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진실, 예언의 시작!
27. 진실, 예언의 시작!
정오가 되었다. 약속한 전투의 때가 도래한 것이다. 다행히 발모르 자작 측도 아무런 견제가 없었다. 진정한 빛의 검을 주장하는 자로서 예우를 보낸 것이다.
드라이는 준비가 완료되어 발모르 성 앞에 정렬된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 맨 앞에 있었다.
아크와 아미 란데르그. 그리고 하프 블러드 길드원들은 조용히 백기사들과 백작 군 사이에 있었다.
이 내전은 진정한 빛의 검들을 위한 전투. 아크 일행은 이 전투에서 조연이었고.
주연은 드라이 라이언 백작과 백기사들이다.
드라이 백작은 백기사들과 백작 군 앞에서 전투 전에 병사들의 사기를 높일 말을 하려고 앞에 섰고 정렬된 병사들을 보며 말했다.
“보라! 그리고 들을지어다! 진정한 빛의 검들이여! 우리들은 지금까지 반쪽짜리 빛의 검들이었다. 그러나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완전하고 진정한 빛의 검들로 새로이 태어날 것이다. 빛의 검의 정의를 왜곡하고 그걸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저 가짜 빛의 검들을 보라! 우리들은 그동안 그들이 변화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제는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나 드라이 라이언이 직접 그들을 변하게 할 것이다. 가자! 진정한 빛의 검들아 창조주 안의 이름으로 우리들의 정의를 보이자!”
“와! 와아!”
“라이언! 라이언! 라이언!”
“진정한 빛의 검의 정의를!”
“창조주 안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저마다 입장에서 환호를 질렀다.
라이언 백작의 연설에 감동한 일반 병사들, 라이언 백작 가문의 은혜를 입은 자들, 백기사들, 그리고 창조주 안의 사제들과 사제전사들. 그들은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 기대했다.
진정한 빛의 검들의 수장 각성을 말이다.
그것을 발모르 성에서 지켜보는 성기사들.
자신의 정의에 회의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발모르 자작은 가슴 한쪽에 있던 처음 성기사가 되어서 가졌던 정의감이 아주 잠시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흠, 하지만 힘이 없는 정의는 결국 허울 좋은 여자에 불과하지, 어떨지 기대해보겠다. 빛의 검들이여.’
자신도 모르게 백기사와 그들의 수장 드라이 라이언 백작을 빛의 검으로 인식한 발모르 자작이었다.
※ ※ ※
전투가 시작되었다. 맨 처음은 각자의 창조주 교단과 빛 교단의 서로 신경 쓴 축복과 세례로 시작하였다.
“창조주 안이시여 부디 당신의 검들에게 축복을 검에 힘을!”
“빛의 디아우스이시여 당신의 검에게 당신과 같은 힘을, 용기를 주소서!”
각각의 상징인 빛이 전장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리곤 이어진 오라와 성법의 향연.
백기사와 성기사들은 같은 속성 석인 빛의 속성 석을 쓴다.
그래서 서로 엇비슷하게 보였다.
아크는 생각했다. 창조주 안이 법칙이 아닌 인격체로써 인간과 같은 표정을 지녔다면 그리고 빛의 디아우스 루 라바다는 이 광경을 보면 과연 무슨 표정을 지을지 씁쓸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아크는 백기사의 하얀 갑옷을 입고 일반적인 백기사들이 쓰는 바스타드 소드를 썼다.
물론 검에 대해선 이미 경지에 오른 아크이기에 무기를 클레이모어에서 바스타드 소드로 바꿨다고 실력이 변하진 않았다.
선봉장으로서 다른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이 쉽게 돌파할 수 있도록 길을 뚫는 것이 아크의 일!
일단 공성 병기인 캐터펄트로 들어 올린 바위로 성벽을 때렸다. 그리곤 마법 공학 캐넌으로 공격을 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기사들 측의 오라로 쓴 투창과 같은 투척 무기와 화살들.
