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드디어 동대륙으로. (일단 중간대륙부터).
35. 드디어 동대륙으로. (일단 중간대륙부터).
다음 날 아침.
아크 일행인 아크, 아미, 란데르그는 짐을 꾸렸다. 아크와 드라이의 숙취는 엑스퍼트 급 능력 이상만 되면 쓸 수 있는 마나 운용의 편법을 써 술이 깼다. 전의 딘 가르드에서의 숙취는 천계 전용 독한 술이라서 그게 안 먹혔던 거였다.
“정말로 이대로 떠나실 겁니까? 형님? 흑흑.”
“그래 아우님, 나도 아쉽소이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기쁨의 술을 마시겠소.”
란데르고와 샴바라는 누가 보면 아주 이산가족이 헤어진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게 싸우더니 미운 정이 아주 완벽히 오버할 정도로 쌓였다.
“어휴~, 오버는.”
아미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아크는 드라이와 악수를 한다.
“아크, 꼭 예언의 완성을 해라! 내가 매일매일 창조주 안 님께 기도를 드리마.”
“응! 고마워, 드라이. 내전의 피해를 빨리 회복하고 더욱 강해져야 해!”
“그래 아크, 다음번엔 너나 란데르그를 뛰어넘어 보이겠어. 너나 란데르그도 긴장 늦추지 마라.”
드라이는 굳은 결심을 한 듯 표정이 결연했다.
“알겠어, 꼭 다음 경지를 함께 보자고.”
아크와 드라이도 끈끈한 우정을 보이며 인사를 나누었다.
‘어휴~ 남자들의 우정이란, 호호 뭐 보긴 좋네.’
아미는 내심 그들의 우정이 마음에 들었다.
진한 우정의 작별 인사를 나누고 아크 일행은 길을 나서였다. 아크는 제레인트 마을을 떠나 처음을 여행할 때는 아크의 생일이 지나고 얼마 후인 겨울이었으나 곧 한해가 바뀌고 이그나이트 영지에 있을 땐 초봄이었다가 라이언 영지에서 떠날 땐 한여름이었다.
아크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이렇게 계절이 빠르게 바뀐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러한 생각을 아크는 정령 마 파이어 볼트를 천천히 몰며 하고 있었다.
그다음에 드는 생각으로는 친구가 많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제레인트 마을의 아미부터 최근에 사귄 샴바라까지 그리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인연.
이제 브란티아 대륙을 나선다고 생각하자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또 중간대륙을 거쳐 동대륙에 갔을 땐 어떠한 인연이 있을까? 아크는 그 생각까지 가자 살짝 흥분했다.
“흐흐흐.”
“아크, 뭐....... 뭐야! 왜 그렇게 기분 나쁜 웃음을 내어?”
아미는 아크의 표정을 보고 기겁한다.
“그렇소이다. 소인도 소름이 돋소이다. 으윽.”
란데르그도 아미의 말에 맞춘다,
아크는 기분을 안 맞춰주는 두 사람이 야속했다.
“뭐야, 날 그렇게 이상한 사람으로 봤단 말이야? 이거 서운한데.”
아크는 짐짓 서운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아크, 네가 그렇게 웃으니까 그렇지. 어제 샴바라한텐 ‘보이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 그렇게 말했으면서 그러네.”
아미는 아크가 예전에 했던 말을 꺼내며 말한다.
“무엇이오! 샴바라를 그렇게 이상하게 봤소이까?”
란데르그가 발끈하는데.
“그때 너도 있었잖아. 란데르그. 뭘 처음 듣는 것처럼 이야기해.”
아미가 핀잔을 준다.
“어험, 그전의 일은 다 잊었소이다. 크흠.”
세 사람은 아옹다옹하며 중간 대륙으로 가는 항구로 가였다.
※ ※ ※
잠시 후.
라이언 영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항구, 케넌 항구에 도착한 세 사람은 드라이가 내어준 허가증을 라이언 백작의 소유물인 ‘파도의 입술에 키스를’라는 범선의 대머리인 선장에게 보여 주었다.
도중에 아크는 바다를 처음 봐서 ‘우와 바다다 바다.’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음~, 좋소이다. 연락을 받았고 허가증을 보았으니, 출항하도록 하죠. 하지만 잠시 출항 준비를 해야 하니 이곳 케넌 항구 도시라도 잠시 구경하고 계십시오.”
“알겠어요,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아미는 상큼하게 말하고는 다른 일행들과 케넌 항구 도시를 구경한다.
케넌 항구 도시는 다른 세력권과 중간 대륙의 무장 세력들이나 마고 대륙(동대륙)의 침공에 대비하고자 방어 시설이 잘 갖춰진 요새였다. 그럴 만한 게 여기가 점령당하면 바로 쉘츠 제국의 동부지역이니까.
