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마고의 마스터.
40. 마고의 마스터.
아크 일행은 새로이 준비한 이름과 함께 히브리아 대륙에서 가까운 마고 대륙의 마을로 향하였다.
아크가 상상했던 마고 대륙의 모습은 아니었다. 전해 듣기로는 약 430년 전 엔주의 ‘운명의 서판 전쟁’의 영향으로 마고 대륙은 신시 왕국을 제외하고는 공기 중의 마나가 마기화가 되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마고 대륙 사람들 모두 마기 즉 어둠의 마나에 중독되어서 모두 어둠의 마나를 쓰고 두 눈이 마기 사용자의 특징처럼 두 눈이 불타오를 듯이 붉다고 들었는데 여기 오기까지 사람들 모두 평범하였다.
한마디로 브란티아 대륙의 사람들과 인종적 특징으로 다를 뿐이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들은 브란티아 대륙의 여관 역할을 하는 주막이라는 곳을 갔다. 숙박업과 식당, 술집을 겸하는 곳이었다. 아크는 다른 사람들이 못 듣도록 조심히 조용히 아미에게 말을 하였다.
다행인 점은 마고 대륙 사람들은 말하는 고양이 아미를 봐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그저 영물로 인식하였다. 물론 평범한 사람들은 잘 볼 수 없어서 신기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미녀보다는 영물이 더 눈에 안 띄었다. 말을 안 하면 평범한 길고양이로 인식했으니까.
“아미. 브란티아 대륙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아크가 마고 대륙의 사람들을 본 소감을 말하였다.
“흠? 아! 그래, 아크는 마고 대륙을 책으로만 접하고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지? 어때? 악의 소굴 같아?”
아크는 좀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악의 소굴이 아니라 그저 평범했다.
“혼란스러워 아미, 브란티아 대륙 사람들은 이들을 모두 악의 발상지의 사람들이라고 알다니.”
“그래 그게 무서운 거야. 일종의 언론조작이지. 예전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이 전쟁할 때 마고 대륙 사람들을 악의 화신, 괴물로 여론 조작하여 브란티아 대륙 위정자들은 일반 사람들에게 직, 간접적인 지원과 힘을 받았어서 병사 모집하기도 쉬웠어. 그리고 마고 대륙 사람들은 자신들을 괴물 취급하는 브란티아 대륙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야. 뭐 일의 발단은 무법지로 변한 히브리아 대륙의 소유권을 두 대륙이 동시에 주장하면서 일어난 거지만.”
“근데 히브리아 대륙은 사막화가 된 황무지잖아. 그곳에 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음~ 그건 사실 이 4대 대륙 중에 시초 대륙을 수라들에게 잃고, 그 당시 인간들에게 신대륙인 이 3대 대륙이 있었지. 그리고 나라가 건국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대륙별로 차이가 생겼지 문화적으로 군사적으로 말이야. 그리고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건 히브리아 대륙이었어, 그래서 엔주가 ‘운명의 서판 전쟁’ 즉 대혼돈을 일으키자마자 기습적으로 히브리아 대륙을 습격한 건 자신의 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라서 일으킨 거지. 그런데 중요한 건 히브리아 대륙이 사막화가 되어도 가치는 충분했어. 사막 모래바람에 묻힌 히브리아 대륙 고유의 유적지. 거기에 있는 마법 물품, 비전 마법. 그리고 그곳 이형의 몬스터에게 상급의 마정석이 나온다고 해. 마지막 가치는 신원이 안 알려졌지만 어떤 과학자가 마법적 장치가 없어도 움직이는 기계를 발명했다고 해.”
“응? 그거랑 히브리아 대륙의 가치랑 무슨 상관이야.”
아크는 성급하게 아미의 말을 잘랐다.
“어허! 더 들어봐. 그 기계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자원이 히브리아 대륙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불타는 검은 물’이라고 해, 그래서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이 눈에 불을 켜고 전쟁을 일으키는 거지. 생각해봐, 마법은 이미 일상에 젖어 들었지만, 만약 마법을 사용 못 하는 상황이 온다면 당연히 대비한 세력이 유리하지. 안 그래?”
“우와. 아미의 말을 듣고 보니, 히브리아 대륙이 정말 가치 있다. 전쟁이 일어날 만하네.”
“그런 것이라오. 아크. 모두의 탐욕 때문에 항상 전쟁이 일어나지. 근데 그게 좋게 보면 자신들의 국민들을 위해서 한 일이니 표면적으론 비난할 수 없소이다.”
란데르그의 말에 아크와 아미는 놀란다.
“어?! 란데르그.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었어?”
“허허허. 소인을 뭐라고 생각한 것이오? 이래 봐도 정보 길드의 수장이오.”
“어....... 미안해 란데르그, 너를 아크와 같이 완전 바보라고 알았어, 미안해.”
이에 아크는 발끈한다.
“뭐야, 아미. 나를 바보로 안 거야?”
이에 란데르그와 아미는 비웃는다. 이번에 걸려든 월척은 아크였다.
아미와 란데르그는 한참을 비웃다가 아미가 이내 정리한다.