성기사들은 방어기술인 빛의 성법을 쓰며 버텼다.
그러나 백작 군 측엔 마스터가 둘이나 있었다.
“흐음, 내가 활을 쏠 터이니 활 사정거리에 있는 자들은 모두 물리어주시오.”
아크가 만들어준 하얀 브리건딘 갑옷을 입고 바람의 속성 석이 박힌 롱보우를 든 란데르그는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을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백작 군 측은 서둘러서 란데르그의 말을 들었다. 그리곤 비워진 화살의 공격 범위!
란데르그는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방어 성법으로 무장된 발모르 성의 성문에 화살을 조준했다.
마스터 최상급의 마나가 바람의 속성 석을 지나 롱보우 그리고 화살로 이어졌다. 투명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나 화살촉 주변에 일렁이는 아지랑이가 폈다.
바람의 속성 석은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예기(銳氣) 그것은 곧장 활을 떠나 성문으로 날아 갔다.
쾅!
콰가 강!
큰소리를 내며 성문에 박히는 화살.
그러나 방어 성법이 중첩되어 걸린 성문은 금이 갔으나 열리지는 않았다.
“이런 바보 같은 란데르그!”
그때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붉은 머리 백기사가 성문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곤 바스타드 소드에 황금빛 오라가 생성되더니 그대로 성문을 때렸다.
쾅!
후드득!
그대로 뚫린 성문!
그리고 소리를 지르는 붉은 머리 백기사!
“모두 성안으로 돌격!”
붉은 머리 백기사는 아크였다.
이에 그대로 돌격하는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선봉장 아크. 그들을 바라보는 발모르 자작은 의외로 담담하게 그 상황을 본다.
“흠, 저 붉은 머리 백기사 아크라고 했나? 역시 마스터인 것 같군.”
마스터에는 마스터가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엑스퍼트 실력자라도 일대 다수처럼 많이 있지 않으면 일대일에선 승기를 잡기엔 절대 무리이다.
“역시 내가 나서야 하나. 흥, 라이언 백작이 인재를 얻는 것엔 운이 따르는군, 하지만 저 정도의 실력자가 지금까지 내가 몰랐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군.”
의구심이 샘솟는 발모르 자작이었다.
“당연하죠, 발모르 자작님. 저 자는 백기사가 아니니까요.”
어느새 리즈가 나타나 발모르 자작에게 말을 건다.
“그게 무슨 소리지 리즈 양?”
발모르 자작이 있는 어두운 방의 어두운 곳에서 색기가 넘치는 몸매와 그에 어울리는 몸에 짝 달라붙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리즈가 나왔다.
자신이 이자들과 연관되었을 때부터 이들은 자기가 어디에 있던지 갑자기 나타났다.
이에 익숙한 발모르 자작은 깜짝 놀라는 기색 없이 리즈를 맞았다. 다시 말해 이들을 떼어놓고 비밀을 만들 수가 없었다.
“당연하죠. 저자는 보시다시피 골드 오라를 쓰는 아드리드 핏줄, 그것도 예언의 아이니까요. 뭐 지금은 하운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꿈틀!
발모르 자작 그 자신도 그 예언은 알고 있다. 브란티아 대륙의 위정자 계층이니까.
그리고 자신에게 협력하는 자들에게도 들었다. 자신이 따르는 ‘그분’의 새로운 세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니까.
“저것이 전설의 골드 오라? 그리고 예언의 아이? 어째서 이 전쟁엔, 설마 아르드리들이 눈치를 챘단 말이오?”
아르드리들이 눈치를 챘단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당장, 이 내전에 승리하더라도 자신이 이자들과 연관 있단 걸 안다면 당장 군대를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의 국가인 쉘츠 제국이든 아니면 다른 국가든, 최악의 상황이면 각국의 군권을 쥔 그랜드 마스터까지 나설 것이다.
