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말이 많으면 실수하는 법!
43. 말이 많으면 실수하는 법!
고현은 차근히 설명했다.
일단 자신은 어떠한 임무를 위해서 진 제국에 몰래 들어갔다. 들어간 경로는 이미 신시 왕국의 첩자들이 길을 열어서 어렵지는 않았다.
다음은 그 임무를 위한 사전 조사인데, 이 임무란 신시 왕국을 마기로부터 보호하는 사신수의 성역에 누군가가 고의로 그 성역을 오염시킨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이에 신시 왕국은 일차적으로 진 제국의 소행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고현은 그러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여기서 사신수의 성역을 설명하자면 우선 신시 왕국의 건국 때로 돌아간다. 신시 왕국은 환웅 천왕(桓雄 天王)이 세운 국가이다. 그래서 역대 천왕들이 다스려온 국가이다.
성역은 역대 천왕들이 사신수의 힘을 통해 신시 왕국을 보호하고자 세운 성역이다. 그리고 지금의 성역은 마지막 천왕인 치우 천왕(蚩尤 天王)이 마지막으로 손본 곳이다. 사실상 천왕의 명맥이 끊겨(마고 대륙의 왕의 핏줄이라고 주장하는 진 제국의 천자(天子), 신시 왕국의 천손(天孫) 그중 신시 왕국의 천손 핏줄은 천왕 대 에서부터 태왕 대까지 이어져 왔다.)
지금의 신시 왕국의 왕의 호칭은 태왕(太王)이라는 호칭을 쓴다. 천왕을 나타내는 특별한 힘이 사신수와 연관이 있었으나. 후대인 지금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천왕의 계승은 비밀리에 이루어져서 지금의 신시 왕국의 학자들은 그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여하튼 그러한 성역의 힘 덕분에 지금의 신시 왕국은 대혼돈때 신시 왕국의 영토가 마기화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성역이 하나의 종교가 되었다. 그만큼 신시 왕국에선 중요한 위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성역이 지금 약간이지만 마기에 노출되었어. 그래서 내가 조사를 나간 거고.”
아크와 아미, 란데르그는 단박에 이해한다.
“호오~ 그럼 큰일이 아니오. 사신수의 성역이 오염된다면 대혼돈때 보다간 아니지만, 지금의 마고 대륙은 신시 왕국을 제외하고 마기로 오염되었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시 왕국도 마기에 오염될 수 있다는 말이고.”
“그래 란데르그, 그게 중요한 거야. 그래서 신시 왕국의 후계자이자 화경 급인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확실히 그 정도의 사람이 직접 나섰다는 건 중요한 일이네.”
아미는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신시 왕국의 태왕이신 나의 아버지는 이 일을 계기로 내가 확실히 후계자임을 보여 주라고 하셨어.”
고현이 결심에 찬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 확실히 중요한 일이다. 고현, 우리가 안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그래도 친구잖아. 우리가 도와줄게.”
고현은 친구라고 어려운 일인데도 도와준다는 아크를 보고 잠시나마 이용하고자 한 자신이 미웠다.
‘허허, 아직 왕의 그릇이 안 된 것은 나인가.’
고현은 짐짓 부끄러웠다.
‘왕이 되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중에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는 자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배신의 기회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다룰 때 필요한 것은 일단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러한 사람들에게 진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고현은 태왕이신 자신의 아버지가 말한 말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든 생각으로는 저 순수하게 단순히 친구라고 도와준다는 아크가 그것도 속인 자신을 용서하고 그러한 아크야말로 자신이 꿈꾸어 왔던 왕도의 왕인 것 같았다.
‘어쩌면 진정한 왕도를 걷는 것은 아크일지도 몰라.’
고현은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말하였다.
“고마워. 그러면 일단 이곳은 신시 왕국의 서쪽이니까. 서쪽을 수호하는 백호의 성역에 가보자.”
“그래 그러자 가자. 아미, 란데르그.”
“그래 아크.”
아미는 언제나 아크가 생각한 것에 이견을 제시하지만, 그것은 아크가 잘못된 길로 갈까 봐 그러는 것이다. 속으로는 아크를 언제나 지지하는 것이 아미의 마음이었다.
‘백호....... 백호라.’
란데르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였다.
“란데르그. 그러다가 미아 된다.”
아크는 파이어 볼트를 소환하여 말을 몰았고 란데르그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말을 타고 따라갔다.
“나를 놓고 가지 마시오오!”
란데르그도 마고 대륙은 처음이라 여기서 놓치면 나이 500살을 먹고 진짜 미아가 되기에 전력으로 쫓아간다.
※ ※ ※
“여기는 신시 왕국의 서쪽 백호 성역 앞. 교주님. 목표에 다 왔습니다.”