그래서인지 도시 곳곳엔 방어용으로 설치된 마법 포탄 장치들과 군용 범선이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잠시 휴전 시기인 지금은 그러한 긴장감이 없었다.
“아으~ 오늘 평화로운 하루구먼.”
“이봐 오늘 근무 끝내고 오늘 새로운 무희님이 들어오셨다는데 그 춤 보러 가야지!”
“이보게 이 친구 근무 중 어찌 그런....... 당연한 말을 하나! 당연히 가야지!”
근무 시간에 태평하게 잡담을 하는 케넌 항구 도시의 경비병들. 그것을 본 상관들도 별 신경을 안 썼다.
그러한 모습을 보는 아크는.
“언제 전쟁이나 다른 세력들이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긴장이 풀려도 되는 거야?”
아크는 약간 못마땅하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그러한 이유는 케넌 항구 곳곳에 있는 군인들도 긴장이 풀려있는 모습을 봐서이다.
“그게 인간의 한계야, 아크 인간은 빨리 망각하지.”
아미는 흥분한 아크를 달랜다.
“허허허, 꼭 그렇지만은 않소이다. 소인같이 항상 전투 자세로 대비하는 자들도 있지요.”
란데르그가 멋있는 척하는데.
“......”
아크와 아미는 잠시 딴청을 피웠다.
“이번 사냥감은 소인이오?!”
란데르그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았다.
“뭔 말이 되는 말을 해야지.”
아크의 표정이 개구쟁이의 표정이 되었다.
“그러게 말이야 그치 아크.”
아미도 아크의 태도에 합승한다.
그렇게 서로 물고 뜯고, 엎어지면 서로 밟아주는 참 보기 좋은(?) 동료가 된 아크 일행이었다.
잠시 후.
구경을 다 하고 다시 도착한 ‘파도의 입술에 키스를’라는 범선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아크 일행.
“어서 오시오, 마침 출항 준비가 끝나려는 참이오. 이제 손님용 객실에 타면 될 것이오. 어서 타시오.”
아크 일행이 라이언 백작의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선장은 바다 사람치고는 굉장히 친절했다. 겉보기에는 문신도 하고 코도 술을 하도 마셔서 빨개져 있어 전형적인 바닷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크 일행이 타는 와중에도 다른 선원들을 만났으나 모두 친절하였다. 과연 권력의 힘! 이번에 사람들이 말하는 ‘진정한 빛의 검 전쟁’에서 승리하고 빛의 검 수장에 앉은 드라이 라이언 백작의 입김은 상당히 셌다.
그러한 전쟁에 자신들이 한몫을 했다고 생각하자. 자신감 있게 힘 빡! 주고 들어가는 아크 일행.
그러나 선실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모두 험악해 보이는 자들. 아마 하운드나 용병일 것이다.
중간 대륙 즉 히브리아 대륙에는 전투나 의뢰가 많으니까.
이게 모두 대혼돈때 엔주가 운명의 서판의 힘을 제일 먼저 기습적으로 4대 대륙의 세력권 중 가장 강성하던 히브리아 대륙의 히브리아 제국을 공격하였기에 운명의 서판의 힘으로 히브리아 대륙은 사막화가 되어 약 4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정부의 상태였기에 말이다. 그곳은 아직 무법자들의 대륙이었다.
그래서 히브리아 대륙의 사람들은 부족들의 대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족 단위로 뭉쳐 자신들을 보호하였다. 그래서 힘이 되어줄 쉘츠 제국의 하운드나 용병들이 필요한 것이다.
‘어휴~ 인상들 참 무섭게도 생겼네.’
그게 아크 일행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왔다.
“어! 그쪽은 란데르그 형님이 아닙니까!”
누군가가 란데르그한테 아는 척을 한다.
“?”
란데르그는 그 험악한 자들을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점점 더 다가오는 험상궂은 이들. 그들은 반갑게 란데르그에게 깍듯이 인사하며 왔다.
“저희입니다. 하운드 길드에서 통칭 유성의 검객 단. 잭과 그 아이 중 잭입니다.”
잭이라고 이름을 밝히는 사내.
“이봐! 누구 잭과 그 아이들이야!”
“맞아 네가 무슨 대장이냐?”
아옹다옹하는 무리. 란데르그는 그들을 자세히 보더니 이내 기억이 났다.
“아! 잭과 그 똘마니들이오?”
기억이 난 란데르그였다.
“누가 똘마니입니까! 적어도 하집과 그 똘마니이지요!”
대머리의 거구인 남자가 중얼거린다. 이 사람의 이름이 하집인가 보다.
“허허허, 그나마 잭이 엑스퍼트의 실력자니 그렇게 기억하는 것이오.”
란데르그는 사실을 말한다.
“아! 너무 합니다. 형님!”
서운하다는 뉘앙스를 내뱉는 잭과 그 아이들.
“장난이오. 여기서 다 만나다니 반갑소이다.”
