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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55화 (55/155)

55. 흑천 교주의 정체.

55. 흑천 교주의 정체.

진 제국 황궁에서 폭음과 불길이 치솟는다. 뛰쳐나오는 궁궐의 하인들과 궁녀들 아크 일행은 재빨리 사태의 진원지를 찾아갔다.

“아미. 이게 다 어떻게 된 상황이야?”

“아크, 내인들 알겠니?! 어서 진원지를 찾자 분명 무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 일 거야!”

아미의 말대로 무기와 고함이 들려오는 곳으로 향하였다.

황실의 지리를 모르는 아크 일행이었지만 소리가 워낙에 커서 찾기가 쉬웠다. 소리의 진원지는 황제의 처소 사신수의 성역에서 봤던 복장의 자들과 황실 무사 복장의 자들이 황제의 처소로 달려갔다. 황제의 처소를 호위하던 무사들이 나와 공방을 주고받았다.

파팟!

챙!

채캉!

아크 일행의 눈엔 사람들의 눈이 불타오를 듯이 붉은 마기 대 마기라서, 누가 아군이고 적인지 몰랐다. 황실 무사의 복장을 한자들도 있어서. 그때 치웅이 말한다.

“진, 태극사신무를 활용해라, 분명 악의가 가진 자들이 이 사태의 원인일 것이다.”

치웅은 혹시라도 듣는 사람이 있을까 봐 아크의 예명을 쓰며 부른다.

“알겠어, 크....... 아니 치웅.”

아크....... 아니 진은 치웅의 원래 이름인 크리라고 말할 뻔하였으나, 다행히 그냥 넘어갔다. 아무리 난리라도 이곳은 사람들의 듣는 귀가 너무 많았기에. 진은 태극사신무의 기운을 활용하기 위해 집중을 하였다.

과연 치웅의 말대로 악의가 느껴졌다. 분명 진한 악의이다.

“찾았어. 치웅, 나와 치웅만이 간다. 란데르그와 아미는 보조를 해줘.”

“알았소이다.”

“알겠어.”

어차피 란데르그와 아미는 아군을 구별을 못 한다. 그래서 진과 치웅이 공격하는 자들을 공격하는 것이 맞았다.

“압축해제!”

진은 크리드를 소환하였고 기본적인 푸른 오라를 짜내어 공격하였다. 치웅은 신시 왕국에서 받은 기본적인 검을 들고 싸웠다. 치웅은 웨폰 마스터(weapon master)이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진 제국 황제를 암살하려던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싸움이 일어났다.

창!

채앙!

파파팟!

이미 신화경의 경지로 오른 진과 치웅에겐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암살자들을 제거 하고 진과 치웅은 황제 호위 무사들에게 다가갔다.

“잠깐! 그대들은 누구인가! 우릴 도와주었다곤 해도 그대들의 소속을 대라.”

자신들을 도와주었다곤 해도 암살자들이 짜놓은 것일 수도 있기에 호위무사들은 경계한다.

“저희의 갑옷을 보십시오. 저희는 오늘 신시 왕국에서 온 협객들입니다. 여기 저희의 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진 일행이 진 제국으로 와서 황제에게 직접 받은 신분 패였다. 호위무사들은 자신들끼리 토론을 하고 패를 보았다. 분명 황제가 직접 하사한 신분 패였다.

“알겠습니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괜찮습니다. 호위무사들이여, 그대들의 신중함에 감탄하였습니다.”

대표로 치웅이 그들을 치하한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호위무사들 이것이 군주의 기운인가보다.

“황제 폐하는 괜찮으신 것입니까?”

“지금 따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셨습니다.”

호위무사 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대답한다.

“다행이군요. 습격한 자들의 복장을 보니 저번 신시 왕국의 사신수 성역에서 본 흑천의 무리 같은데. 맞습니까?”

“지금 조사 중이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이 흑천놈들. 이젠 황실을 욕보이다니.”

그때 아크의 초직감이 발동한다.

“어서 황제 폐하가 있는 곳으로 가야겠습니다.”

“네? 하지만 폐하께서는 지금 가장 안전한 곳에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황궁의 방어가 이렇게 쉽게 뚫린 것은 내부공모자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직위가 높은, 그렇다면 황제 폐하께서 가실 곳을 알지 않겠습니까.”

“이런! 알겠습니다. 저와 제 부하들과 동행합시다. 당신들의 기운이 대단한 것 같으니 도움을 받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당장 가지요.”

호위무사 일행과 아크 일행은 서둘러 진 제국 황제가 피신한 곳으로 향한다.

※ ※ ※

“큭! 크아악!”

여긴 진 제국 황제가 피신한 별궁.

그곳에 어김없이 자객들이 들이닥쳤다. 화경 급의 장군이 앞을 막지 않았더라면 황제도 저기 있는 황궁 호위 무사들처럼 주검이 되었으리라.