아니면 현재 대혼돈 때의 탄생한 4 성웅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자’이든지 그렇다면 자신은 끝이었다. 리즈는 요부답게 빙긋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
“아뇨. 발모르 자작님. 그들, 아르드리들은 저희가 이 일을 일으켰다고 알지 못합니다. 단순히 우연이죠. 하지만 조심성을 위해서 저희는 이 전쟁엔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꼬리라도 잡히면 발모르 자작님만 손해잖아요.”
발모르 자작은 아차! 싶었다.
지금 이 전투에 밀리고 있는 와중에도 여유를 가졌던 이유는 자신에게 협력하는 이자들의 힘을 쓰면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하고도 남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리즈는 그러한 발모르 자작의 생각을 읽었는지 다른 방안을 마련해준다.
“발모르 자작님, 지금 이 전쟁에서 가장 크게 밀리고 있는 점이 무엇이죠? 바로 명분입니다. 지금 백기사들은 물론 발모르 자작님의 성기사들은 모두 진정한 빛의 검 결정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데 만약 그 신성한 전쟁에 하운드가 참여했다? 거기다가 마스터 급의 하운드를? 이것은 명백히 암묵적인 규칙 위반입니다. 그것을 이용하세요.”
리즈는 속으로 이것까지 자신이 알려 줘야 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물론 이러한 계책은 카셀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지만.
‘어떻게 한 세력의 수장이라는 자가 이렇게 아둔할 수가 있지? 역시 나의 낭군, 카셀 님이 왕의 그릇이야. 후후, 카셀 님 보고 싶다.’
리즈는 속으로 그리 생각했고.
발모르 자작은 뿌연 안개에서 한 줄기 빛을 본 느낌이었다.
“그래! 그것을 이용하면 되겠군.”
발모르 자작은 바로 방 밖의 부관을 불렀다.
“부관! 지금부터 내가 한 이야기들을 백기사와 성기사 할 것 없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발모르 자작이 황급히 말한다.
“네! 발모르 자작님!”
부관은 힘차게 대답한 뒤에 리즈와 나누었던 대화 중 붉은 머리 백기사가 사실은 하운드임을 알린다. 그리곤 부관은 당장 마법 확성기가 있는 곳으로 가 이러한 사실을 알린다.
“진정한 빛의 검인 성기사와 감히 빛의 검을 사칭하는 백기사들은 들어라!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신성한 전쟁에 감히 하운드를 부르다니! 저 붉은 머리 검사가 사실은 일인 전략적 병기인 마스터에다가 하운드이다. 그러한 자를 부르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진정한 빛의 검인 성기사들이여 우리들은 끝까지 빛의 검으로써 최선을 다하자! 빛이 함께 있으리라!”
이 말은 곧 전장에 있는 자들은 모두 알게 되었다.
“뭐야, 하운드? 신성한 전투에 감히 하운드를 불러?”
“진정한 빛이 우리에게 있으리라! 신성한 전투를 망친 백기사들을 물리쳐라!”
이러한 기세로 성기사들의 사기가 높아졌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백기사들의 수뇌부들은 공황에 빠졌다.
사실 자신들은 도움을 준 자가 하운드일 줄은 몰랐다. 거기다가 지금 수뇌부에는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 부재중이었다.
라이언 백작은 지금 최전선에서 전투와 백기사들을 통솔하고 있었다.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 있는 곳은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 잘 통솔 하겠지만 다른 곳은 술렁거리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란데르그와 하프 블러드 길드원들은 이러한 반응 보였다.
“음? 붉은 머리검사‘만’ 마스터라고 하는데요? 길드 장님?”
“그러게 우리 길드 장님도 마스터이신데?”
길드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란데르그를 놀린다.
“흡! 같은 마스터인 나를 잊다니 이런 씹어 죽여도 모자를 성기사들이오!”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화가 난 란데르그였다.
이러한 상황에 아크는 계속 돌진하였다. 그러나 같이 돌진하던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은 짐짓 멈칫하는데.
“아크 님. 정말 하운드 이십니까?”
“그렇다면 저희는 이 전투의 명예를 망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크는 당황하지 않고 말을 한다.
