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오해와 화해.
34. 오해와 화해.
잠시 후.
“이런! 무슨 일이 있었소! 아크! 왜 울고 있소!”
정신을 차린 란데르그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이에 아크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가족과 같은 존재인 란데르그가 어떻게 될까 봐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원래 말투를 쓰는 란데르그를 보자 더욱이 눈물이 나는 아크였다.
“흐흐흑, 란데르그, 네가 어떻게 될까 봐, 흐흑”
아크는 다 큰 어른답지 않게 눈물이 흐른다.
“이런 왜 이런 것이오? 아직 어린애이오. 아크.”
란데르그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아크를 놀리는데.
“너 때문이잖아! 이 바보, 멍청이!”
아미와 드라이는 이제야 근처에 도달하였고, 아미는 란데르그한테 본격적으로 신경질을 내었다.
“?”
벙벙한 표정이 가관인 란데르그.
“너 때문이다. 란데르그.”
드라이도 란데르그한테 싸늘한 말투로 말한다.
“드라이까지, 어찌 그러시오. 소인은 외롭소이다.”
사태파악이 안 되는 란데르그였다. 그러나 곧이어 하나둘씩 기억이 났다. 그리곤 떠오르는 생각은.
‘어휴~! 쪽팔리오.’
자신이 에고 소드의 힘에 정신이 먹혀 난리 피운 것을 생각하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실 작은 분노는 잘못이 없다. 정식 계약으로 힘을 빌린 것은 란데르그였다.
거기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 채 난동을 부린 것 또한 란데르그였다.
“커큽~! 미안하오!”
보는 사람이 기가 찰 정도로 아주 당당히 사과하는 란데르그. 그러나 란데르그는 진심이었다.
란데르그의 짐작에 아마도 자신이 저주[트라우마]의 기운과 반쪽뿐이지만 야수 족의 본능이 상호작용을 해서 이성을 잃었으리라.
※ ※ ※
“으음~, 여긴 어디야?”
샴바라는 라이언 백작 성내의 병원에서 눈을 떴다.
“정신이 들어?”
아미가 샴바라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본다.
“음~? 넌 예언의 아이 옆에 붙어있던 말하는 고양이?”
“누가 고양이야 자식아! 신수라고!”
이에 발끈하는 아미 그 소리에 들어오는 아크 일행.
“정신이 드시었소?”
란데르그도 샴바라를 보았다.
“어, 어, 어! 넌 반쪽짜리!”
죽었다 살아나도 싹수는 여전히 없는 샴바라.
“싹수없게 말하는 거 보니, 정상이네.”
아미는 모두를 대변하며 말하였다.
“음, 동감이오!”
“동감.”
“그럼!”
란데르그와 드라이, 아크는 차례로 말하고는.
딱따딱!
“아야 아파! 나! 환자야!”
저마다 꿀밤 한 대씩은 때리는 아크 일행!
“혼돈 속성이라는 위험한 기술을 쓰다니 제정신이야!”
아크는 이번에는 진짜 화났다. 이자. 샴바라 때문에 란데르그가 겪은 고통과 하마터면 자기 손으로 친구인 란데르그를 베어버렸을 경우가 있었기에 말이다.
“아 그게....... 저기 흥분해서 그랬어, 미안해.”
아크가 진심으로 화내자 갑자기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샴바라.
적응 안 되는 아크 일행.
분명 거기서 더 싹수없게 굴어 속을 뒤집어 놨어야 하는데, 생각 외로 저자세로 나오자 당황하였다. 이에 아크 일행은 샴바라가 알고 보면 착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진짜 죽을 뻔했어. 알아!”
아크는 다시금 잔소리하였다.
“아! 그래, 내가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난 분명히 내 목을 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샴바라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말했다.
“어후! 이걸 말이라고!”
이에 아크는 화가 났고.
“진정해 아크, 그래 너는 분명 죽을 뻔하였어. 하지만 마지막에 아크가 란데르그를 말린 거야, 고마운 줄 알아.”
아미는 아크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아! 그래?! 고마워 아크 역시 반쪽짜리랑은 차원이 다른 예언의 아이네. 암!”
뻔뻔한 샴바라.
“어후! 이걸 괜히 살리었소!”
이에 란데르그는 화가 났다.
“뭘 봐! 반쪽짜리!”
역시 싹수없기로는 샴바라였다.