“폐하! 어서 황궁을 벗어나 옥체를 보전하소서.”

“난 더는 도망치지 않겠다. 황제가 황궁을 버리다니 그건 안 될 말이다.”

과연 한 나라의 수장다운 말이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도 군주로서의 최후의 자존심이 있었다.

“으윽!”

화경 급의 장군을 빼고 나머지 황궁 호위 무사들은 모두 전멸하였다. 이들은 모두 절정고수 급의 무사들인데도 말이다. 그때.

“흐흐흐, 황제. 역시 여기서 이제는 도망가지 않는군. 역시 진 제국의 황제다워.”

자객의 흑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대는!”

진 제국의 황제는 아연실색하며 놀란다.

“그래 나다! 진구만 승상. 평생을 네가 저질러 놓은 걸 치운! 너의 숙부다!”

자객의 정체는 바로 진 제국 황제의 숙부인 진구만 승상이었다.

“어째서 숙부!”

황제는 진한 배신감을 느꼈다.

“흐흐흐 지금의 진 제국은 나의 형님이 이루어놓은 진 제국이 아니다. 힘으로 짓밟고 빼앗는 게 원래의 진 제국이다. 마침 신시 왕국의 협객들이 왔으니 그들을 자객으로 만들고 발표하면 그만. 그리고 신시 왕국을 쳐야겠지.”

“그대의 말은 나의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일! 지금은 백성들의 안정이 먼저요!”

“그놈의 평화! 평화! 나는 원래의 진 제국으로 돌리려는 것뿐이다. 봐라! 살만 뒤룩뒤룩 찐 너의 모습을 그리고 해이해진 진 제국의 병사들을! 나는 흑천의 계시를 받아 본래의 진 제국으로 바꾼다.”

“그전의 나의 검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

황제를 보필하던 화경 급의 장군이 진구만 승상에게 달려든다.

“흥!”

진구만 승상은 기운을 펼친다. 엄청난 기세 이 정도면 생사경의 경지이다.

“어찌....... 큭!”

“내가 바로 흑천의 교주 진구만이다.”

기운만으로 진 제국의 장군을 압도하는 진구만 승상. 이제 황제의 목숨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았다.

파파팟!

쿵!

콰앙!

그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어찌 된 것이냐. 밖이 왜 이리 소란스러워!”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교주님.”

콰앙!

나가려는 흑천의 신도가 문을 열려 하자 문이 벌컥 열리면서 아크 일행이 들어온다.

“폐하!”

“어서 황제 폐하가 있는 곳으로 가세요.”

아크 일행을 따라온 무사들이 들어오고 아크는 그들을 황제가 있는 곳으로 보내려 한다.

“어딜!”

진구만은 기운으로 호위무사들을 압박하고자 한다. 그때.

파아앗!

팟!

진이 기운을 펼쳐 진구만의 기운을 상쇄한다. 그리하여 황제는 장군과 더불어 호위무사들의 호위를 받았다.

“호오~ 화경 급이 아니라 신화경의 경지인가? 그대는 진인인가? 그렇다면 마고 대륙을 위해서 나에게 붙어라! 진정한 마고 인으로 살란 말이다!”

“그건 무리인데, 나의 본래 이름은 아크다. 브란티아 대륙의 아르드리의 후손이지!”

아크의 표정이 무섭게 변하였다.

“무....... 뭣이!”

당황하는 흑천 교주.

그리곤 아크와 아미, 란데르그는 자신의 모습을 바꾼 아이템의 힘을 풀었다.

파아앗

그렇게 모습을 드러내고 아미는 말하였다.

“아크, 다 좋은데 굳이 정체를 밝혀야 했을까?”

“열 받잖아. 밖에서 못 들었어? 저 녀석의 당황하는 얼굴을 봐야지. 저 녀석은 배신자에 백성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아는 자야.”

진 제국의 황제는 어안이 벙벙했다.

“황제 폐하. 좋은 게 좋은 거니, 이건 그냥 넘어가 주세요.”

황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한다.

“그대들의 은혜는 황제의 이름과 흑룡의 이름에 대고 꼭 갚겠다.”

“좋습니다. 호위무사님들 어서 황제 폐하와 장군을 모시고 가세요. 이곳은 이제 쑥대밭이 될 겁니다.”

“네....... 넵”

호위무사들은 아크 일행의 경지를 알고 놀란 상태였다. 그렇게 허둥지둥 밖으로 피신하는 황제 일행. 아크 일행은 본격적으로 기운을 발산한다.

파파팟!

파앗!

쿠콰카카!

진구만은 놀랐다. 영물인 고양이는 일단 제외하고 한 명은 절정 고수의 경지라서 보잘것없었지만 두 명은 놀랍게도 신화경의 경지였다.

“하는 수 없군, 그렇다면 흑천 님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그렇게 말하고 교주는 수상한 구슬을 먹는다.

