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44화 (44/155)

44. 신시왕국의 수호신.

44. 신시왕국의 수호신.

“백호 님?”

아크 일행과 고현은 놀라며 말을 하였다. 그리곤 잠시 신상에 빛이 비치더니, 눈을 뜬 곳은 엄청 높은 산의 산봉우리이다. 구름이 자신들의 발밑에 있었다.

“우워우어!”

고현과 아미를 제외한 아크와 란데르그는 놀랐다.

“으이그, 놀라지 마. 이건 단순히 환상이야.”

아미는 놀란 아크와 란데르그를 비웃으며 말을 한다. 머쓱해 하는 아크와 란데르그. 이때 거대한 백호 한 마리가 나타났다.

“어서 오너라. 그리고 고맙구나. 아이들아.”

“우웡워!”

또다시 놀라는 아크와 란데르그. 백호랑 비슷한 샤벨 타이거는 봤으나. 이렇게 덩치가 커다랗고 털이 하얀 백호는 처음 봤다.

“하하하, 재미있구나. 아이들아.”

백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백호 님. 괜찮은 것입니까?”

고현은 혹시라도 백호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까 봐 말을 한다.

“그렇게 괜찮단다. 태왕의 아이야.”

백호는 웃으며 말을 한다.

“저....... 괜찮은 것 같으니. 다행이네요.”

아미는 조심히 말을 한다.

“네 괜찮답니다. 진정한 왕의 아이시여.”

“?”

일동 놀랐다. 왕의 아이들이라기에 고현과 아크를 나타내는 말인 줄 알았으나, 아미에게 왕의 아이라니 그것도 백호가 고현과 아크에게는 하대하는데 아미에게는 높임말을 하는 진정한 왕의 아이라니.

“저, 그것은 비밀로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아미 너도 아르드리야? 아니 아르드리 한 테도 그 말을 안 해, 진정한 왕의 아이라니? 그건 또 뭐야?’

아크는 아미에게 속닥거린다.

“때가 되면 말해줄게, 아크. 그때까지 참아줘.”

아미는 궁금증이 많겠으나 일단은 참아달라고 말을 한다.

“흠~ 알겠어. 아미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아크는 아미가 그렇게 말을 하면 그런 거겠지 라고 넘어가 준다. 그만큼 아미를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백호 님. 강대한 힘을 가지셨다면서 왜 성역의 수상한 자들과 싸울 땐 가만히 계셨나요?”

아크는 궁금증이 일어 백호에게 질문한다.

“그것은 치우 천왕이 우리 사신수에게 단 금제이다. 마기 사용자지만 엄연히 인간. 우리들이 직접 손을 쓸 수 있는 건 수라들뿐이다.”

고현을 제외한 아크 일행은 그제야 백호가 가만히 있었던 이유를 알았다. 하긴 인간들을 공격할 수 있었다면, 진즉에 신시 왕국이 마고 대륙을 통일했을 것이다.

아크 일행이 그러한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백호는 자신의 말을 하였다.

“왕의 아이들이여 지금 내가 겪은 일들은 다른 사신수들 한 테도 똑같이 일어나는 중이다. 물론 약간의 시간의 편차가 있지만, 너희들이 도와주어야 하겠구나. 도와줄 수 있겠느냐?”

아크 일행은 약간 놀랐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호의 성역에 일어난 일은 신시 왕국 입장에서는 큰일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일들이 다른 사신수들이 있는 곳. 즉, 나머지 세 곳에서도 일어나다니. 고현은 약간 화가 나였다. 백호의 성역에서도 그렇지만 백호의 성역의 경계병들이 안 보였기 때문이다.

“백호시여 여기의 경계병들은 다 어디 갔습니까? 그리고 다른 사신수분들이 있는 곳의 경계병들은....?!”

고현은 말을 함과 동시에 어떠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태왕의 아이야. 여기까지 오면서 너희들이 처리한 마물들 그들이 경계병들이다. 여기를 지키고자 끝까지 목숨을 걸었으나, 역부족이었지. 여기 침입한 마기 사용자들은 너희들이 상대하기에도 힘이 들지 않지 않았느냐.”

확실히 아크 일행도 아미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이 들었을 것이다. 경계병들의 구성은 절정 무사 한 명이 대장으로 일류 무사, 이류 무사로 이루어져 있다.

만만치 않은 구성이었으나. 상대는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는 마기 사용자이다. 확실히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적들이 벼르고 있었다는 이야기. 아무리 방비를 철저히 했더라도 상대는 기습하였다. 그것도 방비한 것보다 더욱 강한 상대라면 이러한 침입이 가능하다.