“크아악 작은 분노여 어서 내게 울프 헤드를 내리시오!”
-흥! 그 분노 같지도 않은 미적지근한 거로 내 힘을 바라다니 염치가 없구나, 애송이!
“크아악! 모두 내게 왜 이러시오!”
작은 분노도 약 올리자 란데르그는 이성을 잃을 뻔하였다.
“재 왜 저래?”
아미는 아크를 바라보았다.
“몰라.”
작은 분노의 음성은 란데르그만 들을 수 있는 거라서 다른 이들은 당황하였다. 이에 아크는 상황을 정리하고자 샴바라에게 분명히 말한다.
“여하튼, 너는 란데르그한테도 빚진 거고, 나에게도 빚진 거야. 네가 만약 루 라바다 님의 아들이라면 앞으로 명예를 걸고 란데르그나 다른 하프들에게 반쪽짜리라고 부르지 말아줘. 이름으로 부르도록.”
샴바라는 자신의 목숨을 구한 예언의 아이가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겠어, 그렇게 할게.”
의외로 순순히 말을 들었다.
“그리고 란데르그한테 지금까지 그렇게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하고.”
아크의 말에 샴바라의 표정이 이상해진다.
“앙? 아....... 알았다고 그렇게 노려보는 것까진 없잖아........ 미안해.”
아크와 다른 일행들이 노려보자 꼬리를 내리는 샴바라.
이에 란데르그는 져주는 척 그 사과를 받는다.
“큼! 알겠소이다. 이번이 처음이니 봐주는 것이오!”
하지만 샴바라는 약간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나도 사과받을게. 있어 저 반ㅉ-, 아니 란데르그가 나보고 가짜라고 한 것. 루 라바다 님이 진짜 내 아버지야!”
아크 일행은 처음엔 가짜라고 생각했으나 샴바라의 능력을 보곤 생각을 고쳤다. 그 정도의 실력자가 이런 사기를 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알겠어, 우리도 사과하지. 미안해. 하지만 그러한 오해는 너의 행동을 보고 생각한 거야. 그런 분을 아버지로 뒀으면 그에게 맞게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야지. 가짜라는 오해는 안 받는 거야!”
아크는 샴바라를 타이른다.
“알겠어, 잘못했어.”
지금 약 100년 정도 산 데바가 이제 갓 20살이 된 아크에게 혼나는 장면이 다른 아크 일행에겐 퍽 재밌었다. 이 샴바라라는 자 아마 아크의 나이는 모를 것이기에 더욱 웃겼다.
“뭐야? 왜 웃어!”
샴바라는 아크 일행의 반응에 의아함을 느낀다.
“큼~, 크흠, 아냐 아무것도!”
시치미를 떼는 아미.
그러나 란데르그는 너무 웃겨서 병실을 나갔다. 반면 드라이는 이런 자에게 자신의 백기사들과 백작 군이 당했다니 앞이 아찔했다. 다시 한번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을 강도 높은 수련을 시킬 생각이었다.
‘앞으로 강행군이다.’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이 들으면 기겁할 드라이의 생각이었다.
※ ※ ※
잠시 후.
병실에는 란데르그와 샴바라를 제외한 일행들은 나가였다.
“무엇이오? 나를 남게 한 이유가.”
샴바라는 란데르그를 따로 이야기할게 있다고 불렀다.
“커큽~! 그게 말이야 란데르그......”
샴바라가 란데르그의 이름을 부르며 말한다.
“으후~ 그대가 나를 이름으로 부르니 왠지 손발이 오글거리오.”
이에 란데르그는 질색을 하는데.
“아! 그럼 어쩌라고!”
샴바라는 란데르그의 반응에 짜증이 났다.
“그냥 편하게 내가 나이가 그대보다 많으니 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떻소?”
란데르그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샴바라에게 다가가며 말하였다.
“혀....... 혀엉?”
이에 샴바라의 표정이 더욱 가관이 되는데.
“그렇소이다. 그대는 교육을 받아야 할 것 같소. 그대보다 실력이 출중한 나를 형으로 두는 것이 그대에게는 행운일 거요.”
샴바라는 기가 찼다. 겨우 한번 이겨놓고 실력이 자기보다 출중하다니? 어이가 없었지만, 왠지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럼 말투는 어떻게 할 거야? 나에게 하오체를 계속 쓸 거야?”