“진정한 빛의 검 전쟁에 저 같은 하운드가 끼어들어서 불만인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라이언 백작에게 독극물을 쓰고 여기 오면서 성기사들이 정화라고 해온 악행들을 보고 저 역시 창조주 안 님을 믿는 자로서 정의감에 같이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의감은 당신들과 다르지 않을 텐데 그게 중요합니까?”
백기사들과 백작 군 병사들은 아크의 진심에 감동했으나 명예를 중시하는 성질상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빛이 보였으니.
-아! 아! 이러면 내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냐?
“?”
“뭐지? 잠깐 이건 라이언 백작님 목소리잖아!”
전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마법 확성기로 들리는 목소리에 집중하는 백기사와 성기사들이다.
-아~, 그래 들리는 것 같군. 아아. 백기사와 성기사 제군들 나는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다. 방금 나온 마법 확성기 방을 지금 나 드라이 라이언 백작이 점령하였다. 그래서 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니 마법으로 목소리를 바꿔서 사칭하는 것이 아님을 알린다.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방금 들린 정보로 혼란에 빠졌을 백기사들을 위해 그리고 오해하고 있는 성기사 제군들을 위해서 방송한다.
“무슨 소리야? 오해? 헛소리하지 말라 그래!”
웅성거리는 성기사와 백기사들 하지만 이내 전투도 멈추고 드라이 라이언 백작의 말에 귀를 집중한다.
-아, 아. 방금 나온 이야기는 사실이다.
드라이 백작의 말에 성기사들이 화를 낸다.
“역시 그랬어. 에라! 백기사 놈들 우리의 신성한 성전을 망치다니.”
-하지만 이 사실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붉은 머리 검사 즉. 아크는 사실 브란티아 대륙의 진정한 왕족의 핏줄이자 아르드리였던 보브 님의 아들 즉 아르드리의 가문의 후손이다. 그리고 예전 대혼돈때 큰 활약을 한 4 성웅들과 더불어 영웅이라고 불리는 니르 님의 아들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이 진실은 사실 위정자 계층만 아는 사실이나 수라와 데바의 이 기나긴 싸움을 종식할 예언의 아이 또한 아크이다. 하운드라고는 하지만 그 두 영웅의 고귀한 핏줄과 예언의 아이임을 보아 우리들의 성전에 도움을 준 아크의 참전이야말로 우리들의 성전을 더욱 빛내줄 위인이다. 백기사들이여 그리고 성기사들이여 이 성전을 더욱 빛나게 해줄 위인을 보내신 창조주 안 님과 그리고 수호 천신 디아우스의 은혜에 감사하며 진정한 빛의 검 결정전에 참여해라 그대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전쟁에 참여한 것이다.
“예언의 아이? 그게 뭐야?”
“아! 나 그 소문 들은 적 있어, 수라와 데바와의 싸움을 끝낼 아르드리의 가문에서 나온 황금빛 눈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다고.”
“뭐! 그럼 우리들의 구세주잖아!”
“와! 우리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인과 같이 싸우고 있다.”
“맞아! 그분은 보브 님을 상징하는 붉은 머리와 니르 님의 황금빛 눈을 가졌어!”
백기사들과 백작 군들이 수군거리고 그들 중 보브와 니르를 아는 자들도 있었다.
“역시 정의는 우리 편이야, 창조주 안이시여 그리고 빛의 디아우스 루 라바다여 영광이 있길.”
“이 성전은 축복받았다. 모두 영광으로 알자!”
“우와아!”
백기사들의 사기가 높아졌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성기사들 측의 사기는 더욱 떨어졌다.
“젠장! 드라이 라이언 그러한 잔꾀를 부리다니! 거기다가 마법 확성기가 있는 탑을 수호하지 못했다니! 이런 무능한 놈들 같으니!”
발모를 자작은 분노했다.
리즈를 통해 발모르 자작에게 간 카셀의 잔꾀가 오히려 역관광을 당한 것이다.