꿀꺽!

그리고는 마기가 한층 더 강해지더니 교주의 모습도 기괴하게 변하였다.

“흐흐흐, 나를 이렇게 만들다니. 너희들을 꼭 찢어 죽여주마!”

그리고 발산되는 압도적인 기세! 그러나 아크 일행은 맞설 준비를 한다.

“흠, 아크, 란데르그. 이제까지와는 다른 상대일 거다. 저 정도면 현경의 경지를 억지로 끌어낸 힘이니.”

크리는 아크와 란데르한테 경고를 한다.

“그 정도면 로드지? 그렇다면 나의 힘을 시험해볼 좋은 기회네.”

“소인의 힘도 시험해볼 차례요.”

란데르그는 자신의 바람 속성 석이 박힌 활을 꺼낸다. 그리고 싸움은 시작되었다.

처음은 교주의 공격! 압도적인 마기가 아크 일행에게 휘몰아쳤다. 아미는 성가를 불러 그 기운을 약화했고 나머지 아크 일행은 각자 오라를 부여하여 상쇄시켰다.

후웅!

콰!

콰카캉!

“이럴 수가!”

교주는 놀랐다. 억지로 현경 급의 힘을 끌어냈는데 아크 일행은 그 기운을 비교적 쉽게 상쇄시켰다.

“이젠 우리 차례다.”

아크는 자신의 무기. 참마검. 크리드에 그랜드 마스터의 상징인 하이 오라 블레이드(High Aura Blade)를 전개하였다.

후아앙!

파지직!

불타는 황금빛 검기에 하얀 스파크가 튀는 모습이었다. 이에 질세라 란데르그도 자신의 활에 하이 오라를 넣었다. 하이 오라 샷!

란데르그가 먼저 활을 쐈다.

팟!

쿠카캉!

어마어마한 기세로 날아가는 바람의 화살에 별궁이 날아갔다.

“야! 란데르그. 힘을 조절해야지 이게 뭐야!”

아미는 별궁에서 아크의 품에 안겨 탈출하면서 잔소리를 하였다.

“미안하오, 아미. 설마 이 정도의 위력일 줄이야.”

란데르그도 놀랐지만 중요한 건 아직 백호의 힘도 안 썼다는 것이다. 이에 크리는 란데르그에게 말한다.

“란데르그, 일단 너는 빠져있어. 아직 자신의 힘의 크기도 모르는데, 지금 너의 힘은 좀 위험해.”

“알겠소이다.”

란데르그는 잘못한 점이 있어 수긍한다.

“그럼 아크. 나와 협공이다.”

“알겠어!”

아크는 속으로 경쟁자가 한 명 줄자 기분이 좋았다. 아크 자신도 자신의 힘을 실전에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다. 바람의 속성 석의 화살에 직격으로 맞고 별궁의 잔해에서 나오는 교주. 상태를 보니 대미지를 많이 입었다.

파파팟!

피슉!

아크는 빠르게 보법으로 교주에게 접근한 뒤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은 피를 내뿜는 교주 그리고 마지막 발악이라는 듯이 기운을 내뿜는다.

“이 새끼들 죽어!”

쿠쿠쿵!

대지가 진동한다. 그리고 기운이 나온다. 아크와 크리는 그 기운에 반발하여 자신들의 기운을 내뿜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방!

파파팟!

쾅!

콰아앙!

교주의 모습이 더욱 커지더니 이내 거대한 덩치로 변하였다. 기운을 쓰면 쓸수록 흑천의 기운에 먹히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아크 일행을 이긴다고 해도 원래의 모습으론 돌아갈 수 없다. 아크는 사신수의 기운을 적절히 써서 검에 청룡의 기운인 번개의 기운과 현무의 기운의 물의 기운을 써서 공격과 방어를 하였다.

마지막에 교주의 덩치가 더욱 커지더니 이내 기운을 모은다. 이에 크리와 아크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검에 기운을 넣었다.

파아앗!

후우웅!

화르르!

아크는 이번에는 사신수의 힘 중 주작의 기운을 썼다. 그러자 크리드 검의 양면에 붙어있던 붉은 보석이 붉게 빛나더니 어마어마한 불꽃이 검신에 맺혔다.

“간다. 아크!”

“알겠어!”

크리의 기운은 아크에게 기운을 준다고 절정 고수의 수준이었으나 기운을 잘 조절하여 기운을 검에 맺히게 하고는 아크와 같이 교주에게 방출한다. 아크의 오라 웨이브, 버스트 웨이브가 불타는 새의 모양으로 교주에게 향한다. 크리의 검의 기운은 꼭 도깨비 모양이었다.

파아앗!

쾅!

콰아앙!

교주의 기운과 충돌하는 아크와 크리의 검의 기운! 그 충돌은 천지를 뒤흔들었다.

쿠쿠쿵!

콰아앙!

교주와의 싸움의 끝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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