무안한 샴바라는 란데르그의 말투에 괜히 딴지를 붙였다.
“허허허, 내가 이 말투를 쓰는 건, 크흡~ 이건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이오.”
란데르그의 반응에 샴바라는 궁금증이 더했다.
“뭔데, 뭔데.”
샴바라도 란데르그한테 다가갔다.
“내 안의 야수 족의 파괴적인 충동을 가진 피가 무심결에 안 나오기 위해 이 말투를 쓴다오.”
란데르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엥? 내안에 야수가! 뭐 그런 거야?”
이에 샴바라는 어이가 없어서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을 하며 갸웃거렸다.
“허허허,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뭐 대충 그런 거요. 내가 대혼돈인 ‘운명의 서판 전쟁’ 때 야수 족의 피 때문에 잔인한 짓을 많이 했소이다. 그래서 그것을 방지하고자 일부러 이런 말투를 쓰는 거라오. 일종의 정신 수양이라면 수양이오.”
란데르그는 차분히 설명해준다.
“응? 란데르그, ‘운명의 서판 전쟁’ 때 참전했어?”
샴바라는 약간 상기된 말투로 말하는데.
“그렇소이다. 경험을 통해 그대의 마법 눈을 눈치를 챘던 거라오.”
란데르그의 말에 샴바라는 란데르그가 자신의 기술에 어떻게 그런 빠른 대처를 한 건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오오오! 그런 위대한 전쟁에 참여했다니! 그래 알겠어, 형이라고 모실게요. 란데르그 형님!”
샴바라는 운명의 서판 전쟁에 참여한 란데르그를 다시 봤다.
“허허허 좋소이다. 하지만 위대한 전쟁이란 없소이다. 전쟁의 본질은 남의 걸 욕심내어 탐욕의 아수라장이오, 그걸 굳이 자랑하고 싶진 않소이다.”
란데르그는 오랜만에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흠~, 많이 힘들었나 보군. 알겠어, 형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게.”
샴바라는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는 마음이었다.
“좋소이다. 아우님. 그럼 나를 부른 이유를 말해보시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란데르그는 본론을 꺼낸다.
“아! 깜빡했네, 별건 아니고 반쪽짜리라고 부른 것을 사과하려고 불렀어, 사실 나도 반쪽이거든.”
샴바라는 사죄의 말을 하는데.
“음?”
란데르그는 샴바라의 말에 의아했다.
“빛의 디아우스 아버지 루 라바다 님은 초인인 데바. 하지만 어머니는 그냥 평범한 인간이야. 어머니는 어릴 적 돌아가셨어. 그것의 영향인지 원래 타고난 성품인지, 내가 좀 제멋대로야 아버지는 뒤늦게 나의 존재를 아시고 이것저것 챙겨 줬지만, 반항심은 안 줄더라.”
란데르그는 샴바라도 나름 아픈 과거가 있는 것을 느꼈다.
“으이그! 아우님! 이제부터 이 형님이 그대를 도와줄 것이오! 그리고 아버지에게 반항심을 거두시오. 하나뿐인 가족인데 그 가족마저 없으면 이 형님처럼 후회할 것이오. 데바로 존재하는 긴 세월 동안 말이오!”
란데르그는 한쪽 팔론 샴바라의 목을 감싸고 한쪽 팔론 샴바라의 머리를 비비며 말했다.
“아야야 아파!”
샴바라는 아프다고 했지만, 왠지 가족이 생겨 기분이 좋았다.
“근데, 란데르그 형님처럼 후회할 거라니? 형님은 가족이 없어?”
샴바라는 란데르그에게 관심이 커졌다.
“흠~, 그건 이야기가 긴데 이 형님의 가족은 오래전 소인이 어렸을 때 헤어졌다오. 뭐 지금 기억으로 남은 건 뭐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인가 뭔가 하는 것들 때문이라오. 그 후로 소인은 혼자 지냈고 하운드 일을 해서 돈을 구하다가 ‘운명의 서판 전쟁’에 참전하여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지금은 나와 같은 하프인 자들을 거두어 정보 길드‘하프 블러드’길드를 세웠다오. 기억도 안 나는 부모님들보단 하프 길드원 사람들과 나와 같이 여행하고 있는 ‘예언의 아이’인 아크와 신수 아미가 지금의 내 가족이라오. 아 물론 최근에 사귄 드라이도 말이오.”