“도와드리겠습니다. 백호이시여....... 아크, 아미, 란데르그. 너희들의 힘이 필요해. 나 혼자 힘으로는 아까 같이 당할 뿐이야. 부디 너희들의 힘을....... 도와주길 바라.”

백호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현과 아크 일행을 흥미롭다는 듯이 웃으면서 보았다. 아크의 대답은.......

“아미, 란데르그. 힘을 보태줘 부탁할게.”

당연히 승낙이었다.

“그래 아크. 네가 가만히 있지 않을 줄 알았다. 좋아 도와주지, 고현 왕자님. 이 빚은 확실히 갚아야 될 거예요!”

“흠....... 고현, 우릴 너무 매정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그것만 아닐뿐더러 신시 왕국이 무너지면 세계의 정세가 바뀔 것이오. 나는 솔직히 이 평화가 좋소이다. 당연히 도와주겠소.”

이로써 결정이 났다. 고현과 아크 일행은 이 상황을 타개한다고. 고현은 기쁜 얼굴로 백호를 돌아보았다.

“백호여 우리는 당연히 도와 드리겠습니다. 이제 저희 들은 공간 이전을 해야 하니, 이 공간에서 내보내 주십시오.”

공간 이전이란 브란티아 대륙의 텔레포트 마법이다. 공간이전을 해야 하니 백호가 만든 공간에서 내보내 달라는 아크 일행. 그러나 백호는 미소를 지은 채 말을 한다.

“내가 도와 달랐는데 공간 이전까지 너희들에게 맡기겠느냐, 내가 너희들을 보내주마.”

그 말에 감격하는 고현. 신시 왕국의 수호신인 사신수가 직접 보내준다. 아크 일행은 그저 감사하다는 마음이지만, 신시 왕국 사람인 고현은 감격 그 자체였다.

“일단 갈 곳은 급해 보이는 현무의 성역으로 보내주마. 그리고 마무리 되는 대로 청룡, 주작의 성역으로 보내주마.”

“감사합니다. 백호시여!”

“성역 중앙으로 보내주겠다. 괜히 주변의 마물들을 상대하지 말아라. 다른 사신수들은 아까의 나와 같이 마물들이 성역 근처에서 못 나가게 하였다.”

백호의 성역에 있을 때도 마물들이 주변 마을의 인간들을 공격 못 하게 손을 썼었나 보다. 그 말에 고현은 원래 그랬지만 아크 일행은 절로 사신수의 배려에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아크 일행은 백호의 공간 이전에 따라 현무의 성역으로 공간 이전을 하였다.

촤아악!

팟!

빛이 그들을 감싸고 아크 일행이 눈을 한번 깜빡거리는 순간, 백호의 성역에서 현무의 성역으로 공간 이전을 하였다.

현무의 성역 중앙에 도착한 아크 일행 백호의 성역은 하얀색으로 물들였다면 현무의 성역은 검은색으로 물들인 것과 같았다. 성역에서 밖을 보자 성역 근처에 반투명 막이 생성되어 마물들이 성역 근처 밖으로 못 나가도록 하였다.

아크 일행은 그것을 보자 안심을 하고 성역에 현무의 신상을 찾았다. 그곳엔 백호의 신상과 같이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부적이 붙여져 있었고 백호의 성역에서 본 복장의 수상한 자들이 있었다.

“이놈들!”

고현은 분노했으나 아까와 같이 성급하게 움직여진 않았다. 이번엔 때를 기다려 아미가 성가를 불러 자신들에게 힘을 주고, 마기 사용자에겐 힘을 분산시키는 전법으로 그들을 상대하였다. 효과는 엄청나게 좋았다. 이번에는 고현도 같이 합세하여 적들을 상대하니 훨씬 수월하였다.

“큭 이놈들, 흑천이 세상을 지배....... 하리니. 윽.”

이놈들은 죽을 때는 항상 같은 말을 하나 보다.

“정말 멍청한 녀석들이오.”

란데르그는 적어도 죽을 때는 자신의 소속을 숨겨야 하는데 이들이 자신들의 소속을 말하는 것을 보고 다른 함정이 있을까 봐 약간은 걱정했다. 이에 아미는 정답을 이야기한다.

“저렇게 말하고 죽어야 자신들이 원하는 이상향과 낙원으로 간다고 믿어서 그래, 그리고 명성을 얻어야 흑천에 지원품과 병사들도 모이고.”

“거참.”