“자! 자! 이제 잡담은 그만하고, 우리들의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자. 일단 아크 너의 이름은 뭐라고?”
“진이야. 예전부터 이런 이름을 쓰고 싶었어, 왠지 강해 보이잖아.”
“좋아. 그렇다 치고, 란데르그는?”
“란이오. 란데르그의 앞글자만 따서이오.”
“좋아. 그럼 나는 어차피 이곳 마고 대륙 식 이름이니까. 이대로 아미라고 할게.”
이에 아크는 의문점이 생긴다.
“아미가 마고 대륙 식 이름이야? 뜻은 뭔데?”
“호호호. 그건 눈썹이 아름답다는 뜻. 즉 미인이라는 뜻이야.”
이에 아크와 란데르그는 새로운 월척이 걸림을 직감한다.
“우와! 진짜 공주병 말기다.”
“허허허, 공주병도 일종의 병이오. 어서 치료하시오.”
이들의 놀림의 대가는....... 아미가 아크와 란데르그의 얼굴을 할퀴었다.
“나의 어머니가 신시 왕국 분이셔서 나의 이름이 마고 대륙 식인거야. 이름 가지고 놀리는 게 가장 유치한 거다. 알겠어. 아크, 란데르그!”
“신시 왕국 분?”
아크는 거울로 상처 난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한다.
“그래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면 놀랄 것이야. 호호.”
아미는 언젠가는 말해주겠다고 아크와 란데르그한테 약속했다.
※ ※ ※
소란스러운 주막 안. 검은 머리에 황갈색 눈동자를 하고 머리를 뒤로 묶음 머리를 한 협객 같은 의상을 입은 잘생긴 청년이 있었다. 그는 마고 대륙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수행을 쌓은 무사였다. 마나(기)로 귀를 활성화해, 주막 안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모으는 중이었다.
일반 사람들은 시끄러운 주막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든 못 알아듣고 관심도 없었지만, 자신만은 똑똑히 들었다. 마고 대륙 식 이름이 아닌 두 사람과 영물로 보이는 고양이.
그들은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의 전쟁원인인 히브리아 대륙의 가치에 대해서 떠들었다,
‘브란티아 대륙의 첩자인가?’
그 무사는 그러한 생각이 들자 그들을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아님 그저 여행자들일 수도 있었으나,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여행자들로 왔으면 굳이 마고 대륙 사람처럼 흉내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럼 가능성은 하나 적어도 밀입국한 자들! 무사는 그들을 좀 더 예의 주시하기에 이른다.
※ ※ ※
“10 동화(銅貨)입니다. 손님.”
푸근한 인상의 주인장이 아크 일행에게 음식값을 받는다.
“알겠소이다. 주인장. 자 여기 받으시오.”
란데르그가 대표로 계산하였다. 마고 대륙의 돈이 있는 것은 아크 일행이 마고 대륙에 들어오기 전 아미가 연금술로 자신들이 가진 돈을 일부 마고 대륙 식으로 바꾸었다.
이번에 말하지만 정말 재주가 많은 여자였다.
“진(아크), 란(란데르그) 어서 가자.”
그 모습을 본 주막 주인장은 아미를 미소를 지은 채 쳐다본다.
“왜....... 왜 그렇게 보세요?”
아미가 당황한다.
‘눈치를 챘나?’
“아? 아, 죄송합니다. 그저 동물을 좋아해서 말입니다. 영물도 처음 보고요.”
주인장이 푸근히 말한다.
“아 그러시구나. 음식이 정말 맛있었어요.”
아미는 다른 할 말이 없어 딴소리를 한다. 그러자 주인장은 아미를 보고 말을 한다.
“영물은 천지신명(天地神明)에게 가깝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쪽 영물분에게 기도를 올려도 되겠습니까?”
“네....... 네 얼마든지 그러세요. 음식이 맛있어서 특별 봉사입니다.”
아미가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말한다.
“네, 그럼.”
그러곤 주인장은 엄숙한 표정을 아미에게 기도를 올린다. 잠시 후 주막을 나온 아크 일행.
“아미, 천지신명이 뭐야?”
아크가 물어본다.
“아 그거 마고 대륙의 민속신앙이야. 귀족은 다른 신앙을 믿지만, 일반 서민들은 천지신명을 믿어.”
“뭐야?! 창조주 안 님을 안 믿는다고?”
아크는 아미와 란데르그만이 들을 수 있게 조심히 말하나 조금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신경조차 쓰지 않는 마을 주민들. 다행이다.
“그래 그러한 신앙적 문제도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의 갈등의 원인이야. 하지만 창조주 안 님은 법칙이시니 마고 대륙의 서민들이 믿는 천지신명과도 다르지 않지, 어디에나 존재하시는 법칙이니 어떠한 이름으로 불려도 본질은 같아.”
란데르그는 그때 뒤에서 자신들을 따라오고 있는 자가 있다고 아크와 아미에게 조심히 말을 한다.
‘아크, 아미 아까 주막 안에서부터 우리를 주시하는 자가 있소, 쉿! 뒤는 돌아보지 마시오. 사람이 없는 곳으로 유인하겠소이다.’
