드가 되려면 말이야.’

그렇다 아직 아크에겐 말 안 했지만 제노도 얼마 전에 그랜드 마스터라는 경지를 이룩하였다.

그래서 이그나이트 공작령에 도전하는 이가 없었고 그들과 동맹인 라이언 백작령에도 도전자가 없었다.

이그나이트에는 그랜드 마스터와 전사들이 라이언에는 마스터와 빛의 검들이 버티자 그러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그나이트와 라이언은 각자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그 이후로 잠시간의 대화를 한 뒤 아크는 홀로 이그나이트 영지와 니푸르가 이어진 텔레포트 존을 통해 간 뒤 두르안키를 거쳐 딘 가르드로 가였다.

파아앗!

아크가 오래간만에 딘 가르드로 왔지만 여전했다. 하얀색의 세상. 이것이 아크의 생각이었다. 곧이어 오는 안내원 데바 레이나 씨.

“오랜만이에요 레이나 씨.”

“오셨습니까.”

전과 달리 레이나 씨는 아크에게 존칭을 썼다. 왜 그러냐고 묻자 곧 알게 될 거라고만 하였다. 곧 디아우스들이 있는 홀로 왔다.

“아크 님을 모셔 왔습니다. 디아우스들이시여.”

레이나는 예전과 같이 정중하게 말을 하였다. 그리고 보이는 디아우스들 헌데 이상한 점은 그들 모두 무장을 갖춘 것이다. 거기에 덤으로 아크에게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

“그래 수고했다. 레이나 이만 물러나도록.”

오랜만에 보는 디아우스들의 수장 바람의 디아우스 엔릴의 목소리엔 근엄함이 가득했다.

“예! 디아우스들이시여.”

물러나는 레이나. 아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성격 좋은 빛의 디아우스 루 라바다나 아니면 태양의 우투를 바라보아도 모두 근엄한 얼굴로 아크를 쳐다보았다. 이에 아크는 분위기에 따라 한쪽 무릎을 꿇고 디아우스들에게 인사하였다.

“아크 벨. 창조주 안의 수호자들이신 디아우스들을 뵙니다.”

그제야 디아우스들은 아크에게 말한다.

“어서 오너라. 예언의 아이야. 고대부터 오는 예언에 따라 너에게 고대 태양의 디아우스 라의 성법기(聖法機), 패왕(覇王)의 갑옷을 내리노라. 이것으로 예언의 완성을 하여라.”

쿠궁!

아크는 고대부터 내려오는 신화적 무구 중에서도 최강이고 고대의 태양의 디아우스 라를 제외하곤 아무도 사용한 적이 없다는 최강의 성법기! 패왕의 갑옷을 받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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