이곳은 백호 성역 그곳에 온통 검은색 가죽으로 된 옷을 입은 자들이 주술적 도구인 무전기로 대화를 하였다. 그것은 멀리 떨어진 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브란티아 대륙으로 치자면 마법적 무전기이다. 그들은 눈이 불타오를 듯이 붉었다. 불타오르는 붉은 눈은 곧 마기 사용자란 말. 그들은 결코 좋은 의도로 이곳에 오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 어서 계획을 실행하도록, 그래야 우리 흑천(黑天)이 세상을 지배하리니.
무전기 너머에 들려오는 소리는 듣기 싫은 쇳소리를 내며 말을 하였다. 아마 이 말을 하는 교주라는 사람은 목소리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자들은 그 목소리를 들을 때 경건할 정도로 엄숙히 들었다.
“네 교주님. 흑천이 세상을 지배하리니.”
“충! 흑천 교주님!”
그들은 다시 한번 충성맹세를 한 뒤 계획을 실행한다.
팟!
파팟!
그림자처럼 사라지는 이들이다.
※ ※ ※
백호의 성역에 도착한 아크 일행.
“우와 여기가 백호의 성역이야?”
아크는 백호 문양으로 된 곳곳의 석상들을 보며 감탄한다.
“일종의 종교니까 이렇게 꾸며놨지. 모두 백성들이 한 거야.”
고현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이 사신수 성역이야말로 신시 왕국이 자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때 아크 일행의 기감에 기분 나쁘듯이 느껴지는 기운!
“뭐지, 이럴 리가 없는데? 여긴 성역이라고! 마기가 이 정도로 느껴지는 적은 없었는데!”
고현이 놀라 말한다.
조금 전까지 청아한 느낌이 들었던 백호의 성역에 갑자기 엄청난 기세로 마기가 들끓기 시작한다.
“젠장! 뭔가 잘못되었어! 빨리 가자!”
고현은 일행을 재촉하며 백호의 성역으로 향한다. 그곳에 향하는 길에 마물들이 습격한다.
“이런 마물들이! 일단 이것들부터 제거해야겠어. 이것들이 마을로 가면 안 되니까.”
그렇다. 백호의 성역 근처엔 백호를 모시는 사당과 사람들이 있었다. 아크는 마물들이 마을로가 사람들을 해치기 전에 먼저 없애기로 한다.
“좋아. 아크, 아미, 란데르그. 이 마물들을 부탁해! 나는 일단 백호의 성역에 가봐야겠어!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해!”
고현도 생각 같아서는 자신의 백성들을 공격할지도 모르는 마물들을 제거하고 싶었으나. 일단 백호의 성역이 중요했다. 일단 여긴 아크 일행에게 맡기면 되고, 이 성역이 무너지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기 때문이기에.
“어서 가! 고현. 여긴 우리에게 맡겨.”
“그래, 고맙다. 아크.”
고현은 서둘러 검기를 휘둘러 마물들을 제거하고 보법을 사용하여 빠르게 뚫고 들어갔다. 이제 남은 것은 아크 일행과 마물들.
아크 일행은 일단, 이 마물들을 쓰러뜨리고자 한다. 여기 오면서 아크 일행은 어느 정도 장비를 맞추었다. 아크는 오는 길에 대장간에서 환두대도(環頭大刀) 만드는 법을 배워 자신만의 마법적 능력을 부여한 환두대도로 무장하였고 란데르그에겐 각궁(角弓)을 만들어 주었다. 이는 고현에게 배운 것이다. 새로운 무장으로 아크 일행은 마물들을 상대한다.
한편 고현은 빠르게 마물들을 따돌리고는 백호의 성역에 들어간다. 그곳에는 백호의 신상(神像)에 정체불명의 부적을 부치고 있는 수상한 검은 가죽옷을 입은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얼굴까지 가죽 가면으로 눈만 보였다. 그리고 그 눈은 마기 사용자의 상징인 불타오르는 붉은 눈이었다.
“역시 진 제국의 소행인가!”
고현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그들에게 덤벼들었다. 화경의 경지인 기운을 내뿜으며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고현! 그러나 그들은 당황하지 않고 고현에게 맞대응하였다.
후욱!
팟!
파팟!
챙!
채캉!
그들은 별도의 무기는 없었고 옷에 달린 무수히 많은 끈으로 공격하였다. 하지만 그냥 끈이 아니었다. 끈 하나하나에 마기가 둘린 끈이었다. 그것들은 강철 검과 같은 강도로 고현을 공격하였다. 그리고 이따금 가죽으로 둘러싸진 손으로 공격하였다.
‘이들의 경지는 다행히 화경 급은 없어. 높게 치면 절정 고수정도. 최소 일류 무사 정도야. 그러나 마기를 가져서 일반적인 절정 무사들보단 강하다!’
홧김에 덤벼들었던 고현이지만 이자들의 수준이 높아 다시 침착함을 유지하는 고현이었다.
※ ※ ※
아크 일행은 차근차근 마물들을 제거하였다.
