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마스터(Master) VS화경(化境).
41. 마스터(Master) VS화경(化境).
이 두 고수의 기 싸움은 대단했다. 아무도 없는 산중으로 가는데 은연중 나오는 기운에 아미와 란데르그는 불편했다. 그럴 것이 은연중 자신을 압박하는 기운을 받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미는 이 와중에 두 사람의 대결을 말리려고 수다를 떨었다.
“호호호, 날씨가 참 맑아요. 그렇지요. 무사님? 아크?”
그러나 들은 채도 안 하는 두 사람. 아미는 야속한 마음마저 들었다.
‘어후! 이 녀석들이!’
살짝 약이 오르는 아미. 이런 반응으로 봐선 이들의 승리욕이 장난 아님을 뜻한다.
마고 대륙의 화경의 경지란 브란티아 대륙의 마스터와 비견된다.
그다음의 경지로는 신화경, 그다음으론 현경, 마지막으로 지금의 마고 대륙의 제국, 왕국 등으로 나눠진, 대혼돈 이전에는 신선이라며 추앙받았으나. 지금은 마고 대륙이 마기화되면서 기운의 본질이 달라져서 마왕의 경지라고 부르는 생사경의 경지이다.
브란티아 대륙의 디아우스들을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말하자면 마고 대륙에도 당연히 데바들이 있다. 하지만 명칭이 다른데 마고 대륙에선 데바를 진인(眞人)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브라티아 대륙의 데바들처럼 일반적 인간보다는 수명이 길며 인간보다 육체적, 정신적 한계치가 높아 경지가 높은 자들이다.
이들의 명칭이 달라진 것은 대혼돈 이후 창조주 안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들만의 새로운 종교를 만들었다. 그만큼 대혼돈이 이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피해를 준 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상관없이 아크는 계속 흥분상태이다. 브란티아 대륙의 마스터와 곧잘 비견되는 화경의 경지를 직접 보고 온몸으로 겪을 생각을 하니 호승심이 발동한 거다.
‘마고 대륙에서 만나는 첫 고수다. 얼마나 대단한지 꼭 알아야겠어!’
드디어 도착한 산 중턱 이산에는 마기화에 의해 변한 마물이 이곳, 마고 대륙은 몬스터 급의 괴물을 마물이라고 부른다. 자주 출몰하여 이 주변의 사람들은 안 올라온다. 이러한 곳이라면 자신들의 기운을 마음껏 펼칠 수가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보기 전에 정식 인사를 해볼까요.”
무사는 아크에게 예의를 보이고자 한다.
“좋습니다.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진인이시죠? 저보다 나이가 많으실 것 같은데.”
아크도 예우를 갖추며 말한다.
“흠?! 제가 진인 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저는 올해로 20살이 되었습니다. 그쪽은 당연히 데바시겠죠?”
“?!”
지금 이자는 아크와 마찬가지로 진인이기는 하지만 나이는 어리다. 그런데도 화경의 경지라니. 아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크와 무사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크흡! 화경의 경지이시니 당연히 수련을 많이 쌓은 진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데바이긴 하지만 올해로 20살이 되었습니다.”
“?!”
이번에는 무사가 놀랐다, 아크와 놀란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허허허, 이거 친구로군요. 그럼, 말을 놓을까요? 저는 신시 왕국의 무사. 고현이라고 합니다.”
“좋아. 나는 아크.
기분 좋게 대답하는 아크. 무사 고현이라는 자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아무래도 자신과 같은 나이에 어린 나이에 오른 높은 경지까지 공통점이 많았다.
“호오~ 아크. 그럼 기분 좋게 서로의 무(武)를 나누자고.”
“아! 잠시만!”
아크는 그렇게 말하곤 아공간을 열어 자신의 갑옷이랑 클레이모어를 꺼낸다.
“히히, 볼 사람이 없으니. 나의 최대전력으로 맞붙으려고.”
그렇다 아공간을 열기 전 아크는 나그네 옷과 아미가 준 검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여긴 보는 사람들이 없는 산속 거기다가 상대는 자신들의 정체를 아는 쉘츠 제국의 우방의 나라인 신시 왕국의 무사이다.
여기서 까지 위장하고 상대하는 것은 아크의 자존심에도 고현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내 최대전력으로 붙자고! 근데 고현 너는 그런 무장으로 할 거야? 굉장히 방어력이 떨어져 보이는데?”