란데르그가 장난을 친 것이다.
“저희가 영광입니다. 하운드 중 유일하게 대혼돈 시기 ‘운명의 서판 전쟁’에서 참전하고 살아 돌아온 전설이 되신 분을 만나서요.”
사내들은 란데르그를 존경한다는 눈빛으로 본다.
“영광입니다. 형님.”
“영광입니다.”
대표로 잭이라는 사람이 말을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저 잭이라는 사람이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
아크와 아미는 란데르그를 다시 보았다.
확실히 그 정도의 실력이면 어디 가서 전설이라고 불리 우리라. 란데르그는 실력을 숨겼으나 하운드 시절 옛 동료들은 알았다.
“그럼 형님? 그 일행들은? 생긴 거로 봐서는 귀족이나 대상인의 자제분과 애완동물의 호위 임무입니까? 흐음~ 저희는 이번에 무려 부족 단위의 전쟁에 참여합니다.”
잭은 자신들의 임무를 자랑스럽게 말한다.
“아....... 아니오. 이들은 새로운 하운드로 내 동료들이오.”
란데르그가 설명한다.
“엥? 그렇습니까? 이 새끼 빠졌네. 선배들을 보고도 인사 안 해!”
그중에서 가장 험악하게 생긴 이가 말을 한다.
“아....... 안녕하세요.”
아크가 기죽은 듯이 말하고.
“허허허.”
란데르그는 아까의 복수로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 그럼 너의 이름부터 말해야지.”
사내들은 아크를 더욱 몰아붙인다. 일명 똥 군기이다.
“네....... 넵. 저는 아크라고 합니다. 여기 고양이로 보이는 신수는 아미이고요.”
아크는 험악하게 생긴 이들에게 약간 쫄았다. 하지만 그 이름을 들은 하운드들은 일동 움찔거린다.
“아....... 아크라고?!”
“설마 이번 ‘진정한 빛의 검’ 전쟁 때 마스터로 유명해진......”
“맞아! 그 화제의 신입 하운드.”
놀라는 사내들.
“저, 저기요. 저는 안 유명한가요?”
아미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에게 서운한 말투로 말한다.
하운드들은 자신들끼리 뭉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곧이어.
“사인 해주십시오! 팬입니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싸인 좀!”
“전 악수를 마스터의 기운을 좀 받게.”
하운드들은 태도를 바꾸어 란데르그에서 이번에는 아크로 애정 공세를 펼쳤다. 그 와중에 아미는 묻혔다.
“아니, 이 사람들이! 나는 모르냐고!”
아미가 발끈한다.
“진정해 아미, 너는 이번 전쟁에서 별로 활약 안 했잖아.”
아크가 그런 아미를 달랜다.
“흥! 유명인은 좋겠네요.”
아미는 기분이 퍽 나빴다. 자신이 무시당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어휴 내가 전성기 땐 지금의 아크와 란데르그는 명함을 못 내밀었는데 말이야 어휴, 세월아~”
아미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으레 하는 소리처럼 ‘내가 왕년엔 말이야’를 전개하였다. 그러나 그것 따윈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아미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듯하였다.
‘아니 이것들이 정말!’
아미의 생각을 무시한 채 잭과 그 아이들의 호들갑을 떨며 손님 객실에서 그렇게 요란하게 떠들자. 다른 용병들이나 하운드들 그리고 상인들도 서서히 관심을 가졌다.
“호오~, 저런 풋내기로 보이는 자가 마스터라고?”
“이러한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마스터와 인맥이 통하면 장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야! 당장 친분을 쌓아야지!”
“오오! 우리 고객님이다.”
“오오오!”
그곳에 있던 용병들과 하운드 그리고 히브리아 대륙과 마고 대륙에 물품을 나르려고 하는 상인들까지 아크에게 다가왔다.
그러한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무(武)와 마법은 모두 마스터를 동경한다.
물론 긴 세월 살아 수련할 기회가 많은 데바들은 적지만 일반 인간들보단 많이 마스터가 된다. 짧은 인생을 살며 수련기회가 비교적 데바들보단 적어서 마스터라면 아이돌이나 인기 많은 바드나 무희급 인기를 얻는다.
그들에게 마스터란 선망의 대상이다. 그리고 인맥을 넓히려는 상인들에게도 아크는 아이돌이며 잘나가는 귀족, 그 이상의 대상이었다.
용병들이나 하운드들은 당장 자신들과 검을 나눠보자고 조른다. 그러나 이내 선장이 들어와서. ‘라이언 백작님의 친구분들을 귀찮게 굴지 마라! 이제 곧 출항한다! 이 떨거지들아!’라고 말한 바람에 조용해졌다. 역시 바닷사람 특유의 거친 카리스마였다.
“어휴~”
겨우 그들에게서 풀려난 아크.
아크는 이번 여행이 상당히 고된 여행이 될 거라고 지레짐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