아크는 어이가 없었다. 벌이는 짓에 비해 마무리는 아무리 봐도 어설펐다. 고현은 신상의 정화를 하였다.

-고맙구나. 왕의 아이들이여

백호 때와 마찬가지로 근엄한 음성이 들렸다. 현무이리라.

-다음은 청룡의 성역이다.

이번엔 백호의 음성이 들렸다. 그리고 아크 일행은 청룡의 성역으로 공간 이전을 하였다.

마찬가지로 수상한 자들의 제거와 청룡 신상의 정화를 하고 주작의 성역으로 이동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 주작의 성역은 수상한 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번 신상에는 부적뿐만 아니라 다른 도구도 보였다.

“이놈들은 뭐야!”

수상한자들 즉 흑천의 졸개들은 아크 일행을 보자마자 암기를 날렸다. 다른 성역보다 예민한 반응이었다.

챙!

채챙!

아크와 고현이 날아오는 암기를 쳐내고 흑천의 졸개들과 전투를 벌였다. 수가 좀 많았으나 이번에도 압승! 아미 덕분이다.

이들을 물리치고 신상의 정화와 도구를 치웠다. 그러고 나서 아크 일행은 또다시 다른 공간으로 이전되었다. 공간 이전된 곳에는 사신수가 있었다. 그들은 아크 일행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고맙구나. 왕의 아이들이여.”

“고맙구나.”

“다행입니다. 사신수들이여.”

아크 일행은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하나 궁금증이 있었다. 대표로 고현이 물었다.

“주작이시여 어찌하여 주작의 신상엔 다른 도구들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흑천의 졸개들이 더 많았습니다.”

주작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한다.

“그것은 내가 왕의 힘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도구들은 나의 힘을 추출하는데 쓴 것이고.”

“왕의 힘이요?”

고현은 당황하였다. 주작도 다른 사신수들처럼 신성한 힘이 있었지만, 주작만 왕의 힘이라고 따른 힘이 있어 다니? 그건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그 생각에 해답을 주는 것은 사신수들 중 대장인 현무였다.

“너희들은 우리 사신수들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

고현은 잠시 당황한다.

“네? 사신수들은 천왕분들이 우리들을 지키라고 내려주신 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것 또한 맞다. 하지만 우리들은 원래는 인간이었다.”

“네?!”

고현과 아크 일행은 일동 당황하였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담담히 말하는 현무.

“우리들의 원래 직책은 풍백(백호)[風伯], 운사(청룡)[雲師], 우사(현무)[雨師] 그리고 왕의 힘인 화치(주작)[火治] 로 되어있다. 그것을 이미지화를 한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지.”

“하지만 그렇다면......”

“그래 우리들은 마지막 천왕인 치우천왕의 부하들이었다. 사신수들은 천왕이 교체될 때마다 우리들 사신(四神)들의 교체가 이루어졌지. 하지만 치우천왕이 갑자기 천자의 핏줄인 황제(黃帝)와의 싸움에서 전사하여, 우리들은 교체가 안 되었지.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고. 화치는 우리들 나 현무, 백호, 청룡과는 달리 불의 힘을 이끄는 힘이 있어서 왕의 힘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 힘이 있으면 천왕 밑에 왕으로서 존재하였지. 일종의 제후국이었다.”

고현과 아크 일행은 잠시 충격을 받았으나, 이내 진정하고 고현은 다른 질문을 하였다.

“그러면 사신수들 이시여. 저를 천왕으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제가 그 뒤를 잇겠습니다.”

사신수들은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그것은 무리다. 태왕의 아이야. 이미 너희 태왕들은 우리 힘이 없이도 잘하고 있지 않으냐, 비록 마기는 우리들이 막지만 지금 태왕이라고 불리는 너희들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일종의 세대교체이지 그리고 고인 물은 언젠간 썩는단다. 우리들은 너희들이 잘 해내 왔고 앞으로도 잘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천왕은 우리들이 만들 수가 없단다. 오직 천왕만이 천왕의 후계자를 만들지. 우리들은 방법을 모르고 자격이 없단다.”

고현은 아쉬웠다. 사신의 힘만 통제할 수 있다면 자신이 믿는 왕도를 실현 할 수 있기에 하지만 곧 고현은 생각을 고친다.

‘그래 이 힘은 나한테 필요 없는 힘이야. 오히려 이런 위대한 힘은 아크의 패도에 맞을지도.’

고현은 그러한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아크를 보았다. ‘저자가 왕이 된다면 어떠한 패도를 보여줄까?’ 그 생각을 하자 그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고현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