다행인 점은 이 주변이 마기에 오염 된 지 조금 전이라서 마물들은 모두 약하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기준은 아크 일행에게 해당하는 것이고 일반 사람들에겐 이 정도면 재앙 급의 마물들이었다.
푸슛!
쿵!
드디어 마지막 마물들을 제거하고 아크 일행은 고현이 걱정되어 빠르게 백호의 성역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고현이 수상한 검은 가죽옷을 입은 자들에게 몰려있는 장면이었다.
“고현!”
아크는 빠르게 고현에게 합류하였다. 란데르그는 화살을 쏘아 이들을 멀리 떨어뜨려 놓았으며 아미는 고현에게 치유 마법과 성법을 아끼지 않고 전개하였다.
“고현! 많이 다쳤어? 괜찮아!”
아미는 걱정이 되어 치유하였으나 공격한 자들이 이상한 기운으로 고현의 상처를 곪아지게 하였다.
“이런 치유마법과 성법으론 안 되겠어. 성가(聖歌)를 불러야겠어.”
아크와 란데르그는 알고 있었다. 히브리아 대륙에서 몇 번 봤기 때문이다. 아미는 마법 쪽에도 조예가 깊었으나. 진정한 실력은 성가를 불러 상대방을 치유하거나 용기를 주고 성가로써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는 힘이 있었다.
그것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수라나 마기 사용자와 전투 중일 때 힘을 발휘한다. 아미가 노래를 부르자 고현의 상처는 치유되었고 수상한 자들은 자신들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젠장! 저 고양이 영물이다. 죽여!”
수상한 자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아미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방치할 리가 없는 아크와 란데르그.
쾅!
콰카카캉!
“흡! 마기 사용자랑은 처음 싸우는데, 이 정도면 싸울 만한데.”
“아크! 조심하시오. 모든 마기 사용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자들의 공격에는 상대방을 마기에 중독되게 하는 특수한 장비가 있는 것 같으오.”
한차례 공방을 주고받고 떨어지는 아크 일행과 수상한 자들.
“뭐야! 외모는 마고 대륙 사람이면서 이름은 브란티아 대륙 식 이름인 아크? 너희들 정체가 뭐냐!”
수상한 자들은 아크 일행에게 짜증을 내며 질문한다.
“거, 수상한 자들은 자신들이면서 뭘 궁금하시오. 그냥 쓰러지시오.”
그리곤 란데르그는 큰 분노랑 작은 분노를 검집에서 꺼내어 공격한다.
“윽! 이 검들의 모양은 우리 마고 대륙 식이 아니군. 브란티아 대륙의 첩자들이냐!”
“거참! 궁금한 것도 많으시오.”
란데르그는 그 말을 끝으로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겠다는 뜻으로 공격하였다. 이에 아크도 합세했다.
“아크, 란데르그. 성가를 불러줄 테니, 힘내!”
그리곤 아미는 마기의 대응에 최적화된 성가를 불렀다. 성가의 위력은 마기 사용자의 힘을 없애고 자신의 편엔 용기와 힘을 준다.
그러한 힘을 받자 아크와 란데르그는 손쉽게 수상한 자들을 없애고, 마지막 대장으로 보이는 자를 제압한다.
“큭! 크윽. 저 영물만 아니었으면.”
“자 어서 말해보시지 너희들은 누구냐!”
아크가 수상한 자들의 대장을 위협하며 물었다.
“크으윽, 모든 건 흑천의 뜻대로 큭!”
그리곤 수상한 자들의 대장은 입안에 독극물을 깨물어 자결한다.
아크와 란데르그는 독극물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떨어진다.
“이런 자결 했는데.”
아크는 이자들이 독종이라고 생각했다.
“흑천이라고 하지 않았소이까. 그것이 무엇이오?”
이에 고현이 설명해준다.
“흑천이라는 것은, 진 제국의 사이비 종교야. 지금의 진 제국 황제는 온건파이지 그런 데 반해 흑천은 강경파야. 마기로 이 세상을 지배해야 흑천신(黑天神)이라는 것이 세상에 내려와 자신들을 구원한다. 는 사이비 종교. 우리 신시 왕국은 물론 진 제국 황실까지 골머리를 썩이는 자들이지. 배후는 진 제국이 아니라 흑천 이었군.”
“흠, 끝까지 말 많은 놈이었네! 자신들의 출신을 말하다니.”
아크는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게 말이오. 흑천, 역시 사이비 종교요.”
자살한 수상한 자들의 대장은 비장한 마음으로 자결했으나, 자신의 정체를 말함으로써 진짜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곤 고현은 신상에 붙은 수상한 부적을 제거하고 정화하였다.
파아앗!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어서 오너라. 왕의 후손들아.
“음? 이건 무슨 소리지?”
아크가 놀라고.
“설마 이 음성은? 백호이시여.”
고현이 경견하게 말한다.
“뭐 백호 님?”
이에 놀라는 아크 일행.
이 성역의 주인인 백호가 말을 해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