란데르그는 간략하게 말한다.
“란데르그 형님도 고생이 많았구나. 좋아! 그 가족에 나도 포함해줘. 잘할게.”
샴바라는 완전히 란데르그가 마음에 들었다.
“으이그, 알았소이다.”
란데르그도 자신의 상처를 꺼내 보여준 샴바라가 처음과는 달리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샴바라의 병실에서 란데르그와 샴바라는 형님, 아우님 거리며 노닥거리고 있었다. 다음날 이를 본 아미는 둘 다 정신이 이상해짐을 느낀다.
“뭐야 두 사람 다 하룻밤 만에 친해진 거야?”
아미는 두 사람에게 물었고.
“무엇이오? 언제 우리들이 싸웠소이까?”
“맞아 그렇죠~! 란데르그 형님.”
어이가 또다시 가출한 아미. 그러나 결과가 좋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간다.
※ ※ ※
그날 저녁.
드라이는 온종일 백기사와 백작 군을 고난도 훈련을 시키고 저녁에 쉬면서 아크와 독대를 하였다.
“뭐라고? 내일 떠난다고?”
언성이 높여지는 드라이. 그럴 만한 이유가 아크가 내일 떠난다고 말하여서이다.
“어, 그렇게 되었어, 드라이. 여기서 너무 시간을 지체했어. 벌써 여름이야.”
아크는 차분히 말한다.
“하지만 말이다. 아크, 아직 너의 은혜를 다 갚지도 못했는데.”
이미 아크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보상을 받아 살짝 부담스러웠다.
“아니야, 우린 이미 충분하고 남을 만큼 받았어. 사실 너무 받아서 부담이 좀 돼.”
아크는 드라이를 친구로서 걱정했다. 지금은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이다. 자신들이 있으면 드라이가 그러한 것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지. 아니야. 너는 나를 마스터가 될 수 있도록 하였고,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주었고, 그리고 나를 빛의 수장 자리에 앉게 했잖아.”
물러서지 않는 드라이. 하지만 아크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였다.
“고마워. 드라이. 하지만 나는 예언의 완성을 위해 동대륙, 마고 대륙으로 가야 해. 그게 디아우스 님들의 말씀이었어, 이미 예언의 완성은 이미 나의 꿈이니까.”
아크는 자신의 목표를 말한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알겠어, 붙잡지 않을게. 하지만 이 은혜는 빛의 검 수장의 자리에 걸고 명세 하겠어. 꼭 갚겠다고 말이야.”
드라이도 절충안을 낸다.
“그래 드라이. 다음에 꼭 다시 보자.”
아크는 드라이가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고마웠다. 드라이는 아크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아크. 동대륙, 마고 대륙으로 갈려면 히브리아 대륙부터 가야 하는데. 방법을 생각해봤어?”
아크는 뜨끔하며 말한다. 사실 정해진 게 없었기에.
“아니....... 저 그게 사실 나한테 파이어 볼트라는 정령 마가 있거든 그거 타면 빠르게 가지 않을까?”
드라이는 빙긋이 웃더니 이내 말하였다.
“호오 정령 마라. 확실히 빠르고 기력이 일반 말들에 비해 뛰어난 정령 마라면 빠르게 히브리아 대륙까지는 가겠지. 일반적이라면 말이야. 하지만 여긴 쉘츠 제국의 최 동부 이 영지를 나가면 크고 작은 세력권들이 있어. 그것들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데 자신 있어?”
아크는 그러한 것에 대비하지 못해 당황한다.
“흠~, 어떡하지?”
드라이는 빙긋이 웃는다.
“후후후, 나의 도움이 필요하겠군, 여기서 가까운 항구가 있어. 내가 미리 이야기해놓을 테니. 그 배를 타고 가. 그 항구는 우리 백작령의 영향력 안에 있거든. 지금 통신기로 이야기해놓으면 내일쯤에 탈 수 있을 거야.”
아크는 고민이 뚫렸다.
“오오. 고마워, 드라이. 역시 권력이 최고네. 히히.”
아크는 진심으로 드라이에게 고마워했다.
“이 권력도 너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거야. 다 네가 이루어낸 거야.”
드라이는 아크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그리 말해줘서 고마워, 드라이.”
아크와 드라이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같이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