“음? 아하하하 괜찮아. 이 옷 겉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무려 신시 왕국 직속 선관(仙官) 님의 신력을 부여하신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 브란티아 말론 매직 아이템이지. 무기도 운철(隕鐵)로 만든 거고.”
“선관?, 운철?”
“아, 그러니까 너희들 마법사랑 운석에서 나온 철을 말하는 거야.”
“우와! 그래 좋아! 나도 전력으로 대련에 임하겠어.”
신시 왕국 직속 선과의 가호를 입은 옷이랑 그 귀하다는 운철로 만든 검을 든 고현이라는 자 보통신분은 아닌 것 같았다.
“하하하, 점점 마음에 드는걸. 아크!”
그리곤 곧장 자세를 잡는다.
선공은 아크였다. 탐색전을 한다고 아크는 일반 오라를 검에 씌어 공격한다. 골드 오라는 브란티아 대륙의 아르드리임을 나타냄으로 일단 숨겼다.
쐐 액!
챙!
고현도 일반 푸른빛 검기 즉 다시 말해 오라를 써서 아크의 검을 막았다. 브란티아 대륙에선 마고 대륙의 영향을 받아 검기라고도 하고 오라라고도 한다.
오라와 검기가 튀는 전투의 장.
아크는 이 고현이라는 무사 보통의 실력자가 아님을 알았지만, 이건 정말 대박이었다. 이 시대의 전투의 핵심은 검기와 오라였으나,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검을 수련한 자의 육체적 경지였다.
지금 이 한 번의 검을 나누었지만. 고현은 검을 잡는 손, 손목, 그리고 몸 전체의 균형이 아주 좋았다. 힘도 강하였고 부드러움도 동반하였다. 과연 괜히 어린 나이에 화경의 경지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생각은 고현도 하였다.
그리고 떨어지는 아크와 고현 그리고 이어지는 검의 공방!
쐐 액!
캉!
카캉!
챙!
아무런 말도 없이 검의 공방을 나누는 아크와 고현. 이들은 검을 나누면서 승리욕과 친밀감을 같이 느꼈다.
쾅!
검의 격돌에 큰소리가 나고 자세의 재정비를 위해 잠시 떨어지는 아크와 고현. 그리고 두 사람 다 짜기라도 했듯이 아크는 오라 블레이드를 브란티아 대륙의 오라 블레이드를 마고 대륙 식으로 부르는 검강을 고현은 전개하였다.
후우웅!
화르르!
푸르게 빛나고 타오르는 두 검의 검강과 오라 블레이드.
둘은 동시에 상대에게 쇄도하였다.
파앗!
파파팟!
쾅!
콰아앙!
파아앙!
아까 전엔 검의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지만, 지금은 폭발하는 둘의 검의 공방! 주변 일대가 초토화가 되어간다.
산 주변의 마물들은 아크 일행과 고현을 기회가 되면 공격하고자 했으나, 두 사람의 검의 공방에 의한 폭음과 기운의 영향을 받아 마물들은 살고자 도망친다.
그만큼 두 사람의 지금의 경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다가 드디어 승부의 기울 추가 움직였다. 조금씩이지만 압도 하는 아크! 고현은 조금씩 밀리자. 자신이 가진 비장의 수를 꺼낸다. 신시 왕국에서도 극소수의 자들만 익힐 수 있다는 천도신공(天道神攻)으로 승부를 보았다.
후우웅!
고현의 기의 경로(=마나 경로)로 갑자기 들끓어 오르는 기운 고현의 검강으로 된 검이 더욱 불타오르더니 엄청난 기운이 펼쳐진다.
아미는 이에 눈치를 챘다. 고현이 어떠한 자인지를.
‘저런 엄청난 검기는! 천도신공 밖엔 없어. 그렇다면 저자의 신분은.......’
고현은 엄청난 검기로 아크를 공격하였다.
후우웅!
쾅!
콰아앙!
아크는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멈추고 싶지 않았다. 지금 아크의 머릿속엔 ‘이자를 이겨야 한다.’ 라는 강력한 주문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아크는 진짜 자신의 전력을 발휘하는데.
‘골드 오라를 써야겠어! 그리고 중단전의 마나와 딘 메긴 5단계를 쓴다.’
아크는 일반 오라보다 효율과 효과가 좋은 골드 오라를 쓰고 자신의 마나의 힘과 영력의 힘인 딘 메긴 5단계를 발동한다. 이로써 마나와 영력의 질과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후우웅!
파아앗!
어마어마한 기운!
검의 기운이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검격!