아크 일행은 자연스럽게 인기척이 안 느껴지는 곳을 유인하였다. 그리고 멈춰서는 아크 일행.
“누구시오! 우리를 따라오는 자는?”
무사는 타이밍에 맞게 숨었으나, 이들은 보통이 아니다. 그걸 눈치를 채다니.
“호~ 그걸 알아챘나? 밀입국한 자들이여.”
아크 일행은 일단 시치미를 떼고자 한다.
“무슨 말이시오? 우린 단순히 진 제국의 여행자요!”
“그럼 더욱더 살려둘 수가 없는걸? 진 제국에 이러한 실력자들이 있으면 말이야.”
아미는 아차 했다. 이자는 행동복 식이나 말투. 이런 것들이 마고 대륙 사람이나 진 제국에 적대감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자는 필시 신시 왕국 사람일 것이다. 그러한 예측은 더욱 신빙성을 주는데.
기운을 내뿜는 무사. 그자의 기운은 청아한 느낌을 주었다.
‘음? 마고 대륙에서 브란티아 대륙의 마스터와 같은 느낌을 주다니. 역시 이 사람 신시 왕국 사람이다.’
아미는 마찬가지로 기운을 내뿜는 아크와 란데르그한테 멈추라고 말한다.
“잠깐 멈춰 아크, 란데르그. 이자는 신시 왕국 사람이야!”
“?, 아미, 우리 본래 이름을 말하면 어떻게 해”
아크가 당황한다.
“괜찮아. 잠시만.”
그 모습에 무사는 잠시 당황한다.
“응? 신시 왕국 사람이라고 멈추라니? 그대들은 진 제국에 고용된 자들이 아닌가?”
“무슨 말씀이세요! 저흰 신시 왕국의 우방. 쉘츠 제국의 사람들입니다.”
그렇다.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은 단순히 두 개의 세력을 나누어져 싸우는 게 아닌 좀 복잡한 구조이다. 그중 한 관계가 신시 왕국과 쉘츠 제국의 사이이다.
마고 대륙 중에서 마기화에 가장 피해와 이익을 얻은 건 진 제국이다. 제국이 아직 왕국이었을 때 마고 대륙 대부분이 마기화 되어 지금의 진 제국이 그런 어둠의 마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마고 대륙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러한 진 제국이 유일하게 통합하지 못한 곳이 마기화가 되지 않은 신시 왕국과 마기화가 되었으나 신시 왕국을 지나 있는 쿠로사키 열도이다. 그래서 사실 브란티아 대륙과 마고 대륙의 싸움이 아니라 브란티아 대륙의 맹주 쉘츠 제국과 진 제국의 싸움이었다. 신시 왕국은 그러한 진 제국을 견제하기 위해 쉘츠 제국과 손잡은 것이고. 여하튼 좀 복잡하다.
브란티아 대륙의 세력 중에서도 진 제국을 이용해 쉘츠 제국을 견제하는 세력도 있다.
무사는 그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들은 무슨 짓을 한 건지, 마고 대륙 사람처럼 보였다. 여기서 수상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그들의 눈빛은 거짓말을 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이에 무사는 자신의 감을 믿기로 한다.
“허어~ 그런 것인가 알겠습니다. 이만 살기를 거두도록 하지요.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미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아크는 약간 몸에 힘이 들어갔다. 마고 대륙에 온 뒤로 처음 만나는 자신과 비슷한 실력의 고수이기 때문이다.
아크는 잠시 그자를 도발해서 실력을 겨루어볼까? 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 이곳은 다른 대륙 하물며 이자는 쉘츠 제국과 동맹인 신시 왕국 사람이다.
이러한 자를 건드렸다간 잘못하면 국가적 문제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자신은 마스터니까. 힘이 있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실례 많았습니다. 쉘츠 제국의 마스터여.”
이 무사도 아크와 란데르그가 잠시 기운을 내뿜은 것을 보고 마스터임을 직감적으로 한다.
그러자 아크가 더욱 흥분하는데.
“그럼, 잠시 양국 간의 친목을 다지고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대련이나 한 번 하시죠?”
갑자기 생뚱맞게 이야기하는 아크. 아무래도 몸이 달아올랐다.
“야! 왜 그래, 아크. 기껏 싸움을 피했는데.”
“허허허. 몸이 달아올랐군. 좋습니다. 이만 정식으로 인사할까요. 저는 신시 왕국의 무사 현이라고 합니다. 그대들의 이름은?”
“아. 저는 아미. 저 옆에 흥분한 애는 아크. 그 옆에 활을 들고 있는 사람은 란데르그라고 합니다.”
“좋소이다. 그럼 아무도 없는 산중으로 갈까요? 한번 브란티아 대륙 마스터의 실력이 궁금했는데. 잘됐습니다.”
아크는 지지 않고자 말을 한다.
“저야말로 마고 대륙의 화경(化境) 급 고수와 겨루어보고 싶었는데 잘되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마고 대륙의 경지에 대해선 공부한 아크였다.
파지직!
두 고수의 기 싸움은 벌써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