고현의 검이 그것을 막고자 했으나 밀리는 상태! 아크는 확실한 승부를 보기 위해 오랜만엔 렌 사부가 가르쳐준 버스트 웨이브를 쓸려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클레이모어에 맺히는 거대한 힘의 기운. 그것을 날리고자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팟!
파지직!
챙캉!
파아앗!
클레이모어에 금이 가더니 결국 순간적인 기운을 견디지 못한 클레이모어가 부서졌다. 그 충격으로 아크는 뒤로 날아 갔고 둘의 승부는 나지 않았다.
“아크!”
“이보시오! 아크!”
달려가는 아미와 란데르그, 고현은 졌다고 생각하였던 순간이었지만, 이런 어이없는 경우로 승부가 무승부가 되자 좀 당황하였다.
“이봐! 아크. 괜찮나?”
조금 전까지 승리욕에 불타 검을 나누었던 것은 잊었는지 아크가 걱정되어 달려가는 고현.
“으~으음.”
다행히 정신을 잃지는 않은 아크. 그러나 폭발의 충격이 제법 컸나 보다. 만약 아크의 방어구가 아니었으면 크게 다칠 뻔하였다.
아미는 신속히 치유 마법을 전개하였다. 그러자 화색이 돌아오는 아크. 아크는 투명화 투구도 벗고 숨을 쉬었다.
“푸하~! 죽을 뻔했네.”
“다행이오. 아크. 그나저나 무기가 폭발하다니. 검의 재질이 뭐였소?”
란데르그는 아크의 무기가 깨짐에 의아함이 들었다.
“이그니스 광석 30%, 강철 40%, 특수합금 30%야.”
아크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무엇이오?! 그럼 엄청난 명검이잖소.”
놀라는 란데르그.
“그러게, 이게 부러질 것을 몰랐네. 히히.”
아크는 자신이 크게 다칠 뻔하였는데 웃자 아미는 약이 올랐다.
“웃어? 웃음이 나와 지금!”
“하지만 아미, 이런 명검이 나의 기운을 못 버티고 부서졌으면, 나의 기운이 더욱 강해졌다는 거잖아. 기분이 좋을 수밖에 히히.”
아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아크를 바라보았다.
‘으휴~ 진짜 바보네. 걱정한 사람 생각은 안 하는 걸 보면.’
고현은 잠시 상황을 보다가 이내 말을 한다.
“아크, 너는 브란티아 대륙의 아르드리랑 무슨 관계이지?”
“아!”
아크는 대련하는 도중 골드 오라를 사용하였다. 골드 오라란 아르드리들이 쓰는 영력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오라였다. 그러한 것을 고현이 정확히 알아봤다.
“아....... 그건......”
난처해하는 아크를 도운 건 역시나 아미였다.
“잠시만 아크. 그전에 고현 씨 저는 당신의 말을 먼저 들어야겠어요. 방금 쓰신 힘은 천도신공이시죠? 아크의 정체를 말하기 전에 당신의 정체부터 밝히세요. 당신은 누구시죠?”
“흐음~ 역시나 눈치를 챘습니까? 브란티아 대륙에서 와서 못 알아볼 줄 알고 쓴 것인데.”
“흠! 제가 워낙 발이 넓고 아는 게 많아서요.”
아미가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나이가 많은 것이겠지. 안 그렇소.’
이 와중에 란데르그는 딴죽을 걸까? 라고 생각했지만 분위기상 그냥 잠자코 있었다.
“그냥 이 상황을 회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무인으로서 말하겠습니다. 아크의 정체도 궁금하고요. 저는 신시 왕국의 적통자이자 후계자. 고현 왕자라고 합니다.”
아미는 예상했다는 듯이 있었고 아크와 란데르그는 놀란다.
“자, 그럼 아크, 너의 정체도 말해주겠어? 무인으로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크는 아미를 보더니 이내 솔직히 말한다.
“나는 브란티아 대륙의 왕의 혈통인 아르드리의 피를 가진 붉은 털 보브의 아들이자, 니르의 아들인 이그나이트 공작가의 후손, 아크 이그나이트야.”
아크는 지난번 이그나이트 공작 성에 갔을 때 이그나이트의 성을 써도 된다고 인정받았다.
그나저나 이번엔 고현의 눈이 커진다. 아크가 말 한자들은 고현도 알고 있었다. 영웅신 닌우르타와 4 성웅과 더불어 대혼돈때 이름을 날린 영웅들의 이름이 아크의 부모님이라고 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